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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정 회장 "선반에서 꺼내 주는게 약사"

  • 김태형
  • 2004-07-12 07:49:02
  • 의협, 6년제 반대투쟁은 의료·약사법 개정 '포석'

의료계가 약대 6년제 저지투쟁을 기점으로 파상적인 대정부·대국회 설득작업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협은 11일 열린 ‘전국의사 대표자 결의대회’ 가운데 ‘올 의료민주화투쟁 경과 및 대책’을 보고 순서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예민한 의료현안이 포함됐다는 것이 비공개 이유다.

그러나 이날 집회 참석한 시·군·구 의사회장들의 질의와 김재정 회장의 답변을 종합하면 의협의 행보는 앞으로 대정부 투쟁과 대국회 투쟁으로 모아진다.

특히 국회 보건복지상임위원들에게 ‘약사의 불법조제’ 실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면서 의약관련법령 손질에 나서줄 것을 설득할 예정이다.

"투약도 의료행위" 재추진

김재정 의협회장은 이날 “약사들의 불법진료와 처방전없이 약조제하는 행위는 약사법에서는 약하기 때문에 무면허 의료행위로 의료법을 개정해달라고 건의했다”며 “이번 국회에서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혀, 향후 의료계의 행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짐작케 했다.

의협은 실제 지난달 25일 복지부에 제출한 건의서에서 약사의 무면허의료행위 영원히 근절하기 위해선 의료법을 개정해 의료행위의 정의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행위를 “진찰, 검사,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질병 예방 또는 치료행위와 기타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 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의료법 시행규칙에 ‘약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행위’를 명시할 것도 함께 건의했다.

의협은 약사법에 대해서도 ‘1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는 약사의 불법임의조제 처벌 항목을 ‘5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김 회장이 이날 “지역 시·군·구의사회장들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접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일부 위임하겠다”고 밝힌 것도 앞으로 의료법과 약사법 개정을 위한 파상적인 대국회 활동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약사는 선반에서 꺼내주기만 하면된다?"

김 회장은 또 부산시의사회 관계자가 ‘약대 6년제를 주는 대신 약사가 의료행위를 못하도록 명문하고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일축한 뒤 “의료법 개정해 약사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지하고 처방없이 약을 조제하면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개정해도 약대 6년제는 못받아들이겠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어 “약사들이 원칙적인 마인드가 변하지 않는 한 지켜지지 않는다”며 “약대 6년제는 반드시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우리나라는 선반에서 (약을) 꺼내서 환자에게 넘겨주는 게 약사”라고 정의한 뒤 “미국은 3년제로 파마시 테크니션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약사의 역할 확대를 경계했다.

이런 발언은 ‘교육부행을 막지 못했다’는 회원들의 ‘책임론’을 의료행위와 약사의 불법조제를 명분삼아 ‘탈출’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대목이다.

약사의 역할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로 6년제 저지와 불법임의조제 근절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6년제, 학부모회 설득이 관건

의협은 이와함께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압박에 나설 예정이다.

김 회장은 교육인적자원부에 넘어가지 전에 막았어야 했는데 늦은 감이 있다는 목포시 의사회장의 지적에 대해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한 뒤 “이해찬 총리도 다시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있는 만큼 시민단체와 학부모회를 접촉하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상임위와 보건복지부에 대해선 약사의 불법임의조제를,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위에 대해선 국민들의 지출증가 등 학제연장에 따른 사회적인 낭비 등을 집중 부각하겠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집행부의 사활을 걸고 약대 6년제를 저지하겠다”며 “바둑을 두는 당사자는 수를 잘 못본다. 회원들이 훈수해 달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하지만 의협이 ‘약대 6년제 저지’라는 뒤늦게 빼든 칼날이 과연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지 우려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약대 6년제의 공이 교육인적자원부로 넘어간 시점에서 해결의 열쇠는 ‘사회적인 공감대’에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 진 시점에서 약사의 불법진료를 상대적으로 강조하면 ‘밥그릇 싸움’으로 비추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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