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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플랫폼의 전문약 처방 부추기기 조장 안된다

  • 강혜경 기자
  • 2026-03-18 06:00:38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오는 12월 24일이면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을 전전하던 비대면 진료가 마침내 의료법 개정과 함께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

공공플랫폼 구축 근거와 중개 플랫폼 신고제가 도입되며 무법지대에 가깝던 시장에 최소한의 규격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제도화라는 외피 뒤에서 전문의약품 처방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플랫폼들의 상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16일 한 비대면 플랫폼이 이용자들에게 보낸 '탈모약 최저가 찾으세요?', '다이어트 주사 최저가 확인', '새로나온 인공눈물 6통 이상 처방 필터를 지금 사용해 보세요'라는 3건의 푸쉬 알림을 보면 이것이 의료 서비스인지, 이커머스 쇼핑몰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싼 값'에 '대량구매'를 부추기는 창고형 약국과 동일한 포인트다.

전문약인 인데놀을 MZ들이 복용하는 면접 대비용 상비약처럼 홍보했던 행위에 대한 일침은 잊은 듯 한 모습이다.

바쁜 직장인에게, 아이를 데리고 병의원·약국 뺑뺑이를 돌기 쉽지 않은 육아맘들에게 비대면 진료는 편리한 수단에 틀림없다. 

하지만 보건의료의 핵심인 안전과 적정 진료는 사라지고 탈모, 다이어트, 인공눈물 처방의 편의성과 가격을 강조하는 푸쉬알림은 국민을 소비자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발상이다.

더 큰 문제는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업까지 겸업하며 발생하는 이해충돌이다.

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는 사이 플랫폼은 처방 중개와 약품 유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플랫폼은 언제까지나 중개자여야 한다. 하지만 중개자가 약국에 탈모, 다이어트약을 유통·공급하면서 처방 부추기기에 나서는 것은 환자 편의가 아닌 업체 배 불리기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정보제공과 광고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전문약 처방·복용 조장은 불 보듯 뻔한 수순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실패와 도전은 숭고한 가치다. 하지만 보건의료는 절대적으로 'To Do No Harm'이 적용되는 분야다. 편리함이라는 가치가 안전이라는 원칙을 압도해서는 안된다.

약물 운전, 약물 사망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현대사회에서 국민들의 의료 접근성 향상과 플랫폼의 건전한 성장·역할을 위해 약 먹는 사회를 방관할 수는 없다.

정부는 신고제 도입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상업적 일탈을 막는 강력한 가이드라인과 징벌적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제도화의 목적은 플랫폼 육성이 아닌 안전한 비대면 진료 환경에 조성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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