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6 07:31:39 기준
  • 성분명
  • AI
  • #염
  • GC
  • 임상
  • 영상
  • 유통
  • 데일리팜
  • #임상
  • 약국 약사

"정밀의학시대, 바이오마커가 임상 성패 가른다"

  • 안경진
  • 2018-11-17 06:15:44
  • 위암 권위자 방영주 교수, AACR-KCA 조인트컨퍼런스서 기조강연

방영주 교수가 16일 AACR-KCR 조인트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암환자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보편화하면서 임상시험 설계도 진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AACR-KCA 조인트컨퍼런스에 기조강연 연자로 참석한 서울의대 방영주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액체생검과 같은 유전자진단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밀의학이 암치료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며 "정밀의학 시대를 맞아 임상연구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Predictive biomarker)를 적절하게 활용했을 때 임상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정밀의학이란 개인의 생활양식과 환경, 생활습관, 유전자 등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질병의 예방부터 치료까지 모든 단계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암은 다양한 질병 영역 중 정밀의학의 개념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다.

최근 종양학 분야에서는 암세포에서 의약품의 타깃이 될 만한(druggable) 유전자 변화를 발견하고, 이를 타깃하는 분자표적항암제를 개발함으로써 유효성을 극대화하고 독성반응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적절한 환자를 선별해내는 과정도 한층 중요해졌다.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일차표준요법인 백금기반 세포독성항암제에 도전장을 냈던 PD-1 항체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니볼루맙)' 임상 결과가 엇갈린 데도 바이오마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방 교수는 설명했다. 같은 계열에 속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 임상은 동일하게 과거 치료경험이 없고, EGFR 등 표적항암제 사용이 불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이지만, PD-L1 발현율(TPS) 제한기준이 달랐다.

키트루다의 Keynote-024 연구는 피험자를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로 제한한 반면, 옵디보의 Checkmate-026 연구는 PD-L1 발현율 5% 이상인 환자로 대상범위가 한층 넓었다. 그 결과 키트루다는 대조군 대비 사망 또는 암진행 위험을 50% 낮추면서 1차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지만, 옵디보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대조군보다 연장시키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비슷한 기전의 약이라도 반응률이 높은 환자군을 잘 선별해야만 뛰어난 효능을 입증할 수 있음을 시사한 사례다.

방 교수는 "과거에는 모든 환자에게 같은 약을 투약하는 'One-Size-Fits-All' 전략이 통했다면, 이제는 환자군 특성에 따라 다양하고 세분화된 임상디자인이 요구된다"고 소개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단순히 A라는 약과 B라는 약, 2가지 약의 유효성과 내약성을 비교하는 디자인을 벗어나, 선별된 피험자에게 A라는 한 가지 약을 투여받는 디자인으로 바뀔 것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새로운 임상디자인은 바이오마커와 치료반응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적절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 록소 온콜로지(Loxo Oncology)가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7)에서 소개한 '라로트렉티닙(larotrectinib)'은 결장암, 폐암, 췌장암, 갑상선암, 흑색종 등 무려 17개 암종에서 뛰어난 효능을 나타냈다. 당시 보고된 객관적반응률(ORR)은 76%다. 피험자 50명 중 38명이 라로트렉티닙 투여 후 종양반응을 나타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TRK(Tropomyosin Receptor Kinase)'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하다.

지난해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MMR-d(mismatch repair-deficient)' 또는 'MSI-H(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소견을 보이는 전이암 환자 대상으로 키트루다 사용을 허가하기도 했다. 폐암이나 대장암, 유방암과 같이 고형암 발생 부위가 아닌 종양의 유전적 특징을 기반으로 항암제 사용을 허가한 첫 사례다.

방 교수는 "이미 조직을 불문하고 효과를 나타내는(tissue-agnostic) 표적항암제가 개발되고 있다. 암종이 아닌 암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항암제 사용을 허가하는 사례도 등장했다"며 "임상연구를 디자인할 때도 PD-L1 발현율과 MSI 상태, 종양변이부담, 종양침윤림프구와 같이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