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를 얕잡아 보면 안된다
- 데일리팜
- 2004-07-01 06: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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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보다는 주로 지역과 여성을 안배 받는 자리였기에 속칭 끗발 없는 ‘낙하산 부처’로 인식돼 온 보건복지부가 여권의 최고실세를 새 수장으로 맞이함에 따라 일약 힘깨나 쓰는 부처로 올라섰다.
새 복지부 장관으로 기용된 김근태 의원은 대통령의 오랜 동지이면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기도 하다. 이런 장관의 입각으로 전례 없이 중량감이 실린 복지부는 장관 타이틀만 보면 부총리급 부처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파워부처로 부상했다.
우리는 복지부에 실세장관이 입각한데 대해 반갑기도 하거니와 자못 기대가 크다.
복지부는 민생과 관련된 현안이 많고 이익단체들이 많아 강력한 리더십과 소신을 가진 실세장관이 앉아야 하는 자리임에도 그동안 ‘안배용’으로 치부돼 큰 소리 못내는 장관들이 적잖이 앉아왔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제 김 장관의 취임으로 불미스럽게 낙인찍혀 온 ‘복지부동’ 부처라는 오명을 벗어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해 보겠다.
‘민생부처’가 주관이 없으면 민생이 혼란하고 어려워진다. 복지부는 지금까지 정치적 입김에 따라 무게중심을 잃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미로를 헤매는 민생현안들이 적지 않게 쌓였다.
이제 강력한 주관을 가진 장관이 입각했으니 모종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울러 복지부 공무원들의 생각까지 혁신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장관이 힘이 있다고 해도 공무원들이 긍정적이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사고로 전환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또 차기 대권주자로써 폭넓은 국민적 신망을 얻으려면 폼 나는 부처 보다 민생부처가 훨씬 더 제격이라는 열린 생각을 가져야 할 줄로 안다. 복지부를 적당히 거쳐 가는 자리로 봐서는 정말 곤란하다.
‘대권 이력서’에 통일부라는 간판을 붙이면 대통령 당선 확률이 올라간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아니 그 이력서에 보건복지부를 써 넣으면 대권가도에서 멀어진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다.
김 장관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처절한 고문을 당하고 숱한 투옥생활을 해 온 대표적 재야 운동가다. 그런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통일부 보다는 민생부처인 복지부가 더 잘 어울리는 옷이다.
우리는 김 장관에게 복지부의 근본적 변화를 바라는 충정어린 마음으로 가장 시급하고 시행하기 어려운 두가지 현안을 조기에 실행해줄 것을 바란다.
하나는 복지부 분위기를 '경쟁환경'으로 확 빠꾸라는 것이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제대로 심고 무능력자는 과감히 도태시켜 공무원도 소신있게 일해야 대우받는다는 분위기를 반드시 만들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또 하나는 민간기업 못지않은 서비스 행정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복지부내에 서비스 행정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행동강령이나 준칙 등을 제정·공포해 실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지방청의 일사불란한 대민행정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정신교육과 실무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정부부처에 ‘일하는 인재가 서비스를 잘하는 것’처럼 좋아 보이는 것이 없다.
이들이 적재적소에 포진해 있으면 의약분업, 국민연금, 약대6년제 등의 현안은 장관이 손을 대지 않아도 잘 풀리린다. 툭하면 영문도 잘 모른 채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는 장관도 줄어들게 된다.
열린우리당내 정통 개혁그룹의 수장인 김 장관은 그 명성답게 과감한 개혁인사와 서비스행정으로 복지부를 힘 있는 부처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엎드리면 일어나게 하고 소신이 없으면 다잡아야 복지부 업그레드가 빨라진다.
김 장관은 ‘잘해봤자 본전’이라는 복지부내 잘못된 분위기들을 우선적으로 떨어내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그것이 통일부 장관을 하는 것 보다 대권에 더 가까이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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