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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혈우병, 응고인자제제 활용한 맞춤 치료 중요"

  • 정새임
  • 2021-04-05 06:10:27
  • [인터뷰] 요하네스 올덴버그 교수(본대학병원 혈우병센터장)
  • 최근 트렌드, 최저치 기준 3~5%로 높여…반감기 연장 제제 필수
  • 비응고인자제제와 달리 농도와 양 조절 가능…환자별 치료 가능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혈우병 치료는 다양한 약물의 개발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출혈이 있을 때마다 응고인자를 투여하는 '보충요법' 시대에서 출혈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투여해 미리 출혈을 막는 '유지요법'으로 진화했다. 최근에는 유지요법의 기준치를 높이고 환자의 증상과 생활 환경, 약동학(PK) 수치 등을 고려해 투여 주기와 용량을 결정하는 '맞춤 치료'가 대세로 떠올랐다.

이를 가능케한 것이 반감기 연장 제제 등 응고인자제제와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이다. 응고인자제제는 본래부터 쓰이던 제제이지만 기존 약제 대비 반감기를 약 1.5배 늘림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했다. 환자가 자신의 PK 수치를 파악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은 환자가 투약 일정과 용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 본대학병원 혈우병센터장인 요하네스 올덴버그 교수를 통해 혈우병 치료 트렌드와 달라진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요하네스 올덴버그 독일 본대학병원 혈우병 센터장

-최근 혈우병 치료 전략과 트렌드가 어떻게 되는지

=독일의 경우, 혈우병 치료 전략의 근간은 응고인자제제다. 전체 혈우병 환자의 약 90%가 응고인자제제로 치료받고 있으며 80%에 가까운 환자들이 유전자 재조합 응고인자제제를 사용한다. 그 중 약 80%는 반감기 연장 제제를 사용한다.

또 중증인 혈우병A 환자 중 약 10% 정도가 비응고인자제제를 처방받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환자들이다.

현재 혈우병 치료 트렌드는 혈중 응고인자 최저치(Trough Level)를 과거보다 높게 설정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응고인자제제를 사용하면서 최저치를 1% 이상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근거 자료와 실제 환자 데이터를 봤을 때 일부 환자에서는 더 높은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임상적 유용성이 있다고 판단, 환자의 혈중 응고인자 최저치를 3% 이상으로 설정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를 통해 청소년이나 젊은 환자에서 관절 손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지난해 개정된 독일 가이드라인도 이러한 내용을 반영했으며, 세계혈우연맹이나 유럽연합의 권고사항에서도 3~5%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응고인자제제다.

-응고인자제제에서 반감기 연장 제제의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다. 혈중 응고인자 최저치를 3~5%로 높이는 새로운 전략에서도 반감기 연장 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지

=환자들의 편의성을 감안해 반감기 연장 제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표준 반감기 제제로 3~5%를 유지하려면 환자들이 거의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3~5%라는 권고사항이 널리 채택된 상황에서 환자들의 투여 횟수가 과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반감기 연장 제제의 기여도가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중증 환자의 약 10%만 비응고인자제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새 치료옵션이 등장했음에도 기존 응고인자제제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응고인자제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환자별 맞춤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환자의 직업과 신체활동, 현재 관절병증의 정도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각 환자에게 적절한 응고인자의 농도와 양을 조절해 맞춤치료를 할 수 있다. 이는 응고인자제제가 혈중 응고인자 농도의 최저치와 최고치(peak level)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혈우병 환자마다 약물동력학적(PK) 프로파일에 큰 차이가 있는데, 응고인자제제는 이러한 환자별 PK프로파일을 고려한 치료가 가능하다.

더불어 응고인자제제는 애플리케이션의 등장과 함께 환자들을 치료의 중요 주체로 삼을 수 있게 했다. 환자들은 myPKFiT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의 몸 안에 남아있는 응고인자의 활성도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자신의 활동을 조절해 나갈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인구집단 PK(Population PK)이다. 환자들은 앱에서 자신의 PK프로파일과 집단약동학을 함께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신체 활동 정도에 따라 응고인자 용량과 일정을 관리할 수 있다. 이는 투여 순응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진료 현장에서 맞춤치료가 환자의 삶의 질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는지. 또 맞춤치료 시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환자가 관절병증을 앓고 있다면 통증을 덜 느끼게 해줌으로써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혈중 응고인자 최저치 목표를 좀 더 높게 설정하면 관절 내 염증소인이 줄어들기 때문에 통증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관절이 잘 보호되는 경우에도 장기적으로 환자의 관절건강이 유지됨으로써 중·장기적 측면에서 환자 삶의 질이 더욱 개선될 수 있다.

평소보다 많은 신체활동이 예정된 상황이라면, 활동 직전에 응고인자 제제를 맞아 체내 응고인자 농도를 높여 출혈 걱정 없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요즘은 격렬한 신체접촉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활동이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의료진의 관점에서 맞춤 치료를 한다는 것은 최대한 출혈 발생 횟수를 줄여 환자들이 더 이상 출혈을 겪지 않는 상태(Zero bleeding)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각 환자의 신체 활동을 조절하고 현재 관절의 상태와 출혈 경향에 따라 맞춤치료를 진행한다면 충분히 출혈이 없는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

-응고인자제제를 통해 효과적으로 출혈을 관리할 수 있었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또한 혈우병A형 반감기 연장 제제 중 애디노베이트가 가장 널리 쓰이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

=제가 근무하는 혈우병 센터에서 혈우병A 환자 중 응고인자제제를 처방받는 환자의 약 80%가 반감기 연장 제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처방 1년 시점에서 환자들의 연간 출혈 빈도(ABR)가 많이 개선됐다. 출혈빈도가 감소해 환자들은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관절이 잘 보호되기 때문에 환자들 상태도 더 좋다.

그 중에서 널리 쓰이는 애디노베이트는 유일하게 전체 분자의 길이가 그대로 보존되는 전장(full-length) 8인자 제제로, 15~20여년에 걸쳐 혈우병 치료 영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애드베이트와 매우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애디노베이트의 근간이 되는 물질이 애드베이트와 동일하며, 애드베이트에 대해서 이미 많은 임상적 경험과 근거가 쌓여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직까지는 비응고인자제제가 제한적으로만 쓰이고 있는 것 같다. 비응고인자제제의 처방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비응고인자제제는 혈중 응고인자 농도가 10~15%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각 환자들의 활동과 관절 상태 등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대신 비응고인자제제는 항체가 발생한 혈우병 환자에서 대안으로 쓰일 수 있다. 항체가 발생한 환자의 치료 시 출혈과 예방요법 등 두 가지 상황에서 고려해야 한다. 출혈이 발생하거나 수술과 같은 상황에서는 우회인자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고, 일상적인 예방요법에서는 비응고인자제제 또는 우회인자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독일에서는 비응고인자제제를 더 많이 처방하는 편이다.

-혈우병 치료에서 비응고인자 제제 등 새 옵션이 등장하면서 출혈이나 수술 상황에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나 임상 지침에 변화가 있는지

=영국이나 독일, 이탈리아, 미국에서는 출혈이나 수술 등 응급상황에서 비응고인자제제와 응고인자제제를 함께 사용할 경우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권고사항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지표들이 많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주요 혈우병 센터들은 여러가지 환자 지표들 중 비응고인자 제제를 처방했을 경우 더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할 기준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비응고인자 제제 처방 시 과거 환자에게 이상이 있을 때 살펴보던 지표들이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인 것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응고인자 제제를 사용할 땐 이러한 부분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유전자 치료제 중 다양한 기전의 혈우병 치료제들이 개발 중이다. 앞으로 혈우병 치료환경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 예측하는지? 그러한 변화 속에서 응고인자제제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 보는지

=적어도 향후 5년간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응고인자제제가 표준치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환자의 신체활동에 따른 조절이나 혈중 응고인자 최저치 및 최고치 조절 등 맞춤치료가 가능하기때문이다.

앞으로 8인자 응고인자제제의 40~50%에 준하는 출혈 예방 효과를 보이는 비응고인자제제가 개발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비응고인자 제제중 이와 같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제품은 없으며, 안전성도 입증해야 할 여지가 남아있다. 근시일 내에 비응고인자 제제가 응고인자 제제를 유의미하게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유전자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의문점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치료 효과가 어느정도 유지될지에 대한 문제와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답이 필요하며, 허가가 나더라도 출시 5~7년간은 전체 환자의 약 10~20%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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