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약국이 일반약 인상에 예민한 이유
- 정혜진
- 2019-05-30 17: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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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약국의 말을 빌자면, 말 그대로 일반약가가 '정신 없이 오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 말일까지 기사로 보도된 것만 20개 가까운 품목이 가격인상을 고지했다. 약국은 제품 판매가를 조정하기에 바쁘고, 소비자의 볼멘 소리도 감당해야 한다.
이에 맞춰 일부 약국과 지역약사회는 제약사 담당자를 불러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약국과 제약사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해당 의약품은 여전히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물론 제약사도 할 말이 있다. 물가는 오르고 원자재값, 인건비 안 오르는 게 없는데 일반약이라 해서 예외일 수 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 '기업의 내부 가격 정책을 약사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냐'며 약사회의 행동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낸다.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제약사가 제품 가격을 정하는 건 기업 고유의 권한이고, 이는 소비자나 유통사나 판매처와 상의해 결정할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제약사는 어쩌면 '약국이 손해보며 파는 것도 아닌데 왜 난리냐'고 속엣말을 할 지 모른다. 어차피 약국이 적정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다.
이 즈음에서 지금 약국이 과연 누구 편에 서서 이 사안을 바라보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일련의 현상만 봐도 약국은 소비자 편에 서서 제약사에 항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약국은, 판매자인 동시에 제약사와 유통사로부터 제품을 매입하는 첫번째 소비자다. 약국이 소비자와 같은 편에 서서 제약사의 가격 정책을 비판하는 건 소비자의 마음에서다.
그러나 이런 약국 입장을 과연 소비자, 국민이 알아줄 것인가는 의문이다. 최종 소비자인 환자는 일반약 가격이 인상되면 '제약사와 약국이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생각한다. 일반약 가격인상을 다룬 기사의 댓글과 독자 반응을 봐도 알 수 있다. 약국의 마음은 소비자 편에 서있는데, 정작 소비자가 생각하는 약국은 제약사 편에 서 있는 것이다.
약국의 항의는 그래서 제약사를 향한다. 소비자 입장에 서있어도 소비자가 이를 알아봐주지 않으니 답답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른다 해서 약국의 일반약 마진이 크게 오르는 게 아닌데 '한통속'으로 몰리니 억울한 마음도 든다.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우리가 전보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약을 사야하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약국의 불만을, 중간 판매자인 약사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제약사가 1,2년이 멀다하고 제품 가격을 꾸준히 올리거나, 한번에 20% 이상씩 공급가를 올리는 행위는 갈등의 소지가 있음을 제약사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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