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한미, 영업익 96%↓·채권 회수 지연…알짜 자회사의 위기
- 차지현 기자
- 2026-07-29 11:58:4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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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Q 매출 607억, 전년비 30%↓…계절적 요인·중국 집중구매 여파
- 코리그룹 미지급 제품대금 8714만달러, 2년 새 3배 이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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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2분기 한미약품 중국법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6% 급감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중국 정부의 의약품 집중구매제도(VBP)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채권 회수도 고민거리다. 지난해 말 기준 북경한미가 코리그룹으로부터 회수해야 할 매출채권은 8714만달러에 달한다. 회수가 지연될 경우 대손 비용이 발생해 향후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수기·VBP 직격탄…중국서 꺾인 한미 '캐시카우'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북경한미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전년 동기(167억원) 대비 9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07억원으로 29.9% 줄었다.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한 수준까지 수익성이 낮아진 셈이다.
세전손익은 11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북경한미가 분기 세전손실을 기록한 것은 최근 10개 분기 중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8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익 체력이 크게 약화했다.
이번 실적과 관련 회사 측은 "계절적 비수기와 중국 정부의 의약품 집중구매제도(VBP) 영향 심화에 따른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북경한미의 계절적 비수기는 통상 2·3분기다. 중국에서는 봄철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잦은 1분기와 겨울철 수요가 집중되는 4분기에 관련 의약품 처방이 늘어나는 반면 기온이 높아지는 2·3분기에는 호흡기 질환 환자와 의약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판매가 둔화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VBP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위축됐다. VBP는 정부가 의약품을 공동 구매해 낙찰 기업에 일정 규모 구매 물량을 배정하는 대신 약가를 큰 폭으로 인하하는 제도다. 판매량은 유지되거나 늘어날 수 있지만 약가 하락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악화할 수 있다. 북경한미 역시 VBP 적용 확대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그룹 미지급 대금 8714만달러…2년 새 3배↑
북경한미의 실적 악화와 함께 코리그룹으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제품 판매대금도 눈길을 끈다. 2025년 말 코리그룹이 북경한미에 지급하지 않은 제품 대금, 즉 매입채무는 8714만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말 코리그룹 전체 매입채무 9273만달러 가운데 북경한미 몫이 94.0%를 차지한다. 코리그룹의 북경한미 대상 매입채무는 2023년 말 2669만달러에서 2024년 말 4126만달러로 54.6%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다시 111.2% 불어났다.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코리그룹이 북경한미로부터 구매한 제품 규모는 1억920만달러다. 지난해 말 북경한미 대상 매입채무는 그해 제품 구매액의 79.8%에 해당한다. 북경한미가 코리그룹에 제품을 공급하고도 판매대금을 현금으로 회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의미다.
판매대금 회수 지연은 북경한미 현금 운용 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회계상 매출과 이익을 인식하더라도 실제 현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원재료 구매와 생산, 연구개발, 인건비 등에 투입할 운전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어서다. 부족한 자금을 자체 현금이나 외부 차입으로 충당해야 할 경우 이자비용이 늘고 재무 운용의 유연성도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올 2분기 영업이익이 6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채권 회수까지 지연되면 손익 악화와 현금흐름 부담이 동시에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판매대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면 북경한미 손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북경한미가 일부 판매대금을 정상적으로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예상 손실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해야 한다. 대손충당금이 늘면 북경한미 비용이 증가, 영업이익이나 세전이익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
북경한미가 회수 불가능한 채권을 최종적으로 대손 처리하면 손실 규모는 더 커진다. 북경한미가 한미약품의 연결 자회사인 만큼 향후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져 대규모 대손 비용이 발생할 경우 한미약품 연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산 북경한미-유통 코리' 임종윤 삼각 고리…홍콩 상장 심사 도마
북경한미는 1996년 한미약품과 중국 화륜자죽약업이 합작 설립한 중국 현지 법인이다. 화륜자죽약업은 중국 최대 국영 제약 그룹 중 하나인 화륜제약그룹 계열사다. 3월 말 기준 한미약품은 북경한미 지분 73.7%를 보유했다.
코리그룹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 장남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지배하는 헬스케어 기업집단이다. 임 전 사장은 코리유한공사 지분 76.2%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3.8%도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코리포항을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임 전 사장이 코리유한공사 지분 전량을 지배하는 구조다.
북경한미와 코리그룹의 사업 관계는 코리그룹 산하 법인 북경룬메이캉을 통해 이어진다. 룬메이캉은 오브맘홍콩 100% 자회사다. 오브맘홍콩의 최대주주는 지분 60.2%를 보유한 코리유한공사다. 코리유한공사→오브맘홍콩→북경룬메이캉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룬메이캉은 북경한미가 생산한 의약품의 중국 내 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한다. 북경한미가 의약품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고 룬메이캉을 비롯한 코리그룹 중국법인이 현지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코리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중국 본토 31개 성에 판매망을 구축했다.
양측을 잇는 핵심 연결고리는 임 전 사장이다. 임 전 사장은 현재 동사장(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임 전 사장은 2004년부터 한미약품 중국 사업을 담당하며 북경한미 경영에 참여했고 12년간 동사장을 지냈다. 2024년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에게 동사장 자리를 내줬으나 분쟁이 일단락된 후 지난해 2월 북경한미 동사회(이사회) 의결을 거쳐 다시 동사장으로 선임됐다.
임 전 사장이 북경한미 동사장을 맡는 동시에 코리그룹을 지배하면서 북경한미 경영과 코리그룹 중국 의약품 유통사업 양쪽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경한미 제품 공급과 코리그룹 현지 판매가 맞물려 있는 만큼 양측 실적과 재무 상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체계다.
일각에서는 북경한미 실적 부진과 판매대금 회수 문제가 임 전 사장이 추진 중인 코리그룹 홍콩 증시 상장 행보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임 전 사장은 코리그룹 지주회사 코리유한공사(COREE Company Limited)를 중심으로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코리유한공사는 지난달 30일 홍콩거래소 메인보드 상장 신청서를 재제출하고 현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보완 심사를 받고 있다.
북경한미와 코리그룹이 의약품 생산·공급과 현지 유통·판매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데 따라 북경한미 성장성과 수익성이 약화하면 코리그룹 사업 안정성과 성장 전망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는 특정 공급처에 대한 높은 의존도뿐 아니라 관계사 간 거래 지속 가능성과 결제 구조, 현금흐름 안정성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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