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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GS그룹, 바이오진출 연착륙 조건[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GS그룹(회장 허태수)이 '1000조원 헬스케어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도약의 시발점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기업 휴젤 지분인수다. GS그룹 컨소시엄은 지난달 25일 휴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 주식·채권 등을 포함해 46.9%의 지분을 1조7240억원에 인수했다.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CBC 투자운용그룹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투자를 도왔고, GS의 실제 현금성 투자금액은 5000억원 안팎이지만 모든 경영권은 GS에 있다. GS 최고사령탑인 허태수 회장의 '휴젤 베팅'이라는 대결심의 원천은 뭘까. 기업가적 마인드로 접근해 유추해 본다면 사업 확장성에 방점이 있다. 직설화법으로 '당장에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휴젤은 현재 매출 주력 섹터인 미국·중국에 법인·지사 설립을 완료하고, 제품을 시판 중이거나 조만간 론칭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유럽·호주 등 유력 유통기업과 현지 파트너십 구축도 사실상 마친 상태다. 제품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히 결합된 휴젤의 성장속도로 볼 때, 10년 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빅3인 엘러간(보톡스), 갈더마(디스포트), 멀츠(제오민)와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휴젤은 매출 2110억원을 달성했는데,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36·24%로 탄탄한 내실구조를 갖고 있다. 사실상 '100만원을 팔면 50만원 가량이 남는 구조'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특히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사용기한은 3년으로 허가받았는데, 제품 판매 소진기간은 6개월을 넘기지 않고 있어 생산 대비 재고회전율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중 제3 생산공장이 준공되면 현재 생산 케파보다 10배 정도가 높아져 매출액 역시 퀀텀점프가 기대된다. 올해부터 중국 섹터에서의 매출 발생에 시동이 걸렸고, 내년 북미지역 제품 론칭이 본격화될 경우, 5년 내 1조 외형 실현도 허풍이 아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를 표방하는 GS그룹이 보툴리눔 톡신 제품 하나만을 보고 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슈팅했을리는 만무하다. 그렇다면 GS와 휴젤의 크로스로 얻을 수 있는 팽창성과 시너지는 뭘까. 첫 번째는 GS샵과 GS홈쇼핑을 통한 뷰티 제품 라인업 확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류시스템 강자로 평가받고 있는 GS 특성상, 의약품·건기식 전문 물류·유통사업 진출도 충분히 노려 볼만 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GS-휴젤의 성장과 미래가치도 중요하지만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불문율이 있다. 바로 제약바이오업계의 특수성을 철학과 이념과 사상으로 이해하는 점이다. 헬스케어분야는 (GS)건설·에너지·유통과 달리 생명을 다루는 특수·규제산업이다. '신약 개발=돈방석' '1000억원 투자 시, 3년 내 결과물 도출' 등등의 허황된 야망과 신속한 투자금 회수를 바라는 경영 마인드로는 백전백패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드림파마가 알보젠에 넘어가고, CJ그룹의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에 인수합병된 사례는 제약바이오기업의 특수성을 깨달은 대기업 총수의 깊은 회한이 담긴 뼈 아픈 결정의 산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돈 냄새'를 맡고 덤벼드는 온갖 투자운용·벤처캐피탈과 결탁된 '가짜 제약바이오기업 CEO'들의 일확천금을 노린 코스피·코스닥 상장 사기극과 임상조작은 헬스케어산업을 좀먹는 악의 축이다. 2개월여 만에 속전속결·일사천리로 진행된 GS-휴젤 인수전을 보면서 가장 높이 평가할 부분은 직원들의 일체 잡음과 소란 그리고 동요와 불안이 일어나지 않은 점이다. 과거 여타의 M&A 사례에서는 고용불안·보상과 관련한 노사갈등이 끊이질 않았지만 휴젤 인수전은 '담백함' 그 자체였다. 휴젤의 독립채산경영을 인정한 허태수 회장의 혜안(慧眼)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GS휴젤'의 초일류기업 성장 조건은 바로 지금처럼 믿고 기다려 주는 지혜와 통찰의 안목이다.2021-09-06 06: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가산 재평가 개정과 입해산사[데일리팜=노병철 기자] 2012년 시행된 약가 가산제가 이달 1일부로 전격 폐지 위기를 맞고 있다. 약가 가산제도 변경에 따른 재평가로 475개 품목이 일괄 약가 인하되며, 가산 종료에 따른 해당 제약기업들의 연간 손실액은 최대 9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불합리한 정책·제도 변화에 항변한 일동제약, 광동제약, 애보트, 레오파마, 프레지우스카비 등 6개 국내외 제약사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37개 품목에 대한 한시적 약가인하 집행정지 결과를 얻어 냈다. 제약사들이 보건복지부 조정신청제도를 건너뛰고 행정소송이라는 법적 초강수를 둔 이유는 간단하다. 조정신청·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약가 인하 방어 기전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는 보건당국과의 조정 기간 중 예고했던 대로 이미 가산제는 폐지될 가능성이 99.99%로 추정돼 이후 모든 경제적 손실은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약가 보존에 있어 조정신청제도는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제도다. 약가 가산제는 일괄약가인하 충격 완충과 채산성 보장에 따른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제약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에 따른 가치 반영 등을 목적으로 탄생됐다. 제도 시행에 따라 오리지널은 70%, 혁신형제약 제네릭·원료 직접생산은 68%, 제네릭은 59.5% 까지 가산 적용돼 혜택을 받아 왔다. 제네릭이 최초 등재되면 처음 1년 간 약가가산을 부여, 이후 동일성분 제품 생산 제약사가 4개사 이상이 될 때까지 기간 제한없이 가산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고시안을 살펴보면 가산 기본 적용기간은 3년으로 한정, 심평원의 판단을 거쳐서 1년 단위로 최대 2번 연장돼 사실상 5년까지만 가산이 적용된다. 다만 개량신약 단독 등재 의약품은 제외된다. 아울러 건보공단과 제약기업 간 공급협상에서 약가인하 시 해당 의약품 공급이 원활치 않을 경우 과징금까지 부과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채산성에 목적을 둔 기업의 영리추구 권리를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개량신약 단독 등재 의약품은 이번 약가인하에서 제외되는 반면 다수의 제네릭 출시 이후 다양한 이유로 단독으로 오리지널만 등재되어 있는 경우의 의약품까지도 가산이 종료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 동일성분이 제네릭으로 급여 등재 후 시판됐다 하더라도 5년 이내 급여 삭제되어 오리지널 단독 제품만 등재 중이라면 가산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에 수긍이 간다. 보건복지부가 약가 가산제 합목적성을 뒤로 하고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제도 시행 10년간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어 공급 리스크가 소멸됐다'는 오판·피상적 해석에 기반한다. 지금까지 해당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된 원인은 복지부의 판단처럼 '기간'이 아닌 약가보전이라는 채산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즉 약물의 원활한 공급은 약가와 원가율의 상관관계에 있지 5·10년 동안의 가산기간 설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제약업계가 주장하는 행정소송 항변 논리인 '행정법상 신뢰보호 원칙 위배' '합리적 해석이 결부된 약가인하에 따른 중대한 매출 손실' 부분도 충분히 공감 되는 대목이다. '즉각적인 처분성이 없더라도 향후 이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과 권리 침해가 확실시 될 경우 행정소송의 요건 충족과 이번 약가인하 집행정지 결정이 이를 방증한다. 때문에 일부 대형로펌 관계자들은 집행정지·본안 소송 승소 가능성도 희박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10년 동안 유지되어 온 약가 가산제는 일괄약가인하 반대급부로 제약산업을 성장·독려키 위한 혜택·보장적 성격의 제도였다. 더구나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K-바이오 육성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거시적 청사진과도 상충된다. 제약산업의 발전 근간은 특정기업에 국한된 연구자금 지원이 아니라 영속성 유지를 위한 합당한 약가 유지가 관건이다. 바다 속에 들어가 모래알 하나까지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편협하고 어리석은 입해산사(入海算沙)식 약가정책으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 헬스케어산업의 도약을 기대하긴 어렵다.2021-09-04 06: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코로나 위기와 제약산업 지형변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실적을 보면 전체 시장 판도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생 바이오기업 취급을 받았던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어느덧 매출 선두권을 장악했다.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의 매출은 8887억원으로 ‘부동의 업계 1위’ 타이틀을 보유했던 유한양행을 가뿐히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영업이익 2411억원은 유한양행(373억원), 녹십자(161억원), 종근당(535억원), 대웅제약(413억원), 한미약품(458억원) 등 이른바 ‘빅5’로 불리는 국내제약사 5곳을 합친 것보다 많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률은 30%를 상회하며 다른 제약기업들과 뚜렷한 차별을 보인다.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전통제약사들과의 격차도 점차 벌어질 태세다. 독립법인으로 출범한지 갓 3년이 지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분기 매출 1446억원을 올리며 수십년 역사의 전통제약사들을 가뿐히 제쳤다. 50% 육박하는 이익률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불과 2년 전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진단키트업체들이 속속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순도높은 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비슷한 유형의 전통제약사들의 엎치락뒤치락 실적 비교가 공허한 계산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의 장기화는 제약산업 판도 재편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으로 실적이 껑충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위탁 생산에 이어 모더나 코로나19백신의 생산도 준비 중이다. 물론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로 일부 바이오기업이 수혜를 입었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의 위탁생산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묵묵히 진행한 오랜 투자가 성과로 이어졌을 뿐이다. 일부 업체는 대기업 계열 모회사의 든든한 실탄이 있었기에 급성장이 가능했다는 시샘의 눈초리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국내 의약품 산업에서 성공보다 실패 경험이 더욱 많다. 대다수 전통제약사들이 동일한 영역에서 우물 안 경쟁을 펼치는 사이 신생 기업들이 새로운 영역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곱씹어볼만한 현실이다. 많은 제약사들은 아직도 한정된 제네릭 시장에서 무한복제를 반복하며 과당경쟁을 펼치고 있다. 조금이라도 시장성이 보이면 100개 이상의 업체가 동시다발로 진입하면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펼치는 것은 아주 오래된 관행이자 전통적인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제약사들의 전략도 점차 진화했다. 지난해 7월 약가제도 개편으로 계단형 약가제도가 시행됐다. 기등재 동일제품이 20개가 넘을 경우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제네릭은 약가가 15% 낮아지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정 제네릭 시장을 선점하는 제약사들은 20개 업체를 모집해 후발주자의 약가를 떨어뜨리는 전략이 확산했다. 제약사들의 과당경쟁은 급기야 동일한 의약품이라도 하나의 임상시험 자료로 허가받은 의약품 수를 제한하는 이상한 규제를 초래했다. 많은 전통제약사들은 의료 현장에서 경쟁업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매출 증대를 꾀한다. 특정 업체가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 많은 제약사들은 모방하기 급급하다. 최근 일부 신약이나 개량신약 성과가 점차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100년이 넘는 국내 제약역사에서 아직도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한 신약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국 이후 의약품 산업도 많은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과연 제약사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할 준비가 돼 있는지 진정어린 고민이 필요할 때다.2021-08-30 06:15:15천승현 -
[데스크 시선] 병원지원금, 단속과 처벌이 우선이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신규개설 과정에서 약사가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지원금 문제가 이제는 의사와 약사의 문제에서 건물주와 약사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인테리어 비용, 개업준비금, 처방수요에 따른 피(Fee), 의료기관 임차료 대납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금이 존재한다는 게 약국 전문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받는 의사, 주는 약사, 중간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브로커 모두의 문제다. 보건복지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늦어도 한참 늦었다. 약국 전문 부동산 업자는 "인테리어 비용을 약사가 부담하는 방식은 이미 관행화돼 있을 정도"라며 "지금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데도 적발 건수는 0건이다. 어찌 보면 리베이트인데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와 약사회는 ▲지원금 지급금지 의무대상자에 개설예정자 포함 ▲지원금 알선 브로커 처벌근거 마련 ▲신고포상금제 도입 ▲자진신고자 처벌 경감 등을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 단속을 하고 처벌을 해야 한다. 형사법 전문가들은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보다, 단속 건수를 늘리는 게 범죄예방의 더 실효적인 수단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징역 6개월을 1년으로 하는 것보다, 적발 건수를 늘리고 조사를 더 많이 하는 게 실효적인 제재 방안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수정하지 않으면 병원지원금 해결은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처방전을 다수 확보할 수 있는 A급약국 자리에 들어가기 위한 시장경쟁이 병원지원금 확산과 태동의 핵심 이유이기 때문이다. 약사들끼리 자리 경쟁을 하면서, 3000만원 지원금이 5000만원이 되고 1억이 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고 나름 합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약국 전문 부동산 관계자는 "지원금을 주지 않고는 좋은 약국 자리 구하기는 솔직히 힘들다"며 "개업을 하려는 약사는 많은데, 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고, 다음은 처방조제건수가 약국경영의 핵심이 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과 가장 가까운 약국에 가는 환자들의 패턴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법 개정을 준비 중인 복지부도 지원금 관련 단속과 처벌, 처방 분산이 가능한 의약분업 보완책, 단골약국 대책, INN(국제일반명)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의사와 약사가 지원금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되면 무분별한 약의 오남용을 막아 국민 보건향상에 기여한다는 의약분업의 목표는 퇴색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2021-08-23 00:20:32강신국 -
[데스크시선] 대문호 펄벅과 유일한의 독립정신[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하여야 한다." 1926년 유한양행을 설립한 고(故) 유일한 박사(1895~1971)의 창업 정신이자 평생의 유훈이다. 평양 출생인 그는 9남매 중 맏아들로 1904년 9살 때 외교부 참서관을 지낸 박장현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고학으로 미시간·캘리포니아·스탠포드대학에서 경영·법학을 전공했다. 이후 잠시 미국에서 라초이식품회사를 운영하다가 결혼 후 한국으로 넘어와 유한양행을 창업했다. 1939년 우리나라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실시, 사세를 확장해 만주·다롄·톈진 등 동북아 일원에 걸치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세계 시장 확보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일반적인 유일한 박사의 업적은 앞서 살펴본 대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초석을 이루고 사회적 기업을 실현한 기업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생애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그 밑바탕에는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고 주권 회복을 위한 직간접적인 활약상이 더욱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민족·국가적 시련이 가장 컸던 1900년대를 살아 간 그는 일제강점기·중일전쟁·진주만공습(2차세계대전)·한국전쟁을 미국·중국·한국을 오가며 직접 겪었다. 그가 세웠던 미·중 유한양행 출장소는 수출 전초기지 역할과 비밀독립운동의 장소로도 운영돼 왔다. 2차 대전 발발 당시 미국 펜타곤은 육군전략처(Office of Strategic Services·OSS·현 CIA 전신)를 신설, 일본군과의 전투에 투입할 특수부대를 꾸리고 있었다. OSS는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오는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이 지역에 정통한 인재를 찾고 있었고, 한국 담당 고문은 유일한 박사가 중국 담당 고문은 퓰리처·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펄벅 여사가 맡게 되며 운명적 만남을 갖게 된다. 펄벅과 유일한 박사의 전우이자 동지의 길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인연으로 펄벅은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유일한 박사를 모델로 한 '살아있는 갈대'라는 작품을 1963년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일한 박사는 OSS 고문으로 있었으므로 세계 각국의 정보가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중국 중경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관한 정보에 관심과 주의를 기울였다. 임시정부는 김준엽, 장준하 등을 중심으로 광복군 제2지대로 하여금 OSS 훈련을 받도록 해 1945년 8월말경 국내 정진계획, 즉 독수리 작전을 감행해 한국인 스스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또 유일한 박사는 김호를 비롯한 재미 독립운동가들과 힘을 합해 로스앤젤레스에 '한인 국방경위대'를 편성해 무장 및 군자금을 지원했다. 이 일을 하는 데는 청년시절 네브라스카 헤스팅스 한인 소년병학교에서 받은 훈련이 크게 도움이 됐다. 한인 국방경위대는 미국 정규군에 속할 수 없어 자주 민병 한인부대라는 이름으로 캘리포니아 민병대에 소속되었다. 유일한 박사는 그 부대의 이름을 맹호군으로 명명하고, 임시정부의 인준을 청원했다. 1942년 2월 29일 임시정부 군사위원회의 인준을 획득하고, 4월 26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정부 인가장 수여식을 거행했다. 맹호군에게 대대기가 전달되고 맹호군 사령관 김용성의 지휘로 관병식을 진행했다. 비단천으로 만들어진 대대기는 남색 바탕에 한국 강산을 상징하는 맹호의 머리가 수놓아져 있었다. 유일한 박사를 비롯한 수많은 애국·독립지사의 헌신적인 노력과 독일·일본의 세계 대전 패망으로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해방된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에도 펄벅과 유일한 박사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인권·사회봉사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펄벅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났지만 단편적인 대학 생활을 빼고 40년을 중국에서 살았다. 그녀는 중국 농촌과 농민을 그린 소설 '대지'를 1931년 발표, 퓰리처상을 받았다. 1933년 '대지'의 후속편 격인 '아들들', '분열된 일가'를 내놓았다. 주인공 왕룽 일가 3대의 삶을 그린 3부작으로 펄벅은 193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일한 박사 그리고 그의 아내 중국계 미국인 호미리 여사의 영향으로 펄벅은 한국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다. 1963년 펄벅은 '살아있는 갈대'라는 소설을 영어판과 한국어 번역판(초판 제목은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을 동시에 발간해 국내외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160;'살아있는 갈대'는 조미수교(1882년)부터 해방 직후까지 한 가문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독립운동을 중심으로 펼친 작품이다. 작중 인물인 김일한의 실제 모델은 유일한 박사다. 펄벅은 1960년대 초반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소설의 무대와 사건들을 취재했는데 이는 훗날 그녀의 사회공헌 활동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펄벅은 1963년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펄벅재단을 설립했다. 아시아 각국의 혼혈아를 지원할 목적으로 세워진 펄벅재단은 이듬해 한국지부를 가장 먼저 창설했다. 그녀는 "한국은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라고 표현할 정도로 우리나라를 사랑했다. 펄벅은 한국의 전쟁고아 특히 혼혈 아동을 돕고자 했다. 유일한 박사는 그녀의 숭고한 뜻을 높이 받들어 유한양행 소사공장 자리를 펄벅재단에 흔쾌히 넘겼다. 1967년 설립된 펄벅재단 보육원 소사희망원은 원생들의 남·녀 기숙사, 교육장, 실습장 등을 만들었다. 펄벅은 원생들이 미용, 양재, 목공 등 기술을 익혀야 당당히 사회에 나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녀는 1960년대부터 8차례나 소사희망원을 찾아 손수 아동들을 돌보고 가르치기도 했다. 이처럼 유한양행의 설립이념은 '나눔과 생명사랑'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펄벅재단에 소사공장 부지를 기꺼이 기부하면서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일한 박사는 1971년 타계 시, 전 재산을 공익재단(유한재단·유한학원)에 기부함으로써 만들어진 항구적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시스템은 유한양행 사회공헌의 뿌리가 되고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나라를 되찾기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였으며, 모든 생애에 걸쳐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가이자 사회를 위해 헌신한 사회사업가이면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가였다. 창업자의 이러한 정신적 유산은 유한양행 사회공헌 사업의 방향성이 되어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다. 광복 76주년을 맞는 오늘 8월 15일, 시대의 거인 유일한 박사가 그리워지는 이유다.2021-08-15 06:30:00노병철 -
[데스크시선]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 마련돼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중인 '비대면 진료·처방과 의약품 배달 서비스'가 약업계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시행 1년 6개월여 동안 누적 서비스 건수는 221만건에 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할 약화사고도 보고된 바 없다. 단편적으로 환자 의료접근성 측면만 살펴본다면 긍정의 시그널로 해설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공감대와 가이드라인 설정 없는 무차별적 제도 도입에 따른 피해는 의사·약사·환자 모두에게 독이 될 소지도 다분하다. 병원·약국 방문 후 정확한 진찰과 복약지도가 결여된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은 오진은 물론 약물 오남용과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질환·증상·고위험·연령별 그리고 초·재진별로 환자군을 분류한 정확한 가이드라인 제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급조된 경향이 없지 않은 지금의 '비대면 진료·처방과 의약품 배달 서비스' 시스템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가진단의 오판에 빠져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일반인은 통상적으로 복통, 설사, 두통, 오한, 발열, 피부염 등은 경미한 증상으로 치부해 비대면 진료를 선호할 수 있겠지만 발병 원인은 그렇게 단순치 않다. 치명적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는 대상포진만 보더라도 초기에는 단순 감기 증상으로 시작돼 전문의의 엄중한 진료가 필수인 것만 봐도 쉽게 수긍이 간다. 당장 시급한 점은 환자의 거주지와 병의원·약국 간 이동거리, 환자의 위중 상태, 만성질환, 질병 발생 후 초진·재진 여부 등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같은 '비대면 진료·처방과 의약품 배달 서비스' 상세 가이드라인은 보건당국의 당초 취지인 만성질환자의 요양기관 방문을 자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본연의 목적과도 궤를 함께 하고 있다. 만성질환자라 하더라도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기한 비대면 진료가 아닌 최소 3개월 단위 내방은 필수다. 재진 이상부터의 비대면 진료도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머지않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종식·엔데믹(Endemic·풍토병화 감염병)화 되는 시점을 고려한 '비대면 진료·처방·의약품 배달 서비스' 존폐와 관련한 열린 광장에서의 논의·방향 설정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온라인 의약품 판매 서비스 아마존 파머시를 설립, 헬스케어시장 진출에 포문을 열었다. 아마존이 의약품 배달 사업에 진출하기 오래전부터 이미 미국 내 대형체인약국인 월그린·CVS·라이트에이드 등은 드라이빙스루·의약품 배송 등의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미국 대형체인약국의 역사는 100년 정도며, 2016년 기준 본토 전역에 분포한 약국 수는 6만 7000여 곳, 약사면허 소지자는 27만명, 129개 약대에서 연간 배출되는 신규 약사는 1만3000명에 달한다. 약국 편재는 개인소유의 약국보다는 대형체인약국이 80%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국약국은 2만5000여곳, 37개 약대에서 배출되는 연간 약사인력은 2000명 정도다. 이 같은 데이터로 유추해 볼 때, 전체적인 외형은 미국이 한국보다 3~5배 가량 큰 규모로 파악된다. 이 시점에서 '비대면 진료·처방·의약품 배달 서비스' 존속 여부에 대해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올곧은 해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시대적 트렌드에 따른 신시장 창출과 환자 편익을 우선순위로 볼 것인가 아니면 진료·약물 안전성에 근간한 기존 방식 유지에 방점을 찍을 것인가가 그것이다. 더욱이 이 사안은 원격의료 도입에 따른 국내 정부·유관직능단체 간 첨예한 논란·대립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 정책·제도 전망·검증, 보건당국·의약사회 간 진중한 커뮤니케이션 등 사회적 공론화와 합일점 모색이 시급하다. '비대면 진료·약 배달' 반대론의 근거 논리는 우선 현행법상 불법에 기인하고 있다. 약사법 50조에는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함이다. 또 의약품 온라인 판매가 허가되면 약물 과다 복용·부정의약품 유통 문제 발생도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의약품 판매가 현실화되면 기존 약국의 역할은 대폭 축소, 업무가 전문 배달업체로 옮겨가 2만5000여 전국 개국약국의 경영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반면 전자상거래의 꾸준한 발전과 소비자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온라인 의약품 판매서비스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단계적인 비대면 진료·온라인 의약품 판매 서비스를 도입해 문제점과 시스템을 보완하는 절차를 거쳐 미래지향적인 방법론을 모색하자는 입장이다. 온라인 의약품 판매는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의 권익 실현에 도움이 돼 코로나19 감염병 시대에 부응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약업계는 2012년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전격 시행을 통해 '여론의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그 싹이 자라나고 결국 하나의 몸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뼈아픈 경험적 학습을 체득한 바 있다. 9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비대면 진료·의약품 온라인 판매'라는 파고에 직면해 있다. A.I 시대·코로나19에 따른 온택트 시대에 발맞춰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장점은 차제하더라도 급진적 제도시행 따른 부작용은 되려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 극단적 충돌·폐해를 막고, 공생의 합목적성 실현을 위한 대토론의 장과 100년지대계 마련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다.2021-08-14 06:15: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누구를 위한 환수협상인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의 환수협상을 두고 보건당국과 제약사들간 줄다리기가 8개월째 결판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올해 2월 10일까지 콜린제제 보유 업체에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식약처에 임상계획서를 제출한 날부터 삭제일까지 건강보험 처방액 전액을 건강보험공단에 반환한다'라는 내용의 사실상 환수협상을 명령했다. 환수협상 명령이 떨어진지 8개월이 소요됐고, 첫 계약 마감시한 6개월이 지났는데도 환수시점이 ‘임상계획서 제출’에서 ‘임상계획서 승인’으로 변경됐을 뿐 협상 결렬과 기한 연장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 건보공단과 일부 제약사는 포괄적으로 환수율 20%에 합의한 상태다. 만약 콜린제제의 재평가 임상 실패로 최종적으로 적응증이 삭제될 경우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서를 승인받은 날부터 삭제일까지 처방액의 20%를 건보공단에 되돌려준다는 내용이다. 콜린제제의 매출이 가장 큰 업체들을 비롯해 많은 제약사들이 몇 차례 주어진 추가 협상 기간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환수율 20%로 합의하더라도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재평가 임상시험은 최대 6년 6개월 이내에 종료된다. 환수비율 20%에 합의하고 6년 6개월간 진행한 임상시험이 실패했을 때 업체당 10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상당수 업체들은 환수율을 조금 더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환수협상 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일부 업체들은 20%보다 낮은 환수율을 요구하면서도 약가 사전인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실패시 거액을 물어주는 것보다는 사전이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환수협상이 기약없이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협상의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재평가 임상시험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임상실패를 가정하고 처방금액을 되돌려주겠다고 미리 약속한 전례가 없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받고 판매 중인데도 임상재평가 실패에 대한 대가로 처방액 환수를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었다. 임상재평가는 판매 중인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임상시험을 통해 다시 점검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다. 임상재평가를 진행하는 기간에도 식약처의 허가가 유지되기 때문에 판매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식약처는 지난 2018년 콜린제제의 품목 허가 갱신을 허용했다. 불과 3년 전에 의약품 허가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에서 콜린제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추후 임상실패 이후 환수가 시도되더라도 환수가 타당한지에 대한 법적 공방은 불가피해보인다. 보건당국은 그동안 단 한번도 재평가 임상실패 의약품에 대해 기존 처방액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보건당국도 장기간 지속된 환수협상 줄다리기에서 더 이상 퇴로가 없어 보인다. 이미 일부 업체가 환수협상에 타결한 터라 협상 거부 제약사들에 급여삭제와 같은 제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급여삭제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제약사들의 법적 대응은 당연한 수순이다. 콜린제제 환수협상을 시작하면서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혼선이 커져만 가는 형국이다. 보건당국은 콜린제제 환수협상을 시작했을 때 이처럼 격렬한 저항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환수협상 취소소송, 집행정지, 헌법소원, 행정심판 등 제약사들이 전방위로 법적 대응이 나설지도 예상하지 못했을까. 최근 변경된 환수시점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콜린제제는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의 적응증을 보유 중인 약물이다. 이중 ‘뇌혈관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만 재평가 대상에 해당하고, 나머지 적응증 2개는 임상시험 성패와 상관없이 삭제될 예정이다. 환수 시작 시점을 ‘임상계획서 승인’으로 설정하면 제약사들은 임상시험을 시작하기도 전에 삭제된 적응증 2개에 대한 환수 사유가 발생하게 된다. 애초부터 임상시험 환수시점도 정교하게 설정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제약사들의 임상실패로 몇 년간의 처방금액을 환수하는 상황이 펼쳐졌을 경우 그동안 이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도 약값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제기할 수 있다. 오히려 그동안 정부가 문제가 있는 의약품의 판매를 허용했다는 비판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혼란만 야기하는 환수협상을 왜 시도하는지, 지금이라도 속시원하게 설명해주면 좋겠다.2021-08-09 06:10:23천승현 -
[데스크 시선] 수술실 CCTV 법안, 시간 끌 이유없다[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수술실CCTV 설치 의무화와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 심사와 관련해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달 국회 계속심사에 포함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회 매커니즘상 이 또한 처리의 개념에서 보자면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수술실CCTV 설치가 국회에서 공론화 하기 시작한 것은 비단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2015년 초 당시 민주당 최동익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부터 현재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안규백·신현영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까지 잊을만 하면 부각된 사회적 문제와 맞물려 공론화 돼왔다. 한 지방의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 대리정황 포착으로 처음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대리수술 사건은 현재에 이르러서도 일부 의료기관에서 큰 사고와 물의를 일으키고 있고, 이로 인한 의료사고 소송에 유력한 근거자료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이 법안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에 국민 97.9%가 압도적으로 찬성을 표한 것이나 시민사회단체와 환자단체들의 조속한 법안 통과 촉구 행보는 수술에 관한 정보 비대칭과 의료사고에 대한 은폐,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비윤리적 혹은 불법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려는 일관된 움직임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탈행위로 인해 주체적인 수술 행위에 감시장치를 의무화 하는 것은 곧, 이로 인해 급증할 수 있는 의료분쟁, 환자 개인의료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부작용이 크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돌림노래처럼 지리하게 반복돼 온 논쟁이다. 국민적·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사안에 이러한 반복적인 대치가 수년간 이어지는 것은 분명 소모적이다. 그간 이러한 사안들이 지리하게 끌기만 하다가 정쟁거리로 전락해 흐지부지 끝나거나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만큼은 같은 전례를 되풀이 해선 안 될 것이다.2021-08-02 06:12:41김정주 -
[데스크 시선] 약사 백신분주가 그렇게 문제인가[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약 배송 입고부터 온도관리, 재고 등과 매일 접종 수에 따른 백신 분주를 계획하는 등 약사가 해야 잘 할 수가 있는 일들이 많아요. 접종센터에 약사가 한 명뿐이라서 빠질 수 없는 인력이라 부담스럽고 힘들기도 하지만 '센터에 약사님이 있어 다행이에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낍니다." 이는 수원 제2호 예방접종센터 백신 관리 약사로 근무하는 김보희 약사가 수원시약사회에 보낸 메시지다. 현장의 목소리는 이와 같은데, 정작 국회는 백신접종센터 약사 배치 추경 109억 31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정부안보다 1조 9000억원 증액된 34조 9000억원의 추경이 편성되는데 109억원이 삭감된 것이다. 예방접종센터 운영지침에 백신관리담당자에 보건소 간호사 또는 약사를 지정할 수 있다는 규정만 있을 뿐 정착, 약사를 배치할 예산이 없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지난 3월 1차 추경 당시 예접센터 약사 인건비 190억2300만원 증액을 촉구했었다. 모두 약사 출신 의원들이다. 그러나 보건복지위가 의결한 센터 약사 인건비 1차 추경 증액안은 예결특위 조정소위에서 전액 삭감됐다. 의사출신 여당의원의 반대와 예산소위의원들의 무관심, 질병청의 안일함이 빚은 참극이다. 질병청도 2차 추경에 센터 약사 인건비 예산을 정부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서영석·서정숙 증액안에 수용 입장을 표한 것도 문제다. 여기에 신현영 의원은 백신 소분 경험이 부족한 약사가 센터에 배치될 경우 오염 등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상당하다는 발언으로 일선 약사사회 공분을 야기했다. 정부, 국회가 약사직능을 개국약사로만 생각하는 편협함도 문제다. 이미 병원약사들은 항암제 등의 안전한 투약을 위해 무균실에서 정량 조제해 불출하는 등 백신 관리와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다. 주사제 소분은 병원약사들의 주요 업무 중의 하나다. 이미 지역 접종센터에서 병원약사들이 안전한 백신의 접종을 위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백신도 의약품이다. 의약품의 안전한 투약과 관리를 위해 약의 전문가인 약사를 배치하자는데 동의하지 않을 국민이 몇명이나 있을까? 이번 추경에서 국회 논의를 통해 코로나19 방역 긴급 대응에 5000억원이 추가 배정됐다. 정부안보다 5000억원이 더 증액된 코로나 방역대응 추경이 확정된 상황에서 백신예방접종센터 약사 배치 예산 109억원은 전액 삭감돼, 정부와 국회의 백신관리대책에 허점을 드러냈다. 아쉬운 대목이다.2021-07-27 00:09:12강신국 -
[데스크시선] 콜라겐에 대한 오해와 진실[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홈쇼핑의 순기능은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문전배달) 서비스로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일부 쇼닥터·인기 호스트·연예인 등의 매출지상주의 방송에 따른 잘못된 건강상식 전달은 개선돼야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특히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기간별 트렌드에 맞춰 붐업을 일으키며 '안 먹으면 큰 일 나는' '꼭 먹어야 하는' 소비심리를 조장하는 '만병통치식' 과대 정보제공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몇몇 홈쇼핑의 경우 자체 옴브즈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가 검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근본 처방이라 수긍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최근 안티에이징 바람을 타고 '주름개선' '동안피부' 등의 효과를 내세우며 콜라겐 복용을 홍보하는 홈쇼핑·각 방송사별 건강정보 프로그램이 늘고 있는데, 팩트와 거리가 먼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 바로잡을 필요성이 제기된다. 바로 육류 콜라겐(소·돼지·조류 등) 보다 어류(생선) 콜라겐이 흡수와 효능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고 과잉 포장하는 사례다. 동안인 사람은 평소 생선을 많이 먹은 게 비결이라고 소개하는 일반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 육류 콜라겐 복용군은 피부에 변화가 없지만 생선 콜라겐 복용군은 2주 만에 피부나이가 2~3세 감소했다는 임상근거가 부족한 자료를 제시하며 건강 상식에 혼돈을 주고 있다. 이들은 일본 세포개선의학협회 등의 발표 자료를 근거로 예를 들며 어류 콜라겐이 육류 콜라겐 보다 분자량이 작기 때문에 흡수율이 42배나 높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러한 콜라겐 흡수율 비교자료는 오역에서 비롯된 잘못된 정보로 파악된다. 이 데이터는 흡수율이 아니라 산가용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생선 콜라겐이 육류 콜라겐보다 산에 더 잘 녹는다는 의미지 흡수율을 직접 비교한 데이터가 아니다. 여기에 더해 용해도 비교자료를 잘못 번역해 콜라겐의 양으로 잘못 기재하고 있어 신뢰도를 크게 추락시키고 있다. 잘못된 자료가 방송·SNS 등을 타면서 생선 콜라겐이 육류 콜라겐보다 더 좋은 것으로 오인하게 만들고 있다. 생선 콜라겐과 육류 콜라겐의 차이는 흡수율 보다는 가수분해 되는 분자 크기와 구성 아미노산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다만 과거 콜라겐 추출은 소·돼지·조류 등이 대부분이었는데, 광우병·구제역·조류독감 등의 환경·시대적 이슈에 따른 인수공통감염병 등의 대두로 최근 들어서는 생선 추출 콜라겐이 인기를 얻고 있는 트렌드는 부정할 수없다. 생선 콜라겐은 육류에 비해 인수공통전염병 감염 우려가 적고, 산에 잘 녹아서 추출이 용이하며, 분자량 크기가 작아 비교적 분해가 잘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해양 오염에 따른 먹이사슬식 2차 피해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단백질의 한 형태인 콜라겐은 밧줄모양의 구조적 특징을 띄고 있어 강한 인장강도를 가지고 있다. 뼈·치아·인대·진피·근육막 등 견고한 힘이 필요한 조직에 많이 분포해 있다. 종류도 다양해서 현재까지 28종류가 발견됐다. 콜라겐은 단백질의 종류인 만큼 아미노산이 모여 형성, 아미노산 1000개가 일렬로 배열돼 1개의 체인(알파체인)을 이루고, 아미노산 1000개짜리 체인 3개가 꽈배기처럼 꼬여서 하나의 콜라겐을 만든다. 이런 콜라겐이 모여서 콜라겐 섬유를 만든다. 아울러 연령과 피부 콜라겐 함유량의 관계를 보면 20대부터 매년 1%씩 감소, 40대가 되면 20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일정 기간을 두고 재생이 일어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량보다 분해량이 많아져 총량은 줄어들게 된다. 자연 상태의 콜라겐 섬유 자체는 구조적 특징 때문에 단백질과 다르게 소화와 흡수가 어렵다. 풀어 쓰면 닭발·족발·생선 껍질 등 일반적인 형태의 콜라겐은 소화효소가 달라붙기 어려워 분해가 잘되지 않는다. 때문에 콜라겐 제조사들은 콜라겐을 인위적으로 잘게 쪼개서 제품화한다. 분자량(분자크기)은 달톤(Da)을 사용하는데, 작을수록 흡수율이 좋다. 현재 173달톤까지 출시되고 있다. 29만 달톤에 달하는 분자량을 300달톤, 1000달톤, 5000달톤 등으로 조각내는 것이다. 콜라겐 1개는 290kDa(29만 Da)며, 콜라겐은 3개의 체인이므로 1개의 체인은 9만4000Da, 1개 체인은 1000개의 아미노산으로 아미노산 1개당 94Da가 된다. 따라서 가수분해된 콜라겐은 대략 5000Da 정도로 53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 나선형구조가 풀리고 조각난 상태이기 때문에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쉬워 진다. 트리펩타이드·콜라겐 펩타이드들은 500Da 이하라고 말하는데 3개의 아미노산 연결고리이므로 282Da로 환산돼 바로 흡수 가능한 크기다. 논문 등에 따르면 콜라겐은 종류에 상관없이 5000Da 정도의 가수분해 콜라겐이면 섭취 후 2시간 안에 최대 농도로 흡수된다. 다시말해 흡수된 콜라겐 펩타이드는 피부에 도달해 일정 기간 유지효과(섬유모세포·진피 내 콜라겐 증가)를 발현해 주름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때문에 가수분해 콜라겐·트리펩타이드 그리고 어류·육류 콜라겐 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 우열을 가리는 선언적 정보는 난센스에 가깝다.2021-07-22 06:15:00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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