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창고형 약국과 OD파티 '위험한 공존'
- 강혜경 기자
- 2026-01-20 06: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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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강혜경 기자]소비자가 카트를 끌고 약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쇼핑할 수 있는 형태의 창고형 약국이 전국적인 현상이 돼 버렸다.
16개 시도지부 가운데 창고형 약국이 개설되지 않은 지역은 5곳에 불과하다.
창고형 약국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창고형 약국을 트렌드로 인식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니즈이자 추세인 만큼 자칫 창고형 약국에 대해 대한약사회의 부정적 견해가 반발만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창고형 약국을 방문했다 그들의 장바구니를 보고 화들짝 놀란 경험도 적지 않다. 10정 들이 타이레놀을 10통씩 구입하는 소비자, 30정 들이 해열진통제를 대여섯 통씩 구입하는 소비자, 30정 들이 종합감기약과 판콜·판피린 등 액상형 감기약이 잔뜩 실려있는 카트. 개인을 넘어 한 가족이 먹는다고 가정해도 많은 양이다.
실제 창고형 약국 리뷰를 보면 '1년치 상비약을 구입했다', '2년치를 한번에 샀다'라는 글도 심심찮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식품과 달리 유효기간이 길고, 상비용도로 사두면 언젠가 먹는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상기해 봐야 할 또 다른 이슈가 있다. 바로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OD파티다.
OD는 overdose의 줄임말로 한번에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하거나, 여러 약을 섞어서 복용하는 이상하고도 위험한 유행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OD파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외신보도가 잇따랐다. OD파티라는 명칭이 붙었을 뿐 우리나라에서도 게보린을 과량 복용해 학교를 조퇴하는 등의 사례가 십 여년 전에도 유행한 바 있다.
문제는 창고형 약국이 이같은 부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며 약을 사모으거나 대신 구매해 주는 대리구매까지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창고형 약국이 활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고형 약국이 일반 약국에 비해 위험하다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다들 많은 양을 구입하는 분위기 속에', '약사 수가 많아 인력이 로테이션 되는 상황에서' 보다 부담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창고형 약국에 대한 가격과 편의성만 강조되는 부분이 안타깝다.
안전상비약 약국외 판매 제도 시행 이후 청소년의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문제는 점차 증가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안전상비약 판매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2007~2011년과 시행 후인 2013~2017년의 청소년 10만명 당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사례 건수는 2.4건에서 3.8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6세에서 18세 청소년에서의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다.
누군가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제도변화가 누군가에게는 악용되거나 오남용될 수 있다.
'청소년이 미래'라고만 외칠 게 아니라 공존하는 창고형 약국과 OD파티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심도깊은 고민과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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