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가 제도 수술 필요하다
- 데일리팜
- 2006-01-23 06: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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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양수를 통해 보험약가를 받은 8개 제약사 11개 품목에 대해 양수 이전에 동일성분 품목의 보험약가로 인하하려는 복지부의 조치가 끝내 법정다툼으로 비화된 것은 본질적으로 현행 국내 보험약가제도를 성찰해 볼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표면적으로 양도·양수 품목의 보험약가와 관련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보험약가 산정과 그 운영에 대해 수술을 검토해 볼 여지를 던저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양도·양수 품목은 복지부의 주장처럼 제약사들이 편법으로 약가를 인상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것도 유명 제약사들이 줄줄이 끼어 있으니 복지부 입장에서는 손을 봐도 단단히 봐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해당 제약사들의 입장은 편법 약가인상이 아님에도 복지부가 잘못된 법리해석으로 원칙 없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반론이다.
복지부와 제약계는 여전히 동일한 사안을 놓고 상호 다른 법리해석과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쪽 입장이 모두 일리 있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은 누구의 판단이나 법 해석이 옳은지 판단이 곤란한 상황에 와 있다. 따라서 복지부의 조치에 관련 6개 제약사가 행정소송으로 맛선 만큼 지금으로써는 법원의 판결로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번 사건의 결과로 인해 행정부의 잣대가 흔들리게 될 것인지 아니면 제약사들이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사실 두 번째 사안으로 논하고 싶다. 정부나 제약사 양 당사자들로써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제3자적인 견지와 보다 근원적인 문제해결 차원에서 본다면 이번 사건은 일시적이고 현상적인 이슈에 다름 아니다.
사건의 본질을 보면 우선 보험약가 체감제에 있다. 이 제도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선발등재 품목의 기득권을 인정해 주는 조치에서 당위성을 인정받고 있다. 신규등재 5품목은 오리지널 약가의 80%를, 이후 품목은 10%씩 인하된 약가를 적용하는 체감제가 전혀 불합리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이 제도로 인해 늘 불안하고 실제로 투자손실을 감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개발비와 공장설비 등 투자를 해놓고 예상되는 약가를 받지 못하면 해당 제약사는 품목에 따라 막대한 손실을 본다. 이때 불가피하게 양도·양수를 통해 약가보전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의 주장이 틀리지 않지만 아예 싸잡아 약가인하를 강행하는 것 또한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사안의 본질인 약가체감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주지하고자 함이다.
그 방법으로 제약사들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보험약가를 산정하는 방식을 고려해 봄직하다. 물론 현재도 등재약가를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제약사들은 예상하기 힘들다는 고민들을 털어 놓는다. 따라서 신규등재 적격여부를 약가결정 훨씬 이전에 공지해 주고 특정 기준날짜로 등재가 될 경우를 가상해 예상가격을 공지해 주는 방식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작업을 위해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보다 심도 있는 검토와 상담 그리고 부수적인 행정절차가 보완돼야 한다.
또 하나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것은 보험약가 제도의 대수술이다. 현행 우리나라 보험약가 제도는 신청품목에 대해 모두 접수하고 심사를 통해 부적합 품목을 빼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보험약가로 등재된 품목이 2만여 품목이 넘는 실정이고 이중 상당수는 생산조차 안 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미생산 품목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지경이다. 결국 삭제와 등재를 밥 먹듯이 하면서 보험약가를 우롱하는 일부 제약사들이 있는 것은 결국 제도 탓도 있다는 점이다.
보험약중 다빈도 품목이 4~5천여품목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보험약가 제도가 방만하고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래서 다빈도로 사용 중인 보험약가만 우선 등재하는 포지티브 시스템을 검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5천품목 안팎의 보험약가만 운용할 경우 이번과 같은 양도·양수 문제를 비롯한 각종 변칙적인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 제도가 시행되면 상당수 제약사들이 구조조정될 수밖에 없지만 최소한 공멸하는 수순을 향해가는 것 보다는 낳다.
양도·양수 품목 사건은 국내 보험약가 제도가 불러온 하나의 사건이지 전부가 아니다. 보험약가를 둘러싼 정부와 제약사간의 알력이나 갈등 그리고 로비전이 치열한 것은 이미 알려진 공지의 사실이다. 그 갈등과 입장 차이에서 이번 사건도 확대되어 급기야 법정시비로까지 갔다. 제약사들에게 보험약가는 생존을 좌우하는 탓이다.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재발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며, 그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법정싸움에서 지고 이기는 것 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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