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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관리 "강력 통제해야" vs "시장원리 존중해야"

  • 김정주
  • 2011-04-01 12:19:10
  • 제약산업, 규제·시장원리 놓고 학자간 이견 차 극명

[건보공단 금요조찬세미나]

의약품을 다루는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놓고 시장원리와는 별개로 강력한 통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시장의 '마켓 테스트'를 통한 가격형성 작용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학자 간 이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1일 오전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금요조찬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약가관리정책 개선방향'을 주제로 규제와 자율경쟁 사이에서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놨다.

먼저 발제자인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현재 7~8개나 되는 약가관리제도가 작동하고 있지만 실제 시행과정에서 예외조항이 많고 달성기전이 약해 이름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국내 제약의 성장과정을 '특혜로 인한 온실 속 화초'로 규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R&D 미약과 국제경쟁력 약화에 대한 실랄한 지적을 이어갔다. 현 정책으로는 제약산업의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흔히 제약기업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제조원가는 5% 수준이고 70%가 리베이트 판촉비인데 지난 수십년 간 높은 가격정책으로 여타 산업과 비교해 보기드문 특혜를 입어왔지만 자동차와 전자산업과 달리 세계적인 기업이 없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경쟁도 동기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원가가 5%에서 30% 수준이니 리베이트만 확실히 하면 마진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무엇 때문에 해외로 나가 고생하면서 경쟁하려 하겠냐"면서 "건강보험이 높은 가격을 보장해주는 것 자체가 기업의 R&D를 꺾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시장요인을 무시한 채 협상에 의해 전국 '1물1가'의 법칙을 적용하는 현 제도는 시장의 의미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자연스럽게 마켓 테스트를 거쳐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구조 현실화에 있어 최적의 지표임에도 통제를 하려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라고 반격했다.

현재의 높은 약가는 건강보험 시스템이 만든 것이고 소비자 선택(시장)에 의한 약가인하 기전이 없이는 약품비 증가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제는 과거와 같이 화학제제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시스템이 아닌 바이오 시스템 등 다양한 약품이 개발될 텐데 의약품의 개발과 가격결정 구조에서 건강보험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란 상당히 난망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약가에 불만을 갖은 제약사가 공급을 중단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공급 단절 부분은 인정해줘야 한다"며 "보험자가 시장을 당해낼 수 있겠나. 가격을 통제한다는 생각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달리 제약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가격통제와 시장경쟁 양자 택일의 논리로만 구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이어졌다.

허순임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가격통제냐 경쟁이냐의 논의로 축소되는 시각은 좁다고 본다"면서 "과연 효과적인 통제인가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한 큰 틀을 감안해 논의하되 가격정책만을 별개로 떼어 놓고 접근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허 교수는 "정책은 신뢰도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연계성과 상충성을 모두 고려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정부도 정책의 혼선이 나타날 때 신뢰성 문제에 방어가 가능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석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 또한 "직접 통제와 시장 경쟁은 상호 보완적 구조이며 경쟁 메카니즘 자체가 정부의 시장통제 방식의 일부"라며 "유용한 수단들을 버리고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시각은 잘못된 접근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은 소비자의 역할을 회복시키는 것이므로 이를 중심에 놓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소비자는 주체이지만 정보의 비대칭에 놓여 있으므로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라는 의미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진현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기전 중 경쟁을 유도해 성공한 약가정책이 있는 지 묻고 싶다"면서 "시장원리와 경쟁유도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정책이 기등재약인데, 시범사업을 통해 경험적으로 인하 효과를 봤기 때문에 완화할 지언정 끝까지 가져가야 할 정책 기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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