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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파국의 봉합계약인가

  • 데일리팜
  • 2005-11-17 08:39:10

매년 연말만 되면 보험공단과 의약5단체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는 수가협상이 올해는 초반 진통을 넘어 막판 극적인 타결을 이뤄내 일단 다행이기는 하다. 지난 2001년 도입된 수가계약제는 매년 한 차례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상당한 후유증을 되풀이 해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수가계약이 ‘협상’이 아니라 종국에 가서는 ‘표결’로 처리되고 그 표결도 일부단체가 빠진 가운데 강행되기도 했다.

내년도 상대가치점수 환산지수를 58.6원에서 60.7원으로 3.5% 인상하기로 하는 내용에 합의한 것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들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상주체들은 악수까지 하고 기념촬영까지 하는 등의 이례적 행보들을 곁들였다. 수가확정 후 불만을 갖은 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등의 후유증이나 후폭풍이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수가협상은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큰 오점을 남긴 것은 물론 향후 문제의 씨앗이 될 복병도 동시에 남겨 놓았다. 오점은 공단과 의약단체가 공동연구를 통해 합리적으로 합의하고자 했던 당초의 의지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공동연구 결과가 활용되지 못한 채 예년과 똑같이 밀고 밀리는 협상전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연구비용 4억여원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공동연구를 통한 자율계약이 선언적으로만 끝나고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은 자율합의 이면의 최대 오점이었다.

가입자단체들도 공동연구 결과에 신뢰를 하지 않고 강력히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과연 공동연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했다. 공동연구는 당초 의도한 것과는 달리 그 의미조차 상실되기에 이르렀다. 신뢰의 근간인 알맹이(공동연구)를 빼뜨린 채 진행 된 협상은 말 그대로 협상일 뿐이다. 그래서 수가협상이 타협을 이뤄내기는 했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조사수치를 기초로 한 실질적 합의는 아니었고 타협을 위한 ‘봉합’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최초의 수가 자율계약이라는 이면에 의약단체 회원들은 5% 이상 인상이 안 된데 대한 아쉬움을 봉합했고 공단은 이른바 세 가지 전제조건을 두루뭉술하게 합의하는 선에서 역시 희망사항을 봉합했다. 이 같은 일시적인 봉합이 내년도 수가협상에서 불거져 나올 경우 올해의 수가계약은 ‘불신의 땜질’에 불과한 것임을 드러내게 되고 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내년 수가협상이 훨씬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연초부터 협상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는 부속합의 세가지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종별계약을 또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공단과 의약단체가 논란 끝에 종별이란 말을 ‘요양기관의 특성에 따라 유형별로’라는 애매모호한 문구로 바꿔 합의 한 것 역시 결국은 봉합에 지나지 않는다. 특성이 뭐고 유형이 뭔지를 가르고자 할 때 공단과 의약단체는 또 다시 갈등을 피할 수 없어 각을 세울 것이 분명하다.

설사 특성에 따른 유형별 분류를 가른다고 해도 유형별로 수가협상을 하는 과정은 지금보다 더한 갈등이 폭발할 소지가 있다. 각 유형별로 수가에 대한 상대적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는 탓이다. 예컨대 5개의 유형별 계약을 할 경우 모두 수가인상을 했다고 해도 상대적인 차별감이 갈등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단은 과연 이 같이 복잡다단한 갈등요인들을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해 갈 수 있을까.

유형별 계약은 요양기관별 특성이 잘 감안된 합리적인 수가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단 입장에서는 또 각개격파 하는 식이 쉬울 수 있다고 판단할지 모르지만 의약단체가 개별협상을 하더라도 과연 각개격파를 당할 것이냐 하는데는 심히 의문이다. 종국에 가서는 각 유형별로 다시 밀실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누더기 같은 협상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수가가 국민의 혈세인 보험재정에서 나오기에 최대한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재정의 합리적인 집행을 통해 환자에게 여하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보험행정이다. 올해의 수가계약과 부속합의는 이 같은 합리성이 무시됐을 뿐만 아니라 파국의 불씨를 남겼다는 점에서 불안하다. 그 불씨를 확실하게 끄는 일은 공동연구다. 이번에 실패했다고 해서 곧바로 걷어치우지 말고 실패를 거울삼아 공동연구를 반드시 다시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성에 따른 유형별 계약은 또 다른 파국을 불러올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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