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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식후 30분이 '고작 이런 복약지도'가 아닌 이유

  • 데일리팜
  • 2018-05-21 06:29:50
  • 모연화 약사(경기 성남시 모약국)

모연화 약사
약국 경영과 약료 실현 [5] Communication_용법

'고작'이 아니라 '이것만은 기필코'.

2006년 한 국회의원이 '고작' 식후 30분이라는 말 한마디에 연 2000억 원이 든다며 부실 복약지도에 수가 삭감을 주장했다. 이 헤드라인은 매년 반복되며 2010년에는 '고작'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3000억 원, 2014년엔 '고작' 한마디에 4000억 원, 급기야 약사의 복약지도 무용론을 주장하는 의사 협회의 주장까지 나왔다.

기사의 헤드라인은 'agenda setting', 'framing'으로 일컬어지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두 이론을 따른다. '어떻게 아젠다를 설정하느냐', '어떤 프레임을 만들 것인가'와 같은 이론에 바탕을 둔 글들은 독자의 태도와 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덕분에 약사의 용법 복약지도는 '고작'이 되었다. 이런 프레임을 잠시 벗어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자. 약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어떻게 먹느냐'이다. 이런 정보를 포함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약사'이다.

어떤 약은 하루 세 번이다. 어떤 약은 하루 두 번이다. 어떤 약은 하루 한 번이다. 어떤 약은 일주일에 한 번이다. 어떤 약은 1주일간 복용하고 3주간 쉰다. 어떤 약은 하루는 한 알, 하루는 반 알이다. 어떤 약은 이틀에 한 번 먹는다. 어떤 약은 식후 복용이다. 어떤 약은 식사 도중 먹어야 한다. 어떤 약은 식전에 먹는다. 어떤 약은 다른 약이나 음식과 1시간 간격을 둬야 한다.

용법은 '고작'이라는 말로 폄하될 정도로 간단하지 않다.

용법은 인간의 끼니에 맞춰 '하루 세 번'이 가장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음에도 2006 년부터 끊임없이 반복된 '형식적 복약지도' 논란은 '약사의 용법 지도' 자체를 폄하시켰고 약사의 짧은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환자 태도를 양산했다.

일례로 바이러스 질환이 돌아 타미플루가 처방될 때면 일선 약국은 항의 전화로 몇 차례 홍역을 치른다.

"다른 감기약은 하루 세 번이지만, 따로 드리는 타미플루는 5일간 하루 2번이고, 빈속에 먹으면 울렁일 수 있다"고 대부분 약사가 말로 글로 전한다. 그런데 약국에 '왜 타미플루만 부족하냐', '약 먹고 토했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라는 문의 전화가 꽤 많이 온다.

약사의 설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타미플루를 하루에 세 번 먹거나, 빈속에 먹었던 것이 주된 이유이다.

'고작 말 한마디'라는 프레임은 말하는 약사 자신에게도 작용했다. 약사들은 그들의 말을 '고작'이라 여기듯 힘없이, 고객과 눈 맞춤 없이, 교감 없이 전달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용법을 넘어 고객이 좋아하는 다른 참신한 정보를 개발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약사의 커뮤니케이션 No.1은 제대로 잘 먹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의료비 절감과 연결되고, 부작용 저하와 연결되고, 치료 효과 극대화와 연결된다.

약을 제대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건강한 삶과 연결되어 있다. 용법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건강한 삶의 기본이다. 약사의 용법 설명은 '고작'이 아니라 '이것만은 기필코' 전달해야 하는 정보이다.

'고작'이라는 프레임에 휘둘리지 말자. 약의 본질을 보자.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자. 이러한 본질적 역할을 기억하고, 오늘도 힘주어 용법을 설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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