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담합 10억원 허위청구 약국은 '면대'
- 정웅종
- 2004-09-24 12: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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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국 2곳 실소유자는 前제약사 직원...공단에 첫 민원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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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민의 제보가 이 같은 불법행위 적발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고, 주민번호를 제공한 약국의 실소유주 K씨의 친인척, 전 직장동료 등도 일부는 사전에 불법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보에서 적발까지 이루어진 풀스토리를 정리해 봤다.
약사 L씨 이용 약국 허위등록
의원과 짜고 주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가짜처방전을 만들어 적발된 문제의 약국 2곳은 모두 ‘면대’ 약국으로 실제소유자는 전 제약사 직원인 K인 것으로 밝혀졌다.
K씨는 지난 2002년부터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S약국을 H약사의 면허를 빌려 개설해 지금까지 총 8억4천만원을 허위 청구하고, 이후 올해 3월에는 강동구 천호동에 K약국을 차려놓고 약사 L씨를 대표로 허위등록하고 1억원을 같은 수법으로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K씨는 전산을 잘 아는 자신의 처남에게 약국의 모든 청구업무를 맡기고 약국 2곳의 근무약사에게 담합한 의원에서 나온 가짜처방전을 이용해 원외처방전에 조제자의 서명을 적게 하는 교묘한 수법을 쓴 것으로 실사결과 밝혀졌다.
영등포 거주자가 금호동서 진료...“이상하다” 조사
올해 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동지사에 수차례 ‘진료 받은 적이 없는 진료내역이 날아온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강동지사는 민원접수된 해당 의원과 약국에 대해 진료내역통보와 청구형태 분석작업을 벌이는 등 사실확인작업에 들어가 불법사실이 농후한 점을 발견, 복지부에 ‘단독사건’으로 긴급실사의뢰했다.
특히 금호동 소재 의원에서 진료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거리적으로 먼 영등포에 거주하고 있었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공단지사의 ‘집중력’이 사건 포착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강동지사 관계자는 “진료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던 중 대부분 K씨를 아는 동창생, 제약사 동료, 친인척들인 것으로 속속들이 밝혀졌다”며 “게 중에는 K씨를 모르는 일반인들로 담합의원에서 진료 받은 타인의 주민번호까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가짜환자 만들기에 이용된 사람은 예초 복지부가 밝힌 100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전 직장동료에는 제약사 근무자 2-3명이 있었고 대부분 친구, 친인척들로 관계자의 가족 모두를 환자로 만들어 놨다”며 “조사과정에서 주민번호를 빌려준 K씨의 한 친구는 ‘어디에 쓴다고 하길래 빌려줬는데 그렇게 많이 해먹었는지는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고 소개했다.
조사결과, 주민번호를 빌려준 K씨의 관계자들은 대부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K씨로부터 어떤 대가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사건’ 긴급실사 드문일...베테랑 조사요원 9명 파견
의원과 약국의 담합 사건 중 이번처럼 조직적으로 10억대를 허위청구한 것은 단일사건으로 이례적이다. 그 만큼 조사과정에서 일반 실사와는 많이 달랐다.
복지부는 공단의 긴급실사의뢰를 받은 후 사건의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해 대규모 실사인력을 해당 요양기관에 보내 조사를 벌였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복지부, 심사평가원, 공단의 현지조사인력 중 최고의 베테랑 9명이 사건에 매달렸다”며 “심평원의 전문 심사능력과 원시적이지만 정확하게 잡아내는 공단의 실무능력이 결합된 케이스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원과 약국의 허위청구 금액이 1억과 9억으로 큰 차이가 난다는 점에 착안, 약제비 청구를 한 이들 약국에서 다시 의원에게 대가성 돈이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확증하고 있다.
현지조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의사가 호구가 아닌 이상 가짜환자를 만들어주고 자신이 부당청구한 1억만 챙겼겠느냐”며 “사법기관의 수사가 진행되면 의원과 약국의 나눠먹기 정황이 드러날 것이다”고 말했다.
법망 이용한 불법행위...‘면대’ 확인도 않는 보건소
이번 사건의 이면에 자리 잡은 불법적인 ‘면대’ 행위가 가능한 이유는 관할 보건당국의 무사안일한 보건행정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약국장이 없는 ‘유령약국’인 이번의 S약국과 K약국에 대해 관할 보건소는 단 한번의 확인조사도 없이 면대 약사의 이름을 버젓이 등록시켜 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동구보건소 관계자는 “등록된 사람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확인해줄 의무가 없다”며 취재에 거부감을 보이며 “약사면허가 있는 사람이 당연히 개설자 아니냐”고 반문해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줬다.
복지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담합행위 의심 요양기관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복지부는 공단이 실사 의뢰한 의원과 약국 125곳에 대한 현지실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건 말고도 담합행위, 부당청구 등 불법행위가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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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약국 담합해 가짜처방전 10억 청구
2004-09-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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