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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눈물 '1일 6개' 제한이 처방기준…오남용 대책의 역설

  • 김지은 기자
  • 2026-03-10 12:00:42
  • ‘1일 6회 제한’ 고시 시행 후 최대치 처방 관성화 지적
  • “오남용 막겠다던 사용 제한, 최대치 처방 기준 작용”
  • 약제비 낭비·건보재정 부담 우려…약국 경영 부담도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인공눈물 등 안과용 외용제 장기 처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약국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의료기관 방문을 줄이기 위한 장기처방이 하나의 관행처럼 자리 잡은 가운데 오남용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처방 증가의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약국가에 따르면 최근 일회용 인공눈물 등 안과용 점안제의 장기 처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 번에 수백 개 단위로 처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약국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코로나19와 의료대란 이후 고착된 장기처방 흐름과 함께 2024년 말 도입된 인공눈물 급여 기준 변화를 함께 지목하고 있다.

오남용 막겠다며 도입된 ‘1일 6회 제한’…처방 상한선 명확해져

정부는 2024년 12월 1일부터 일회용 인공눈물 등 점안제의 급여 기준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당시 보건당국은 일회용 점안제의 과다 사용과 불필요한 처방을 줄이기 위해 1일 사용량을 최대 6개(관)로 제한하는 기준을 도입했다. 환자 1명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점안제의 급여 인정 범위를 명확히 설정한 것이다.

정책 취지는 오남용 방지였다. 사용량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과도한 처방을 줄이겠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제도 도입 당시부터 약국가에서는 다른 우려도 제기됐다. 하루 최대 사용량이 6개로 명확히 규정될 경우 오히려 이 기준이 처방의 상한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1개월 처방 시 180개, 2개월 처방 시 360개까지 처방이 가능해지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사용량 제한이 오히려 장기·대량 처방의 기준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당시 대한약사회 역시 제도 도입에 대해 일정 부분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약사회 관계자는 당시 “인공눈물 처방에 대한 제한이 제도적으로 마련됐다는 점에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시행 이후 실제 처방 행태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여 적응증을 하나만 선택하도록 돼 있어 환자 1명이 여러 적응증으로 급여 처방을 받는 사례는 어느 정도 제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행 이후 처방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한 제도 보완을 건의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1×6 처방 일상화…약국가 “우려가 현실 됐다”

제도 시행 1년여가 지난 현재 약국 현장에서는 당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개국 약사는 “인공눈물 1일 6회 제한이 시행된 이후 오히려 처방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처방전에서 ‘1×6×…’ 형태 장기 처방이 흔하게 보이고 있다. 결국 이 기준이 안과 의사들에게 장기 처방을 정당화하는 기준처럼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과용 외용제의 경우 처방 제한 장치가 사실상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이 약사는 “안과 외용제는 DUR에서도 별다른 제한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처방 제한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장기 처방이 반복될 경우 약제비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약국 경영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약사는 “조제료는 6000원 정도인데 총 약제비가 수십만 원에 달하는 처방을 조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약국 매출은 늘어 보이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낮고 신용카드 수수료 폭탄과 더불어 매출 증가로 인해 세금 부담도 커지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어 “외용제 장기 처방의 경우 본인 사용을 넘어 주변 사람들과 나눠 사용하거나, 여행 등의 이유로 한 대량 처방받는 경우도 있다”며 “약제비 증가에 따른 부담과 책임은 결국 약국과 건강보험 재정으로 돌아오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어차피 조제료 구조가 크게 바뀌기 어렵다면 최소한 외용제 장기 처방에 대한 일정한 관리 장치라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처럼 사실상 제한이 없는 구조에서는 처방 남용을 막기 어렵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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