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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시비 책임도 정부 몫

  • 박찬하
  • 2006-03-27 06:26:31

제약업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정부정책이나 이익단체의 입김에 '조용한' 대응으로 일관하던 기업의 관례를 깨고 약가인하 정책의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23일자로 발표된 제약협회 '입장'은 약가인하의 당위성으로 내세웠던 정부의 정책논리를 정면에서 반박하고 있다. 약제비 비중이 OECD 국가에 비해 높다던 정부의 주장은 "통계지표 일부를 단순 비교"한 엉터리에 가깝다는 것.

총 의료비 측면에서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은채 국가별 의료비와 약제비를 단순 대입해 얻은 결과물을 근거로 약가인하 정책을 "무차별적으로" 밀어 붙였다는 것이 제약협회의 분석이다.

게다가 4.5%라는 낮은 보험료율은 개선하지 않은 채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주 원인을 약제비에만 돌리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협회가 이같이 정면대응에 나선 것은 위기의식은 물론이고 반복되는 피해의식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약가인하 정책과 더불어 최근 급속히(?) 등장한 한미FTA와 포지티브 방식 도입 등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생존의 문제를 동시에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의약분업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정책의 패착과 이로인한 의약사들의 불만을 짊어지도록 강요받았다는 피해의식도 곁들어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많이 벌었으니 내놓으라"는 식의 강압이 실재했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어쨌든 숨죽이고 기다리고만 있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는 판단을 협회가 내린 듯 하고 이같은 결정이 유시민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과 이번 입장 발표를 통해 표면화됐다.

"약가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신약개발이 활발하다"는 협회의 주장이 자가당착의 논리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가당착일지 모르는 "약가수준이 높은 국가"는 떼어버리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신약개발이 활발한 국가" 중 하나로 '대한민국'을 진입시키기 위해 국내 제약산업에 덧 씌어진 '위기의식과 피해의식'을 다독여주는 노력 역시 정부의 몫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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