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공모액 부족했나...상장 바이오텍, 자금조달 분주
- 차지현
- 2025-08-11 06: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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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특례 상장사, 후속 투자 시계 1~2년→수개월로 단축
- 로킷헬스케어, 상장 2개월 만 공모액 1.7배 규모 CB 발행
- 강화된 규제·불확실한 시장…바이오 '선제 자본 확충'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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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자금 조달 속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통상 1년에서 2년가량 걸리던 후속 조달 시점이 상장 직후로 당겨지는가 하면, 기업공개(IPO) 당시 모집한 금액을 웃도는 규모 자금을 단기간에 끌어오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와이바이오, 상장 2년 채 안 돼 후속 투자 유치…공모액 2배 초과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항체신약 전문 업체 와이바이오로직스(각자대표 박영우·장우익)는 최근 총 350억원 규모 1회차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완료했다. CB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주식연계채권이다. 채권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앞서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30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CB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 조건이다.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기관투자자와 아주IB투자, DSC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바이오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VC) 등이 인수하는 형태다.
CB 전환가액은 1주당 1만1430원으로, 이사회 결의일인 지난달 30일 와이바이오로직스 종가 1만870원보다 약 5% 높게 책정됐다. CB 투자는 전환 후 주식 매각에 따른 시세 차익이 핵심인 만큼, 통상 CB 전환가액은 현재 주가보다 낮게 설정한다. 이번 CB 투자자는 향후 와이바이오로직스 주가 상승 여력과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시가보다 높은 가격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CB 발행은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첫 자금 조달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1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회사는 상장한 지 약 1년 8개월 만에 후속 투자 유치를 받은 것이다.
해당 CB로 확보한 금액이 IPO 공모액을 크게 넘어선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상장 과정에서 135억원을 모집했다. 이번에 CB로 조달하는 금액은 이보다 약 159% 많은 액수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상장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공모액의 두 배를 훌쩍 웃도는 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자금 확보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가속화와 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한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AR170 비임상 연구·임상 승인을 위한 필수 연구(150억원), AR166 비임상 연구·임상 승인을 위한 필수 연구(95억원), AR153와 기타 공동연구 프로젝트(35억)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자금 확보 사활…공모액도 단숨에 뛰어넘는 '상장 후' 조달 증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업체 온코크로스(대표 김이랑)는 지난달 25일 125억원 규모 1회차 CB 발행을 마무리했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 조건이며, 전환가액은 1주당 1만1436원으로 산정됐다. 전환 청구기간은 내년 7월 25일부터 2030년 6월 25일까지다. 발행 대상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을 포함한 기관투자자와 VC다.
온코크로스는 작년 1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했다. 이 회사가 IPO로 조달한 금액은 103억8800만원이다. 온코크로스는 상장한 지 7개월 만에 IPO 모집액보다 약 20%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회사 측은 C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AI 플랫폼 추가 개발과 필요 데이터 확보, 일반 운영 자금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개인 맞춤형 장기 재생 플랫폼 업체 로킷헬스케어(대표 유석환)는 코스닥에 입성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이번 조달 금액은 IPO 당시 모집액 171억6000만원의 1.7배에 달한다. 로킷헬스케어는 조달 자금을 연구·임상 시험과 운영비, 타법인 증권 취득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업체 중 IPO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신약개발 업체 디앤디파마텍(대표 이슬기)도 지난 6월 CB를 통해 343억 2612만원을 추가 확보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해 5월 공모주 시장에서 363억원을 모집했는데 상장한 지 1년 1개월 만에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번에 CB로 조달한 금액은 상장 당시 공모액과 맞먹는 규모다.
2023년 하반기 상장한 업체들도 1년여 만에 상장 당시 공모액을 웃도는 금액을 조달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사 큐로셀(대표 김건수)은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 지 1년 3개월 만인 올 2월 33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이는 상장 당시 조달한 공모액 32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대표 김남용) 역시 상장 11개월 만에 공모액을 약 10% 뛰어넘는 규모의 CB를 발행, 후속 투자 유치를 마쳤다.
규제 강화·시장 변화 선제 대응 움직임…"신중 재무관리 필요" 시각도
상장 기업들의 자금 조달 시기가 더욱 빨라지는 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먼저 금융당국의 기술특례 상장 심사 강화와 수요예측 제도 개편 여파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IPO 공모액이 과거보다 줄었다. 기업들이 IPO 과정에서 기대만큼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상장 후 곧바로 CB나 유상증자 등으로 부족한 자금을 메우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기업의 조기 자금 조달 현상이 관리종목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선제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기술성장 기업은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본의 50% 초과하면 거래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 요건은 상장 연도 포함 3년 동안 적용이 유예된다. 적자 탈피가 쉽지 않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이를 피하기 위해 CB나 유상증자 등으로 미리 자본을 확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상장 직후 주가가 강세를 유지할 때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자는 기류도 확산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주가가 안정적이고 투자심리가 활발한 시점을 최적의 자금 조달 기회로 보고, 조기에 자금을 조달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일부는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전환가액 하락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포석도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상장 후 자금 조달 속도가 빨라진 건 규제 강화와 투자 환경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바이오 기업의 자금 조달은 연구개발 자금 확보를 위한 자연스러운 전략이지만 잦은 자금 조달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과 투자자 신뢰 저하 우려가 있어 신중한 재무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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