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티브로 약제비 잡고 FTA 배수진 친다
- 홍대업
- 2006-05-04 07: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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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중립적 제도" 강조...관련단체 충분한 의견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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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포지티브 도입과 향후 전망
복지부가 마침내 약가제도 개혁에 칼을 빼들었다.
3일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과 공단에 보험등재 여부결정 및 약가협상권을 부여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 약제비 관리방안을 발표한 것.
언뜻 보기에는 국내 약가제도의 패착과 이로 인한 약제비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향후 한미 FTA를 적극 방어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포지티브 시스템 전환...현 약가제도 전면 손질
먼저 현행 약가제도를 전면 손질함으로써 의약품의 품질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약제비 절감효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생각이다.
보험등재 과정에서부터 비용효과적인 약을 선별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소위 ‘밀가루약’의 진입을 막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특히 기등재 의약품의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복지부는 고려하고 있다. 일단 오는 9월 포지티브 도입시점에서는 미생산품목과 일반약 복합제를 우선 제외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를 위해 미생산품목의 경우 정기적으로 품목허가를 갱신토록 함으로써 무분별한 제네릭 양산을 막고 미생산품목을 자동퇴출시킬 수 있는 '의약품 품목허가 갱신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미 허가된 품목이라도 생동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품목은 재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퇴출시키는 등 의약품 약효재평가 실시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의약품 유통투명화 제고...리베이트 등 처벌강화
복지부는 이날 보험등재시스템 전환과 맞물려 의약품 유통투명화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의약품의 생산 및 수입, 공급, 구매, 사용(청구) 실적을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오는 10월까지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는 곧 의약품종합정보센터 설립을 의미하는 것으로,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이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약사법 개정안과 맞닿아 있다.
또 의약품 물류 및 재고관리의 효율화를 위해 의약품 바코드제를 개선하고, 의약품 구매전용카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의약품 공동물류방식의 도입으로 물류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의약품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매상의 대형화와 선진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특히 의약품부조리에 대한 처벌과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해 리베이트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방안은 한미 FTA 협상을 앞두고 ‘유통투명화’ 등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약제비 절감분 일부 인센티브 검토...의료계 처방행태 변화 유도
유 장관은 “포지티브 시스템의 성공의 열쇠는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단정지었다. 특히 처방권을 쥐고 있는 의사들의 고가약 처방행태가 지양되지 않는다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복지부는 의료계의 처방행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고가약 처방 감소, 장기처방 개선, 처방 품목수 감소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생각이다.
아울러 지난해말 공단과 의료계간 수가계약시 합의한 대로 약제비 지출적정화와 관련된 세부방안을 수립, 실행하기 위해 오는 6월중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또,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처방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이를 평가해 절감되는 약제비의 일정분을 수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처방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평가를 수행한 뒤 그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방안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또, 고가약 처방비중에 대한 적정성 평가와 그 결과를 요양기관에 통보해 자료를 환류하는 등 의약품 적정사용을 위한 기전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공단 약가협상권 부여...한미 FTA 마찰 우려
한미 FTA협상을 앞두고 복지부가 가장 강력한 대응전략을 내세운 것은 바로 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권 부여라고 할 수 있다.
공단이 신약에 대한 보험등재여부를 결정하고, 약값에 대한 협상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포지티브 도입으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질 다국적사의 신약에 대해 보험자인 공단이 보험등재 여부는 물론 약가협상권까지 쥐게 된다는 것은 고가약 사용비중을 줄이겠다는 복지부의 입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사는 공단이 막강한 협상권을 휘두를 수 있다고 우려하며 불공정거래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포지티브 시스템 전환에 대해 다국적사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면서도 “정보가 불균형한 의약품시장에서 국가가 국민을 대신해 협상하는 것을 외국에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특히 “우리나라의 약품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외국도 자연스레 이해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장관 "포지티브는 중립적 제도"...한미 FTA 배수진
유 장관은 약가제도 개선과 관련 한미 FTA를 의식한 듯 “포지티브는 중립적인 제도”라고 역설했다.
유 장관은 “국내기업을 부당하게 보호하고 외국계 회사에 불이익을 주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국내외 자본을 차별해 약가협상을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FTA를 앞두고 약가제도에 대한 미국의 발목잡기를 예상한 발언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대사관 관계자가 이날 오후 복지부에서 주최한 '약제비 적정화방안 설명회'에서 "포지티브 도입을 재고해달라"고 압력(?)을 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포지티브 도입으로 인한 약품수 감소로 다국적사 제품의 시장비율이 자연스레 커지는 과정에서 공단이 다국적사의 특허만료의약품 및 신약에 대한 협상권을 휘두를 경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유 장관도 “한미 협상과 관련 (미국측에서)불만섞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을 간다”고 밝혔던 유 장관은 이미 한미 FTA를 염두에 두고, 포지티브 도입과 공단의 협상권 문제를 강력 추진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발표된 방안이 최종안이 아니라는 전제는 달았지만, 30년 동안 유지됐던 현 시스템에 대한 변화 없이는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때문이다.
따라서 약가제도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포지티브의 도입으로 약제비 절감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한미 FTA의 방어전략으로 활용할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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