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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민첩대응·재무제표 신뢰'...투자자의 생존 전략 조언[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지난 2023년 출범한 문정 바이오 CEO 포럼이 5번째 행사를 개최했다. 작년까지는 회원사 투자 설명회(IR)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했다면 올해부터는 회원사 투자 유치 기회 마련에 초점을 뒀다. 참가자도 회원사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부터 벤처캐피탈, 회계법인 등으로 크게 늘었다.20일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한스바이오메드에서 올해 첫 문정바이오 CEO 포럼이 개최됐다. 문정바이오 CEO 포럼은 지난 2023년 9월 문정동 입주 바이오벤처 CEO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정보교류, 협업, 투자 유치 등을 모색하기 위해 발족했다. 이번 포럼은 설립 이래 5번째 행사다.문정 바이오 CEO 포럼 이날 행사에는 회장을 맡고 있는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1대 회장인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을 포함해 관련 업계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정에 본사를 둔 회원사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부터 벤처캐피탈, 회계법인 등이 참석하면서 행사 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다.이번 행사 주제는 '바이오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 탐색, 전략적 및 금융 투자사의 인사이트'였다. 그동안 포럼이 회원사가 IR을 발표하는 행태로 진행됐다면 올해에는 투자자 중심 통찰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바이오벤처의 투자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다 같이 지혜를 모아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조용준 대표는 "최근 바이오벤처는 투자 시장의 위축과 기업공개(IPO) 시장의 장기 침체 등 녹록지 않은 여건으로 인해서 자금 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자리가 바이오 기업이 나아갈 미래를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정보영 디자인바이제이 대표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정보영 디자인바이제이 대표는 바이오 회사를 위한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 디자인바이제이는 올해 설립된 신생 업체다.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빠른 변화를 분석해 고객사의 사업 전략을 자문하는 걸 주 사업으로 영위한다.정보영 대표는 바이오 회사 성공을 위해 시장, 고객, 기술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 네 가지로 ▲현실 파악을 통한 사업전략 구축 ▲든든한 파트너사를 통한 외부인재 만들기 ▲임원의 건강관리로 내면과 외면의 좋은 에너지 유지 ▲조직구조의 유연성 확보 등을 꼽았다.정보영 대표는 "많은 업체들이 항상 내 기술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면밀하게 따져보면 다른 회사가 더 나은 경우도 많다"면서 "타깃 시장과 사업 아이템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게 모든 사업의 우선순위"라고 했다.이어 정보영 대표는 "회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을 알고 경쟁사가 어떻게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지 동태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경쟁사와 시장을 상세하게 분석한 뒤 회사가 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확인해 사업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이록영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계사는 성공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재무제표를 주제로 발표했다.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투자 유치에 있어 재무제표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그럼에도 재무제표는 투자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재무제표는 CEO가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왔는지에 대한 기록이자 성적표이고 향후 미래 성장성을 추정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록영 회계사는 바이오벤처는 재무제표를 통해 투자자와 정보 비대칭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록영 회계사는 "신뢰가 기반이 돼야 투자를 집행할 수 있기에 재무 재표를 통해 회사가 재무 건전성을 갖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절차에 따라 기록하는 수동적 회계보다는 스토리텔링을 담아 재무제표에서 회사가 강조하고 싶은 걸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 김현욱 현앤파트너스 대표는 현재 국내 바이오 시장에 돈맥경화가 생긴 원인, 투자 혹한기 환경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생존 전략 등에 대해 설명했다.김현욱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컸던 코로나19 시기 기업들은 앞다퉈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채권을 발행했다. CB·BW는 발행 후 특정 시기가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달린 채권이다. 엔데믹 이후 바이오 섹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메자닌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기관 투자자의 자금 순환이 막혔다는 게 김현욱 대표의 설명이다.이런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시급한 바이오벤처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김현욱 대표는 후속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김현욱 대표는 "시리즈 A처럼 초기 앞선 단계에 투자했던 투자자가 후속 투자를 해야 신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CEO와 오너, 창업자가 직접 나서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김현욱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후속 투자 유치와 IPO를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미국처럼 기획 바이오 모델이 좀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기획 바이오는 경험 많은 인력과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지속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창업 전략이다.김현욱 대표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창업주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창업주가 IPO 때까지 지속적인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 혹은 코파운더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투자 유치 대상을 다양하게 넓혀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고 했다.2025-03-21 06:18:36차지현 -
800억 손상, 6천억 투자…롯데, 제약 자회사 엇갈린 입지[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롯데지주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헬스케어 자회사에 대해 약 80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반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MDO) 자회사에는 유상증자와 채무보증 등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해 롯데헬스케어에 대해 804억30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손상차손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시장 변화나 사업 부진 등으로 인해 가치가 하락할 경우 인식하는 회계적 손실을 말한다. 주기적으로 자산에 대해 손상 검사를 수행한 후 해당 자산이 더 이상 장부가액만큼의 가치를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반영한다. 회계적으로 손상차손이 발생하면 장부가액이 감소하고 비용이 늘어난다.롯데헬스케어는 롯데그룹이 3년 전 설립한 헬스케어 자회사다. 롯데지주는 지주는 지난 2022년 4월 7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 형태로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다. 롯데지주는 이듬해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헬스케어에 5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롯데헬스케어는 2023년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다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출시 1년 3개월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이후 롯데지주는 지난해 12월 롯데헬스케어 법인 청산을 결의했다.사업 철수 결정에 따라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의 자산 가치를 재평가,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이다. 롯데헬스케어의 장부가는 1000억원에서 196억원으로 조정됐다. 장부가가 기존 가치의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자료: 금융감독원) 롯데그룹이 바이오의약품 CMDO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헬스케어와 비슷한 시기 출범했다. 롯데지주는 2022년 5월 자본금 130억원을 투자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80%, 20%의 지분을 보유했다.이어 롯데그룹은 3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총 5732억원을 지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를 대상으로 150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국내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을 위해 주주로부터 투자받는 내용이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앞서 2022년 12월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를 대상으로 2106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2023년 3월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로부터 2125억을 조달했다.그룹으로부터 연이어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장부가는 2669억원에서 468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작년 말 기준 롯데지주 타법인 출자 법인 42건 중 장부가액 규모가 5번째로 크다.롯데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채무보증을 통해서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1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대출금 90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 제공을 결정했다. 롯데지주가 대출 원금 9000억원을 포함해 이자, 수수료 전액에 대한 자금보충을 약정했다. 모기업의 안정적인 재무 건정성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든든한 자금 조달 뒷배가 된 셈이다.(자료: 금융감독원)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장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외부 인사 영입, 국내외 업체와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제임스 박 전 지씨셀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미국 아시모브, 미국 NJ바이오, 머크 프로세스 솔루션, 카나프테라퓨틱스 등과 협업을 맺고 있다.다만 협업이 아닌 실제 CDMO 수주를 따내는 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당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공장을 인수하면서 넘겨 받은 수주 물량 외 신규로 체결한 CDMO 계약은 없는 상태다. 작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매출 2344억원, 순손실 8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6% 늘었고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2025-03-20 12:07:39차지현 -
척박한 자금조달 환경…제약바이오, 사채발행 한도↑[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줄줄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사채 발행 한도를 상향하거나 사채 발행 방법, 대상 등을 확대한다.국내외 정치·경제적 불안정성 심화와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자금조달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유연한 자금 확보를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채 발행은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재무구조 개선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관련 안건을 상정한 곳은 코오롱생명과학, 지아이이노베이션, 이연제약, 옵티팜, 엘앤씨바이오, 에스바이오메딕스, 압타머사이언스, 셀트리온제약, 셀비온, 삼일제약, 뷰노, 부광약품, 보령, 메지온, 국전약품,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신약, JW생명과학 등이다.코오롱생명과학, 이연제약, 엘앤씨바이오, 에스바이오메딕스, 셀트리온제약, 셀비온, 삼일제약, 뷰노, 보령, 메지온 등 10개사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를 늘린다. CB·BW는 발행 후 특정 시기가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달린 채권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로 통한다.사채 발행 한도 증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에스바이오메딕스다. 개발 업체 2003년 설립한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지난 2023년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오는 28일 개최하는 주총에서 CB와 BW 발행 한도를 기존 3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상장한 지 2년 만에 메자닌 발행한도를 16배 이상 늘리는 것이다.지난해 10월 상장한 방사성의약품(RPT) 치료제 개발 업체 셀비온은 CB와 BW 발행 한도를 네 배 이상 상향한다. 셀비온의 기존 CB·BW 발행 한도는 500억원이었는데 이를 2000억원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의안을 이번 정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셀비온은 이익참가부사채(PB)와 교환사채(EB) 등 발행 규정도 신설한다. 보령 역시 CB·BW 발행 한도를 1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네 배 확대할 계획이다.코오롱생명과학, 이연제약, 셀트리온제약, 삼일제약 등도 사채 발행 범위를 두 배 이상 넓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CB 발행 한도를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이연제약은 CB 발행 한도를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셀트리온제약은 CB와 BW 발행 한도를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삼일제약은 CB와 BW 발행 한도를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재설정한다.발행주식총수를 늘리는 기업도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과 부광약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과 부광약품 모두 발행주식총수를 1억주에서 5억주로 늘린다. 보령의 경우 사채 발행 규모 확대에 더해 신주 발행 범위도 변경한다. 기존 정관에서는 발행주식총수의 2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주를 발행할 수 있었는데 새롭게 바뀌는 정관에서는 범위 제한이 사라진다.국전약품과 옵티팜은 신주 발행 대상을 확대한다. 신주 발행 대상을 금융기관이나 기관투자자에서 기타법인, 개인, 제3자 등으로 범위를 넓힌다. 이전까지 기관투자자나 금융기관 등 특정한 자에게만 신주를 발행할 수 있었다면 향후 기타법인, 주주 포함 불특정 다수인 등에게도 사채 청약 기회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CB·BW 발행 목적을 명시적으로 확대했다. '긴급한 자금조달을 위해'라고 표기돼 있던 기존 CB·BW 발행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 긴급한 자금조달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위해'로 변경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메자닌 발행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JW그룹 계열사도 일제히 신속하고 유연하게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정관 변경에 나선다.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신약, JW생명과학 등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가 대표이사에 1년 이내 사채 발행 권한을 위임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안건을 다룬다. 대표이사가 일정 기간 동안 이사회 승인 없이도 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해 사채 발행 절차를 간소화했다.(자료: 금융감독원) 이들 기업이 CB와 BW 발행 한도를 늘리거나 사채 발행 방법, 대상 등을 확대하는 건 자금 조달을 위한 포석이다. 당장 사채 발행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재원 마련 여력을 늘려 놓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안정성 심화와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자금조달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보다 유연한 자금 운용 전략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이 같은 행보에 대해선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공존한다. 기업이 사채 발행 한도를 올리고 대상과 방식을 다양화하면 시장 상황에 맞춰 최적의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기업이 더 넓어진 자금 조달 선택지를 통해 신기술 도입, 생산시설 확충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도 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채 발행이 기존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메자닌 등 발행이 늘면 미래에 주식 전환 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희석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거나 기존 주주 반발을 초래하는 사례도 자주 목격된다.이번에 자금 조달 유연성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제약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이미 시장에서 지속해서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추가적인 증자나 메자닌 발행은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기존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현재 111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지난 17일 유상증자 1주당 발행가액을 9550원으로 확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R&D와 인건비 등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11월 CB를 통해 8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연제약은 조달한 자금의 86%를 채무 상환에 쓰고 나머지 14%를 시설 투자 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뷰노는 지난해 말 237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이 CB의 사채 만기일은 2054년으로 발행회사 의사에 따라 만기를 무제한 연장할 수 있는 '영구 CB'다. 해당 CB에는 사채 발행 2년이 되는 날부터 1년마다 금리가 4%씩 가산되는 스텝업 조항이 포함돼 있다. 뷰노가 올 2분기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오는 9월 27일부터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에 4%를 가산하는 조건도 있다.보령은 지난해 11월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보령파트너스는 김정균 보령 대표가 지분 88%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이를 통해 보령에 대한 김 대표의 지배력은 약 29%까지 높아졌다. 유상증자를 활용해 오너 3세의 후계구도를 완성하는 동시에 투자 재원을 확보한 것이다.다만 제약바이오 기업의 정관 변경 안건이 모두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요건에 속한다.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특수관계인 지분이 낮은 바이오텍의 경우 소액주주 반대가 많을 시 정관 변경 안건이 무산될 수 있다.2025-03-20 06:20:59차지현 -
한미-삼성에피스, 프롤리아 시밀러 공동판매 맞손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오른쪽)과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왼쪽)이 공동 판매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자료: 한미약품, 삼성바이오에피스)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한미약품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18일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프로젝트명 SB16·성분명 데노수맙)의 국내 출시를 위한 공동 판매 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19일 밝혔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로서 제품의 생산과 공급을 담당한다. 이후 국내 마케팅과 영업 활동은 양사가 공동으로 맡게 된다.프롤리아는 암젠이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제다. 2024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아이큐비아(IQVIA) 기준 2024년 국내 시장 매출 규모는 약 1749억원 수준이다.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에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 2월 각각 규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한미약품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환자들에게 보다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처방받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당사가 보유한 개발 역량과 한미약품이 가진 영업과 마케팅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환자들이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통한 혜택을 더욱 많이 경험하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은 근골격계 치료제 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다진 준비된 파트너"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가 상호 성장할 수 있는 혁신적 성과를 창출하고,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2025-03-19 09:00:48차지현 -
지씨셀, 일본 자회사 지분 관계사에 매각...'선택과 집중'[데일리팜=차지현 기자] GC그룹 계열사 지씨셀이 7년 전 인수한 일본 세포치료제 업체 지분 일부를 지주사와 그룹 내 유전체 분석 계열사에 넘겼다. 일본 시장에서 사업 경험을 보유한 지주사에 사업을 맡기면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CG그룹은 역량 결집을 통해 본격적으로 일본 세포치료제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씨셀은 지난해 4분기 GC림포텍 지분 5만685주를 26억원에 매각했다.림포텍은 일본 국립암센터 연구원 출신 세키네 박사가 지난 1999년 설립한 업체다. 세키네 박사는 고유 면역세포 배양법을 개발하고 수많은 논문을 발표한 면역세포치료제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일본 내 세포치료제와 배양용 시약 제조·판매를 주사업으로 영위 중이다. 작년 기준 매출 51억원, 순손익 6억원을 달성했다.앞서 녹십자셀은 2018년 림포텍을 인수했다. 녹십자셀은 기존에 보유하던 림포텍 지분 14.5%에 더해 지분 68.8%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2021년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이 합병, 통합법인 지씨셀을 출범하면서 림포텍은 지씨셀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이번 지분 매도로 림포텍에 대한 지씨셀 지분율은 83.3%에서 24.4%로 축소됐다. 또 지씨셀은 림포텍을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재분류했다. 회계 원칙상 종속기업으로 설정하려면 과반 이상 지분을 소유해야 한다.거래 상대방은 지주사 녹십자홀딩스와 유전체 분석 계열사 지씨지놈이다. 구체적으로 각 업체가 얼마나 지분을 매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지씨셀이 녹십자홀딩스와 지씨지놈 등 특수관계인에 지분을 매각한 이유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다. 일본 시장에서 사업 경험을 보유한 지주사에 사업을 맡기면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지씨셀 측 설명이다.녹십자는 뇌실내투여용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21년 초 헌터라제 투여경로를 기존 정맥주사에서 뇌실내 직접투여로 변경한 헌터라제ICV에 대해 세계 최초로 일본 규제당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외에도 녹십자는 일본 돗토리대학교와 GM1 강글리오시드증 경구용 샤페론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지주사를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한 CG그룹은 향후 본격적으로 일본 세포치료제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한 현지 네트워크와 시장 이해도를 바탕으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여러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연구개발(R&D)부터 임상, 생산 등 유기적인 연계도 강화될 전망이다.지씨지놈 입장에선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더욱 탄력을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씨지놈은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모 예정 주식 294만4445주를 포함해 총 2250만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지씨지놈은 지난해 10월 거래소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을 획득, 기술특례상장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지씨지놈은 림포텍을 징검다리 삼아 일본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다. 지씨지놈은 지난 1일 림포텍과 액체생검을 통한 다중암 조기진단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림포텍이 가진 일본 내 의료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기반 다중암 조기진단 검사 '아이캔서치'를 현지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 내 주요 의료기관 또는 연구소와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임상 연구와 기술 개발도 강화한다.GC그룹 관계자는 "녹십자홀딩스가 이미 일본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에 림포텍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관리하면 더 효과적으로 현지 사업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그룹의 일본 사업에 있어 림포텍이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2025-03-19 06:19:25차지현 -
한올바이오, 중국 파트너에 왜 기술수출 해지 요구했나[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한올바이오파마가 8년 전 중국 바이오 업체와 맺은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하기 위한 국제 중재 절차에 돌입했다. 파트너사가 연구개발(R&D)과 상업화 등에 있어 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 자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바토클리맙)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절차가 개시됐다.바토클리맙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항체 신약이다. 면역글로불린G(IgG)의 방어수용체인 Fc 수용체(FcRn)을 표적으로 삼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FcRn의 활동을 저해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는 자가면역 IgG를 감소시키는 기전이다.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017년 하버바이오메드에 바토클리맙을 기술수출했다. 당시 한올바이오파마는 바토클리맙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탄파너셉트)에 대한 대만,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중화권의 독점적 개발과 사업권을 총 8100만달러 규모로 하버바이오메드에 넘겼다. 이후 하버바이오메드는 2022년 10월 중국 석약(CSPC)제약그룹 100% 자회사 NBP파마와 서브라이선스(특허 양도) 계약을 맺었다.한올바이오파마는 계약 해지 통보 사유에 대해 하버바이오메드가 계약상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한올바이오파마는 공시를 통해 "계약에 따라 하버바이오메드가 중화권 지역 내 바토클리맙의 여러 적응증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이에 당사는 2025년 1월 26일 하버바이오메드에 계약 해지와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하버바이오메드는 중증근무력증(MG)을 적응증으로 바토클리맙의 임상 3상을 마치고 중국 규제당국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버바이오메드와 CSPC 제약그룹은 지난해 6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MG를 적응증으로 한 바토클리맙 품목허가를 위한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BLA)를 제출했다.다만 하버바이오메드는 MG 외 다른 적응증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않고 있다는 게 한올바이오파마 측 입장이다. 바토클리맙은 갑상선안병증, 온난항체 용혈성빈혈, 그레이브스병, 만증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 시신경 척수염, 혈소판 감소증 등 여러 적응증을 목표로 한다. 하버바이오메드는 2020년 4월 시신경척수염 중국 임상 1b/2a상을, 2020년 8월 혈소판감소증 중국 임상 2상을 시작했으나 후속 임상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한올바이오파마는 이 같은 개발 지연이 바토클리맙의 중화권 시장 경쟁력과 상업적 성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하버바이오메드는 바토클리맙 계약이 여전히 유효함의 확인을 구하는 중재를 ICC 중재법원에 신청했고 중재 절차가 본격 개시됐다.ICC 중재는 국제 비즈니스 분쟁 해결을 위한 대표적인 절차다. 기업 간 계약 해석이나 이행 여부를 법적으로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중재에서는 하버바이오메드가 계약상 의무를 충분히 수행했는지, 한올바이오파마의 계약 해지가 정당한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한올바이오파마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하버바이오메드 계약 이행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한올바이오파마 측은 "당사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하버바이오메드가 라이선스 계약을 적절히 이행하였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중재에 대응할 것"이라며 "해당 기술의 임상개발, 품목허가 및 판매 등을 위한 관련 활동이 지속해서 지연없이 진행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2025-03-18 12:00:29차지현 -
동물약·사료에 부동산도 눈독...제약, 신사업 추가 봇물[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 변경에 속속 나선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동물의약품 사업 등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로의 확장 움직임이 활발하다. 부동산 임대업, 발전업 등 이종 산업 진출을 예고한 기업도 눈에 띈다.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19곳 이상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사업목적 추가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해당 안건을 상정한 곳은 CG인바이츠, HLB테라퓨틱스, 딥노이드, 메디포스트, 박셀바이오, 뷰노, 신신제약, 안국약품, 압타머사이언스, 압타바이오, 유유제약, 이수앱지스, 이엔셀, 차백신연구소, 케어젠, 클래시스, 티앤엘, 현대ADM, 휴온스글로벌 등이다.CG인바이츠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총 20개에 달하는 사업을 사업목적에 신규 추가한다. CG인바이츠는 2000년 설립된 1세대 바이오벤처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전신이다. 지난 2023년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인바이츠 생태계로 편입됐다. 인바이츠생태계는 인바이츠바이오코아, 헬인바이츠지노믹스 등 10개 계열사가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정밀의료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며 제시한 개념이다.CG인바이츠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건강관리서비스, 고객이 제공·동의한 개인건강정보 활용 플랫폼 사업, 유-헬스솔루션 개발, 유-헬스 디바이스 인증과 판매사업, 병원정보시스템의 해외 판매 사업, 해외환자 유치 등 병원·의료 지원사업, 스마트 병원 관련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관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딥노이드도 오는 28일 정기 주총에서 12개의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딥노이드는 2008년 설립된 의료 AI 전문 업체다. 딥노이드는 이번 주총에서 의료기기 판매와 수출입업, 의료기기, 생명과학·헬스케어에 관련된 투자 및 공동사업운영, 병원 경영지원사업(MSO), 병원시스템 통합구축서비스의 개발, 제작과 판매업, 의료디지털콘텐츠의 개발, 제작·판매업 등을 신규로 넣는다. 외국인 환자유치업, 의료용 진단사업, 의료기기와 기계장치 임대업 등도 추진 중인 신사업으로 제시했다.박셀바이오는 의약품 도매업, 의료용품 도매업, 의료기구 도매업, 건강식품 도매업 등 7개 사업을 정관에 추가한다. 압타바이오의 경우 건강기능식품 제조·가공·판매·유통업, 동물용품 제조·유통업·수입·수출·도소매업 등 2개 사업을 사업목적에 포함한다. 케어젠의 경우 사업목적에 각종 기술이전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자료: 금융감독원) 휴온스글로벌은 12개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28일 개최하는 정기 주총에서 의료용·일반 플라스틱용기 제조와 도소매업, 화장용 스펀지·퍼프·소품 제조와 도소매업, 인쇄와 출판업, 이외 각호에 부대되는 사업 관련 컨설팅, 투자 등을 신규 사업목적에 넣는다. 클래시스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부속의원 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한다.전통 제약사도 사업목적 추가 관련 정관 변경에 나섰다. 신신제약은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제조와 판매업, 상품 중개와 판매대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안국약품은 사료 제조와 수입·판매업, 미용기기 제조와 유통·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로 넣는다. 유유제약은 동물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앞다퉈 신사업을 뛰어드는 배경은 캐시카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약개발 특성상 연구개발(R&D)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기간과 비용이 드는 데다 리스크가 큰 만큼, 사업 다각화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AI 기술 등 차세대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매출 관련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곳도 있다. 실제 이번에 정관 변경을 추진하는 제약바이오 업체 중 딥노이드, 박셀바이오, 압타머사이언스, 압타바이오, 차백신연구소 등은 2023년 매출이 30억원 미만이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가 최근 사업연도말 매출 30억원을 달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CG인바이츠, 현대ADM, 뷰노, 이엔셀 등은 2023년 매출이 100억원을 밑돌거나 소폭 넘는 수준이다.이들 업체는 신사업으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동물의약품 사업 등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를 택한 모습이다. 압타바이오, 차백신연구소, 유유제약, 티앤엘 등은 이번 주총에서 동물 의약품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딥노이드(의료기기 판매·수출입업), 뷰노(의료기기 수리업), 차백신연구소(의료기기 제조·도소매업) 등은 의료기기 사업을 새 사업 목적에 포함한다. 박셀바이오, 압타머사이언스, 이엔셀, 휴온스글로벌은 화장품 판매 또는 화장품 시약·용기 제조 등을 사업목적에 넣는다. 이외 건강기능식품 유통·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곳은 신신제약, 유유제약, 압타머사이언스, 압타바이오 등이다.본업과 관련성이 낮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기업도 눈길을 끈다. HLB테라퓨틱스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 화물 운송업과 물류 컨설팅업 등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이수앱지스와 이엔셀은 부동산 매매·임대, 개발 사업 항목을 신설한다. 티엔엘은 에너지 관련 사업인 발전업을 사업목적에 넣는다. 메디포스트의 경우 의료 관광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포함시킨다.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묻지마'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기업들이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R&D 역량과 자금이 분산돼 본사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본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단기적 대응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2025-03-18 06:20:37차지현 -
알테오젠, AZ 자회사에 2건 기술수출...계약금 총 655억[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알테오젠이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와 2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 연구개발 자회사 메드이뮨과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에 대한 2건의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메드이뮨 영국 법인과 메디이뮨 미국 법인을 대상으로 각각 계약을 맺었다.영국 법인과 체결한 계약의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업프론트)은 364억원이다. 개발과 상업화에 따른 경상 기술료(마일스톤)는 1조547억원 규모다. 상업화 성공 시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알테오젠은 ALT-B4를 적용한 제품의 첫 상업 판매 후 발생한 순매출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판매 로열티로 수취하게 된다.미국 법인과 체결한 계약의 업프론트는 291억원이다. 마일스톤은 8438억원 규모다. 이 계약 역시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이번에 알테오젠이 맺은 기술수출 계약 2건의 업프론트는 총 655억원이다. 두 계약의 마일스톤 합은 1조8985억원이다.알테오젠의 ALT-B4는 피하의 히알루론산을 가수분해해 정맥주사(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환자가 병원에서 4~5시간 맞아야 하는 IV 제형과 달리 SC 제형을 이용하면 환자가 집에서 5분 내로 스스로 주사할 수 있다.알테오젠은 지난 2019년부터 미국 머크(MSD), 인도 인타스 파마슈티컬스, 스위스 산도스 등 글로벌 제약사와 연이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알테오젠은 지난 2019년 글로벌 제약사 GPC와 13억7300만달러, 2020년 MSD와 38억6500만달러, 2021년 인타스와 1억900만달러, 2022년 산도스와 1억4500만달러 규모로 ALT-B4를 기술이전했다.이 가운데 MSD와 계약은 지난해 2월 수주 기간을 4개월 연장하면서 4억3200만달러가 증액돼 총 계약금액이 43억1700만달러로 늘었다. 2022년 체결한 산도스와의 계약의 경우 7월 신규 히알루로니다제 공동개발을 통한 SC제형 바이오시밀러 개발 계약 건으로 대체됐다. 해당 계약의 구체적인 조건과 개발 전략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2025-03-17 15:10:46차지현 -
LG화학, 7천억 인수 아베오 무형자산 1540억 손상 처리[데일리팜=차지현 기자] LG화학이 3년 전 인수한 미국 바이오 기업의 영업권 일부를 손상처리했다. 해당 바이오 기업이 보유한 무형자산도 약 1500억원의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피인수 업체가 주요 파이프라인의 적응증 확대 임상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으면서 영업권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영업권에 대해 204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영업권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매물의 순자산 가치보다 비싸게 산 '웃돈'(프리미엄)을 말한다. 영업권에는 브랜드 가치와 영업 노하우 등이 포함되며, 회계적으로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영업권은 매년 손상 검사를 받는데, 영업권의 가치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면 손상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회계적으론 손상차손 발생한 액수만큼 영업권(무형자산)이 감소하고, 비용이 늘어난다.LG화학은 지난 2022년 아베오 지분 100%를 5억7100만 달러(약 7011억원)에 인수했다. 2001년 미국에서 설립된 아베오는 항암제 개발 전문 바이오벤처다. 아베오는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장암 3차 치료제로 '포티브다' 허가를 획득했다.인수 당시 아베오의 순자산 가치는 4252억원이다. LG화학은 나머지 2759억원을 영업권으로 처리했다. LG화학이 아베오의 실제가치보다 2759억원을 더 주고 회사를 샀다는 의미다. 이는 총 인수대금의 약 3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LG화학은 아베오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영업권의 7% 이상을 손상처리한 셈이다.LG화학은 지난해 아베오의 영업권 외 무형자산 1540억원에 대해서도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앞서 LG화학은 2022년 아베오를 인수하면서 아베오의 무형자산을 5654억원으로 계상한 바 있다.(자료: LG화학) 아베오의 영업권과 무형자산 손상 처리는 지난해 하반기 공개된 포티브다 임상 3상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베오는 지난해 7월 포티브다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 병용요법 임상 3상(TiNivo-2)에서 1차 지표 충족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아베오는 옵디보와 병용요법으로 기존 신장아 3차 치료제에서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임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아베오는 해당 임상에서 대조군으로 쓰인 포티브다 단독투여 환자 결과를 통해 포티브다의 2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아베오는 포티브다와 옵디보 병용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임상 방향과 세부 전략 등을 재수립할 예정이다.다만 포티브다 적응증 확대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아베오 목표 실적에도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LG화학은 아베오 인수 발표 투자자 설명회(IR)에서 오는 2027년 아베오 매출을 5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옵디보 병용 임상이 성공하면 적응증이 확대돼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2024년 아베오는 매출 2309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에 인수되기 전인 2021년 매출 550억원보다는 네 배가량 증가했지만, 회사가 제시한 매출 추정치보다는 두 배 이상 낮다.2025-03-17 12:00:37차지현 -
지씨셀, 신약개발사업단 CMC 컨설팅 사업수행기관 선정[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지씨셀(대표이사 원성용)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으로부터 세포·유전자 부문 2025년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전략컨설팅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사업단은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중견·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제조·분석·허가 등 CMC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 CMC 전략컨설팅 지원사업은 글로벌 수준의 CMC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전문 기관의 컨설팅을 제공한다.해당 사업에는 지난해 사업수행기관 6곳이 선정됐다. 또 총 9개 국가신약개발과제 협약기관이 CMC 전략컨설팅 지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CMC 전략컨설팅과 연계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이 진행되는 등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기여했다는 게 사업단 측 설명이다.올해의 경우 세포·유전자, 저분자, 단백질·항체 등 3개 분야에서 총 10개 사업수행기관이 컨설팅을 수행한다. 지씨셀은 세포·유전자 부문의 주요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지씨셀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선정부터 생산, 품질, 허가 절차까지 전반적인 지원을 맡는다. 컨설팅 범위는 ▲개발 전략(후보물질 검토, 개발 단계별 일정 및 계획 수립) ▲제조 및 생산(대량생산 공정 최적화, 제형 개발, 비임상·임상 시료 생산) ▲품질평가(분석법 개발·밸리데이션, 특성 분석 및 보완 방안) ▲인허가 및 실사(CTD 모듈 3 작성, GMP 시스템 확립, IND 신청 및 규제기관 대응) 등이다.지씨셀은 컨설팅 과정에서 도출된 전략을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CDMO 연계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기업의 성공적인 임상진입을 돕는다는 계획이다.지씨셀 관계자는 "이번 사업단의 2025년 CMC 전략컨설팅 사업수행기관 선정은 국내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신약 개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2025-03-17 11:09:58차지현 -
제약바이오 주총 시즌 개막…26일 슈퍼 주총데이[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2025년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올해 제약바이오 업체 주총은 3월 넷째 주에 몰렸다. 주총일이 가장 집중된 '슈퍼 주총데이'는 26일이었다.17일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145곳의 주총 개최일을 취합한 결과 대다수 기업이 3월 넷째 주에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43개사, 28일 38개사, 31일 28개사로 집계됐다.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한 건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4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주총을 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정기 주총에서 유승호 경영지원센터장을 사내이사로, 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지난 3년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장으로 활동한 이창우 서울대 명예교수도 재선임했다.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총은 3월 셋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일 동국생명과학, 유한양행, 한독, 현대ADM 등 4개사가 정기 주총을 연다. 21에는 동국제약, 삼일제약, 삼진제약, 이수앱지스, 일성아이에스, 화일약품, 환인제약 등 7개 제약바이오 업체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3월 셋 째주부턴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총 일정이 집중된다. 24일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바이넥스, 온코닉테라퓨틱스, 옵티팜, 하나제약 등 5개 업체가, 25일 HLB테라퓨틱스, 바디텍메드, 바이오다인, 비올,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유나이티드제약, 유비케어, 인바디, 제일약품, 지씨셀, 케어젠, 티디에스팜, 파마리서치, 퓨쳐켐 등 15개 업체가 주총을 진행한다.(자료: 금융감독원) 26일은 가장 많은 기업의 주총이 몰려 있는 날이다. HK이노엔, HLB제약, JW생명과학, JW신약, JW중외제약, JW홀딩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광동제약, 경보제약, 녹십자, 녹십자홀딩스, 대웅, 대웅제약, 대한약품, 동화약품, 랩지노믹스, 바이오노트, 바텍, 부광약품, 삼천당제약, 신신제약, 아이센스, 에스디바이오센서, 유바이오로직스, 일동제약, 일동홀딩스, 제넥신, 종근당, 종근당홀딩스, 지노믹트리, 진원생명과학, 차백신연구소, 코미팜, 코오롱생명과학, 큐로셀, 티앤엘, 파미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한올바이오파마, 휴메딕스, 휴온스 등 43개사 주총이 한날 한시에 몰렸다.27일에는 루닛과 오스코텍, 유유제약 등이 주총을 소집한다. 이어 28일에도 38개사가 주주를 만난다. CG인바이츠, DXVX, HLB생명과학, 국제약품, 대원제약, 동방메디컬, 디앤디파마텍, 디티앤씨알오, 딥노이드, 메디톡스, 메디포스트, 메지온, 바이오솔루션, 바이오플러스, 보로노이, 뷰노, 신라젠, 신풍제약, 씨젠, 안국약품, 알리코제약, 에스바이오메딕스, 에이비엘바이오, 에이프릴바이오, 엔젤로보틱스, 영진약품, 오름테라퓨틱, 원텍, 위더스제약, 이엔셀, 이연제약, 인터로조, 일양약품, 토모큐브, 툴젠, 펩트론,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휴온스글로벌 등이다.3월 마지막날 주총을 여는 곳도 28곳에 달한다. HLB, 고바이오랩, 국전약품, 네이처셀, 대화제약, 덴티움,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듀켐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바이오니아, 보령, 브릿지바이오, 셀비온, 쓰리빌리언, 씨어스테크놀로지, 알테오젠, 앱클론, 에스티팜, 엘앤씨바이오, 올릭스, 와이바이오로직스, 제테마, 지아이이노베이션, 차바이오텍,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클래시스, 한국비엔씨 등이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주총 쏠림 현상은 매년 지적돼 온 문제다. 특히 주총 개최 시각도 오전 9~10시 사이에 집중돼 있다.여러 기업이 동일한 날짜에 주총을 열다 보니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는 여러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주총 참석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주주임에도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거나 주총이 형식적으로만 진행된다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됐다.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8년 주총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상장사가 주총 예정일을 알리면 이를 바탕으로 주총 집중일을 추정해 쏠림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회사가 주총 집중일에 주총을 개최하게 되면 주총 2주 전 그 사유를 한국거래소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자료: 금융감독원) 다만 이런 조치가 무용지물이라는 시각도 우세하다. 주총 집중일에 개최하는 이유를 공시만 하면 되니 신고 의무 제도가 정기 주총 개최일 분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실제 28일 주총을 여는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은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사유신고 공시를 통해 "주총 개최일을 결정함에 있어 외부감사인으로부터의 감사보고서 수령 일정, 주총 필수 참석 인원의 가능 일정 등을 모두 고려해 부득이하게 주총 집중(예상)일에 주총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사유만 공시할 뿐 실질적인 변화는 없는 셈이다.여전히 제약바이오 업계의 슈퍼 주총위크 현상은 여전하지만, 주주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은 확산하는 분위기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중외제약, 일동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이 전자투표제를 도입, 시행 중이다.HLB의 경우 올해 신 주총 문화 만들기에 나섰다. HLB그룹은 그룹 내 10개 상장사가 올해 모두 주총 후 주주간담회를 진행, 주주에게 회사 주요 사업의 진행 현황을 설명하고 주주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주주가 편하게 참석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거나 행사 후 공장 투어 등을 진행해 주총을 주주와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2025-03-17 06:19:32차지현 -
'ADC 도전' ABL바이오, 작년 한·미·중 벤처 기술 3건 도입[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이중항체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로 저변을 넓히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지난해 관련 분야서 3건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보유한 이중항체 역량에 외부로부터 확보한 ADC 기술을 더해 이중항체 ADC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ADC 기술 확보 사활…작년 바이원큐어·인투셀·바이오사이토젠서 기술 도입1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2월 27일 바이원큐어(BiOneCure)로부터 신규 면역항암항체를 도입했다. 대상 지역은 전 세계다. 계약 기간이나 규모 등 세부 조건은 모두 비공개다.2017년 설립된 바이원큐어는 미국 메릴랜드주에 본사를 둔 항체 전문 항암제 개발사다. 전통적인 ADC를 포함해 이중특이성(Bispecific) ADC, 이중기능성(Bifunctional) ADC 등 여러 ADC 플랫폼을 보유했다.ADC는 암세포를 정확하게 찾아가는 표적 특이성을 가진 '항체'에 암세포 살상력이 뛰어난 '약물'을 결합한 치료제다. 항체가 목표물인 암세포에 정확하게 도달해 약물이 탄두처럼 터진다는 점에서 '유도미사일'이라고도 불린다. 하나의 단일클론 항체와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연결한 구조다.이중특이성 ADC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단일클론 항체 대신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이중특이성 항체를 사용한다. 두 개 타깃을 동시에 조준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개념이다.이중기능성 ADC의 경우 구조는 전통적인 ADC와 비슷하지만 페이로드 역할이 이중적이다. 페이로드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에 더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기능을 가지는 등의 방식이다. 암세포를 죽이는 동시에, 주변 면역세포까지 자극해 면역항암 효과를 추가한다는 원리다.바이원큐어는 이 같은 차세대 ADC 플랫폼을 기반으로 7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임상 1상 단계의 'BIO-106'은 TROP2 표적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이외 타깃 등이 미공개 상태인 전임상 단계 ADC 후보물질 'BIO-201', 'BIO-107', 'BIO-108' 등을 갖고 있다.이로써 에이비엘바이오는 작년 한 해 동안에만 총 3건의 ADC 관련 기술도입 계약을 맺었다.에이비엘바이오는 작년 10월 국내 인투셀로부터 ADC 제조를 위한 약물 접합 기술을 도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해당 기술에 대한 전 세계 권리를 확보했다. 이외 계약 기간이나 총 계약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인투셀의 기술을 활용해 이중항체 ADC 신약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인투셀은 2015년 리가켐바이오 공동 창업자 박태교 대표가 설립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사·석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학 박사를 취득한 바이오 전문가다. LG생명과학 기술연구원 출신으로 리가켐바이오 공동창업자 7인 중 한 명이다.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리가켐바이오 ADC 플랫폼 초석을 다진 인물이기도 하다.인투셀은 ADC의 3요소 중 링커에 특화한 기술을 지녔다. 자체개발 링커 플랫폼 '오파스'(OHPAS)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링커는 항체를 붙이는 왼쪽 링커와 약물을 붙이는 오른쪽 링커로 나뉘는데 이중 오른쪽 링커에 특화한 기술을 보유했다. 오파스는 기존 링커 기술이 접합하기 어려운 페놀 계열 약물까지 연결하는 범용성을 갖췄다는 게 인투셀 측 설명이다.(자료: 금융감독원) 이에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작년 3월 바이오사이토젠(Biocytogen)과 신규 면역항암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도입의 목적은 ADC 개발이다. 이번 계약 역시 전 세계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나머지 조건을 비공개 처리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후 지난해 12월 바이오사이토젠과 한 차례 추가 계약을 맺기도 했다.바이오사이토젠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오텍이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상장돼 있다. 2023년 기준 매출은 약 1476억원으로, 12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CTLA-4 타깃 단일클론항체 'YH001', CD40 타깃 단일클론항체 'YH003', 4-1BB 타겟 단일클론항체 'YH004', PD-1과 CD40 동시 타깃 이중특이성 항체'YH008' 등이 바이오사이토젠의 대표 파이프라인이다. 바이오사이토젠은 인간 단일클론 항체와 이중특이적·다중특이적 항체, 단일 도메인 항체를 간소화해 약물을 개발 가능한 '렌나노'(RenNano) 플랫폼 등을 출시했다.이중항체서 ADC로 확장…"에이비엘바이오USA 나스닥 상장·통매각 검토"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에 강점을 가진 바이오텍이다. 지난 2022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을 기술수출했다. 계약금(업프론트) 7500만달러(약 1000억원)를 포함해 총 10억6000만 달러(약 1조4700억원) 규모 계약이다. 이로써 이중항체 기술력을 입증했다.이후 에이비엘바이오는 ADC 이중항체 분야로 사업 영역 확장을 선언했다. 다이이찌산쿄의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성공 이후 국내외에서 ADC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데 따라 자사 이중항체 역량을 접목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이중항체 ADC는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약물이 없다. 이제 막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후발주자로서 충분히 승산이 있는 영역으로 판단했다.다만 기존에 보유한 이중항체 기술만으로 ADC 기술을 내재화하는 덴 한계가 있었다. ADC는 링커, 페이로드 등 여러 복합 기술과 공정이 융합돼야 하기 때문에 협업이 필수다. 이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가 국내외 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 체계를 구축, 외부에서 ADC 기술을 도입해 이중항체 ADC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에이비엘바이오가 처음 ADC 진출 움직임을 보인 건 2년 전부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3년 네덜란드 시나픽스와 ADC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 페이로드와 링커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스위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론자가 시나픽스를 인수했다.에이비엘바이오 ADC 파이프라인 개요(자료: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으로 ROR1 타깃 'ABL205'와 TOP1i 타깃 'ABL206', 'ABL209', 'ABL21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3개 파이프라인이 임상 진입을 앞뒀다. ABL205, ABL209의 경우 각각 올해 9월과 12월, ABL210은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개발 거점은 미국법인 에이비엘바이오USA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작년 진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1400억원을 대부분 미국 법인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지난 1월 진행한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에이비엘바이오USA를 이중항체 ADC 개발 독자적인 전문 자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에이비엘바이오USA를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안, 글로벌 빅파마에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 등 다각도로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했다.2025-03-15 06:16:27차지현 -
'새 먹거리 찾아라'...SK바팜, 바이오펀드에 157억 출자[데일리팜=차지현 기자] SK바이오팜이 유망 바이오텍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미국 바이오 투자 펀드에 출자한 금액이 157억원을 넘어섰다. 펀드가 투자하는 바이오텍을 통해 혁신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말까지 미국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LifeSci Venture Partners) 3호 펀드에 141만 달러(약 21억원)를 출자했다.2017년 설립한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는 생명과학·헬스케어 컨설팅 회사 라이프사이파트너스의 초기 투자를 담당하는 곳이다.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비상장 바이오텍의 초기 투자를 주사업으로 영위한다.항암제 개발사 캔디드 테라퓨틱스, 인공지능(AI) 의료 영상 업체 아베르토 메디컬,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제 개발사 프로파운드바이오, 피부 질환 치료제 개발사 바인 테라퓨틱스 등이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의 주요 포트폴리오다.SK바이오팜은 5년 전부터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유망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2020년 10월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 2호 펀드에 42억원을 처음 출자했고 같은 해 49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SK바이오팜은 현재까지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 2호 펀드에 총 136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말을 기점으로 약정한 투자 기간이 종료되면서 해당 펀드에는 더 이상 신규 투자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기존 종목 후속 투자를 위한 출자 가능액으로 20억원을 설정했다. 이후 SK바이오팜은 2023년 5월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 3호 펀드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SK바이오팜은 총 265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으나 작년 초 출자액을 105억원으로 축소했다. 펀드 전체 규모 감소로 출자액도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SK바이오팜은 작년 1월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 3호 펀드에 대한 첫 출자를 시작으로 매 분기 출자액을 확대했다. 지난해 2분기까지 9억원을 현금 출자했고 3분기 누적 출자액은 15억원 규모로 증가했다.이로써 SK바이오팜이 라이프사이벤처파트너스 2호 펀드를 포함해 이제까지 출자한 금액은 총 157억원으로 확대됐다.SK바이오팜이 벤처캐피털(VC) 펀드에 투자하는 목적은 유망한 바이오텍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혁신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외부 혁신 기술을 활용해 관련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면서 신약개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SK바이오팜의 자체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지난해 미국 전체 매출은 4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2% 증가했다.이를 기반으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영업이익 963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력 파이프라인이 본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SK바이오팜이 글로벌 바이오 펀드를 통해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SK바이오팜이 펀드를 통한 지분 투자에서 인수합병(M&A)으로 투자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분야서 M&A 대상을 지속해서 물색 중인 걸로 파악된다. 알파핵종 기반 RPT 치료제를 개발하는 해외 바이오텍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2025-03-14 12:00:51차지현 -
유한, 작년 70억 사고 322억 팔았다…오픈이노 전략 재편[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유한양행이 과거 투자한 바이오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모습이다. 유한양행이 작년 한 해 동안 처분한 바이오 기업 주식만 322억원을 넘어섰다. 핵심 기술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새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한양행은 보유 중인 에이프릴바이오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유한양행은 에이프릴바이오 주식 215만5750주를 총 215억9000만원에 처분했다. 1주당 평균 매도가는 1만15원이다.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에이프릴바이오 시리즈B 라운드에 참여, 30억원을 투자했다. 이듬해 100억원을 추가 투입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유한양행은 이번 주식 매도로 약 86억의 차익을 실현한 셈이다.같은 기간 유한양행은 제넥신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유한양행은 제넥신 보유 지분 56만8954주를 56억3300만원에 팔았다. 1주당 평균 처분 단가는 9900원이다.유한양행은 10년 전 제넥신 주식을 처음 취득했다. 2015년 제넥신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유한양행은 2018년 94억원, 2020년 194억원 규모 제넥신 주식을 매도했다. 2023년 제넥신 주가가 하락하면서 12억원을 들여 제넥신 주식 21만3000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320만주에 달하는 워랜텍 주식도 모두 정리했다. 워랜텍은 임플란트 제조 업체다. 유한양행은 2017년 워랜텍 지분 160만주를 20억원에 인수,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2018년 20억원을 추가 출하면서 워랜텍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 1년 동안 과거 투자한 바이오 업체 3곳의 기업을 전량 처분한 것이다.유한양행은 작년 초 건강기능식품 제조 업체 메디오젠 주식 일부도 처분했다. 지난해 1분기 메디오젠 주식 24만6974주를 50억원에 팔았다. 유한양행은 2020년 메디오젠 주식 234만5697주 취득에 398억원을 투입했다.이로써 유한양행은 작년 한 해 동안 322억원 이상의 타법인 주식을 처분했다. 처분 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워랜텍 주식 물량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유한양행이 주식 매도로 확보한 현금은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이 같은 유한양행의 지분 매도 행보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변화와 일관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2023년 지분투자 중심이었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기술 확보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기존 유한양행은 부족한 기반기술이나 유망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텍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기술 협업과 투자 수익을 동시에 누리기 위한 전략이었다.다만 이는 투자한 업체가 증시에 상장하지 않으면 사실상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투자 전략을 기술 교류 중심으로 선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닌, 기술을 직접 도입하거나 협업을 늘리는 방향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자료: 금융감독원) 실제 유한양행은 잇단 지분 매도와 달리, 신규 지분 취득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일 년 동안 유한양행이 지분을 취득한 바이오텍은 사이러스테라퓨틱스 한 곳에 불과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사이러스테라퓨틱스 지분 12만2164주를 70억원에 사들였다.이는 최근 5년간 유한양행 지분 투자 중 최저 수준이다. 유한양행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9건의 지분을 취득했고 2022년 7곳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2023년부터는 투자 건수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2023년 유한양행은 4건의 지분 투자를 집행했다.특히 이번에 신규 지분을 취득한 사이러스테라퓨틱스는 작년 유한양행이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도입한 곳이라는 점에서 새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유한양행은 2023년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 혁신적 소분자 항암 표적치료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SOS1 저해 기전 항암제 후보물질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유한양행은 지분 투자를 줄이는 대신 기술도입과 협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2024년 초 유빅스테라퓨틱스와 신약물질 기술도입 계약을 맺었다. 유빅스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표적단백질분해(TPD) 신약 물질 'UBX-103'을 유한양행이 도입하는 계약이다.유한양행은 지난해 프로젠과도 혁신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포괄적 연구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젠의 NTIG 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 이중항체 등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후속 공동개발 과제 선정을 위한 논의도 지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2025-03-14 06:19:33차지현 -
신라젠, 수액 전문기업 우성제약 125억에 인수[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라젠이 수액 전문 개발 업체 우성제약을 인수한다. 이를 통해 완제의약품 개발·판매 기능을 보유한 토탈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라젠은 우성제약 주식 288만주를 125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우성제약 지분 80%를 현금 90억원과 신라젠 전환사채(CB) 10억원으로 매입하는 조건이다. 조환우 우성제약 대표 등으로부터 잔여 지분 20%도 매입한다.계약에 따라 신라젠은 오는 18일 10억7812만원을 1차 현금 지급하고 25일 나머지 114억2187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신라젠은 우성제약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2015년 설립한 우성제약은 수액 전문 개발 업체다. 3차 병원 등 대형병원이 주요 고객처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인 프로파인퓨전주와 뉴아미노펜프리믹스주 두 제품이 주력 제품으로 꼽힌다. 이외 항바이러스제와 필수 미네랄, 이부프로펜 주사제 등을 보유했다.우성제약은 연간 8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작년 매출은 81억원, 순이익은 1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89억원과 12억원이었다.신라젠은 기업 간 합병을 추진해 우성제약을 내부 제약사업부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신라젠은 기존 항암제 연구개발 전략은 유지하면서, 완제 의약품 개발·판매 기능을 보유한 연구개발 중심 제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신라젠 관계자는 "우성제약은 기존 제품군과 파이프라인이 유망한 제약 기업"이라며 "우성제약 인수는 단순히 매출 확보 차원을 넘어 연구개발과 완제품 판매를 모두 아우르는 토탈 제약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라고 했다.2025-03-13 17:09:42차지현 -
에스티팜, 한 달 새 4건 올리고 수주…총 551억 규모[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동아쏘시오그룹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에스티팜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이하 올리고)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에스티팜은 미국과 유럽 글로벌제약사와 올리고 API 공급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총 계약 규모는 약 118억원이다. 미국 글로벌제약사와 488만 달러(약 71억원), 유럽 글로벌제약사와 286만 스위스프랑(약 47억원) 규모로 계약을 맺었다. 납기는 각각 올해 5월과 내년 6월이다.이번 원료약 공급계약을 체결한 올리고 치료제의 적응증은 근육이상증과 신장질환이다. 신장질환 치료제의 경우 오는 2027년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현재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이로써 에스티팜은 이달 들어서만 네 건의 올리고 API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한 달 새 에스티팜이 체결한 올리고 API 생산 계약 규모는 551억원에 달한다.에스티팜은 지난 10일 유럽 소재 다국적 제약사와 1467만 달러(약 213억원) 규모 올리고 치료제 API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올리고 치료제의 적응증은 동맥경화증으로 다국가 임상 3상 단계다.이에 앞서 에스티팜은 지난 6일 유럽 소재 다국적 제약사와 1523만달러(약 220억원) 규모 올리고 치료제 API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의 올리고 치료제 적응증은 만성 B형 간염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2025-03-13 14:26:37차지현 -
삼성라이프펀드, 미 알츠하이머 혈액 검사 업체 투자[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삼성그룹 바이오 투자 펀드가 9번째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 알츠하이머 혈액 검사 전문 기업을 새 투자처로 낙점했다.삼성은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C2N 다이그노스틱스에 1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그리고 그룹 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삼성벤처투자가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다.C2N은 혈액 내 매우 적게 존재하는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업체다.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를 개발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 전 세계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 임상에 참여하여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C2N가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는 기존 방식인 아밀로이드 PET-CT 검사 또는 뇌척수액 검사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 기존 방식 대비 안전하게 아밀로이드 베타 등 알츠하이머병 관련 여러 단백질의 양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이제까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는 인지검사, MRI 외에도 PET-CT 검사 또는 뇌척수액 검사가 주로 사용됐다. 혈액검사가 이중 일부를 대체하게 되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성 높은 검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C2N는 자사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 서비스를 올해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치료제를 적시에 처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삼성물산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담당 김재우 부사장은 "C2N는 의약품 등 연구개발 지원, 수탁과 관련 서비스 분야의 리딩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 회사"라며 "삼성물산은 이번 펀드 투자를 통해 해당 분야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했다.이번 투자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투자 건수는 총 9건으로 확대됐다.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2022년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나노입자 약물 전달체 개발사 센다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했다. 이어 2023년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사 아라리스바이오테크와 에임드바이오에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 상반기엔 리보핵산(RNA) 기반 치료제 개발사 브릭바이오,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 라투스바이오에 투자했다.지난해 7월 미국 창업형 VC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 조성한 8호 펀드에 720억원 출자하면서 AI 분야로 투자 저변을 확대했다. 플래그십 8호 펀드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등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운용 규모는 약 26억달러(약 3조6000억원)다.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작년 말 AI 기반 신약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바이오벤처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에도 투자를 집행했다.2025-03-13 09:43:40차지현 -
제노스코, 상장 심사 97영업일…거래소 왜 판단 미루나[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오스코텍 신약개발 자회사 제노스코 상장 예비심사가 97영업일을 초과했다. 제노스코는 기술성 평가에서 신약개발사로선 유일하게 최고 등급(AA·AA)을 받았음에도 심사 기간이 코스닥 규정 기한의 두 배 이상 지연됐다.중복상장 문제가 제노스코 기업공개(IPO)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동일한' 신약 하나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자회사가 상장을 하면 시장에서 같은 자산이 두 번 평가받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오스코텍과 제노스코 측은 양사가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각기 다른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각에서는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대부분 신약개발사는 매출이 없는 상태인데, 제노스코의 경우 상업화한 신약 기술료를 모회사와 나누는 매출 구조가 상장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차별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신약개발사 유일 기평 최고 등급 제노스코, IPO 심사 97영업일13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제노스코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97영업일이 지났다. 앞서 제노스코는 지난해 10월 22일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제노스코는 국산 31호 신약이자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인 '렉라자(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로 유명하다. 2010년 초 모회사 오스코텍과 함께 후보물질을 개발해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오스코텍이 제노스코 지분 59.1%를 보유했다.제노스코는 작년 4월 거래소 지정 전문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모두 AA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이제까지 기술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AA·AA)을 획득한 신약개발사는 제노스코가 유일하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으로 범위를 넓혀도 업체는 의료 인공지능(AI) 업체 루닛 한 곳뿐이다.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상 상장 예심 기한은 45영업일이다. 거래소는 상장 예심 청구서가 접수되면 45영업일 내 승인 여부 결과를 통보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제노스코는 기술성 평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심사 기간이 규정 기한 두 배 이상 지연됐다. 거래소는 제노스코와 상장심사위원회 개최 일정을 논의 중이다.(자료: 금융감독원) 현재 제노스코 상장 심사 과정에서 거래소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중복상장 문제다. 제노스코는 2000년 오스코텍 창업주 김정근 대표가 미국 보스턴에 신약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한 바이오텍이다. 모회사 기존 사업부를 떼어내 설립한 게 아닌, 처음부터 독립적인 법인으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과는 결이 다르다.다만 주력 파이프라인 레이저티닙을 모회사와 자회사가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복상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레이저티닙 외에도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치료제 '세비도플레닙'도 공동개발 중이다. 오스코텍이 보유한 신약 자산의 상당 부분이 제노스코에도 포함된다면 향후 제노스코 상장 시 시장에서 같은 자산이 두 번 평가받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양사는 레이저티닙에서 동일한 수익을 창출한다.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이 얀센바이오테크로부터 확보한 레이저티닙 기술료 수익 중 40%를 받는다. 이를 오스코텍과 자회사 제노스코가 절반씩 나눠 갖는 구조다. 레이저티닙 기술료가 사실상 오스코텍과 제노스코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 회사가 한 신약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에 투자자가 두 회사를 별개 기업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이다.오스코텍·제노스코 독자 파이프라인 보유…매출 구조 논란, 역차별 시각도오스코텍과 제노스코 측은 양사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레이저티닙 수익을 공유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R&D 역량을 기반으로 각기 다른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기에 중복 가치평가에 대한 리스크가 낮다는 게 양사 입장이다.오스코텍 파이프라인 현황(자료: 오스코텍) 실제 제노스코는 오스코텍과 차별화된 독립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오스코텍은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을 보유했다. ADEL-Y01은 올 2월 임상 1a상 투약을 개시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OCT-598'은 올해 임상 진입을 앞뒀다. 이외 3~4개 현식신약 과제도 디스커버리 단계에 있다. 심장 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전임상 단계의 'OCT-648'은 이르면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제노스코 파이프라인 현황(자료: 제노스코) 제노스코의 경우 카이네이즈 억제제 후보물질을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운다.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GNS-3545'은 염증 반응과 섬유화 과정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경로 ROCK2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올 4분기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 같은 기전이면서 대뇌해면기형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전임상 단계 'GNS-3288'도 확보했다. 이외 항체-약물 접합체(ADC)에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김 대표는 전날 개최한 제노스코 상장 관련 주주간담회에서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상용화를 마친 레이저티닙과 공동 개발 중인 세비도플레닙 외에도 독자적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면서 "양사는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서로 다른 전략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일각에서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가 리보세라닙을 통해 공동으로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으로 상장이 지연되는 것이 역차별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제노스코가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려는 시점에서, 이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면 기술특례제도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 대부분 신약개발사는 상장 당시 매출이 전혀 없거나 극히 적다"면서 "제노스코는 레이저티닙 기술료를 통해 실제 매출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이 오히려 중복상장 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매출이 없는 기업은 문제없이 상장되는데 매출이 있는 제노스코의 심사가 지연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소액주주 설득도 관건…"제노스코 상장 불발 시 오스코텍도 악영향"제노스코 상장에 대한 오스코텍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도 양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오스코텍 소액주주 연대는 제노스코 상장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제노스코 상장 철회와 김정근 대표 퇴진 촉구 등을 요구하는 규탄 대회를 열었고 오는 15일 3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오스코텍 소액주주 연대는 제노스코 상장이 오스코텍 주가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노스코가 상장 후에도 오스코텍과 동일한 후보물질을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을 경우 결국 모회사가 저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소액주주 연대는 "IBK 투자증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복상장 시 모회사 주가는 평균 13.1% 하락했다"면서 "제노스코 상장은 자회사 투자 수요가 증가에 따른 수급 분산으로 오스코텍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소액주주 연대는 오스코텍 측에 제노스코와 합병도 요구하고 있다. 오스코텍이 제노스코를 합병하게 되면 오스코텍이 제노스코의 모든 자산과 기술을 직접 보유하게 돼 기업가치를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게 이들 소액주주 측 논리다.반면 오스코텍은 제노스코 상장이 불발되면 오히려 오스코텍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한다.제노스코는 연내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제노스코가 연간 R&D 자금으로 투자하는 비용은 약 300억원으로 파악된다. 임상이 본격화하면 투입 비용이 전임상 대비 2~3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더욱이 TPD에는 항체가 포함돼 있어 임상에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문제는 모회사인 오스코텍이 제노스코 자금줄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오스코텍이 레이저티닙 기술료를 통해 R&D 재원을 마련했지만, 모회사 현금흐름만으로 제노스코 R&D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오스코텍 역시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야 해서다. 제노스코가 IPO를 통해 직접 비용을 조달하지 못하면 결국 오스코텍에 남은 선택지는 유상증자나 차입 등이다.오스코텍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오스코텍 지분율은 12.86%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새 투자자가 지분을 가져가면서 경영권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오스코텍이 상장 유지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오스코텍이 무한정 제노스코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배경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오스코텍이 지속해서 제노스코에 자금을 투입하면 이는 R&D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제노스코에 투자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제노스코 상장 없이 현재 가치를 유지시키려면 결국 오스코텍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데 이는 법차손 이슈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든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하든 최대주주 지분이 줄어 무자본 인수합병(M&A)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제노스코가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제노스코 생존 자체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전날 간담회에서 "제노스코 상장이 불발되면 자금난과 핵심 인력 이탈이 불가피하다"면서 "최악의 경우 제노스코 R&D 기능이 마비될 수 있고 이는 오스코텍 기업가치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시장에서는 제노스코 상장에 대한 거래소 최종 판단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제노스코 상장이 무산된다면 국내 바이오텍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사실상 IPO가 유일한 투자 회수(엑시트) 경로인 상황에서 바이오텍의 상장 심사가 까다로워지면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유인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2025-03-13 06:18:40차지현 -
오스코텍 "제노스코 상장 불발 시 연구소 폐쇄 확률 90%"[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제노스코 상장이 불발되면 자금난과 핵심 인력 이탈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제노스코의 연구개발(R&D)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이는 자회사 가치 하락에 따라 오스코텍 기업가치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김정근 오스코텍 대표는 12일 온라인 주주간담회를 열고 신약개발 자회사 제노스코 상장과 관련해 이 같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스코텍 창립 후 26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온 인물이다.제노스코는 오스코텍과 함께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인 '렉라자(레이저티닙)'를 개발한 바이오텍이다. 2000년 김 대표가 미국 보스턴에 신약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오스코텍이 제노스코 지분 59.1%를 보유했다. 제노스코는 지난해 10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심 청구서를 제출,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김정근 오스코텍 대표가 12일 온라인 주주간담회를 열고 신약개발 자회사 제노스코 상장과 성장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는 제노스코 상장 발표 이후 반발한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스코텍 소액주주 측은 제노스코가 상장하면 모회사인 오스코텍 기업가치가 저평가(디스카운트)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액주주 연대는 레이저티닙이라는 '동일한 아이템'으로 자회사가 상장하면 수급 분산으로 오스코텍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날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독자적으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김 대표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레이저티닙과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치료제 '세비도플레닙' 외에 독자적으로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면서 "양사는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 서로 다른 전략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김 대표에 따르면 오스코텍의 대표 파이프라인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이다. ADEL-Y01은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단회 투여 독성 시험을 진행 중으로 조만간 환자 대상 투약을 개시할 예정이다.김 대표는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투약이 시작되면 약효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ADEL-Y01은 작년부터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이전 논의를 해 왔고 올해 기술이전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OCT-598'은 올해 임상 진입을 앞뒀다. 오는 4월 개최하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심장 질환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전임상 단계의 'OCT-648'은 이르면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제노스코의 경우 자체개발 플랫폼을 활용한 카이네이즈 억제제 후보물질을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운다.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GNS-3545'은 염증 반응과 섬유화 과정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경로 ROCK2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올 4분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같은 기전이면서 대뇌해면기형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전임상 단계 'GNS-3288'도 보유 중이다.항체-약물 접합체(ADC)에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신약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제노스코가 200억원 이상을 들여 발굴한 자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후보물질"이라면서 "기존 약물로 분해가 어려운 표적 단백질을 공략하는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 대표는 제노스코 상장의 필요성과 당위성도 피력했다. 그는 "레이저티닙이라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현 시점에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 한다"면서 "유망한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 자금을 투입해 경쟁 우위를 달성해야 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특히 김 대표는 제노스코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오스코텍이 유상증자 통해 제노스코에 자금을 투입하면 오스코텍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김 대표는 "오스코텍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오스코텍 주주 지분 희석은 불가피하다"며 "오스코텍은 코스닥 상장사로 상장 유지 조건을 지켜야 하는데, 제노스코에 대규모 R&D 비용을 투입하면 이를 맞추기가 어려워진다"고 했다.이어 그는 "레이저티닙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피크 세일 도달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가능성, 레이저티닙의 대항마가 등장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그전까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김 대표는 성공적인 제노스코 상장이 오스코텍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제노스코가 상장을 못하면 연구소 폐쇄 확률을 90%로 본다"면서 "제노스코가 상장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 기술이전 성과를 내야 오스코텍의 기업가치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김 대표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의 합병, 제노스코의 미국 나스닥 상장 등을 일찍이 검토했으나 코스닥 상장이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김 대표는 "법률적으로 한국 회사와 미국 회사간 합병은 불가능하다"면서 미국 사업을 청산하지 않으면서 실무적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삼각합병 등을 다각토로 검토했으나 세무적, 법적 비용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또 김 대표는 "오스코텍 신주 발행 통한 자회사 인수 역시 자회사 주주의 매각 의사가 필요하고 자회사에 투자한 주요 주주의 동의를 구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제노스코 설립 초기부터 나스닥 상장을 검토했으나 상장과 유지 비용에만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경영 환경과 오랜 기간 한국거래소 상장 유지팀이 제노스코 측에 지속해서 러브콜을 해온 점을 감안할 때 코스닥 상장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도 말했다.김 대표는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겠다고도 약속했다. 향후 제노스코가 상장하면 오스코텍이 보유한 제노스코 주식이 오스코텍 주주환원 실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김 대표는 "이제 리보세라닙 등을 통해 여러 재원이 확보될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려고 한다"며 "제노스코 상장 이후 제노스코 공모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을 현물배당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2025-03-12 17:09:26차지현 -
1년새 2292억 수주...에스티팜, 올리고 CDMO 순항[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동아쏘시오그룹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에스티팜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이하 올리고)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일 년 동안 수주한 올리고 API 생산 계약 규모는 총 2000억원을 넘어섰다.에스티팜이 최근 체결한 계약 대부분은 후기 임상 단계 물량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향후 상업화 성공 시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1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지난 10일 유럽 소재 다국적 제약사와 1467만 달러(약 213억원) 규모 올리고 치료제 API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납기는 내년 3월이다.이번 API 공급 계약을 체결한 올리고 치료제의 적응증은 동맥경화증이다. 올 하반기 임상 종료를 목표로 현재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상업화 예상 시기는 2027년 상반기다.에스티팜 최근 1년간 올리고 API 수주 현황(자료: 에스티팜) 에스티팜은 지난주 올리고 API 수주 계약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에스티팜은 지난 6일 유럽 소재 다국적 제약사와 1523만달러(약 220억원) 규모 올리고 치료제 API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공급 기간은 올 9월까지다. 해당 계약의 올리고 치료제 적응증은 만성 B형 간염이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이로써 에스티팜이 지난해 초부터 일 년 동안 체결한 올리고 생산 계약 규모는 총 2292억원으로 확대됐다. 에스티팜은 임상 단계의 동맥경화증 치료제,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치료제, 유전성 혈관부종 치료제 등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연이어 올리고 API 생산 수주 계약을 따냈다. 상업화 단계의 혈액암 치료제 2종, 고지혈증 치료제 2건도 공급 중이다.제네릭 API 생산 업체로 출발한 에스티팜은 2017년 올리고 API CDMO사로 탈바꿈했다. 기존 주력 사업 저분자화합물과 제네릭 API 관련 매출이 크게 감소하자, 고성장 고마진 올리고 CDMO를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재편했다.올리고는 짧은 DNA 또는 RNA 가닥으로, DNA·RNA 치료제의 핵심 성분이다. DNA·RNA 치료제는 유전 정보나 단백질 합성을 조절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단백질·효소 등을 조절해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기존 저분자치료제·항체치료제와 달리, DNA·RNA 치료제는 유전자 수준에서 작용해 근본적인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희귀질환 치료제에 집중됐던 유전자 치료제가 만성질환으로 확장하면서 올리고 API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올리고 API 생산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도 꼽힌다. 유전자 치료제의 약가 자체가 높은 데다 올리고 API 생산은 고도의 합성 기술과 품질 관리 역량이 필요해 공급자가 가격 협상력 우위에 있다. 제네릭 원료 생산 마진율은 5% 내외인 반면 올리고의 마진율은 20%에서 많게는 50%에 달한다고 알려진다.에스티팜 최근 3년간 매출 및 영업이익률 추이(자료: 에스티팜) 현재 올리고 API 생산은 에스티팜 매출의 약 64%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에스티팜은 연결 기준 매출 2755억원을 기록했는데 1752억원이 올리고 API CDMO 매출이었다. 올리고 API CDMO 매출은 전년보다 3% 증가했다. 올리고 API CDMO 매출은 2022년 1468억원에서 2023년 1686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주목할 점은 에스티팜이 최근 수주한 올리고 공급 계약이 대부분 후기 임상 단계 물량이라는 점이다. 향후 고객사 제품이 각국 규제당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면 해당 제품의 상업화 물량 역시 에스티팜이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제품 승인 이후 원료 생산 업체를 변경할 시 추가 생산 공정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후기 임상 단계 CDMO를 맡은 업체가 신약 승인 후에도 원료 공급을 이어가는 사례가 대부분이다.계약 제품이 출시에 성공해 매출이 늘면 API CDMO 수주도 동반 성장한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이번에 계약을 따낸 만성질환 치료제의 경우 환자 수가 많은 큰 만큼, 올리고 수요가 꾸준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상업화 물량을 공급하게 되면 한층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수도 있게 된다. 임상 원료 생산은 주로 4분기에 집중돼 분기별 매출 편차가 크다.경기도 안산 반월캠퍼스 내 에스티팜 제2올리고동 조감도(자료: 에스티팜) 에스티팜은 상업화 공급 물량 증가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티팜이 공급 중인 올리고 API 물량 중 상업화 단계 파이프라인은 총 4개다. 에스티팜은 올해 중 상업화 단계 파이프라인이 한 개 더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가운데 희귀 심혈관질환 치료제의 적응증 확장 임상 3상 결과도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에스티팜은 지속적인 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올리고 제조 시설 증설에도 나섰다. 에스티팜은 경기도 안산 반월캠퍼스 부지에 초기 투자금 1100억원을 들여 제2올리고동을 신축, 연면적 약 3300평, 7층 규모의 올리고 생산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제2올리고동은 2023년 착공해 오는 4분기 가동을 앞뒀다. 제2올리고동이 가동되면 에스티팜의 올리고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6.4몰(mol)에서 최대 14몰까지 늘어난다.에스티팜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체결한 신약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해당 제품의 연간 최대 매출은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만성질환 치료제로 환자 수가 많기 때문에 올리고 수요량도 연간 수백kg~톤 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2025-03-12 12:00:29차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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