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티브’ 美 시판은 역사적이다
- 데일리팜
- 2004-09-13 00: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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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기업이 개발한 국산 신약이 미국에서 시판되는 뜻 깊은 일을 맞았다. 106년의 국내 제약산업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LG생명과학이 개발한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Factive)는 국내 신약개발 역사의 한 획을 분명히 그었다.
팩티브는 지난 91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숱한 어려움과 좌절을 겪는 12년간의 산고 끝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03년 상품화에 성공한 뒤 그 결실이 미국무대로 옮겨져 세계진출의 길까지 텃다.
팩티브는 임상시험이 외국회사에 의해 진행돼 전 세계 판권을 우리가 갖지 못하는 반쪽짜리 국산신약에 불과하다는 비아냥거림을 받기는 했다. 고작 로열티와 원료공급권 등의 부가가치 때문에 그 어려운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느냐고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팩티브는 우리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하나는 우리에게 신약개발의 문을 확실하게 열어져쳐 주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한국이 신약개발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세계적 신약이라는 명성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지만 팩티브는 그 통념을 깼다.
팩티브는 로열티 및 원료 독점공급 등으로 연간 약 8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특허보호기간을 감안하면 20년간 가만히 앉아서 약 1조6천억원 이상을 벌수 있는 부가가치다. 자체 판권을 갖고 전 세계 마케팅을 하는 것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대단한 성과라고 본다.
팩티브는 임상시험을 외국기업이 했다고 해서 외국신약이 아니다. 원천기술은 우리가 했기에 순수 국산신약이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세계무대를 누빌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팩티브가 열어 준 기회를 살려야 한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자신감을 갖고 신약개발, 그것도 세계무대를 누빌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나 관련단체도 포상을 한 것으로 일을 다 했다고 하는 식의 겉리례 형식만 갖춰서는 안된다. 장영실상 대상, 신약개발 대상, 산업훈장 금탑 등의 화려한 상 보다는 신약개발 자금이나 인력을 밀어주는 실질적인 지원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우수한 물질을 개발해도 이를 상품화 할만 한 임상시험 기반이 취약한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 줘야 할 몫이다. LG생명과학이 오죽했으면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외국으로 눈을 돌려 임상시험과 제품화를 추진했겠는가. 정부차원의 임상 인프라 구축은 더 이상 늦출 과제가 아니다.
또한 신약개발 연구자금을 ‘코끼리 비스킷’ 주는 식의 지원으로는 제2의 팩티브와 같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차원의 신약개발 기금은 수천억 단위가 아니라 최소 수조원 단위가 돼야 한다. 신약개발은 그만큼 경부고속전철을 놓는 것 이상의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팩티브는 미국 시판전까지 개발팀장의 사망, 미 FDA의 1차 승인불가, 제휴선의 제품화 포기 등 숱한 난관을 극복해 만들어진 역작이다. 대기업이 아니면 일찌감치 주저앉았을 실현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다. 팩티브의 미국시판은 그래서 역사적이라는 평가를 주고 싶다. 범국가적 차원의 신약개발이 팩티브의 미국시판을 계기로 불이 댕겨진다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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