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백신 직거래 유통질서 저해”
- 최은택
- 2004-09-06 06: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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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달청 제약사와 수의시담...백신도매업소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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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유찰사태로 우려를 낳았던 인플루엔자백신 입찰이 이번 주 중 해결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조달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백신 입찰이 두 차례나 유찰되면서 공급차질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최근 조달청이 제약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수의시담을 통해 업체별로 가격과 공급량을 결정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달청이 작년대비 큰 폭의 예가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 반면, 제약사들은 상당 폭의 가격 상향조정을 염두하고 있어 수의시담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백신 취급량이 많은 도매업소들이 조달청과 제약사가 중간단계를 배제하고 직접 거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서 조달청은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제약사, 낮은 예가 입찰참여 ‘주저’
인플루엔자백신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시도 단위에서 자체 입찰을 통해 필요량을 공급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도별로 가격이 불균등한 것이 감사의 표적이 되면서 지난해부터 조달청 관리 통합입찰로 전환되게 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도 입찰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난항이 있었지만 조달청의 첫 통합입찰이어서 제약사들은 충분한 고려 없이 수의시담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 도매업소에 백신을 공급했다.
하지만 전체 시장규모의 40%에 육박하는 조달청의 공급량을 1개 업체의 생산량으로 모두 충당할 수 없어 몇몇 업체가 공급량을 분담하고, 몇 개 도매업소에만 공급확인서를 제공하데 대해 공정위가 담합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계약가격이 시중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조처를 받은 데 대해 업계는 억울함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한 도매업소 관계자는 또 “조달청이 실제 주문하는 물량은 구매계약 규모와 비교했을 때 상당이 적은 수준”이라며, “실제로 뇌염백신의 경우 계약량 대비 40%밖에 발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구매계약 당시의 예상주문량과 실제 소모량간 간극이 발생해 유통기한이 1년미만인 백신재고를 제약사나 도매업소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따라서 제약사는 시중가에는 못 미쳐도 원료를 전액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가와 물가상승률, 폐기물량 등을 고려한 적정가격이 매겨질 필요를 제기하며 올해 입찰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도매업소에 공급확인서가 발부되지 않았으며, 지난달 26일과 30일 있었던 입찰이 무응찰로 무산되는 결과를 가져왔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
도매업계는 백신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조달청이 제약사와 직거래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발끈하고 나섰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 아니냐'는 것.
백신 취급량이 많은 업소들은 지난 3일 도매협회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조달청이 납품가를 낮은 가격으로 유지하기 위해 도매마진을 제거하는 미봉책으로 입찰을 처리하려는 데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 업소 사장은 “지난해 도매마진이 10% 정도였다는 말이 있는 데 조달청이 중간마진을 없애면 예가를 많이 올리지 않아도 공급가를 맞출 수 있지 않느냐고 제약사에 제안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는 제약과 도매가 유통일원화를 통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제약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업계 현실을 모르는 관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업소 사장은 “백신은 보관과 운송에 있어서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의약품이며, 250개가 넘는 시군구보건소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도매업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달청은 조달계약만 마무리하면 제 역할을 다했다고 하겠지만 향후 백신의 원활한 공급과 수급조절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업소들은 이번 주 중 조달청을 방문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고 적정가격을 통한 재입찰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플루엔자백신 공급 지연 전망
한편 올해 인플루엔자백신 공급일정은 공급계약과는 상관없이 상당부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백신생산업체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매년 다음연도에 생산될 균주명을 12월께에 발표했으나 올해의 경우 1달여 늦은 1월에 발표해 원료생산 자체가 늦어지게 됐다는 것.
현재 국내 7개 제약사 중 일부 제약사만이 국가검정 시험을 완료한 상태며, 나머지 업체의 경우 오는 10~11월께 검정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도매업소 사장은 “인플루엔자백신의 경우 항체 생성기간이 1달 정도이며, 6개월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내년 3월까지를 염두한다면 9월말부터 10월에는 접종을 하는 게 적합하지만 생산이 늦어질 경우 예방사업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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