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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한 감기·변비약 속에 쥐약이…

  • 정웅종
  • 2011-12-17 06:44:50
  • 옛날신문을 읽다

40년 전에는 쥐가 들끓었습니다. 오죽하면 쥐잡이 날이 있었겠습니까. 그 당시에는 쥐 가죽으로 만든 제품이 수출 효자 노릇도 했던 시절입니다.

쥐와 관련된 약업계 큰 사건이 70년대에 잇따라 발생 했습니다. 부산 약국에서 발생한 감기약 사건입니다.

포장이 잘못된 쥐약원료 탄산바륨을 제산제인 침강탄산칼슘으로 알고 감기약을 조제할 때 섞이면서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건은 의약품 원료 회사와 도매업체 등 총체적인 부실이 낳은 인재였습니다.

'OO약품은 의약품 소분허가를 받아 수입의약품의 소분업을 해 오다가 히로뽕 밀조혐의로 허가 취소 됐었다. 허가가 취소된 후에도 소분작업을 계속 하면서 관리약사는 작업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10대 무경험자가 함부로 소분한 후 도매상에 반출 되었다.' [1973년 10월15일자 동아일보]

경찰은 잘못 포장해 판 탄산바륨이 중간 도매상을 거쳐 많은 약국에 퍼져 있을 것으로 보고 수거작업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약사는 결국 구속 됐는데요. 3년 가까이 끌어가던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게 됩니다.

'대법원 형사부는 약사가 의약품을 판매할 때 약품의 성분시험을 해야 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판시, 약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 합의부로 돌려 보냈다.' [1976년 2월12일자 경향신문]

감기약 쥐약 사건의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에 또 한번 부산에서 쥐약 사건이 터집니다.

약국에서 조제받은 변비약을 먹은 주부가 숨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사인이 독극물(쥐약)로 밝혀졌습니다.

'양OO씨가 약국에서 변비약을 사먹었는데 약을 먹자마자 심한 구토와 복통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기던 중 1시간반만에 숨졌다. 경찰은 다음날 가검물과 위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의뢰했는데 쥐약 원료인 염화바륨이 검출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1977년 8월16일자 동아일보]

경찰 수사 결과 며칠만에 어떻게 쥐약이 변비약으로 둔갑됐는지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허술한 약품관리로 인해 발생한 인재였습니다.

'OO제약공업 관리약사는 OO화공약품에서 구입한 황산마그네슘 25kg들이 1부대를 3백71통으로 소분하면서 직접 소분치 않고 15세 여 종업원에게 맡겨 소분케 했다는 것이다.' [1977년 8월18일자 동아일보]

15살 짜리 여 종업원에게 독극물 소분을 맡겼다니 정말 놀랄 일입니다.

이 사건은 부산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사건으로 확산 됐습니다. 경찰은 해당 제품이 부산 외에도 광주, 밀양 등 시중에 돌고 있어 위험하다고 밝혀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도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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