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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토피 교차투여 절반의 진전과 한계[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간 급여적용이 가시화 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사전약가인하 제도를 통해 검토를 완료했고, 건강보험공단 협상만 남은 상황이다.예상 청구액 규모가 크지 않아 협상이 무리 없이 완료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급여 확대는 빠르면 1분기 이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아토피 신약이 늘어나면서 치료제 간 교체투여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됐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인성질환인 아토피 특성상 같은 약을 사용하더라도 환자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이러한 측면에서 치료제 간 교체투여는 아토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아토피 치료제의 급여 확대는 반길만한 요소이지만 절반의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같은 계열의 치료제 간 교체투여라는 과제를 남겼기 때문이다.이번 교차투여 결정의 핵심은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 간 교차투여다. 현재 아토피 치료제는 생물학적제제로는 듀피젠트(두필루맙), 아트랄자(트랄로키누맙)가 있고, JAK 억제제는 린버크(유파다시티닙),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시빈코(아브로시티닙) 등이 존재한다.치료제는 각각의 치료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환자 개개인의 반응 또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런데도 교차투여가 여전히 절반의 성과에 그쳤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한점이 아토피 치료의 유연성을 제한하고 환자의 치료 선택권에도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지난해 9년 만에 바뀐 '한국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다른 계열 치료제뿐만 아니라 같은 계열 내 치료제에도 교차투여를 제한하지 않았다. 같은 피부과 영역의 건선과 비교해도 이번 급여확대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고 있다.즉, 아토피 치료제의 급여 범위를 넓힘으로써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정부의 구상에도 완전히 부합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전문가는 아토피 치료에 있어서 개인의 특성을 더욱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증상 개선을 떠나 병변 부위, 생활방식 등 복합적인 요소가 치료제 선택에 반영된다는 의미다.중증아토피피부염연합회 측은 "아토피 특성상 환자가 가지고 있는 원인이 다른 상황에서 교체투여의 기회가 한정된다면 환자 관점에서 치료제를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아토피 치료 환경 개선이 논의 된다면 교체투여 시, 계열과 횟수에 대한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아토피 치료제 급여 확대는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중요한 진전이지만, 더욱 광범위한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요구도는 높다.제도 개선의 속도 조절도 중요하지만, 대외적으로 알려질 것처럼 예상 청구액 규모가 크지 않다면 좀 더 전향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와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2025-02-19 06:00:07황병우 -
[기자의 눈] 혁신신약의 공허한 마케팅[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 방사성의약품, 유전자치료제, 비만약,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영역에서 신약들이 등장하며 후발주자들의 연구개발(R&D)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특히 이들은 새로운 기전의 신약을 의미하는 ‘First-in-Class’와 ‘차세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들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다만 문제는 이 같은 용어들이 너무 쉽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혁신을 표방하며 경쟁력을 강조하려는 전략이겠지만, 정작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다.First-in-Class는 단순히 기존 약물과 다른 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붙일 수 있는 타이틀은 아니다. 기전의 독창성, 임상적 유의미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이는 기존 치료법에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일부 제약바이오사들은 기존 약물의 구조를 살짝 변형했거나 기전이 완전히 새롭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First-in-Class를 내세우기도 한다. 심지어 동일 기전 내에서 최고 효능을 보이는 신약인 ‘Best-in-Class’조차 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신약후보물질이 혁신신약으로 포장되기도 한다.‘차세대’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차세대 항암신약,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 차세대 비만 치료제라는 이름으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다만 기존 약물과의 차별성이 명확하지 않거나,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세대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혁신성이 보장된 듯한 착각을 야기한다. 하지만 막상 임상 단계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하거나, 상업화 단계에서 글로벌제약사와 경쟁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제약산업의 본질은 신뢰다. 환자와 의료진이 기대하는 신약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옵션이다.따라서 과도한 홍보보다는 근거 중심의 연구개발과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진정한 혁신을 이루려면 혁신을 마케팅 도구가 아닌, 철저한 검증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책임 있는 명명법으로 사용해야 할 때다.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오랜 연구개발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입증해왔다. 현재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업계도 이와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신뢰받는 혁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First-in-Class’와 ‘차세대’는 공허한 수식어에 불과하다.2025-02-18 06:18:33손형민 -
[기자의 눈] 한약사에 대체조제도 용두사미 되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가 조급하게 일을 벌이고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약사 문제는 약사들에게는 중차대한 문제다. 현 상황에 대한 회원들을 향한 현황 설명과 더불어 확실한 대처를 바란다.”15일 열린 강원도약사회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은 최근 전문약을 취급한 한약사들이 사법기관에서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 상황과 관련, 대한약사회를 향해 작심발언을 하고 나섰다.전문약을 취급한 한약사들이 사법부에서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약사사회가 역풍을 맞게 될 상황이 됐지만, 이 일을 뒤에서 적극 추진해 온 약사회는 정작 별 말이 없으니 회원 약사들로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최근 최광훈 대한약사회 집행부에서 야심차게 기획하고 일정 부분 성과로 평가된 정책 관련 사업들이 임기 말에 다다르면서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결과를 보이며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약사회는 그간 약사사회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한약사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행정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를 공략해 왔다. 국회를 통한 약사법 개정이 쉽지도, 또 단시간에 해결될 일도 아니라는 판단에서다.그렇게 약사회는 지난해 한약사 문제 관련 2가지 성과를 내놨다. 하나는 식약처를 통한 ‘한약이 들어있지 않은 의약품은 한약이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한약제제로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복지부를 통한 전문약 취급 한약에 대한 행정처분 예고였다.이들 회무를 두고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일정 부분 '약사-한약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고, 집행부 역시 성과로 자평하기도 했다.하지만 집행부 임기 말이 된 지금 식약처 공문은 약사사회 내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않았고, 복지부의 시도는 사법기관에서 길이 막히며 오히려 한약사의 전문약 취급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 됐다.약사사회 또 다른 숙원 사업인 대체조제 통보 방식 변화도 마찬가지다. 최근 복지부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안에 심평원 업무포털을 추가하는 내용의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에 대한 입법예고를 해 약사사회 기대감을 높였다.이번 시행규칙 개정 추진은 현 대약 집행부가 임기 내내 복지부를 설득하고 협의 과정을 거치는 등의 공을 들인 결과라는 점에서 약사회 대관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하지만 예상치 못한 데서 엇박자가 나면서 한껏 기대해 왔던 약사들은 다시 긴장하고 있다. 정작 실무를 담당할 심평원에서 이번 시행규칙 개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여기에 복지부와 심평원이 이번 시규 개정과 관련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정황이 파악되면서 시행규칙 개정 통과 여부는 물론이고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 해도 실질적 변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는 실정이다.이런 일련의 상황에서 정작 야심차게 카드를 꺼내들고 끈질기게 정부를 설득해 왔던 약사회는 온데 간데 없어졌다. 공을 들였던 정책 회무들이 길을 잃어가고 있는데 그 흔한 성명서나 입장문 하나 찾아볼 수 없다.물밑에서 정부와 다시 소통하고 해결안을 찾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임기 말이라는 이유로, 또는 새 집행부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멈춰 있다면 그간의 노력은 자칫 '약사회장 선거용' 전시 회무였다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약사회 집행부가 그간 사력을 다 해왔던 회무들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적극성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2025-02-16 18:36:26김지은 -
[기자의 눈] 한약사 전문약 취급 이대론 안된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약사의 전문약 취급·처방·판매 사건 일부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한약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보건복지부가 행정처분을 예고했던 61곳 가운데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곳은 20여곳이다. 41곳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가 남아있지만 앞선 사례들을 견줘볼 때 검찰 송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대한약사회는 복지부와 논의를 거쳐 경찰에 관련 의견을 전달하고 기소처분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1~2회 전문약을 주문했지만 반품 기한이 지나 자체 폐기하거나 보관해 주의조치를 받았던 110여곳과 달리, 행정처분이 예고됐던 61곳은 복지부가 '전문약을 반복적으로 주문해 처방전 없이 자가 복용하거나 학습·사회 봉사활동으로 사용하는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한 약국'이라고 판단했던 곳들이기 때문이다.문제는 이번 불송치 결정과 앞서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이 난 서울 관악구 A한약사 개설 약국, 경기 안양시 B한약사 개설 약국과 함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한약사 전문약 취급에 대한 법원 판단이 없는 이상, 검찰 단계의 무혐의 처분 역시 한약사 전문약 취급·처방·판매에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일반약 판매를 넘어 처방조제까지 영역을 넓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산에서는 한약사가 문전약국을 인수해 논란이 됐고, 전북에서도 일반약 판매를 주로 하던 한약사 약국이 약사 구인에 나서 지역약국가가 발칵 뒤집혔다.해당 약국은 한약사 약국이라는 사실을 굳이 밝히지 않고 구인에 나섰다. 연령, 경력 등 관계없이 '약사 면허를 취득한 분'은 주저없이 연락달라는 게 구인 글 일부였다.인근 병의원에서 흘러오는 처방전을 약사를 고용해 받겠다는 생각인 셈이다. 약국의 경우 교차고용이 금지돼 있지 않다 보니 일반약 판매를 넘어 전문약 취급까지 손을 뻗고 있는 상황이다.지역 약사회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령 한약사 약국에 취업한 약사 회원에 대해서도 취업 금지를 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 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복지부와 식약처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약사, 한약사간 갈등은 더욱 커졌으며 여전히 복지부와 식약처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전문약 사입 판매로 인한 전수조사와 행정처분 예고는 처음이지만, 이마저도 무혐의로 종결될 경우 더 큰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약사, 한약사 면허범위 명확화는 더 이상 '당사자간 합의'로 미뤄둬서는 안될 문제다.2025-02-13 18:18:46강혜경 -
[기자의 눈] 대체조제 통보방식 추가가 무슨 문제인가[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대체조제 사후통보에 심평원 업무포털을 추가하는 방안이 문제 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다.의정갈등과 의료계 반발이 문제의 핵심이지만, 애꿎은 업무포털 추가에서 문제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국민과 현장에 피해를 끼칠 방법이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처럼 말이다.최근 강중구 심평원장의 발언도 논란이다. ‘대체조제 사실을 의사가 늦게 인지할 수 있다’며 심평원 업무포털을 추가하는 방법에 우려를 표했다.대체조제는 지금도 실시간 통보를 원칙으로 하지 않고 있다. 대체 후 1일 이내 통보하면 되고, 부득이한 경우 3일 안에만 통보하면 된다.차라리 팩스로 이뤄지는 통보 방식이 ‘의사의 대체조제 인지’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면 납득이 간다. 수신자와 수신시점, 의사의 인지 시점을 모두 알 수 없는 게 팩스이기 때문이다.팩스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은 점차 사라져가는 구세대 방식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행정서비스를 이용한 4050만8262명 중 팩스나 우편을 이용한 비중은 2.4%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드물게 이용한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기업들도 웹팩스, 모바일팩스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고, 심지어 정부24도 올해 4월부터는 모바일 팩스로 제공하던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전자통신을 이용하는 방법들이 팩스의 빈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건 신속한 전송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보안 기능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그래서 의사가 대체조제 사실을 늦게 알게 된다는 걱정은 황당하고, 혹시라도 그런 걱정이 있다면 알림 방식을 보완하면 된다.전화, 팩스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 통보방식을 전면 전환하자는 것도 아니다. 통보 방법의 선택지 하나 추가하자는 것인데 마치 엄청난 부작용이 생길 것처럼 얘기하는 건 지나치다.오히려 업무포털을 추가해도 접속, 입력에 번거로움이 크다면 기존 방식을 유지할 약사들도 상당수일 것이다.결국 실제 문제는 의사들의 반발이다. 의정갈등 장기화에서 관계가 더 악화되는 걸 우려하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또 다시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꺼내며 사후통보 개선이 무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다.정부는 장기화되는 의약품 품절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약국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품절약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또 선진국 대비 한참이나 뒤쳐져 있는 대체조제율을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는 기회 앞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2025-02-12 18:03:34정흥준 -
[기자의 눈] 미국 의약품 관세 우려와 각자도생[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에 수입되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직 ‘검토 중’이라곤 하지만 그가 언제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최근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에 미국은 큰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에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꾸준히 수출을 확대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국산 의약품의 미국 수출액은 33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엔 13억5900만 달러로 40배 이상 확대됐다.작년 기준 전체 의약품 수출실적에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모든 국가를 통틀어 가장 크다. 미국은 이제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산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기존 수주 물량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누적된 피해가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안타까운 점은 미국의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는데도 이에 대응할 정부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작년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리더십의 장기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권한대행으로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다. 정상회담을 통한 돌파구 마련과 같은 대책은 기대하기 어렵다. 의약품 관세가 부과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사실상 각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각 기업들의 선택지는 한정적이다.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마련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정도다. 이마저도 당장 해결 가능한 대책은 아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제약사의 경우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비단 의약품 관세만이 아니다. 제약업계 입장에선 정부가 풀어줘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의정갈등이 대표적이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은 해를 넘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제약업계의 피해도 점차 누적되는 양상이다. 정부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트럼프발 의약품 관세 부과 우려와 의정갈등 장기화 등으로 인해 제약바이오업계에 위기의 그림자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위기는 정부 리더십의 부재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이다.2025-02-12 06:17:34김진구 -
[기자의 눈] 의약업계 복지부 행정, 결실 맺길[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대통령 궐위 사태가 지속되면서 어수선한 국정 분위기 속에서도 보건복지부 정책 시계가 멈추지 않고 있다.복지부는 올해 약가인하 사후관리 규제 선진화 구체안 마련을 예고한데 이어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포털까지 확대하는 약사법령 개정안까지 입법예고했다.나아가 복지부는 한약사 개설 약국에서 의사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이 취급·조제·판매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지자체 조사 후 경찰 고발한데 이어 약사법 전문성을 토대로 불법 관련 견해를 경찰에 전달하겠다는 의지다.국정 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산업 육성과 직결되는 약가 사후관리 선진화와 대체조제 사후통보 전산화 시스템 구축, 한약사 불법 전문약 취급 문제 근절을 타깃으로 적극 행정에 양 팔을 걷어부친 셈이다.이로써 올해 복지부는 제약산업과 보건의약계 최대 화두들과 관련해 박민수 제2차관을 필두로 담당 실·국장, 과장이 합리적인 행정을 위한 혜안 마련에 뜻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세 가지 사안 모두 복지부 전문성은 물론 행정력을 다량 필요로 하는 업무란 점이다. 이에 복지부는 사안별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현행 약사법 등을 깊이 분석하는 행정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약가인하 규제 일원화=약가인하 등 보험약가 상한액 사후관리 규제 선진화의 경우 복지부가 제약사들의 의견에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연내 약가제도 개선 협의체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선진화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큰 틀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실거래가 재평가 약가인하, 사용량 연동 약가인하, 급여적정성 재평가 약가인하 등 현존하는 약가 사후관리 제도가 2중, 3중으로 한꺼번에 적용되면서 발생하는 불합리를 해결하는 일이다.여기에 더해 복지부는 해외약가 재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제네릭 약가를 조정하는 사후관리 기전을 추가 도입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중복 규제를 해소하는 약가인하 일원화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실제 이중규 건강보험정책 국장은 "약제비 사후관리 제도가 2중, 3중으로 엮여 있는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으로 약가가 인하된 약이 실거래가 약가인하 시행 시기에 맞물리는 등 제약계가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한다"고 공감하며 올해 약가 사후관리 규제 선진화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대체조제 사후통보 시행규칙 개정=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을 추가·확대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역시 복지부 적극행정 일환으로 평가된다.의약분업 이후 약사법령은 대체조제 방식을 전화, 팩스, 컴퓨터통신으로 명시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과 인공지능(AI) 기반 챗 GPT, 딥 시크 등 첨단IT·AI 융복합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법령이란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자국 중심주의 보호 무역 기조가 세계적으로 강해지면서 수급 불안정 의약품 개수와 빈도가 크게 늘면서 대체조제 편의를 강화하고 전산화 할 필요성는 한층 더 커졌다.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눈 앞에 둔 상황 역시 대체조제 전산화가 불가피한 이유 중 하나다.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대로 복지부는 의사와 약사, 환자에 대체조제 전산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을 설명하고 개정 시행규칙이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심평원 업무포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한약사 전문약 불법 조제·판매=한약사 개설 약국에서 의사 처방전 없이 전문약이 조제·판매되는 문제를 놓고서도 복지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지자체와 함께 집중 약사감시에 나서는 적극성을 보였다.한약사 개설 약국 217곳을 현장 조사해 61곳에서 약사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고 경찰 고발까지 진행한 것인데, 이제 남은 것은 약사법에 기반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복지부와 경찰이 협력하는 일이다.경찰이 수사 결과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전문약 취급 한약사 약국들에 불송치(혐의 없음)를 결정한 사례에 대해 약사법 해석 상 경찰의 무혐의 판단에 오류가 있었는지, 적합했는지 여부를 복지부가 면밀히 살펴야 한단 얘기다.국정 혼란과 무관하게 과거 수립한 정책 방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하는 게 보건의약과 의약품 건강보험 분야다. 보건의약 정책은 민생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고, 약가 제도는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인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한 시도 멈춰서 선 안 된다.복지부가 오랜 기간 굳어있던 정책 프레임을 깨고 쇄신안을 마련해 선진 행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올해 실질적인 성과 도출로 유종의 미를 거두길 응원한다.2025-02-10 17:13:25이정환 -
[기자의 눈] ICER값 탄력 적용, 길 뚫은 트로델비[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삼중음성유방암(TNBC, Triple-negative breast cancer)치료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고비테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통과 15개월 만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벽을 넘었다.고무적인 것은 트로델비가 지난해 8월 신약 등 협상 대상 약제의 세부평가기준을 개정해 혁신성 요건을 갖춘 신약의 조건을 충족하고 최초로 점증적-비용 효과성(ICER) 임계값 탄력 적용을 받았다는 것이다.물론 트로델비와 같은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라는 이례적인 ICER 임계값을 적용받은 약물은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혁신신약의 기준을 정의하고 시행된 개정안 시행 후 트로델비가 첫 적용 약물이 된 것은 의미가 있다.약이 좋은 만큼 제약사의 마지노선도 높을 수 밖에 없는 약이 약평위를 통과했다는 것은 ICER 허용치가 늘어났음을 시사한다.명확하게 문서로 정해진 수치는 없지만 그간 우리나라의 보험급여 등재 시 ICER 임계값은 최대 허용치가 5000만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심지어 5000만원을 인정한 사례조차 극소수라고 전해진다.ICER 임계값 상향은 제약업계의 오랜 염원이었다. 지난해 의과학저널 스프링거 온라인판에 게재된 '신약 등재제도 미충족수요 조사' 연구에서도 업계 약가 담당자가 뽑은 경제성평가 관련 개선점 1위는 ICER였다. 무려 응답자 93%가 꼽았다.실제 정부가 발표한 혁신신약 약가 우대방안에서 업계가 가장 기대한 요소 역시 ICER 임계값이었고 이번에 첫 사례가 나온 것이다.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경우, 생존기간 연장 등 최종 결과지표에서 현저한 임상적 개선이 인정이 가능한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속심사(GIFT)로 허가된 신약 또는 이에 준하는 약제로 위원회에서 인정한 경우, 혁신신약의 요건이다.비교적 구체적인 정의가 생겼고 요건을 충족하는 신약들은 분명 더 줄을 설 것이다. 속도를 떠나, 경제성평가를 진행해야 하는 신약들에게 트로델비의 사례는 희망적이다. 다만 이것이 단 한번의 사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걱정. 이례적인 엔허투의 사례가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2025-02-10 06:00:00어윤호 -
[기자의 눈] 수수료 4억원, 허가기간 단축 시험대[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본격적으로 신약 허가 수수료 4억1000만원의 시대가 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9일 '의약품 등의 허가 등에 관한 수수료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신약 허가수수료를 4억100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허가기간을 평균 420일에서 295일로 단축한다는 내용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대폭 인상된 허가 수수료를 지불할 1호 품목이 무엇일까에 대한 업계 관심도가 높았다. 4억1000만원의 허가수수료에는 품목허가 신청서 접수 전 사전상담 기회가 제공되고, 신청서가 접수되면 전담팀이 구성이 포함된다. 지난해 사전상담을 신청한 업체가 2~3곳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월 이내 품목허가 신청서를 접수할 업체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그렇게 설 연휴가 끝나고, 1월의 마지막 날 올해 첫 신약 품목허가 신청서가 접수됐다. 주인공은 한국릴리의 유방암 신약 '인루리오정(임루네스트란트)'이다. 인루리오는 식약처 뿐 아니라 미국FDA, 유럽EMA에도 품목허가 신청을 진행한 상태다.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신약 허가 혁신 방안을 시행한 만큼, 평소보다 허가기간이 단축되면 연내 국내 허가와 함께 출시까지 내다볼 수 있다.1호 품목의 경우, 허가 신청 접수일부터 공개된 만큼 앞으로 295일 이내 허가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다. 식약처에서도 1호 품목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신속하게 전담팀을 구성, 연내 허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알려진 방안대로라면 인루리오 허가를 위해 전문인력 10~15명이 전담팀으로 투입된다. 릴리가 보완자료를 정확히만 제출한다면 295일 이내 허가가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된다.하지만, 1호 품목 이후 이어질 다음 신약 후보들도 295일 이내 허가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식약처가 계획했던 대로 신약 허가 수수료를 활용해 전문심사 인력을 충원하고 현재 31%에 머무르는 고역량 심사자 비율을 70%까지 확대해야 한다. 신약 혁신 방안 시행 이후 첫 허가 신청 품목이 들어온 만큼, 업계가 기대한 수준의 적극적인 행정을 기대해본다.2025-02-06 17:06:28이혜경 -
[기자의 눈] 제약업계에 부는 M&A 바람과 기대감[데일리팜=이석준 기자] A제약사 고위 임원과의 술자리였다. 매출이 급증해 고민이란다. 처음에는 행복한 고민으로 들렸다. 이유를 들어보니 고심이 느껴졌다.기초체력(펀더멘탈)이 다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호흡기 질환 사업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생산능력, 인재영입 등에서 내실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그래서 GMP급 공장 또는 회사를 인수하려고 한단다.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란다."최근 2~3년간 매출이 크게 늘면서 생산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장을 새로 짓고 싶지만 시간과 자금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올해까지 케파를 늘리지 않으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거 같다. 적당한 GMP급 공장을 인수하려한다."비상장사 B제약사 오너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매출이 급증했지만 이를 유지하거나 더 발전할 아이디어가 부족한 상황이다. 기존 임직원들은 3~4년전 500억원 규모의 회사에 생각이 맞춰져 있어 현재 2000억원이 넘는 회사에 적응을 못하는 부분이 많다. 이들이 내놓는 영업마케팅 아이디어 역시 500억원 수준에 머물러있다. 향후 상장을 해도 상장 기업에 다닌 이들이 거의 없어 자본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할까 걱정이다. 이에 작더라도 상장 회사 인수를 검토중이다. 이를 통해 공장도 확보하고 사람도 확보하려 한다."한 두 명의 의견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기에 최근 수 곳의 제약사 오너와의 만남에서 꾸준히 M&A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대부분 M&A를 대하는 방향성과 자세가 적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이는 특정 제약사 인수가 마무리단계라고 귀뜸했고 이에 수반되는 자금 조달도 계획도 말해줬다.시대가 변했다. M&A도 경영의 한 축이 됐다. 물밑에서 크고 작은 M&A가 이뤄지고 있다. 제약사나 GMP급 공장 매물도 수두룩하다. 오너 경영이 2~3세로 넘어가면서 보수적인 제약사도 유연해졌다. 바이오벤처도 기업을 인수하는 시대다. 최근 인벤티지랩은 250억원을 투자해 큐라티스를 인수했다.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이슈로 시설을 확보하려는 제약사도 수 곳이다.M&A를 추종하는 건 아니지만 M&A를 경영의 한 축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제약업계도 또 다른 붐이 조성될 수 있다. 역으로 자체 운영이 불가능한 제약사들은 M&A를 통해 기사회생의 길을 만들 수 있다.2025-02-06 06:00:04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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