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2 08:19:58 기준
  • #제품
  • 약국 약사
  • 허가
  • #제약
  • 글로벌
  • 의약품
  • GC
  • #염
  • 유통
  • AI

"금연치료? 약국 참여해야 성과도"

  • 데일리팜
  • 2015-02-06 06:14:59
  • 신광식 의약품정책연구소장

신광식 소장 "급여화로 정부 역할 끝 아니다"

"금연사업의 의미는 담배를 끊기로 맘을 먹지 않았거나 결심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흡연자에게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있다."

데일리팜은 수요자 중심의 금연정책을 들여다 본 첫번째 기획 마지막을 인터뷰로 갈음하기로 하고 적임자를 물색했다. 그러던 중 의약품정책연구소 신광식(57, 보건학박사) 소장을 찾아가게 됐는데, 그는 이 말을 통해 금연사업에서 약국이 왜 중요한 지 근본적인 이유를 명쾌히 보여줬다.

신 소장은 복지부가 추진 중인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이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기관 중심의 현 복지부 모델은 흡연자가 금연을 결심해서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적극적인 경우에 한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복지부는 이런 적극적인 결심자에게 약값이나 상담료를 지원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정부 역할이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신 소장과 일문일답

-이번 금연치료사업 어떻게 보나

=기존 방식과 비교해 금연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라거나 그것도 아니면 수요자 입장에서 뭔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야 할텐데 과연 그런 게 있는 지 의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복지부는 한시적으로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수행하다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연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상담료를 주고 약값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부 '미션'이 끝났다고 보면 오판이다.

금연사업은 금연을 결심하지 못했거나 결심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런 의지와 마음이 굳건해지도록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런데 복지부 모델에는 이런 과정이 없다. 본인이 결심해서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적극적인 경우에 한 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질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의사 권유로 금연을 결심한 경우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건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왜 성과도 없는 이런 방식을 밀어붙이나. 정말 잘못됐다.

-대안 또는 보완책은

=접근성이 뛰어난 약국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부담없이 약국을 찾고 상담을 받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금연에 대한 최초 호기심이나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처럼 약국 또는 약사는 결심 이전 단계에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금연보조제를 구매한 금연결심자가 부담없이 찾아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도 의사보다는 약사다. 더 가깝고 친근한다. 금연사업에 돈을 쓰면서 왜 이런 가치를 포기하고 가나. 근본적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약국을 통한 금연 성과는 있었나

=나도 궁금하다. 복지부가 왜 이런 걸 조사하지 않는 지 모르겠다. 금연 성공자를 찾아 어떤 경로와 계기에서 금연을 결심했고 도움을 받았다면 어떻게 받았는 지 조사해 금연정책에 기초자료로 활용했어야 하지 않나.

이런 과정 없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막 해도 되는 지 의문이다. 주먹구구식이다.

-복지부 모델대로 가면 편의성을 고려해 의사가 치료약물 위주로 금연치료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사들은 의식적이던 그렇지 않던 치료 역할에 부합되게 대처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치료적 성격이 강한 약, 먹는 약을 처방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약국은 패취를 우선 권고할 것이다. 패취는 '퍼스트 초이스' 의미를 갖고 있다. 금연결심자가 약을 쓸 지, 아니면 패취를 먼저 쓸 지, 아예 아무 것도 쓰지 않고 결심만으로 할 지 고민할 수 있다.

이때 먼저 해보는 방식으로 가장 무난한 게 '퍼스트 초이스'이고, 그것이 패치 사용이다. 만일 문제가 있어서 다른 선택을 추가적으로 해도 무리가 따르지 않고, 비용 역시 적게 드는 합리적 선택의 경로라는 의미다.

치료약물은 금연보조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 결국 수요자에게 어떤 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지 판단해 봐야 하는데, 금연율을 높이겠다고 해놓고 더 위험하고 더 비용이 많이 드는 쪽으로 가는 것은 아닌 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치료약물 부작용은 어떤게 있나

=바레니클린은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 발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가사항에는 오심, 구토, 변비, 불면증, 비정상적인 꿈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는 구역질 증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성향 증가 경고도 있고, 최근에는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도 보고됐다.

사람에 따라서는 집중력 저하나 졸음이 나타날 수 있어서 운전 등 기계조작에 주의해야 한다. 임산부, 수유부, 18세 미만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부프로피온의 경우 구강건조나 불면증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간질발작을 증가시킬 수 있고 혈압상승, 알레르기 반응 등도 나타날 수 있다. 18세 미만에게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금연보조제도 부작용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치료약물보다 위험성은 더 낮다.

-약국이 참여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겠나

=약국에서 금연결심자를 발굴,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만약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사람은 의료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서울시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이프약국에서 약사가 이런 방식으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이나 캐나다는 정부 차원의 약국참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보상도 수반돼야 한다. 약사들에게 헌신을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비용을 들였을 때 성과가 생긴다면 그 비용을 정당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지역이라도 의료기관과 약국이 함께 가는 모델을 시범운영해 볼 필요도 있겠다

=복지부가 진정으로 성과를 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외면하겠다는 것 밖엔 안된다.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했을 것이다. 세이프약국 논란 때도 약국의 금연상담 사업 등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인 지 서울시가 유권해석 의뢰했지만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게 있다면 복지부가 본분을 망각한거다.

-약국 참여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정작 약사들은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약사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분야도 그렇고, 이번 금연정책까지 약사들이 제도적 공간에서 밀려나고 있다.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 낼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인식전환에는 정부당국의 역할도 필요하다. 약사회도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동취재 = 최은택·김지은 기자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