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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의약관련 단체 눈치보는 장관 필요없다"

  • 홍대업
  • 2006-02-13 06:49:21
  • 대체조제 활성화 등 현안과제 산적...정치색깔 버릴지 주목

유시민 장관은 단연 뉴스메이커다. 항상 카메라와 플래시가 그를 따라 다닌다.
'유시민'은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런 탓인지 유시민 장관은 취임식에서도 자세를 한껏 낮추고 '깊고 넓은' 대화로 당면현안을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의약계를 의식한 듯, 서로 마음을 모아 협력하자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러나, 그의 속내는 알 수 없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다른 나라의 보건복지부처들이 이익단체에 포획 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 탓이다.

올 상반기 약사법& 183;의료법 전면 손질

의약정책에서 기존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개혁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다. 이는 의약계 관행에 맞서 복지부가 조심스레 진행하고 있는 정책과도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상대가 있는 만큼 신규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겠지만, 개혁을 기치로 내세운 참여정부의 말미를 장식하는 측면에서 최소한 벌여놓은 사업만큼은 매듭지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유 장관의 개혁성향이 더해지면서 추동력을 얻을 것이란 말이다.

당장 올해 봄에는 약사법과 의료법의 대대적인 손질이 예상된다. 약사법의 경우 이미 1년전부터 연구용역을 진행중이고, 조만간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의료법 역시 4개월에 걸친 연구용역 보고서가 오는 3월에는 빛을 보게 된다. 연구결과에 따라 의약계 양측이 주장하는 불평등 조항에 대한 개정작업이 예고되고 있다.

'누더기' 법안에 대한 손질이 복지부의 표면적인 이유지만, 의약간 불평등 조항이 상존해 있던 만큼 이를 보정하는 측면이 강하다. 지난 2004년 PPA사태 이후에도 계속 조제금지의약품이 처방되고 있는 현실에서 약사에게만 확인의무를 지우는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의심처방에 대한 의사의 응대의무를 신설하고, 잘못된 처방을 했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법개정 작업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워낙 예민한 사항이라 자구 하나에도 의료계가 반발할 수 있어, 복지부 실무진조차 입에 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약계의 의견을 수렴하겠지만, 유 장관의 개혁성향에 비춰볼 때 법개정 작업은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사후통보 폐지 등 대체조제 활성화 추진

분업 이후 의약계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대체조제 활성화도 마찬가지. 생동성 품목이 3,000개를 넘어섰지만, 의료계는 생동성 시험결과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한걸음도 나아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 약사회는 사후통보 규정이 대체조제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차제에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부도 약사회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미 생동성 시험기준을 합리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한 바 있고, 오는 2007년부터는 생동성이 인정되지 않는 품목은 단계적으로 퇴출시키는 등 생동성 시험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김근태 전 장관도 데일리팜과의 신년대담에서 "대체조제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유 장관 역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약사법 개정 작업과정에서 사후통보 조항도 같은 선상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장관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각 이해단체와 대화를 통해 현안을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포지티브리스트 방식전환...FTA협상 의식

유 장관은 현행 의약품 등재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7일 청문회장에서다. 이는 현 실거래가상환제도가 의약품 가격의 거품을 양산, 오히려 리베이트를 조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복지부는 '해법이 없는' 실거래상환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모아왔다. 한때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비용효과적인 의약품을 선별 등재하는 '포지티브리스트시스템'의 도입이다.

올해중 현재의 네거티브 방식을 포지티브로 전환하는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다만 내년까지 진행되는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미국측이 제도변경에 대한 시비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자칫 고가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제약사의 품목이 보험등재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고, 국내 제약사에게만 유리할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약제비 절감이 곧 건강보험재정 안정화와 맞닿아 있는 부분인 만큼 이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더구나 유 장관이 청문회에서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제약업계의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진 가능성이 크다.

의약품종합정보센터 등 유통투명화 가속도

약제비 절감 차원에서도 의약품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유 장관도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심평원에 설립준비단만 구성된 의약품종합정보센터의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서 관련 법안의 마련, 제출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복지부는 오는 9월경 의약품종합정보센터의 본격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약품바코드와 구매전용카드 도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유통정보를 정부 기관간 공유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하고, 리베이트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보건의료계 2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투명사회실천협의회에서도 이 문제는 논의되고 있다. 복지부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율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궁극적으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간섭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시민 장관이 취임식 직후 복지부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의원& 183;약국 담합이 분업저해...리베이트 척결

유 장관은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의원과 약국의 담합 등이 의약분업의 저해요인"이라고 단정지었다. 이는 향후 의약분업 평가과정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병행될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유 장관의 서면답변이 복지부와 의견교환을 통해 작성된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실제로 복지부는 이미 지난해 2월 국가청렴위원회가 권고한 사안인 만큼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법 개정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의약분업 이후 약& 183;의사 사이의 리베이트 제공을 금지하는 규정은 있지만, 의약품 납품거래에 있어 빈번히 적발되고 있는 제조자업자나 수입자, 판매업자 등과 병원& 183;약국간 리베이트에 대한 규정은 없다.

따라서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수수한 사람 모두 영업정지나 자격정지, 과징금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는 명문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리베이트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 대해서도 기존 행정처분 감경기준을 배제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김근태 전 장관 시절부터 준비해오던 사안이어서 유 장관 입장에서는 굳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인 셈이다.

유시민 장관은 10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치인 유시민'을 버리겠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료 확충-의료산업육성, 복지부내 시각차

지난번 인사청문회에서는 유 장관의 취임을 놓고 의료 시장주의자 또는 개혁론자인지를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유 장관은 일단 "나는 시장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국가역할론'을 강조했다.

이는 공공의료 확충을 우선하는 반면 보건의료산업화와 의료시장 개방, 의료기관 영리법인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부분에 있어서는 복지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장성 강화 등 공공의료를 기조로 의료산업화를 보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 두 가지를 병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후자에 무게를 두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유 장관이 내정자로 발표된 당일에도 '의료산업화'를 강조했고, 노 대통령과 같은 코드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보건산업정책팀장을 장관비서관으로 기용했다는 것도 무관치 않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공공의료는 확충하되 영리법인은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향후 공공의료 확충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부서는 재경부와의 조율과정에서 유 장관이 힘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의료산업화와 관련된 부서는 "기존과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곧 유 장관이 스스로 의료 시장주의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종국엔 이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시민 장관이 취임식에서 허리를 굽혀 복지부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유 장관, 의약계와 대화로 푼다...쌈닭 이미지 탈피 주력

유 장관은 줄곧 '정치인 유시민'을 버리겠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간 정치인으로서 보였던 쌈닭의 이미지를 벗고, 복지부 수장으로서 이해관계가 엇갈린 각 단체들과 적극적인 관계를 맺겠다는 것이다.

유 장관이 취임 이후 당분간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절하고, 현장 방문 등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만간 의약계 인사들과 회동을 갖고, 향후 정책추진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 정책홍보팀 관계자도 "유 장관의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의약계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일방적인 자세를 취하거나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이 담긴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장관으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에도 염두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 경험이 있고 보건복지 분야의 식견도 넓은 만큼 의약계의 조정자 역할도 충분히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연 큰 안목으로 현안에 대해 원활히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업무추진 과정에서 의약계와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경우 시민단체의 역공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의료연대회의는 지난 10일 유 장관의 취임에 맞춰 논평을 내고 "취약한 공공성의 강화 토대를 마련할지, 대통령의 정치적 대변인이나 친시장주의자,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인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고 주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천 길이 오는 멀었던 만큼 유 장관이 헤쳐나가야 할 현안도 만만치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의약계 현안을 국민 입장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유 장관의 개혁기조가 정책추진 과정에서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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