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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불편한 제도지만 내성 생겼다"

  • 정시욱
  • 2005-06-04 09:20:29
  • 환자 '셀프케어' 능력은 저하...안전성 문제등 뒷전

창간6주년 특집-의약분업 5년 빛과 그림자 의약분업은 2000년 7월 진통속에서 시작됐습니다. 찬반여론 또한 끊이질 않았습니다. 한쪽은 의약분업을 의료개혁이라고 합니다. 의료계는 실패한 제도라고 맞섭니다. 시각차는 여전합니다.

의약품 오남용은 과연 줄었을까요.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조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제도에 국민들은 적응하고 있는 것일까요. 정부는 국회, 의약계,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평가단을 구성해 대규모 평가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의약분업은 찬반양론을 떠나 우리 의료사에 한 획을 긋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시행 5년을 맞아 총 6회에 걸쳐 의약분업을 반추해 봤습니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의약분업 5년이라는 기간동안 의사, 약사라는 직접적 당사자들과 함께 소비자인 환자들의 이용 패턴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의약분업 시행 초기 환자들은 단순히 병원과 약국을 오가야 한다는 불편함에 대한 호소에서 진일보해 이제는 진료의 질, 복약지도의 양태, 의약품 안전성 등 보다 구체적이고 몸에 와닿는 내용으로 접근하기에 이르렀다.

분업 초기보다 수그러진 반대 여론

우선 의사와 약사들의 여론은 분업 후 먹고살기 힘들어지고 수입이 줄었다는 평가 일색이다.

의원의 경우 환자가 줄어 폐업이 급속히 늘어난다는 등 불만여론이 지배적이며 이같은 행태의 결정적 원인으로 너나없이 의약분업을 들곤 한다.

약사들도 마찬가지. 문전약국과 동네약국간 격차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분업 후 약국경영이 어려워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분업 5년째를 맞는 의사와 약사들의 평가는 분업 초기보다는 분명 반대여론이 수그러들고 있다.

또 개원의사와 개국약사들도 분업 초기 대립 일변도의 관계에서 변모해 의원과 약국간 협력과 발전을 모색하는 등 의약분업 문화가 차츰 성숙도를 보이고 있다.

분업거품 빠진 의료계 “처방양상 개선되고 있다”

영등포구의 한 개원의는 “분업초기 몇 년간 진료수입이 늘었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실제 거품이 빠지면서 분업 전보다 수입이 줄었다”며 “이제는 과별 격차, 단골환자 확보등 현안에 대한 고민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원가도 분업 이후 환자위주 처방에 주력하는 등 변화의 양상이 나타나는 실정이다.

또 단순 수입 증감의 원인을 의약분업 시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가변성에 무게를 두는 등 점차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의경 박사는 “의사들의 경우 분업 이후 처방 양상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는 의약분업과 심평원의 약제적정성평가 등의 원인도 있겠지만 환자 위주의 처방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자들도 분업 적응기...제도보다 질적 성장 기대

의약분업 초기 환자들은 병원과 약국을 오가며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단어를 피곤한 제도로만 평가하며 거세게 몰아부쳤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불편한 제도라는 평가가 여전하면서도 갈수록 의원과 약국의 역할과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만족도를 평가하는 '2차 성장기'로 접어들었다.

이의경 박사는 “분업시행 5년이 지난 지금 환자들도 제도에 익숙해졌다”며 “약의 정보를 알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질병치료 차원에서 참여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에 환자들의 알권리 욕구가 증대되면서 의사와 약사들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처방전 2매 발행, 복약지도 활성화 등 신경쓸 부분이 늘어난 것이 사실.

또 의사들의 경우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잦은 처방약 변경이나 항생제 과다처방 등의 요소들이 줄어드는 대신, 환자를 위한 진료와 서비스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환자 '셀프케어' 능력 낮아져...안전성 평가 병행해야

하지만 병원과 약국을 오가는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경우 어느정도 불편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성이 생긴 상태로 평가할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조사한 '의약소비형태에 관한 소비자인식조사' 결과 환자 60.4%가 의료기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약국을 선택했다.

반면 직장·집과 인접한 약국 191명(18.1%), 진료한 의료기관의 권유 119명(11,2%), 단골약국 선택은 83명(7.8%)에 그쳤다.

이는 단골약국을 만들어 지속적 관리가 가능한 방식을 취한다는 분업 취지와 역행, 환자의 편의에 따라 소비형태가 형성되는 양상을 보였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실장은 "분업으로 인해 환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분은 약을 사려면 병원을 거쳐 약국을 가야 된다는 것, 문전약국이 많아지는 것"이라며 "아직도 왜 분업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변화에 대한 적응이 빨라 본래 분업의 의도인 의약품 사용 안전성이나 고가약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파묻쳐 있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소비자들은 병원과 약국을 떨어지게 했다 정도만 인식한다"며 "이에 따라 자신이 약을 선택할 수 있는 셀프케어(Self Care)능력은 자꾸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시민단체들을 필두로 고가약 거품 제거, 과다하게 많은 보험 적용약 문제, 일반약과 전문약의 체계적 구분 등 개선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자는 여론이 높다.

이와 함께 청소년 등에게 의약품 사용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안정적 분업 정착을 위해 세부 소프트웨어 부분의 강화가 병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립보다는 의·약사 협력관계로 '진일보'

경기도 부천의 한 약사는 “까다로운 몇몇 의사를 제외하면 인근 약사들과 언로를 터놓고 논의와 협력을 강조하는 개원의가 많다”며 “분업 초기 대립각을 세우던 관계에서 이제는 공생을 위한 관계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약분업이 5년째 접어들면서 대부분 약국에서 근처 의원이 어느 처방약을 쓰는지 알 수 있게 되면서 서로 이를 논의하고 의료와 투약이라는 양 전문성을 상호 보완하는 관계로 발전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약국들은 인근의 의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처방약을 변경할 경우 인근 의료기관에서 의사나 간호사, 제약사를 통해 미리 알려주는 등 협력관계로의 진전이 눈에 띈다.

강남의 모 개원의는 “분업 초기처럼 싸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협력을 통해 같이 살아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분업의 취지에도 맞고 환자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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