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릭문제 대화로 풀어라
- 최은택
- 2005-03-1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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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매업계가 업권수호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마음 같지 않은가 보다.
쥴릭이 수정계약서에 사인할 것을 요구하면서 동의하지 않을 경우 5월말에 있을 재계약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공문을 지난달 발송하자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사청구를 냈던 기존약관과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분노의 목소리였다.
이 때문에 이달 초부터 도매업계는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 쥴릭에 코가 꿰어 끌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표출된 것.
이런 공감대는 제2의 쥴릭투쟁을 불사해야 한다는 결의로까지 진전됐었다.
그러나 수차례의 회의가 진행되면서 적지 않은 실망감이 또한 업계 내부에 또아리를 틀기 시작했고, 급기야 도매협회 홍보위원장겸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 인사가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됐다.
도매업계 내부의 이 같은 불협화음에 대한 논의는 실상 본질은 아닌 듯싶다. 문제는 쥴릭이 갖고 있는 독점적 지위인 것이다.
아웃소싱 제약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적어도 약국 공급분에 대해 쥴릭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고 직거래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쥴릭과 계약을 맺고 오리지널 의약품을 공급받아야 했던 국내 도매업체들은 이로 인한 폐해를 호소해 왔고, 결국 공정위에 심판을 의뢰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최근 쥴릭이 자체 수정한 계약서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이번에야 말로 한판 싸움을 벌여보자고 했던 도매업자들의 각오를 희석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물론 싸움은 말리고 볼일이었다. 도매업계가 담합해 쥴릭에 아웃소싱한 다국적 제약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휴업을 각오하면서까지 맞짱 승부를 벌이는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과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명분상으로도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 도매업계는 의약품이라는 특수한 상품,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그에 따른 책임도 수반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매업계의 목소리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도매업자들이 무너지면 결국 의약품 유통구조상 단기간의 빠른 변화가 일어나거나 이를 대비하지 못하면 큰 혼란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도, 대형도매업체들도, 쥴릭도 하나같이 개별 접촉(계약)을 통해 상호간 이득을 취하는 방식을 최선의 것으로 여길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 매커니즘은 분명 이를 순리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됐던 특수한 상품으로서의 의약품의 위치와 사회적 가치를 두고 본다면, 가장 중요한 의제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한 의약품의 사용이 돼야 한다. 이윤보다는 생명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매업계는 물론 아웃소싱 제약사, 쥴릭 모두가 극한 대립보다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상호협약’을 맺기를 당부한다.
무엇보다 아웃소싱 제약사는 쥴릭 위주의 독점적 영업보다 다변화되고 선택 가능한 정책을 펴야 한다는 국내 도매업계의 호소에 귀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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