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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2세요? 월급받는 사장으로…"

  • 조광연
  • 2011-03-30 06:49:00
  • 조아제약 조성환 사장 "약사님이 드시는 약 만들고 싶어"

일반의약품 전문기업 조아제약은 지난해 1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이 빛을 발하는 시대, 조아제약의 호실적은 이채롭다.

전 직원 230명 규모에 지난해 매출 349억원. 이 수치만 놓고 보면 흔히 말하는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정말 즐겁게 일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직원들의 사기까지 감안하면 일류기업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이 회사 조성환 대표이사 사장(41)은 5개 야구단을 거느린 거대 구단주이자 '조아스크린골프협회(CSPGA) 총재'이기도 하다. 수줍은 청년같은 외모에다 느릿느릿하고 조용한 말투를 가진 조 사장은 그야말로 '맏형 리더십'으로 회사를 가족같은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맏형 리더십으로 230명의 임직원들의 가슴에 할 수 있다는 불을 질렀다고 평가받는 조성환 사장.
조아제약에는 임직원들로 구성된 5개의 아마추어 야구단이 있어 워크숍 같은 행사와 곁들여 대회를 정례적으로 열고있다. 조 사장도 통합 구단주이자 감독으로, 그리고 선수로 직접 뛴다. 또 스크린골프 동호회도 있는데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그도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게임을 즐긴다. 볼링 동호회에 참석하면 스트라이크에 환호하는 선수로 변신하고 게임에 지지않으려 승부욕을 불태운다. 직원들은 이같은 모습에 더 환호한다고 이 회사 직원은 말했다.

"과장으로 있던 2004년 말 회사 사정 때문에 엉겁결에 사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당시 회사 분위기는 인재들이 떠나는 등 썩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크게 보면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관심이 부족했고, 직원간 가치공유과 융합이 원만하지 못했던 겁니다. 하루 시간의 대부분, 그래서 쌓이면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라면 마땅히 즐거워야겠다고 생각해 작은 부분부터 시작했던 겁니다."

어머니의 권고로 다니던 벤처회사를 그 만두고 아버지 회사에 입사한 후 "연봉 등을 화제로 젊은 직원들끼리 불만도 많이 털어 놓았다"는 그였기에 임직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렸을 터이다.

'최고위 임원이 되면 커지는 것이 사무실과 고독'이라는 말처럼 그도 아버지 조원기 박사가 창립한 회사를 반석위에 올려 놓아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고독하고 암담하지 않았을까?

"영리기업이다보니 재무건전성 확보, 실적 달성 등 주어진 과제는 많았지만 우리 회사와 직원들이 가진 잠재적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했습니다. 5년앞, 10년 앞을 내다보며 목표를 설정하되 너무 높아 직원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가시적으로 세우고 달성했을 때 격려하다보니 어느 새 장기 목표에 도달하곤 했습니다. 모두 회장님이 닦아놓은 기반과 할 수 있다며 희망적 마인드로 임해준 임직원 덕분이라고 봅니다."

고려대에서 경제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남들은 오너 2세라고 말하지만 전 월급받는 사장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회사의 영속성이어서 중심을 잡고 있다가 괜찮은 최고경영자의 롤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독서를 좋아하는 그는 요즘 역사책 읽기를 좋아한다. "CEO 관련 서적들도 탐독했는데 결론은 큰 줄기는 있되 조아의 스타일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손을 놓고 각국의 역사책을 꼼꼼하게 읽는다. 예를들면 중국 역사같은 경우 통상 현지인들도 모르는 역사까지 알고 싶어합니다."

그는 최근 등단시인인 아버지의 두 번째 시집을 보면서 새로운 아버지,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고 말했다.

"전 아버지가 그렇게 감성이 풍부한 분인지 시를 읽으면서, 감상하면서 알게 됐어요. 아버지의 내면을 염탐하게 된 건데 보여지는게 다는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절감했습니다. 편견과 선입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였지요."

-일반의약품 전문기업이면 약국이 주 거래선인데요.

"직원들과 공생, 공유를 모토로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 것처럼 약국과도 같이가는 동반자 기업을 우선 생각하고 실천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약국에게 이익이 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건데 약국과 회사가 가족처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희망합니다. 가족은 늘 격려하고 서로의 잘못에 대해서도 한 번쯤 더 인내하고 기다려 주잖아요."

-약국 거래선 방문도 활발하게 하시는데요.

"약사님들로부터 좋은 말씀도 듣도 더러 채찍도 맞고 합니다. 실례로 '내가 마진이 안좋아서 조아제약 약은 취급안해. 그런데 조아제약 약은 먹고 있지'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뿌듯함과 책임감을 느꼈어요. 약사님들이 먼저 드시는 약을 만들겠다는 각오도 더 확실해 졌구요."

-회사 규모에 비해 130개 품목은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회사의 고민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라서 약국에게 충분한 이윤을 보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거죠. 경우에 따라서는 한 로트를 생산해 20%도 소화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국의 입장도 있는 것이어서 비용대비 효율로만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제약기업들에게 글로벌화는 공통된 화두입니다.

"당연히 글로벌 대열에 들어가는 목표가 있습니다. 또한 주주가치를 실현하고 직원들이 만족하는 회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임직원 자녀들이 우리 엄마 아빠가 일하셨던 회사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회사 말입니다."

-사장님이 격의없게 다가서니 고민을 직접 말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직원들중에 전화를 하거나 면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분들도 제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답답하니까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배가 필요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럴때 솔직히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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