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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효과는 좋지만"…제약, SGLT-2 심부전 급여 '노심초사'

  • 국내외 심부전 치료 '백본약제'로 자리잡는 추세
  • 모든 범위 심부전 대상…"소요재정 커질까 우려"
  • "심부전에서 SGLT-2 중요성 날로 높아져…관심 필요"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영역을 확대하며 급여 도전에 나섰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대상 환자군이 광범위해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우려가 높다는 점이 허들로 꼽힌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표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당뇨병에서 심부전으로 급여 확대를 꾀하고 있다. 포시가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 급여를 신청한 상태이며, 최근 적응증을 추가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도 이달 내 급여 신청할 계획이다. 자디앙은 박출률과 무관하게 전체 심부전에 급여 신청을 넣었다.

이미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을 넘어 심부전 '기반요법(백본)' 약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서 우수한 효과를 입증한 것은 물론 치료제가 없던 박출률 보존 심부전에서도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 위험을 줄였기 때문이다.

두 약제의 활약으로 만성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도 변화했다. 미국 3대 심장학회인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 미국심부전학회(HFSA)가 공동 발표한 2022년 개정 심부전 가이드라인에서는 포시가 등 SGLT-2 억제제를 경도감소·보존 심부전 치료제로 권장했다(권고수준 2a). 대한심부전학회도 박출률 보존 환자에서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계 사망을 감소하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권고했다(권고등급 1).

전문가들이 SGLT-2 억제제의 급여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윤종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지난 3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개최한 포시가 기자간담회에서 "중증 심부전 환자는 진단 후 입원 시 1년 이내 4명 중 1명이 사망하므로 처음부터 예후 개선 효과가 뚜렷한 약제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SGLT-2 억제제"라며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외래 환자들은 비급여에 대한 거부감으로 SGLT-2 억제제를 잘 쓰지 못한다. 이들은 서서히 증상이 악화돼 예후 개선이 필요한 환자들로 SGLT-2 억제제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정이다. 심부전 급여 확대 시 상당한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심부전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15만명을 돌파했다. 5년 전보다 3만5000여명이 증가했다. 빠른 고령화로 심부전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강석민 대한심부전학회장(연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은 "회장으로서 심부전 신약 급여 확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는데, 정부는 급여 확대 시 약제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재정이 너무 많이 투입되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이 크다"며 "학술적으로는 좋은 약임이 틀림없는데 경제적 관점에서 (급여를) 주저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당뇨병에서도 비슷한 상황으로 오랜 시간 SGLT-2 억제제 급여가 풀리지 못했다. SGLT-2 억제제는 메트포르민 등 일부 약제와만 병용으로 쓸 수 있었으며, 이마저도 2제요법으로 한정됐다. 약 8년 간 논의와 설득을 한 끝에야 당뇨병에서 SGLT-2 억제제 급여 확대가 이뤄질 수 있었다.

최근 보건당국은 심부전 치료 급여를 논의했으나 급여 확대를 허용한 약제는 '엔트레스토'가 유일했다. 이미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서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엔트레스토의 급여기준을 일부 확대하는데 그친 것이다. 포시가와 자디앙은 급여 확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들은 SGLT-2 억제제 급여 적용 시 기존 치료제보다 저렴한 약값으로 건강보험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조약제는 엔트레스토로 1정당 1774원으로 책정돼 있다. 하루 두 번 복용하면 총 3548원이다. 반면 하루 1회 복용하는 자디앙(660원)과 포시가(734원)는 엔트레스토의 5분의 1 수준 가격이다.

그러나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만 적용되는 엔트레스토와 달리 SGLT-2 억제제는 모든 심부전을 대상으로 해 단순히 약값이 싸다고 재정 절감을 단정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심부전에서는 'ARNI/ACEI', '베타차단제',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SGLT-2 억제제'를 함께 쓰는 '4 pillars' 전략이 제시되고 있어 엔트레스토를 SGLT-2 억제제가 대체하는 개념도 아니다.

점입가경으로 포시가의 경우 보건당국과 약가인하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급여 확대가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럼에도 학회는 정부가 심부전을 포함한 만성질환 종합관리대책을 세우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제약사와 정부가 접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성질환에서 좋은 치료약제를 급여로 쓸 수 있도록 정부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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