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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약국한약의 미래가 불안하다

  • 데일리팜
  • 2006-09-04 06:31:27

식약청 내에 새로 신설된 한약관리팀의 팀장인 기술서기관을 한의사만으로 선발하고자 했던 것은 정책적 오류다. 식약청이 직제 공포를 하기 한참 전부터 ‘제한경쟁특별채용’이란 형식으로 자격요건을 한의사에 국한하고 접수를 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한약사회가 접수를 마감한 뒤에야 부리나케 청장을 ?아가 이에 항의한 것은 역시 뒷북이다. 대책 없는 미봉책으로 땜질한 것에 불과하다. 식약청이 약사 등 관련 전문가들에게 채용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접수가 끝난 상황에서 과연 그것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한약관리팀의 업무분장을 보면 한약, 생약, 한약제제, 생약제제 등의 관련 업무를 망라하고 있다. 이중 한약제제와 생약제제는 의약품으로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한다. 한약과 생약도 유통단계와 사용방법에 따라 의약품, 식품, 농산물 등으로 구분되어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의약품으로 비중 있게 사용된다. 그렇다면 한약관리팀에는 약의 전문가가 배속되어야 하고 약사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한약관리팀장에 약사가 배제됐던 것은 애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한약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대책과 인력 수급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문하고 싶다. 한약은 으레히 첩약의 개념으로 통칭된다. 그 첩약이 한방관련 분쟁의 정점에 있어 왔다. 첩약을 취급하는 전문 인력은 한의사, 한약조제약사, 한약사, 한약업사 등이고 그들의 제로섬 게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업권경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양·한방 일원화가 해결책이었지만 정부는 이원화 정책으로 나아갔고 이번 식약청의 인력채용도 그 연장선으로 느껴져 아쉽다.

첩약을 식품이나 농산물로 복용하는 소비자가 없다고 본다면 그것은 곧 의약품의 범주다. 한약제제나 생약제제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 취급영역이 한약분쟁을 거쳐 한의사와 한약조제약사가 나눠 맡았고 그 와중에 탄생한 한약사는 애매한 지위로 희생양이 됐다. 그리고 법적 인정을 받는 한약조제약사는 시한부 직종이 됐다. 그렇다면 약사회에 묻는다. 약사한약 내지 약국한약에 대한 중장기 대책이 무엇이고, 어정쩡한 한약사의 지위는 과연 끌어 앉을 것인지 아니면 배척할 것인지 등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규격한약재에 대한 약사회의 중심이 분명해야 한다.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규격대상 한약재는 현재 520품목이다. 이중 시설과 인력 등 요건을 갖춘 제조업소에서만 제조해야 하는 의약품이 얼마 전 69품목에서 159품목으로 대폭 확대됐다. 한약 유통업자나 농민들의 눈치만 보아 온 정부를 보면 상당히 파격적이다.

그런 규격품은 대부분 의약품으로 유통된다. 약국은 규격 한약재의 사용을 확대하고, 그 규격품이 의약품이라는 인식을 넓히는 역할을 해야 하는 직역이다. 그럼에도 ‘단순 포장된 규격 한약재는 의약품이 아니다’는 법원의 판결을 유도한 쪽이 약사이고 그것을 기뻐라는 것도 약사라고 하니 모양이 우습다. 당장 단속이야 피할 수 있지만 미래를 보면 단견이다. 약사회가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사안이다.

사실 한약관리팀장의 자격요건에 약사를 포함한다고 해서 당장 변화되는 것은 없다. 한약조제약사가 더 이상 배출되지 않고 약대에서 배출되는 한약사는 여전히 약사도 한의사도 아닌 입장에다가 지위마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 약사는 어차피 제도적으로 한약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탓이다. 근본이 될 뿌리가 없어지고 있는데 미래가 있을리 없다. 그럼에도 약국한약을 취급하고자 하는 약사는 더 많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 중의학과 중의약을 공부한 약사들이 대거 귀국해 약국한약 취급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리고 관련 강좌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약사회도 이달 말부터 한약제제 복약지도 활성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안다. 이 교육이 활성화 되면 각 지역별 교육일정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약국한약의 미래에 대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이 여전히 없다. 한약조제약사가 적어도 한 세대는 지나야 없어지고 당장은 한약제제나 생약제제를 마음껏 사용할 수는 있기는 하다. 그런데 정부는 그런 와중에서 눈치를 보면서도 이원화 정책으로 나아간 게 많았다. 그뿐인가. 한방 의약분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하고 약속까지 했으면서도 그 후속작업은 오리무중이다. 한약관리팀장에서 조차 약사가 배제된 것은 정책적으로 본다면 가벼운 사안이 아니었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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