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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약국하면서 통일운동 해야죠”

  • 김태형
  • 2005-03-21 09:14:49
  • 김진숙 약사(이화약국)

“파트타임 약사로 더 이상 써주는 약국이 없었어요. 북한지원사업도 너무 힘들고 이젠 개국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의약품지원본부일이 일주일에 2~3일 근무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북한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국장을 그만두고 최근 약국 문을 연 김진숙 약사(이화약국, 40)는 개국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김 약사가 어린이 의약품지원본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부터. 서울 구로동 우리네약국에서 10년간의 생활을 접고 미국에 잠시 들렀다가 귀국한 시기다.

이 때부터 일주일에 3일은 의약품지원본부 사무국장으로, 나머지 3일은 파트타임 약사로서의 ‘이중생활’(?)이 시작된 셈이다.

김 약사는 지원본부일을 하면서 “약국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다”며 의약품지원본부와 약국일을 병행하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이고 육체적으로 지치는 일이었는 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원본부 일을 하면서 평양을 5번이나 갖다 왔어요. 평양 갈 때마다 약국을 그만뒀어요. 약국을 일주일 비워야 하니까요. 이제는 개국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은 거죠. 대북지원사업에 너무 진을 빼 힘들기도 했고요.”

김 약사는 그렇다고 의약품지원본부 일에서 아주 손을 뗀 것은 아니다. 기획위원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갖고 2주일에 한 번은 회의에 참석한다.

특히 통일부와 관련된 대관업무는 4년넘게 일해 온 김 약사의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한지원사업 중에서 보건의료지원의 볼륨이 제일 커졌어요. 하지만 커진만큼 북한의 요구와 실상을 잘 알아야 합니다. 북한 의사들이 처방하지 못하는 약은 물론, 아직 북한에서는 쓰이지 않는 약들도 있으니까요.”

김 약사는 “과거에는 의약품을 제공했다면 지금은 정제, 환제, 시럽제 등 의약품을 만드는 기계를 북한에서는 요구하고 있다”며 “실제 국내 제약사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이 들어가 작동법을 전수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북한 지원사업은 장기적으로 가야하는 사업이죠. 예를 틀어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계가 들어가면 전기시설도 같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기계값이 4천만원이면 북한 전기주파수에 맞는 변압기는 5천만원 소요되는 경우도 있어요. 지금은 남한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기계들을 수리할 수 있는 공장을 짖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요. 고장나면 북쪽에서 바로 고쳐주고 기술이전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김 약사는 남북한 의약사간 교류에 대해 묻자 “교류만 잘되면 재미있는 일”이라며 “남한과 북한 의·약사들이 만나 의료와 의약품 관련 용어들을 정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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