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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공정위는 슈퍼판매 너무 나선다

  • 데일리팜
  • 2005-10-17 08:41:44

대한약사회가 의약품의 약국외 불법판매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고 나섰다. 그 행보가 지금까지와는 달라 해묵은 논란거리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아닌가 여겨진다. 경고 포스터 25,000장을 전국 약국과 슈퍼에 배포한 것도 그렇고 지자체와 읍·면·동 및 보건소 등 행정기관에는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적발시 형사고발까지 하겠다는 입장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때마침 나온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장이 또 사뭇 다르다. 공정위는 대한약사회의 행보에 딴지를 걸려 했는지 아니면 공교롭게 일정이 겹쳤는지는 몰라도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금지를 ‘경쟁제한’ 요소로 다시 꺼내들었다.

공정위는 대한약사회가 지난 13일 약국외 불법판매 강력대처를 선언한 하루 뒤인 14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날 이들 개선과제들을 반기별로 점검하는 한편 주무부처에는 조속한 시행을 촉구할 방침이라고까지 했다. 고의든 아니든 공정위는 약사회 정책에 아주 확실하게 찬물을 끼얹졌다.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문제는 정말 해묵은 논라거리다. 더 이상 세세한 내용을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길고도 지리하게 논란이 많아 왔다. 그래서 이제는 정말 종지부를 찍을 때다. 그 마침표는 당연히 편향적 시각을 교정하는데 있다. ‘경쟁제한’, ‘국민불편’, ‘직역이기주의’ 등의 세 가지는 그 대표적 시각이다. 설사 이들 시각이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해도 그것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아무리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이라고 해도 전문가의 손을 한 번 더 거쳐서 나쁠 것이 없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설사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해도 건강과 생명에 관계된 것이기에 만의 하나를 대비하는 것이 경쟁제한, 국민불편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설사 직역이기주의라고 할지라도 의약품의 안전성 확보는 그래도 필요하다. 우리는 슈퍼에서 판매를 못하게 한 그 경쟁제한이 의약품의 공정거래에 엄청난 방해가 될 만큼 큰 파장을 미치고 있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

약사회가 현행법상 엄연히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는 것을 꺾으려 하는 것은 잘못됐다. 극단적으로 법을 안 지켜도 된다는 말이 아닌가. 한쪽은 단속하고 다른 한쪽은 안 지켜도 된다는 식의 논리가 법치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에서 정부가 할 태도라고 보는가. 아무리 잘못된 악법이라고 해도 법을 따라야 하고 그것을 가장 모범적으로 준수해야 할 곳이 정부다. 공정위는 약사회에 끼얹은 찬물이 얼마만큼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은 듯 보인다.

공정위는 더 이상 규제개혁을 전가의 보도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공정위가 규제개혁을 무기삼아 다른 정부부처를 시도 때도 없이 마구 휘두르는 것 자체가 개선사항이다. 물론 공정위가 추진하는 규제개혁 사항중 풀면 풀수록 좋은 것이 많다. 하지만 의약품과 식품은 규제를 강화해야 할 측면이 더 많다.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시점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본부가 탄생했었고 그 본부가 청으로 승격됐던 것은 국민의 먹거리와 의약품을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규제가 되레 강화됐다는 얘기다.

분명히 강조하지만 의약품 유통은 규제를 쉽게 풀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강화해야 할 분야다. 현재의 의약품 도매유통을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시설규정 및 허가관리를 더 강화돼야 하고 소매인 약국유통도 비약사 판매 등에 대해 사후관리를 더욱 엄정히 해야 한다. 수퍼 등 약국외 판매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애시당초 안될 말이다. 더 이상 논란이 없게 종지부를 찍을 일이다.

의약품을 일반 유통으로 푸는데 따른 실익이 경천동지할 정도로 크다면 몰라도 실제 크지 않다면 규제의 바운더리에 두는 것이 맞다. 공정위는 규제를 푸는 역할도 필요하지만 규제가 필요한 곳은 엄정히 그렇게 하도록 하는 역할도 해야 할 곳이다. 그것이 오히려 거시적으로는 공정거래다. 약사회가 칼을 빼든 시점에서 그 칼을 무력하게 만든 공정위의 태도는 이유야 어찌됐든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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