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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 품목수 많고 비싼 약 자주 쓰는 의사는 누구?

  • 최은택
  • 2013-02-26 06:35:00
  • 청구실명제로 자료집적 가능...병원계 "활용방안 불분명"

[이슈해설] 청구실명제 도입과 의약계에 미칠 영향

정부가 예고한 대로 진료·조제 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행 시점은 당초계획 보다 반년 이상 늦춰진 오는 7월부터다.

이른바 ' 청구실명제' 도입은 요양기관별로 관리되던 진료·조제내역이 의약사별로 개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료가 일정기간 집적되면 차등수가 적용기준, 지표연동제 등 의료서비스 질 평가 등에서 요양기관이 아닌 의·약사 개인별 관리가 가능해 질 수 있다. 병원계가 자료 활용방안이 불분명하다며 제도 시행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복지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요양급여 비용 청구방법, 심사청구서·명세서서식 및 작성요령'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내달 13일까지 의견을 듣기로 했다.

◆적용대상=의과, 치과, 한방, 보건기관(보건소, 보건지소)에서 환자를 진료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국과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 조제·투약한 약사가 해당된다.

기재대상은 진료 의료인과 조제 약사 등의 면허종류, 면허번호로 신설되는 명세서 '상병내역', 명세서 '진료(조제투약) 내역'에 기입한다.

구체적으로는 '상병내역'에는 입원과 외래 구분없이 주상병명에 대해 진료한 진료과목의 '주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면허종류와 면허번호를 기재한다. 검사나 처치 등 부진료 과목의사는 제외시킨다는 얘기다.

약국 또한 처방조제, 직접조제 구분 없이 의약품을 조제·투약한 주된 약사로 제한한다. 조제를 두 명 이상이 나눠서 하거나 조제와 복약지도 등이 분리된 경우 주된 약사를 선택해 기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진료(조제투약) 내역'에는 진찰료가 발생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모두 기재해야 한다. 주된 의사 뿐 아니라 부진료 과목도 진찰료를 청구하려면 실진료 의사의 면허번호 등을 기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마치통증의학과의 전문의 초빙료를 산정하는 경우 해당 의사, ESD를 전액 본인부담하는 경우 시술의사 등도 마찬가지다.

약사 또한 조제기본료를 1회 이상 산정하는 경우 각각에 해당하는 약사의 면허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복지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시했던 청구실명제 서식안
◆의미=1인 개설 의원이나 약국의 경우 청구실명제가 도입되더라도 당장은 바뀔 게 없다. 요양기관 기호로 급여비를 청구해도 단독 개설이어서 해당 의약사가 특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봉직의나 근무약사는 앞으로는 진료·조제내역이 명세서에 드러난다. 단독 개설 의·약사도 만약 해당 요양기관을 폐업하고 봉직의나 근무약사로 전환할 경우 개업당시 진료·조제 이력이 관리될 수 있다.

◆영향=환자를 실제 진료하거나 조제한 의·약사가 특정되면 정부와 보험당국의 관리방식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의약품 처방품목수, 항생제 처방률, 주사제 처방률 등 요양기관 단위로 평가됐던 적정성평가가 개별 의사단위로 이뤄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지표연동제 관리대상이 요양기관이 아닌 개별 의사로 변경될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실제 복지부는 "앞으로 요양급여 청구 개선안이 시행되면 진료행위 등으로 인한 진료비 발생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된다"며 요양기관별 관리에서 의료인 개별관리로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DUR) 상으로도 중복처방이나 조제, 금기약물 처방·조제 등을 알리는 '팝업'을 무시하고 처방·조제한 의약사 추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

요양기관 기호 뒤에 숨어지냈던 개별 의·약사의 처방·조제 실태가 낱낱이 드러나게 되는 셈이다.

차등수가 또한 요양기관 단위에서 개별 의약사 단위로 바뀔 수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은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사안은 추후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의약계의 반응=의약계는 정부가 청구실명제 도입계획을 수차례 언급했고, 사전협의도 이뤄진만큼 제도 시행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반대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 가능성 등 우려점이 보완되고 개선된다면 수용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집행부 교체시기여서 약사회 차원의 입장은 없다"면서도 "이미 오랜기간 협의돼 온 사안인만큼 제도시행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그동안 의약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고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 행정예고안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어서 합리적인 요구가 있으면 앞으로도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며, 의약계의 반발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병원계는 시큰둥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원칙적인 반대입장을 밝혀왔고 지금도 바뀐 게 없다. 무엇보다 집적된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려점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시 개정안에 대해 회원병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면서도 "병원계가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구실명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사항이었을 뿐 아니라 국정감사에서도 그동안 수차례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도 이를 명분으로 제도시행 의지를 강력히 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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