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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중심 비만약 경쟁, 아밀린·다중작용제로 다변화

  • 손형민 기자
  • 2026-09-05 06:00:58
  • 요약
  • Garvey 교수, ICOMES서 환자별 비만치료 전략 제시
  • 필요 감량폭·합병증·내약성 따라 약제 활용 가능성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주도해온 비만치료제 시장이 아밀린과 글루카곤 등 새로운 호르몬 경로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향후에는 모든 비만 환자에게 동일한 약물을 적용하기보다 동반 합병증과 필요한 체중감량 수준, 내약성 등을 고려해 GLP-1 기반 치료제와 아밀린 작용제, 이중·삼중작용제를 선택하는 맞춤형 치료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W. Timothy Garvey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버밍엄(UAB) 영양과학과 교수는 4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6)에 참가해 '인크레틴 표적에서 다중호르몬 접근으로: 아밀린과 글루카곤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Garvey 교수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등 최근 등장한 비만치료제를 기존 약제와 구분해 '2세대 치료제'로 설명했다. 기존 비만치료제가 평균 10% 이하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 데 비해 최근 치료제는 평균 15% 이상의 감량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2세대 치료제의 의미가 단순히 감량 폭 확대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체중을 더 많이 줄이면서 비만과 연관된 다양한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고, 이에 따라 비만치료의 목표도 체중 자체보다 환자의 건강 개선에 맞춰져야 한다는 게 Garvey 교수의 설명이다.

4일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ICOMES 2026)에 참석한 Garvey 교수가 다양한 비만 치료제 임상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아밀린·글루카곤까지…비만 신약 표적 다변화

글로벌 비만치료제 개발은 GLP-1 단일 경로를 넘어 아밀린과 GIP, 글루카곤, PYY 등 영양 상태에 따라 조절되는 다양한 호르몬으로 표적을 넓히고 있다.

단일작용제뿐 아니라 GLP-1과 아밀린, GLP-1과 글루카곤을 함께 겨냥하는 이중작용제와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도 개발되고 있다.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결합해 체중감량 효과를 끌어올리려는 접근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 중인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제 '서보두타이드'는 3상 SYNCHRONIZE-1 연구에서 76주차 최대용량 6mg군의 체중감량률이 치료 지속을 가정한 효능 추정치 기준 16.6%를 기록했다. 치료중단 등을 반영한 치료방침 추정치에서는 13.0%였다.

다만 내약성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혔다. 6mg군에서 이상반응으로 시험약을 중단한 비율은 약 20%였고, 오심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도 상대적으로 빈번했다.

Garvey 교수는 "치료중단율 20%는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기존 GLP-1 임상에서 경험했던 것보다 위장관계 이상반응 부담이 크다고 짚었다. 반면 간 지방과 간 경직도를 낮춘 결과에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릴리가 개발 중인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는 임상3상 TRIUMPH-1 연구에서 최대용량 12mg의 체중감량률이 효능 추정치 기준 28.3%에 달했다. 9mg과 4mg에서는 각각 25.9%, 19.0%를 기록했다.

Garvey 교수는 최대용량에서 확인된 감량 폭을 두고 "비만대사수술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감각이상과 저혈압 등도 관찰된 만큼 실제 진료에 도입될 경우 이상반응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아밀린, 감량효과에 내약성까지 차별화 가능성

이번 발표에서 특히 비중 있게 다뤄진 영역은 아밀린이다.

아밀린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간(Brainstem)과 시상하부 등에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음식 섭취를 줄이는 한편 위 배출을 지연시킨다.

아밀린은 전임상 연구에서 체중감량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 감소를 억제하고 지방을 줄이는 동시에 근육량을 상대적으로 보존할 가능성도 확인됐다. 골량 감소를 줄일 가능성 역시 연구되고 있다.

다만 Garvey 교수는 근육과 뼈에 대한 이 같은 효과는 아직 전임상 근거에 기반한 만큼 사람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임상에서는 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로슈와 질랜드파마가 개발 중인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는 임상2상 ZUPREME-1 연구에서 10%를 웃도는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Garvey 교수는 특히 오심 발생이 약 20% 수준으로 일반적인 GLP-1 기반 치료제의 임상에서 보고된 수준보다 낮았으며, 구토와 설사, 변비 등의 발생도 비교적 적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노보노디스크의 아밀린 유사체 카그릴린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를 병용한 '카그리세마'는 REDEFINE 1 연구에서 68주차 체중감량률이 효능 추정치 기준 22.7%였다. 이는 세마글루타이드 단독 16.1%, 카그릴린타이드 단독 11.8%를 웃도는 결과다.

릴리가 개발 중인 선택적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 '엘로랄린타이드'도 48주간 진행된 2상 연구에서 효능 추정치 기준 최대 20.1%의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Garvey 교수는 지속형 아밀린 제제가 단기 임상에서 건강상 이점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는 동시에 위장관계 이상반응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제약업계가 아밀린 계열 개발에 주목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고도비만·합병증 따라 약제 선택 달라질 수도

Garvey 교수는 향후 비만치료제가 늘어나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환자 상태에 맞춰 치료제를 활용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치료 알고리즘이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현재 확립된 권고안이 아니라 초기 임상근거를 토대로 한 가설적 치료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환자를 크게 세 유형으로 구분했다. 체질량지수(BMI)가 높고 이동성 저하 등 생체역학적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에는 20~25% 이상의 큰 폭의 체중감량이 필요할 수 있어 이중·삼중작용제를 고려하는 방식이다.

심혈관질환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특정 합병증이 있는 환자라면 해당 합병증에 대한 개선 효과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약물을 우선 투여하는 접근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대로 특정 합병증이 없는 다수의 비만 환자에서는 충분한 체중감량 효과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내약성을 갖춘 지속형 아밀린 작용제를 초기 선택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Garvey 교수는 "비만에서도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내약성이 좋은 약물로 시작한 뒤 임상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치료옵션이 늘어나면 환자별로 보다 개별화된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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