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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식에 3600만원어치 주문"...제약사는 '뒷짐'

  • 강혜경
  • 2022-11-10 15:35:41
  • 영업사원 "11월 품절"...약국만 원인 모른 채 대량 주문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의약품 품절 현상이 잦아지면서 대다수 약국들이 품절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품절'이 예민한 이슈일 수밖에 없지만, 정확치 않은 정보가 약국으로 전달되면서 주문 쏠림과 품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품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위로, 혹은 품절을 미리 예상해 안내가 이뤄지면서 약국가의 주의도 요구된다.

지난 달 A약사는 B제약사의 안약용제가 품절된다는 소식을 영업사원을 통해 전해 듣고 4천여만원에 가까운 약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같은 품절 소식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A약사는 "지난달 영업사원이 '11월 품절된다. 재입고 일정에 대해서도 확답이 어렵다'고 얘기해 주문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인근 안과의원에서 자주 처방하는 약이다 보니 10월 12일과 16일, 17일, 18일, 19일, 21일에 걸쳐 총 3600만원어치를 주문했다.

품절 소식을 들은 A약사는 30튜브당 매입가가 5만원대 후반인 안약용제를 600여개 가량 주문했고, 추가 주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본사 측에 전화를 걸었다가 '품절이 예상돼 안내하기는 했지만 품절이 아니라'는 설명을 듣게 된 것이다.

9월과 10월 판매량이 당초 목표치보다 높았고, 11월에는 보다 많은 양이 처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약국에 이같은 내용을 안내하게 됐었다는 것이 제약사 측의 설명이었다.

결국 이 약사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인해 3600만원어치 재고를 떠안게 된 셈이다.

A약사는 "약국은 품절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 약이 품절되면 처방을 내는 의사도, 처방전을 받는 환자도 불편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며 "품절 소식에 사용량 등을 감안해 주문량을 늘렸을 뿐인데, 품절이 아니고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이었다고 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자 약국이 주문을 늘려야 하는 상황은 말이 안된다. 나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같은 약을 사용하는 대다수 약국들이 같은 이슈를 겪었을 것"이라며 "약국만 품절 이슈에 갇혀 우롱당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B약사도 지난달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약사는 C제약사의 또 다른 안약용제 품절로 주문량을 늘렸지만 품절 이유는 생각치 못한 데 있었다.

제약사가 품질 문제로 인해 제품을 회수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같은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약국은 장기품절을 우려해 제품을 대량 주문하게 된 것이다.

B약사는 "알고 보니 품질 이슈로 인한 품절이었다"면서 "정작 제약사에서는 이같은 설명을 하지 않아 애먼 약국만 주문량을 늘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안과용제에서 잦은 품절이 빚어지면서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C약사도 품절 약이 늘어나는 가운데, 뜬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약국의 불안과 사재기,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C약사는 "품절이 잦아지면서 약사들도 노이로제에 걸렸다. '품절될 거다'라는 얘기만 들려도 일단 주문을 넣고 보게 된다"며 "문제는 도매상이나 제약사 등 유통에서 불확실한 정보가 약국에 전해지면서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만 하더라도 노바스크, 포시가, 세비카, 크레스토와 같은 혈압약과 여성 호르몬제 등이 품절 이슈를 겪으면서 약국의 주문량 증가로 일시적 품절을 겪기도 했다. 결국 해당 제약사들은 해당 정보가 사실무근이라며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원활히 공급하고 있다는 내용의 해명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이어 C약사는 "품절인 경우에도 코드가 삭제되지 않다 보니 약국만 애를 먹는다"면서 "품절약 구하기부터 품절 정보에 대한 진위 파악까지 약사들의 피로가 점차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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