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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뇌졸중 뇌경색 뇌출혈…닮음과 차이

  • 데일리팜
  • 2015-07-18 06:14:49
  • [오해와 진실] 이경열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가끔 진료 중에 설명하다 보면 이름으로 인해서 혼동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환자의 질병이 뇌졸중이라고 말을 시작한 다음에 한참 설명하다 보면 좀 더 정확하고 세분화된 진단명인 뇌경색이라는 용어로 바꾸어서 설명하고 있고 그렇게 되면 환자나 보호자는 병명에 대해서 헷갈리기 시작한다 과연 내가 가진 병의 뇌졸중인가 아니면 뇌경색인가. 뇌혈관 특히 동맥이 막히거나 터져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이 질환은 전문적인 것 말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중풍, 뇌졸중은 거의 비슷한 뜻으로생각하면 된다. 단지 중풍 또는 줄여서 풍은 한방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용어인데 뇌졸중보다는 좀더 광범위한 질환을 포함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일례로 얼굴에 마비가 생겨서 입이 돌아가는 증상의 안면마비는 안면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인데 한방에서는 와사풍이라고 풍의 한 종류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뇌졸중이라는 용어가 좀 더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뇌졸중이라는 이름을 많은 사람들이 뇌졸증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증상을 의미할 때 사용하는 "증"이 아니라 한자로 가운데 중 "中" 을 사용하여서 뇌가 죽은 (卒) 상태에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이름이다. 기절한 상태를 졸도했다고 하는데 이 때에도 같은 한자가 사용되니까 쉽게 뇌가 졸도한 상태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영어로 뇌혈관 질환은 cerebrovascular disease, 뇌졸중 또는 중풍은 stroke이라고 표현된다. 그런데 이름을 좀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뇌졸중이 혈관이 막히는 경우와 터지는 경우로 나뉜다는 점이다. 두 가지는 증상은 유사할 수 있지만 발생기전 및 치료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꼭 구분되어야만 한다. 진료과정에서 환자의 과거 병력이나 가족력을 물었을 경우에 뇌졸중 또는 중풍이라고만 알고 있고 혈관이 막힌 뇌경색인지 혈관이 터진 뇌출혈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어로는 뇌혈관이 막혀서 뇌로 피가 공급이 되지 않아서 뇌조직이 죽게 되는 질환인 뇌경색을 cerebral infarction, 뇌혈관이 터져서 머리뼈 안에 피가 고이게 되어서 뇌조직을 파괴하는 질환인 뇌출혈을 cerebral hemorrhage로 표현된다. 요즘은 신경과 의사가 많아져서 신경과에서 어떤 질환을 다루는지 잘 알고 있지만 10여년 전만해도 신경과 의사라고 하면 뇌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신경과라는 전문분야가 신경외과보다 훨씬 나중에 생겼고 또 과거에 뇌졸중의 대부분은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이었고 뇌출혈의 치료는 뇌수술이 기본적인 치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뇌졸중이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누어 지고 치료 방향도 전혀 다르다고 말했듯이 진료를 하는 의사도 뇌경색의 경우는 신경과에서 뇌출혈의 경우에는 신경외과로 나누어 진다. 이러한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가 응급실에서 종종 발생한다. 의사생활 중에 가장 힘든 때인 전공의 1년차 때 응급실로 한쪽 팔다리에 갑작스러운 마비가 생겨서 뇌졸중이 의심되어 실려오는 환자가 있으면 신경과와 신경외과 1년차 전공의가 컴퓨터 단층촬영실로 모여서 환자 검사결과가 나타나는 화면을 뚫어지게 관찰하다가 뇌 안쪽으로 하얀 부분이 관찰되면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뇌출혈은 하얗게 보임) 신경과 전공의는 가벼운 마음으로 방을 나가고 신경외과 전공의가 남아서 윗년차 전공의에게 연락하고 환자의 수술 및 처치를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뇌졸중은 이름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증상 또한 아주 다양하게 발생한다. 뇌가 우리 몸을 조절하는 센터와 같은 곳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증상이 다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방송 등에서 뇌졸중 증상에 이런 것이 있다고 나오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같은 증상이 있으니까 뇌졸중이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두통이나 어지러움도 뇌졸중의 증상일 수는 있지만 살면서 두통을 한번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듯이 두통은 굉장히 흔한 증상이고 그 중의 아주 일부의 경우에 원인이 뇌졸중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편마비 (한쪽 얼굴, 팔다리의 마비 증상) 가 갑작스럽게 생겼다고 하면 이 경우는 뇌의 이상 특히 뇌졸중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빨리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뇌졸중의 치료 경과도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마치 교통사고도 경미한 접촉사고부터 심각한 인명사고까지 다양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처럼. 따라서 내가 아는 누구는 뇌졸중에서 금방 회복되었다는데 나는 왜 낫지 않느냐고 물어올 경우 참 대답하기가 곤란한 경우들이 종종 발생한다. 같은 정도의 마비를 가졌어도 회복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름만큼 다양한 증상과 경과를 보이는 뇌졸중은 흔하게 발생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후약방문 보다는 미리 점검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뇌졸중의 예방, 진단, 치료 등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이라는 질환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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