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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치매와 혈압의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

  • 데일리팜
  • 2021-07-18 15:41:57
  • 이병성 해성병원 신경과 과장

치매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위험 요소는 크게 나이와 성별 등의 유전 위험인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심혈관 위험인자, 운동, 사회활동 부족, 음주, 흡연 등의 생활 위험인자를 꼽을 수 있다.

이중에서도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위험인자는 ‘혈압’이다. 혈압이 높아지면 뇌혈관이 손상을 입고 혈관이 좁아져 뇌에 충분한 양의 혈액이 흐를 수 없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손상된 작은 혈관들이 누적되면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혈압 변동성이 크면 뇌혈류의 감소와 뇌의 허혈성 변화에 영향을 미쳐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 결과,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변동성이 모두 높은 상위 25%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22% 높았으며,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 위험도 17% 높게 나타났다.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치매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치매의 진행을 가속시키게 된다.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환자들의 1년 및 1.5년 후의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와 치매 장애 평가척도의 변화를 측정했을 때, 혈압 변동성이 높은 상위 25%의 환자들은 하위 25%의 환자보다 1년 후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가 유의하게 악화되었으며, 1.5년 후에도 일관된 악화를 보였다. 이미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에게도 혈압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혈압을 관리하면 치매 예방적 차원에서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발병률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당뇨병, 치매, 뇌졸중이 없는 9,361명의 고혈압 환자 중 수축기 혈압을 120㎜Hg 이하로 조절한 환자군과 140㎜Hg 이하로 조절한 환자군의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발병률을 비교한 SPRINT MIND 연구에 따르면, 혈압을 140㎜Hg 이하로 조절한 환자들은 비교군 대비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이 19%가량 낮았고,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합한 발병률은 15% 낮게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도 통합적 치매 관리를 위해 ▲혈압 관리 ▲체중 조절 ▲혈당 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금연 ▲금주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 섭취 ▲활발한 신체 활동 ▲활발한 사회 활동 ▲인지 중재 훈련 ▲우울증 관리 ▲청력 손실 예방의 12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혈압은 건강한 식단 섭취, 건강한 체중 유지, 적절한 신체 활동 참여 등 다양한 생활 방식 실천과 항고혈압제 복용을 통해 관리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치매 환자라면 혈압 관리뿐만 아니라 치매 증상 완화와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약물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꾸준하게 치매 약물을 복용하면 질환의 진행을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가량 늦출 수 있다.

국내 시판 중인 치매 약물에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 네 가지가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약물인 도네페질은 다양한 임상을 통해 일상생활 수행 능력 유지, 이상행동 증상 및 인지기능 측면에서의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치매는 한번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질환의 진행과 악화를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치매 진단 시 조기부터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해 현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치매로부터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관문이 남아있으나, 현존하는 약물 치료로 증상 개선과 삶의 질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니 희망을 잃지 않고 예방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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