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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리베이트 호들갑 국감 또 재연

  • 데일리팜
  • 2005-09-20 08:03:00

올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잔칫상’이 예년에 비해 더욱 푸짐한 모양이다. 보건복지위가 복지부 산하 11개 기관에서 신청한 증인만 115명이 이르고 피감자가 아닌 민간의 참고인 출석요구도 적지 않다. 그만큼 뭔가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이 즐비하다는 뜻이어서 의약계가 정치인들의 ‘가을 국감쇼’로 또 한 차례 한껏 요동을 치게 됐다.

복지위 국회의원들이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은 수십 년째 계속 돼온 부동의 카드인 리베이트 등 의약품 거래와 관련된 뒷거래다. 요리할 카드 치고는 너무 많이 건드려 왔기에 진부하지만 올해도 입맛을 다실 다른 카드들이 마뜩치 않은 모양새다. 때마침 공중파 방송사에서 병원과 제약사간의 뒷거래 실태를 폭로해 국회의원들에게 의약품 부조리 캐기 국감유혹을 부추겼다.

유독 부조리가 심한 것으로 낙인 찍혀온 의약계는 투명성을 제고시켜야 하는 과제를 분명히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보건의약계 20곳의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들이 투명사회협약까지 체결해 뿌리 깊은 부패관행을 근절시키자고 맹세까지 한 마당이다. 따라서 국회가 의약계의 부패관행에 또다시 칼을 대는 것은 무리가 아닐 뿐만 아니라 따지고 보면 투명성 제고에 일조하는 반길만한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복지위 국감이 예년과 같이 폭로성이나 쇼맨십 장이 될 것 같아 우려가 앞선다. 치부를 드러내 정화가 된다면 나무랄 것이 없지만 온통 난리만 쳐 놓고 뒷수습이 없는 무대책 국감의 재현이 걱정이라는 것이다. 여느 때와 같이 한마당 굿판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민간인들을 줄줄이 불러대는 모양새를 보면 실제로 그런 굿판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국감은 정부와 공무원에 대한 감사다. 정부의 한해 살림살이에 대한 잘잘못을 엄정히 캐고 따지고 질책해서 국정운영을 잘 하도록 하는 것이 국감의 취지다. 그럼에도 민간인들을 굴비 엮듯이 불러 대는 것은 뭔가 앵글이 잘못 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국감실적을 제대로 올리려면 공공기관을 요리하는 것으로는 성이 안차서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정부가 할 일을 국회가 지나치게 올인하는 것은 맞지 않다.

부조리는 당연히 근절돼야 하는 것이기에 국회가 나서서 거드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 아니 응당 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초점과 방법에서는 틀렸다. 민간병원과 민간업체에서 일어난 부조리는 정부가 관리할 몫이다. 그렇다면 정부 관계자를 불러들여 따지고 힐책하면 될 일을 민간인들을 일일이 불러들여 재조사하는 식의 국감은 국회가 검찰이나 경찰이라도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국회가 오히려 과거의 국감 구태를 벗지 못한 채 실적 중심으로 국감을 진행한다면 부조리는 절대 근절되지 않는다. 이런 식이라면 부패는 더욱 꼭꼭 숨어버린다. 부조리 근절을 제대로 하려면 무조건 들춰내는 폭로 보다는 부조리 원인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따져 묻고 마련해 주는 것이 옳다. 관련법의 제·개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국감장에서 다져져야 한다는 뜻이다. 국회가 그런 권한을 가졌고 국회의원들이 진짜 할 일은 그것이다.

부조리를 근절시킬 키를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부패 구멍은 틀어막지 않고 온통 호들갑만 떨어서야 되겠는가. 내년에도 국감 밥상에 의약품 뒷거래를 올리려니 구멍을 막지 않는 것인가. 부조리 현상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그 원인도 어느 정도 밝혀졌다면 정부가 올인할 수 있도록 입법이라는 선물을 주면 된다. 그것이 비록 표 덜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제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감의 고질적 병폐인 주가를 올리기 위한 국감, 주목을 받기 위한 국감은 이제 시답지 않다. 언론들도 매년 비슷비슷한 국감장 스케치를 써대기가 내키지도 않고 탐탁치도 않다. 화근을 자르기는커녕 되레 키우는 무책임한 폭로성 국감 탓에 걸려든 업체들은 반성은 커녕 재수없이 걸려들었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국회를 상대로 한 공무원들의 로비전이 민간인들까지 가세해 치열해질 조짐이다. 의약품 부조리가 국회로 확대되려 하는 판국이니 끝장 다 볼 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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