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04:47:14 기준
  • #GE
  • 진단
  • 처분
  • 인력
  • 제약
  • 글로벌
  • 신약
  • #복지
  • #약사
  • #염
네이처위드

외국인 발길 늘었지만...약국 '유행 의존·각개전투' 한계

  • 정흥준
  • 2025-07-27 18:26:27
  • 외국인 의료소비액 5년간 3배 증가...상반기 급증
  • 일부 약사들, SNS 마케팅·자체제품 개발 각자도생
  • 영양제 상대적 부진...의료관광 쏠림현상 해소도 관건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한국을 찾은 외국인의 의료 소비액은 지난 2019년 이후 5년간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약국은 아직 K-뷰티 열풍에 의존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일부 업체와 개별 약사들이 마케팅과 제품 생산으로 각자도생하며 약국 소비건수와 결제액을 지켜내는 중이다. K-뷰티를 딛고, K-헬스로 도약해야 약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산업계와 약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 일부 지역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의료관광이 더 많은 지역에서 활성화돼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해외 관광객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외국인 유치를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관광의 필수코스로 K-약국이 자리 잡기 위해 해소해야 할 한계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살펴봤다.

외국인 의료소비액은 코로나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는 이미 작년 전체 소비액의 71%를 넘겼다. 자료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의료소비액은 코로나가 본격 유행하기 전인 지난 2019년 4085억에서 작년 1조 2440억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부터 코로나 여파를 회복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의료소비액도 8896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이미 작년 전체 소비액의 71%를 넘어섰다.

이에 비하면 약국 결제액과 소비건수 비율은 완만한 성장세다. 의료관광, K-뷰티 등 외부요인 변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와 약국들은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발길을 더 많이 끌어 모으기 위해 해외 SNS 마케팅과 외국인 타깃용 제품까지 개발하고 있다.

홍대 A약사는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인기 있는 SNS를 통해 약국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20~30대가 정보성 글을 공유하는 채널을 활용하는 중이다. 그렇다보니 내가 올린 영상을 캡처해서 약국에 찾아오는 외국인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약사들은 PDRN 제품이 해외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어 차별화된 자체 제품을 구비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일부 약국은 약국명을 담은 제품을 따로 만들어, SNS와 인플루언서 홍보까지 하고 있다.
명동 B약사는 “우리 약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PDRN 자체 제품을 갖고 있다. SNS에 올려 알리고 있고, 해외 인플루언서를 통해서도 홍보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이 제품을 보고 우리 약국을 찾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약국에 방문하면 관련 제품들을 함께 구매하기 때문에 그 점까지 고려해 자체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SNS를 통한 마케팅, 자체 제품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약국은 K-뷰티 열풍이나 업체 마케팅에 따른 외국인 수요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K-뷰티 인지도는 글로벌인데 영양제는 글쎄..."뷰티+헬스 마케팅도 방법"

외국인 관광 명소로 K-약국의 입지를 견고히 하려면 뷰티제품에만 국한돼서는 한계가 있다. 약국 영양제에 대한 인지도가 함께 상승할 때 6%대 결제액 비율은 두 자릿수까지 상승할 수 있다.

홍대 A약사는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도 많이 온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냐고 물어보면, 한국 K-뷰티가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약국 제품이 제일 나을 거 같아 왔다고 얘기한다”면서 “중국, 일본은 글루타치온과 비타민C, 베트남 쪽은 청심원을 찾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에 산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로 봤을 때도 프랑스와 우리나라 뷰티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한 우위에 있다. 반면 영양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글로벌 회사들이 많고 국내사들의 입지가 아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명동의 한 약국에서 영양제를 고르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강남 C약사도 “글루타치온, 콜라겐, 비타민C, 아르기닌 등 영양제를 찾기는 한다. 유산균이나 홍삼을 찾는 분들도 있다”면서 “다만 외국인들의 관심은 영양제 보다 올리브영과 약국의 뷰티 제품에 집중돼 있다. 영양제는 먹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에 따라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이 높다고만은 볼 수 없다”며 부진한 영양제 수요 원인을 분석했다.

한국 약국에서만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초창기에는 뷰티와 접목한 영양제 홍보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있다.

코엑스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준경 서울시약사회 정책이사는 K-뷰티와 연계한 영양제 마케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준경 이사는 “K-뷰티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건기식 영역에 대한 패키징 마케팅이 효과적일 수 있다. 가령 피부 미백 앰플과 글루타치온 영양제를 하나의 구성으로 마케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K-건기식이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해하기 쉬운 정보 제공과 전문가의 신뢰 있는 추천, 뷰티와의 연계성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초지자체까지 ‘K-뷰티·의료관광’ 유치 혈안..."약국도 맞이할 준비해야"

정부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까지 K-뷰티와 의료관광을 활용한 외국인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10월까지 의료 예약 플랫폼과 협력해 캠페인을 하고 있고, 외국인 방문이 많은 경기도와 제주, 부산 등도 해외 국가와 협약을 체결하며 활성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기초지자체들도 의료관광특구를 신청하며 강소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중이다.

다만, 서울 집중 현상은 꾸준히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외국인 의료소비액 지역별 현황을 보면 84.4%였던 서울 비중은 올해 상반기 89.9%까지 상승했다. 나머지 10%는 경기도와 부산, 제주, 인천 등에 한 자릿수 비율로 분포돼 있다.

의료소비액 약 90%는 서울에 집중돼있다. 경기, 부산, 제주, 인천 등도 외국인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자료 한국관광공사.
외국인 의료소비 결제액 78%를 차지하는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서울 일부 지역에 밀집해있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체감하는 외국인 수요도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일선 약사들은 수술, 시술 등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수요는 방문 지역이 명확하지만, 앞으로 K-약국 자체로 명소가 되는 시점이 돼야 특정 지역에 국한되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때를 대비해 약국, 약사들도 일정 수준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준경 이사는 “약국에 제품 성분과 효능, 복용법 등을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으로 쉽게 안내할 수 있는 QR 팜플렛이나 모바일 번역 콘텐츠가 필요하다”면서 “또 외국인들의 건강 상태나 체질에 맞춰 신뢰도 높은 상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결국 한국 가면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건강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