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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모란을 사랑한 까닭은

  • 데일리팜
  • 2013-04-18 08:57:07
  • 부귀공명 상징…왕실의 권위와 비유되기도

모란도(김혜경 作).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할 뿐만아니라 왕실의 권위와 비유되기도 한다.
[10]모란도-부귀영화와 풍요 상징

궁궐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에는 꼭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형형색색의 모란도입니다.

몇 년 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을 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삼국유사를 살펴보면 선덕여왕 당시 당나라 태종이 홍색, 자색, 백색의 모란 그림과 씨앗을 서되 보내 왔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선덕여왕은 모란 그림을 보고 "이 꽃은 필시 향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내 씨를 땅에 심으라고 명하였습니다.

그 후 씨가 자라 꽃이 피고 보니 과연 향기가 없었습니다.

이에 사람들이 그림만 보고 모란이 향기가 없다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었는가를 물으니,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 답하여 사람들이 그 영민함에 놀랐다고 합니다. 모란도는 원색의 붉은색 꽃과 순도 높은 녹색의 잎이 서로 대비되어 매우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 효과를 나타내고 그림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정통화가들이 그린 모란도가 수묵 위주로 채색을 극히 제한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점입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고급문화가 감각적 욕구를 천한 것으로 여겨 그것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반하여, 민화에서는 오히려 감각적 욕구를 강조하고 중요하게 여기며, 그 이유는 바로 서민들의 가식 없는 심성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모란도의 채색은 화려하고 풍성하지만 벌, 나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위에서 말한 선덕여왕의 고사에서 유래된 듯하지만, 모란도의 기본적인 의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한편 모란의 또 다른 상징은 부귀(富貴)입니다. 송나라 유학자 주돈(周敦·1017∼1073)은 화려한 모란을 부귀한 꽃이라 했습니다.

부귀하다는 것은 재산이 많고 출세한다는 뜻이니, 현실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왕의 권위뿐만 아니라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은 궁중 그림이나 문양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모란병풍이 일월오봉도나 십장생도 병풍만큼 많이 만들어졌으며, 모란병풍은 주로 왕이 거처하는 어전이나 침전에 설치됐습니다.

왕실의 혼례인 가례(嘉禮)나 왕세자를 책봉하는 예식인 책례(冊禮)와 같은 즐거운 잔치뿐만 아니라 제례나 상례와 같은 슬픈 의례 때도 모란병풍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모란은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징성 때문에 신부의 예복인 원삼이나 활옷에는 모란꽃이 수놓아졌으며, 선비들의 소박한 소망을 담은 책거리 그림에도 부귀와 공명을 염원하는 모란꽃이 그려졌습니다.

왕비나 공주와 같은 귀한 신분의 여인들의 옷에는 모란 무늬가 들어갔으며, 가정집의 수병풍에도 모란은 빠질 수 없었습니다. 또한 옛사람들은 미인을 평함에 있어서 활짝 핀 모란꽃과 같다고 평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란꽃의 생장 상태를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는데, 꽃과 잎이 풍성하게 피어나면 복된 미래가 다가오는 조짐으로, 반면에 꽃이나 잎이 갑자기 시들거나 좋지 않은 색깔로 변하면 가난이나 재앙이 닥쳐올 징조라고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민화 화가들은 모란꽃 그림을 그릴 때 가능하면 꽃과 잎을 풍성하고 화려하게 표현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민화 속에 표현된 꽃그림은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만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의 꽃그림 속에는 문학과 역사사상이 담겨 있으며, 민화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갑니다.

바로 인간적인 따뜻함까지 곁들여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그림에 비해 민화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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