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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로펌, 제약 약가담당자 영입 눈길...급여 시장 조준

  • 어윤호
  • 2018-11-22 06:30:00
  • [기획]스페셜리스트 스카우트로 '전문성' 확보…MA 추가 채용 진행중

로펌과 제약사, 원래부터 먼 사이는 아니었다. 제약사들은 자율준수프로그램(CP, Compliance Program) 관련 법률 자문과 함께 불법 리베이트, 혹은 약가인하 소송, 특허분쟁에서 로펌과 인연을 맺어왔다. 최근 제약업계 인사를 영입하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은 두말할 것도 없다.

많진 않았지만 심지어 지금 화두가 된 약가업무(MA, Market Access) 컨설팅 서비스도 존재했다. 그러나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이 급여 등재에 실패한 약물을 글로벌 본사에 '로펌을 써도 안 될 사안이었다'라는 객관성 입증 통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위 말하는 '면피'용 인 셈이다.

즉 로펌이 제공했던 약가 컨설팅 서비스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단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5월 변영식(52) 전 아스트라제네카 상무의 법무법인 광장 행을 시작으로 최근 고수경(48) 전 노바티스 전무가 김앤장에 둥지를 틀었다. 또 내년 A제약사 임원급 인사의 광장 합류가 확정됐다.

거시적인 의미의 관료 출신이 아닌, 명확하고 특수한 영역의 스페셜리스트 영입이다. 단순히 인재의 '부류'를 떠나 '본질'이 다르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2명의 약가 전문가와 이병일 전 실장=제약 종사자의 이직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이 있다. 바로 이병일(58) 전 건강보험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이다. 그는 지난 연말 심평원을 사직하고 5월부터 김앤장 고문으론 선임됐다. 얼핏보면 관료 출신 영입이라 볼 수 있지만 결이 다르다.

이병일 전 실장의 로펌 이직 소식은 적잖은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이 고문은 자타가 공인하는 약가 전문가다. 1986년 심평원에 입사해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급여평가위원회 등 급여 관련 요직을 거쳤다.

이병일 고문
약제관리실장이었던 만큼, 심평원을 떠나기 직전에도 현재까지 핫이슈인 면역항암제와 희귀난치성질환치료제의 등재,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등 제도 개선 업무에 깊게 관여했다.

급여 등재의 핵심을 관장했던 인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평원이 그의 사직과 동시에 취업 금지 대상 범위를 '실장급'까지 확대하고 내부직원의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보고지침을 추가해 내규를 개정한 것만 보더라도, 위력적인 인사이동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어진 광장의 변 수석 선임, 고 전문위원 선임 소식은 법조계의 약가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다국적사 MA 분야에서, 말그대로 선수다.

변영식 수석(왼쪽)과 고수경 전문위원
변 수석은 1994년부터 얀센에서 약가업무를 시작, 아스트라제네카에서 10년 가량 약가업무를 담당했다.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 최초의 경제성평가면제 약물인 갑상선수질암치료제 '카프렐사' 등 등재 작업을 주관했다.

고 전문위원은 건보공단, 심평원을 거쳐, 화이자와 노바티스에서 MA 부서를 총괄했다. 안팎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사이다. 화이자의 폐암치료제 '잴코리', 노바티스의 심부전치료제 '엔트레스토'의 등재 업무를 관장했다. 업계에서는 경제성평가 연구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사로 꼽힌다.

모 다국적제약사 한 약가담당자는 "정부 측이나 업계 측이나 약가 관련 업무 경력이 있는 인사들에게 법조계의 접촉이 적잖게 이뤄지고 있다. 로펌들의 신약 급여 컨설팅 사업 확대 의지가 높기 때문에 제약사 인재들의 이직은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소개부터 다른 MA와 로펌의 추가채용 의지=로펌의 약가전문가에 대한 기대치는 홈페이지의 '구성원 소개'란을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로펌의 구성원 소개, 특히 헬스케어와 같이 특정 분야의 고문(혹은 전문위원)에 대한 소개는 거시적이며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주는데 집중된다. 그런데, 제약사 인사의 소개는 미시적이며 훨씬 전문적인 이력을 노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광장은 손건익 고문(전 복지부 장관)의 경우 "제약, 담배, 화장품, 식품, 주류 등 헬스케어 업무 전반과 신약·신의료기술·신의료기기의 건강보험 급여등재, 가격 결정,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리베이트 관련 자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라는 소개글과 함께 관료로서 이력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 법무법인 광장
반면 변 수석에 대해서는 타그리소, 키프렐사를 비롯한 등재 업무에 관여한 주요 약물을 모두 나열하고 경평과 약가제도에 대한 이해도 노출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로펌이 제약사의 전문성을 이해하고 역할을 수행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로펌의 급여 컨설팅 영역 확대는 현재 진행형이다. 확인 결과, 현재 4곳 이상의 대형 로펌이 다국적사 MA 담당 인력의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는 MA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전담팀 발족까지 고려하는 로펌도 있다.

MA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로펌 관계자는 "제약산업의 R&D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항암, 희귀난치성질환 약물들은 대부분 고가이다. 등재 성패에 따른 경제적 가치 차이가 크다. 당연히 예산 배정도 커지고 있어, 향후 로펌의 새로운 수익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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