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 소토라닙, 맞춤형 폐암 치료제 신기원 연다"
- 정새임
- 2021-02-24 06: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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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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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폐암 환자에 쓸 수 있는 KRAS(Kirsten RAt Sarcoma virus) 표적치료제의 등장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 유전자를 발견한 지 약 40년 만의 결실이 올해 이뤄지는 셈이다.
암젠이 개발 중인 KRAS 억제제 '소토라십(개발명 AMG 510)'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7일 소토라십에 대한 우선심사를 승인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덕분이다. 이르면 올해 3분기 최초의 KRAS 치료제를 만날 수 있게 됐다.
KRAS 종양 유전자는 지난 1982년 처음으로 폐암 세포에서 발견됐다. 폐 선암에서 KRAS 변이 환자는 서양에서 약 25%까지 보고되고, 아시아인에서는 약 10~15% 발견된다. 국내에선 약 5~8% 환자에서 KRAS 변이가 나타난다. 현재까지 마땅한 표적 치료제가 없어 탁산 계열의 항암화학요법을 쓴다.
그간 KRAS 표적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었으나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점차 이 유전자의 신호전달체계가 드러나면서 G12C, G12D, G12F 등 다양한 서브타입(아형)에 맞춘 세분화된 표적 치료제로 개발이 이어졌다. 소토라십은 KRAS 종류 중 하나인 G12C를 타깃한다. KRAS G12C는 폐암에서 가장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암젠과 더불어 미라티, 베링거인겔하임, MSD, 바이엘 등 글로벌 제약사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KRAS 표적치료제의 단독요법뿐 아니라 타 표적치료제 혹은 면역항암제 등과의 조합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KRAS 표적치료제의 등장과 함께 세분화된 맞춤형 치료로의 전개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 내다봤다.
강 교수는 "폐암은 기존 항암화학치료제에서 다양한 표적 치료제, 면역항암제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이 세가지를 어떻게 최적으로 조합할 것인지가 관건이 됐다"라며 "KRAS 타깃 치료제의 등장으로 이러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형 교수를 만나 KRAS 표적 치료제의 개발 현황과 향후 연구 및 폐암 치료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폐암은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해 타 암종에 비해 치료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폐암에 집중한 연구가 꾸준히 이어져오면서 현재 폐암은 다양한 치료 옵션을 갖춘 영역이 됐다.
2000년대 초반에 혜성처럼 나타난 EGFR 표적치료제를 시작으로 ALK, ROS1, RET, BRAF, MET, NTRK등 다양한 표적치료제가 등장했다. 이처럼 치료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분자유전학의 발전 덕분이라 본다. 분자유전학으로 '어떻게 하면 특정 종양에서 일어나는 특이적인 세포신호전달체계를 막아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할 수 있을까'라는 가설이 현실로 가능해졌다.
이후 면역항암제의 등장을 통해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작용기전이 전혀 다른 치료 옵션들이 순차적으로 개발됐고, 지금은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각 약제를 어떻게 병용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효과적인 병용요법의 개발을 위해서는 적합한 환자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미충족 수요'가 있다.
=지난 20년간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폐암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종이며,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난치병이다. 지금도 변이 유전자를 찾지 못하거나, 찾더라도 개발된 약제가 없어 효과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더불어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 시 폐암 환자의 반응률은 20~25% 정도다. 면역항암제에 반응할 가능성이 낮거나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표적치료제를 쓰더라도 내성이 생기면 다른 치료제로 변경해야 하는데,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는 경우 환자가 빠른 시간 내 사망에 이른다. 이러한 폐암의 미충족 수요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다.
-미충족 수요의 대표적인 예가 KRAS 표적 치료제다. KRAS 유전자는 40년간 꾸준히 연구가 진행됐지만 성공 사례가 없는 미개척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KRAS 유전자는 EGFR, ALK보다 훨씬 빠른 1980년대 발견됐지만, 지금까지 만족할만한 효과를 보였던 치료제가 없었다. 개발이 까다로운 이유는 KRAS가 다양하고 복잡한 분자생물학적 활성 메커니즘을 갖고 있어서다. 변이로 인한 단백질 구조 변화를 직접 표적해야 하는데, 세포 표면에 결합할 수 있는 위치가 매우 작아 개발이 쉽지 않았다. 또 KRAS 단백질은 구조적 형태에 차이가 분명하지 않아 비선택적으로 결합되는 부분이 매우 제한된다.
1990년도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파르네실전달효소 저해제'라는 KRAS 치료제가 개발된 적 있었다. 당시 KRAS 분자를 활성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접근했으나, 임상시험에 계속 실패하면서 이후 KRAS는 잊혀진 종양 유전자가 됐다.
-그 와중에 지난해 KRAS G12C 변이를 표적하는 암젠의 '소토라십' 데이터가 ESMO, ASCO 등 세계종양학회에서 처음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면?
=지난해 ESMO 2020에서 발표한 1상 CodeBreaK 100 결과에 따르면 소토라십을 처방받은 환자 중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객관적반응률(ORR)은 32.2%, 질병조절율(DCR)은 88.1%였다. 또한 전체 환자에서의 용량별 반응률을 살펴보면, 최고 용량인 960mg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객관적반응률은 35.3%, 질병조절율은 91.2%을 나타냈다.
임상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960mg 환자군과 720mg 처방 환자군의 반응률에서 큰 차이가 없는 점이 흥미롭다. 또 종양의 크기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으나 질병 안정화 상태가 유지되는 환자가 55.9%로 나타났다. 이 약이 현 상태를 지속 유지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추가적으로 확인한 데이터도 상당히 훌륭하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6.3개월이었으며,전체 59명 중 부분반응(PR) 환자 19명에서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이 10.9개월로 상당히 고무적인 데이터를 보여줬다.
(이어 지난달 31일 발표된 2상 결과, 소토라십 960mg을 투여받은 126명의 KRAS G12C 변이 폐암 환자의 객관적반응률은 37.4%, 질병통제율 80.5%,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6.7개월로 나타났다.)
소토라십 단독뿐 아니라 MEK 억해제, 면역항암제 등과 병용하거나 혹은 3가지를 모두 병용하는 연구도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반응지속기간을 늘리기 위해 병용전략은 향후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표적항암제 혹은 면역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KRAS G12C 표적치료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치료 효과는 무엇인가?
=KRAS 유전자는 하위신호전달체계에서 세포주기와도 관련이 있다. 하위 신호전달체계가 다양하기 때문에 신호전달체계의 위와 아래를 동시에 막아주면 좀 더 좋은 효과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암젠의 소토라십 또한 다른 약제와의 병용요법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효과를 더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내성을 지연시키기 위해서 KRAS 신호전달체계에서 위아래를 막아주는 MEK 억제제 등과의 병용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 KRAS 변이 환자 중 면역항암제가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은 환자, 즉 PD-L1 발현율이나 종양 변이 부담(Tumor Mutation Burden, TMB)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는 소토라십과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KRAS G12C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은 향후 미래 치료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에 진행했던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EGFR, ALK 변이 환자에 비해 KRAS 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가 면역항암제에 대해 반응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최근 KRAS 유전자 변이 아형에 따라서도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도가 다르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어 더욱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향후 KRAS G12C 등 KRAS 변이 표적치료제의 개발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최근 전세계적으로 정밀의학을 지향하면서 암젠의 소토라십을 포함한 최근 임상시험 동향을 살펴보면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정해진 용량 스케줄대로 증량하는 1상 임상연구가 표준이었다. 이러한 임상개발 경향은 정밀의학 시대에서 새로운 분자표적치료제를 신속히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분자유전학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는 질환이 더 세분화될 것이며, 이에 따른 표적치료제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EGFR을 살펴봐도 Exon 18, 19, 20, 21 등이 존재하고 그 외 드물게 발견되는 변이도 나타난다. 이렇듯 개별 변이에 맞춰 연구가 진행된다면 치료제 또한 매우 세분화될 것이다.
다양한 아형이 존재하는 KRAS 유전자도 KRAS G12C 변이를 보다 정확하게 표적하고, 기호에 따라 맞는 약제나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이를 시작으로 정밀의학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현미경으로 보이는 조직학적 형태에 따라 질환을 분류하고 치료법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 특히 유전자변이에 따라 세분화된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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