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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클리시란의 성공…RNAi 치료제개발 국내사 누구

  • 안경진
  • 2017-08-31 06:14:55
  • 유럽심장학회서 뛰어난 지질개선 효과 공개…바이오니아 등 호재 예상

차세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 연구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 반면, 아쉬움을 만회할 만한 라이징 스타도 등장했다.

28일(현지시각)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17) 핫라인 세션에서 데이터를 공개한 '인클리시란(inclisiran)'이 그 주인공이다.

RNS 간섭을 통해 PCSK9 단백질의 합성을 저해하는 획기적인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클리시란은 미국심장학회(ACC 2017)에 이어 유럽심장학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선보이며 입지를 굳혔다.

현 추세대로라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CETP 억제제를 앞지를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에도 적응증은 다르지만 인클리시란과 같은 RNAi 치료제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는 바이오기업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어 기대감을 더한다.

난치질환 해결사로 급부상…RNAi 치료제

인클라시란의 차별성은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에 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RNA 간섭이란 세포 내에서 유전자가 활성 또는 비활성화 되는 방식을 이해하고,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생물학의 혁명이라고도 표현된다.

2006년 크레이그 멜로(Craig Cameron Mello)와 앤드류 파이어(Andrew Zachary Fire)가 'RNA 간섭' 현상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이래 생물학과 신약개발 분야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RNAi 기반 유전자 조절 과정(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RNAi 치료제 최근 연구 동향)
체세포에서 일어나는 RNA 간섭의 자연적인 생물학적 과정을 이용함으로써, 다양한 질환을 타깃하는 RNAi 치료제를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있다는 원리. 덕분에 RNAi 치료제는 암을 필두로 심혈관질환, 퇴행성뇌질환, 안질환, 대사질환,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난치질환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초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발표에 따르면, 2004년 siRNA (short interfering RNA)를 이용한 RNAi 치료제가 처음 임상시험을 시작한 이래 20종이 넘는 siRNA 치료제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개발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3상단계까지 진행됐던 옵코헬스(OPKO Health)의 베바시라닙(bevasiranib)은 3상에서 낮은 치료효과를 보여 개발이 중단됐고, AGN-745 등 몇몇 siRNA 치료제들은 siRNA가 체내 miRNA로 잘못 인식돼 발생하는 오프타겟 효과(off-target effect)로 인해 임상시험을 중단하고 말았다.

인클리시란 연2회 투여로…LDL-C 감소율 50% 육박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클리시란은 메디신컴퍼니(The Medicine Company)와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즈(Alnylam Pharmaceuticals)가 개발하고 있는 후보물질이다.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 단백질 합성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국내 허가를 받은 '프랄런트(알리로쿠맙)'나 '레파타(에볼로쿠맙)'와 닮았지만 중대한 차별점이 있다.

mRNA를 분해해 RNA 간섭을 일으킴으로써, PCSK9 단백질의 합성을 저해한다는 것. LDL-콜레스테롤(LDL-C)을 낮춘다는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하나 투여간격을 연 2회주기로 넓혔다는 것도 중요한 강점으로 꼽을만 하다.

인클리시란 개발사인 앨라일람의 임상단계 파이프라인
참고로 사노피의 프랄런트는 월 2회, 암젠의 레파타는 월 1회 투여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된 ORION 1 2상임상은 향후 진행될 3상임상의 적정 투여용량과 빈도를 결정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연구팀은 스타틴 최대용량을 복용하면서도 LDL-C 수치가 70mg/dL 이상인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자와 LDL-C 수치가 100mg/dL 이하로 조절되지 않고 당뇨병,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을 동반한 심혈관계 고위험군 501명을 선정했다. 이들을 인클리시린 200mg·300mg·500mg 연 1회 투여군과 인클리시란 100mg·200mg·300mg 연 2회 투여군 또는 위약군으로 분류한 뒤 LDL-C 변화율을 살펴봤다.

그 결과 LDL-C 감소율이 가장 높은 환자군은 인클리시란 300mg 2회 투여군으로 확인됐다. ACC 2017 대회 당시와 동일한 결과로, 초회 투여 후 90일째 한 번 더 인클리시란을 투여받은 환자군은 6개월 뒤 위약군 대비 LDL-C 수치를 절반가량(46.8%) 감소시켰다.

예측모델을 토대로 LDL-C 수치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분석해보니, 약 18~21개월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인클리시란 100mg과 200mg 연 2회 투여군 역시 31.0%와 41.1%의 LDL-C 감소율을 보여 유의한 효과를 인정받았다.

연구기간 중 확인된 이상반응은 두 군간 유사했다는 보고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코우식 레이(Kausik K. Ray) 교수(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는 "인클리시란 300mg을 연 2회 주기로 투여했을 때 LDL-C 감소 효과가 가장 뛰어났고 부작용은 예측 가능한 수준이어서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며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바이오니아·올릭스 등 RNAi 기술보유 기업 부각 고무적인 건 우리나라에도 RN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유한양행과 함께 면역항암제 공동개발에 나선 분자진단기업 바이오니아는 고효율 생분해성 자가조립 나노입자인 SAMiRNA 기술을 바탕으로 siRNA 핵심신약과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RNAi 상용화의 발목을 잡아온 오프타겟 효과를 줄이고 간독성 역시 현저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니아는 SAMiRNA 나노입자가 종양크기 성장을 억제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동물실험 결과에 착안해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바이오니아의 파이프라인
RNAi 기반의 핵산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올릭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올릭스는 기존 siRNA의 면역반응 유발이나 비표적 유전자 억제와 같은 부작용을 감소시킨 비대칭 자가전달 RNAi 기술과 전달체 없이 원하는 세포 내로 RNA를 전달할 수 있는 자가전달 RNAi 기술의 원천특허를 보유한 회사다.

이러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비대흉터 치료제 'OLX101'은 자체개발 RNAi 물질 가운데 아시아 최초로 임상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한 폐섬유화 치료제 'OLX-201'과 황반변성 치료제 'OLX-301'은 글로벌 임상을 준비 중이다.

올릭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파이프라인 개발현황
인코드젠은 오프타겟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miRNA의 구조 등을 연구하고, 6번째 피봇(Pivot)의 위치를 변형함으로써 miRNA로의 작용을 차단하는 siRNA-6pi 기술을 고려대 연구진들과 개발했다.

그 결과가 2015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Nat Commun 2015;6:10154)에 게재되며 주목을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와 인코드젠은 산학협력의 형태로 해당 기술을 다양한 질환에 적용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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