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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창고형약국이 약사사회에 던진 진짜 '화두'

  • 김지은 기자
  • 2026-07-01 06:00:44
  • 요약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약사사회의 가장 큰 화두를 꼽으라면 단연 창고형약국이다.

창고형약국 개설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 등장했다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일반의약품 가격 경쟁과 난매, 소비자 신뢰, 약사의 전문성, 유통 질서까지 그동안 수면 아래 머물러 있던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끌어올렸다.

사실 이 같은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다. 일반의약품 가격 편차는 오래전부터 존재했고,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한 과도한 가격 경쟁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소비자들은 같은 의약품이라도 약국마다 큰 가격 차이를 경험했고 약사들 역시 가격 경쟁과 전문성 사이에서 고민을 반복해 왔다.

그럼에도 그동안 이 문제를 정면으로 논의하는 분위기는 크지 않았다. '시장에 맡길 문제'라는 시각과 '약국 자율권'이라는 인식이 공존했고 가격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공개적인 논의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창고형약국은 그 균형을 흔들었다. 가격 경쟁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 일반의약품이 단순한 소비재와 같은 방식으로 판매되는 것이 적절한지, 약국의 역할은 어디까지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약사사회 안팎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최근 대한약사회가 일반의약품 가격 질서와 유통구조 전반에 대한 연구에 착수한 것도 같은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부 지역 약사회에서는 회원 의견을 수렴하며 가격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 있고 일반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쉽게 꺼내기 어려웠던 주제들이다. 창고형약국은 결과적으로 약사사회가 외면해 왔던 숙제를 다시 펼쳐 보게 만든 셈이다.

물론 해답은 아직 없다. 정찰제가 정답인지, 자율가격제가 유지돼야 하는지, 일반의약품 유통구조를 어디까지 손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창고형약국을 둘러싼 논란을 단순히 일부 약국의 문제로만 바라본다면 결국 같은 논쟁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형태의 약국을 둘러싼 찬반을 넘어 일반의약품의 가치와 가격, 안전관리, 그리고 약국이 지켜야 할 공공성을 함께 고민하는 일이다.

창고형약국은 분명 약사사회에 적지 않은 혼란을 안겼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번 논란은 오랫동안 미뤄왔던 질문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창고형약국이 남긴 진짜 숙제는 한 형태의 약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아니다. 앞으로 약국이 어떤 질서를 만들고, 일반의약품을 어떤 가치로 국민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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