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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재평가 3개 성분 검토 시작...연말 1차 결론 예정[데일리팜=정흥준 기자]올해 급여 적정성 재평가 3개 성분에 대한 자료제출이 최근 마무리돼, 오는 12월 1차 결론을 목표로 약제 검토가 시작된다. 다만,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기등재 약가인하까지 동시 추진되면서 급여 재평가 예정 일정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였던 급여적정성 재평가 자료제출 기한은 한 차례 연장돼 이달 초 마무리됐다. 은행엽엑스, 도베실산칼슘수화물, 실리마린(밀크씨슬 추출물)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관련 자료를 심평원에 제출했다. 최근 5년간 진행된 급여 재평가 중 성분 개수로는 가장 적지만 3년 평균 청구액은 1400억에 달한다. 심평원은 앞으로 내부 검토와 자문회의, 소위원회,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거쳐 급여 적정성 재평가에 대한 1차 결론을 내리게 된다. 공식적인 자료제출 기한은 지났지만 일반적으로 보완 자료 등이 있으면 소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추가 제출이 가능하다. 만약 12월 약평위에 급여재평가 안건이 올라가게 된다면, 소위원회는 11월 중순 이후로 개최될 예정이다. 1차 결과 발표 후에는 내년 초 이의신청 절차를 거친다. 내년 상반기 중 소위원회와 약평위를 다시 한 번 거쳐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올해는 약가제도 개편으로 평가 체계가 달라진 첫 급여 재평가다. 그동안은 비용효과성 평가에 따라 약가인하로 급여 유지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불가능하다. 임상적 유용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할 경우 급여에서 제외하거나 사회적 필요성에 따라 선별급여(50~80%)를 적용한다. 약가인하 선택지가 사라졌기 때문에 업계 입장에서는 유용성 입증이 더욱 절실해졌다. 지난 4월 건정심에서 올해 12월까지 급여재평가 1차 결론을 내기로 해 실무 부서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기등재 약가인하도 올해 11월 첫 번째 약가 조정(51%)을 목표로 실무 단계에서 준비중이기 때문에 오는 연말 재평가와 기등재 인하 등이 숨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2026-07-15 06:00:56정흥준 기자 -
이 대통령 "미프진 허가 검토하라"…의사 반발, 시민단체 환영[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이재명 대통형이 임신 중지약인 미프진에 대해 절충적인 해결책 마련을 관련 부처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미프에 대해 언급하며 "허용을 안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필요한 여성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복용하고, 사고도 나는데 방치하는 게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성평등가족부, 법제처를 향해 복용 실태와 헌재 판결 이후 상황에 대해 세세히 물은 이 대통령은 "여성의 건강 상태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도 있는데 법으로 반드시 몇 주까지라고 정하는 게 절대 진리는 아닌 것 같다"면서 "의사의 양심과 전문적 재량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절충적인 해결책 고민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성숙 국무총리는 "워낙 예민한 사안이니 관련 부처와 함께 안건을 준비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 언급이 나오자 의사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4일 성명을 내어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미프진 국내 도입에 관한 실용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대체입법, 의학적 안전성 검증 없는 도입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강행 시 전면 거부 운동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철저한 준비 없이 약물이 무분별하게 유통될 경우, 다량 출혈과 감염증은 물론 불완전 유산에 따른 응급 수술이 불가피해진다”며 “안전성 가이드라인과 유통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허용은 국민을 위험한 생체 실험장으로 내모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시민단체는 환영 논평을 내놓았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대표 전경림, 이하 건약)는 "이 대통령은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필요성에 여러 차례 공감해 왔으며, 123개 국정과제에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포함했음에도 복지부와 식약처는 도입 절차를 진전시키지 않았다"며 "그 사이 임신중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회색지대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건약은 "대통령이 강조한 실용적 접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임신중지 의약품의 허가에서 그쳐서는 안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주장을 환영하며, 임신중지는 의약품 도입을 검토하는 지금부터 처벌이 아닌 성과 재생산이라는 건강과 권리의 보장을 위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미프진은 프랑스 제약사 엑셀진(Exelgyn)이 개발한 경구용 임신중단 약물(유산유도제)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해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사용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품목 허가를 받지 못했다. 현대약품이 영국 라인파마와 손잡고 복합제인 '미프지미소정'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식약처 품목허가를 추진해 왔지만 인허가 기준의 모호함과 자료 보완 문제로 자진 취하와 재신청을 반복하며 수년째 공전을 거듭해 왔다.2026-07-15 06:00:55강신국 기자 -
"음지 벗어나 제약 파트너로"… CSO협회, 연내 인가 도전[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약품 판촉영업대행사(CSO)들이 연내 보건복지부 사단법인 인가를 받기 위한 액션 플랜을 제시해 주목된다. 현재 임시조직인 한국의약품판촉영업자협회(이하 CSO협회)는 창립회원 특별모집, 목표 1000개 회원사 달성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설명회를 거쳐 2000개 회원사를 확보한 뒤 복지부에 인허가 심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사단법인 인가를 통해 음지를 벗어나 우리나라 제약산업 선진화에 기여하기 위한 파트너로서 자립하겠다는 의지다. 14일 CSO협회 관계자는 "복지부가 공정한 의약품 유통구조 확립을 위한 제도·행정 수립을 위해 CSO협회 사단법인 인가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CSO업계 의견을 모아 사단법인 인가에 연내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SO협회의 사단법인 인가 성패는 대표성에 달렸다. 1만여개가 넘는 CSO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지, 공정 의약품 유통 등 국내 제약산업 발전과 관련된 실질적인 업무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가 복지부의 인가 여부와 직결된다. 이에 CSO협회는 창립회원 특별 모집, 1000개 회원사 달성, 사무실 확보를 시작으로 8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CSO협회 사단법인 인가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 뒤 집중 가입 캠페인에 나설 방침이다. 2000개 회원사 모집이 인가 신청서 제출 전 달성해야 할 목표다. 협회는 1차 목표인 1000개 회원사 달성 후 전국 순회 설명회로 2000개 회원사 모집에 성공하는대로 사단법인 인가를 신청한다. 이번이 3차 신청으로, 신청 예정 시점은 올해 10월 이전이다. 이후 11월~12월에는 복지부 사단법인 인가를 취득한 뒤 CSO협회를 정식 출범하고, 2027년 사업 계획을 수립·공유하겠다는 비전이다. 이 같은 CSO 업계의 사단법인 인가 움직임은 지금까지 음지에 머물러 있던 CSO 영업 산업 구조를 투명화하고, 제약 산업 성장의 당당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의 방증이다. 정부의 불법 CSO리베이트 규제 기조와 정책 환경이 급변하는 속에서 복지부와 국회 등을 상대로 공식적이고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사단법인 지위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협회는 계획대로 3차 인허가 문턱을 넘는다면, 11~12월 사단법인 인가를 공식 취득하고 2027년도 사업 계획 수립과 함께 정식 출범의 닻을 올리게 된다. CSO협회가 2000개 회원사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 사단법인 인가에 속도를 내면서 복지부의 최종 인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제약업계 시선이 집중된다. CSO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올 여름 새 회장 선출 등 내부 정비와 함께 회원사 늘리기를 통한 사단법인 인가 채비에 나섰다"면서 "복지부가 사단법인으로서 대표성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 순회를 통해 CSO들의 중지를 모아 세 번째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2026-07-15 06:00:54이정환 기자 -
거점도매 공방 1라운드 고배…고심깊은 유통협회 투트랙 전략[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대웅제약의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을 둘러싼 갈등 1라운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민원 종결 처리로 마무리됐다. 업계에선 정책 철회를 요구해 온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고배를 마셨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결정으로 대웅제약은 규제 리스크를 일단 덜어내며 거점도매 중심 유통망 개편에 탄력을 받게 됐다. 반면 대웅제약과 특정 거점업체의 시장 독과점 우려를 지적해 온 유통업계는 공정위의 종결 처리에 맞서 장기적인 대책 마련으로 노선을 선회했다. 제약‧유통업계에서는 유통협회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유통협회는 구체적인 개별 피해 사례를 확보해 공정위 '재신고'와 함께 '국회 국정감사 쟁점화'라는 투 트랙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른 일각에선 양측이 결국 현실적인 타협점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웅제약 = '영업 효율화' 명분 확보…거점도매 중심 유통망 개편 탄력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유통협회가 제기한 민원을 종결 처리했다. 유통협회는 지난 5월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을 두고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특정 거점업체로 물량이 쏠릴 경우 중소 도매업체의 거래 기회가 박탈되고 유통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해당 민원을 정식 심사로 전환하지 않고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공정위는 민원 종결 이유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통상적으로 공정위는 사건 요건을 충족하지 않거나 심사 개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한 경우 민원을 종결한다. 이번 민원 종결 결정으로 대웅제약의 유통망 개편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회사가 도입한 블록형 거점도매는 전국 유통망을 10개 권역으로 단순화하고 5개 거점도매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체계다. 회사는 AI 기반의 수요 예측과 배송관리시스템(TMS)을 본격 가동해, 재고 과부족을 조절하고 콜드체인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직거래가 중단된 기존 도매업체들도 거점 도매를 통해 우회 공급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의약품 공급 단절'은 없다는 명분을 앞세워 거점도매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간 유통협회가 제기해 온 '불공정 거래 거절' 프레임에서 대웅제약이 한결 자유로워진 분위기”라며 “공정위의 종결로 이번 정책이 특정 업체의 배제가 아닌, 제약사 고유의 물류 효율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회사 측 주장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고 말했다. 유통협회 = "종결 아닌 자료 미비…'구체적 피해 증명'으로 재신고" 반면 유통협회는 공정위의 결정이 대웅제약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통협회는 공정위가 거점도매 정책의 적법성 유무를 면밀히 따진 것이 아니라, 최초 제출한 민원의 서류가 모호했던 탓에 ‘자료 미비’로 종결된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협회는 국면 전환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모습이다. 우선 거점도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개별 업체의 실제 피해 사례를 보완해 공정위에 재신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호영 의약품유통협회장은 “최초 민원 신고 당시 협회의 주장과 근거 자료가 다소 포괄적이었다”며 “일단 민원을 제기하고 실제 피해 사례를 순차적으로 보완할 계획이었으나, 자료가 추가되기 전 서둘러 종결 결정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단순히 매출 감소를 호소하는 방식으로는 공정위를 설득하기 어렵다”며 “계약 기간 도중 일방적으로 거래가 끊겼거나, 거점 전환 과정에서 독소 조항을 강요받은 개별 유통업체들의 실제 위법 증거를 수집해 다시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유통협회 '재신고' 받아들일까…거점도매 갈등 핵심 분수령 업계에선 유통협회가 꺼내든 ‘재신고’ 카드가 실제 공정위의 조사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이번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협회는 개별 피해 사례를 보완해 재신고할 경우 정식 심사 개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공정위가 애초에 제약사의 거점도매 정책 자체를 ‘정당한 영업 재량’ 범위로 판단해 종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류 보완만으로는 정식 조사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협회가 '입증 가능한 구체적 불이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중도 해지된 사례나 대웅제약으로부터 거래가 거절당한 구체적 사례를 수집해야 공정위 입장에서 정식 사건으로 전환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일선 유통업체들이 피해 사례 제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신원과 피해 사실이 노출될 경우 향후 대웅제약과의 거래 관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통협회는 공정위 재신고와 더불어 올 가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거점도매 논란을 쟁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정감사에서 거점도매 논란이 쟁점화될 경우 공정위 역시 해당 사안을 엄격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구체적 피해 사례를 지렛대 삼아 여론을 환기하며 공정위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종결 결정으로 대웅제약이 일단 유리한 지점에 선 것처럼 보이지만, 유통협회가 구체적인 계약 위반 사례를 확보해 국정감사 쟁점으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대웅제약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일방적 승자 없는 싸움…유통협회-대웅제약 극적 타협 가능성도 제약·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양측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측 모두 갈등 장기화에 따른 실익이 없다는 점이 이러한 극적 타협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유통협회로선 대웅제약 품목의 유통 공백이 길어질수록 회원사들의 누적 피해가 커지는 데 부담이 따른다. 대웅제약 역시 유통업계와의 대립을 넘어 약사회의 반발로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 있다. 여기에 대웅제약이 당장 2027년도 거점도매 계약 체결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점도 변수다. 향후 거점도매 합류 여부를 고심해야 하는 유통업체들로서도 서둘러 법적·행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실리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부담 때문에 지난달 유통협회와 대웅제약은 양측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마주 앉는 공식 회동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실무 차원의 물밑 접촉 조율 과정에서 회동은 한 차례 무산됐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양측의 필요성에 따라 대화 창구가 언제든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2026-07-15 06:00:52김진구 기자 -
'안전한 약'이라더니…지사제 허가변경이 던진 편의점약 논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절차에 착수하면서 약사사회 내부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는 그동안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있을 때마다 대표적인 추가 요구 품목으로 거론돼 왔다. 복약지도가 비교적 단순하고 오남용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식약처가 최근 납 노출 우려 등을 반영해 만 19세 미만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허가사항 변경 절차를 진행하면서 약사사회에서는 "의약품 안전성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계와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정부도 일정 부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례가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판 후 안전관리의 현실…"만약 편의점에서 판매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은 단순히 한 성분의 사용 연령이 바뀐 사례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는 2019년에도 원료 중 납 검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만 2세 미만과 임부·수유부 사용이 제한된 바 있다. 이후 추가적인 위해성 평가와 품질검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다시 소아 적응증 삭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를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전한 의약품’이라는 개념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 시켜 준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약품은 허가 이후에도 이상사례 보고와 품질관리, 해외 규제기관의 안전성 정보 등을 반영해 허가사항이 지속적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현재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근거가 축적되면 사용 대상과 복용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약사사회에서는 이번 사례를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문제와 연결해서 바라보는 분위기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최근 정책보고서를 통해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사례를 근거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준모 측은 "당시 지사제는 편의점 확대 요구 품목 가운데 대표적인 효능군이었다"며 "만약 품목 확대가 이뤄졌다면 허가사항 변경 이후 연령별 사용 제한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수 있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약준모는 현재 편의점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은 제품 판매 여부만 통제할 수 있을 뿐 실제 복용자의 연령이나 사용 목적까지 확인하는 기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약국에서는 약사가 연령과 증상을 확인한 뒤 복약상담과 함께 다른 치료 선택지를 안내할 수 있다는 점을 차이로 제시했다. 일선 지역 약국 약사들도 이번 사태를 단순 허가 변경의 행정 절차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의 한 개국약사는 "당시 경제계에서는 지사제를 편의점 판매 품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는데 만약 실제 판매가 허용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 이후 회수와 소비자 안내를 어떻게 했을지 의문"이라며 "이번 사례는 의약품 안전관리에 전문가 개입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선정 역시 접근성뿐 아니라 허가사항 변경 가능성과 시판 후 안전관리 체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안전성 평가는 정치적 판단이 아닌 식약처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 전문기구 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접근성과 안전성의 균형…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 정부는 그동안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비롯해 비대면진료, 의약품 재택수령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왔다.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다. 반면 약사사회는 접근성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허가 이후에도 안전성 정보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허가사항이 변경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전문가에 의한 관리체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의약품은 시판 이후 이상사례 보고와 위해성 평가, 품질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사용 대상이나 용법·용량, 주의사항 등이 수시로 변경된다. 이번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 사례 역시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작동하면서 허가사항이 변경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앞으로의 정책 논의도 단순히 편의점 판매 품목을 늘릴 것인지 여부를 넘어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를 국민에게 어떻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변경된 허가사항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것 인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접근성 확대 정책이 추진될수록 판매 채널 확대 자체보다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에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와 전문가 개입 구조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국민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라는 지적이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특정 품목의 허가사항 변경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 안전성은 새로운 근거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 사례"라며 "안전상비의약품 정책 역시 접근성 확대뿐 아니라 시판 후 안전관리와 허가사항 변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6-07-15 06:00:50김지은 기자 -
주가 하락에 바이오 CB 전환가 줄하향…커지는 오버행 우려[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전환사채(CB) 전환가액을 낮추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 주가 약세로 개별 기업 주가가 계약상 전환가액 조정 기준을 밑돈 데 따른 것이다.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하고 향후 주가 회복을 가로막는 오버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CB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공시를 게재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0곳으로 집계된다. HLB펩, 네오이뮨텍, 라메디텍, 메디포스트, 아리바이오LAB, 이수앱지스, 이엔셀, 퓨쳐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프로젠 등이다. 이엔셀은 지난 13일 제1회차 CB 전환가액을 1만4295원에서 1만1436원으로 20% 낮췄다. 앞서 이엔셀은 지난해 12월 225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전환가액 조정에 따라 CB를 모두 주식으로 바꿀 때 전환 가능한 주식 총수는 조정 전 157만3976주에서 조정 후 196주7471주로 25% 늘어났다. 메디포스트도 13일 제13회차 CB 전환가액을 기존 1만7981원에서 1만2587원으로 30%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500억원 규모 미전환사채 전환가능주식 수는 278만712주에서 397만2352주로 늘었다. 메디포스트는 이달 들어서만 제12회차와 제13회차 CB 전환가액을 잇달아 조정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제10·11회차 CB 전환가액도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 제10회차부터 제13회차까지 모두 1만7981원에서 1만2587원으로 조정했다. 조정 후 전환가액은 최초 전환가액의 70%인 계약상 최저조정한도에 해당한다. HLB펩은 8일 CB 전환가액을 7165원에서 5957원으로 17% 하향 조정했다. 네오이뮨텍은 제1회차 CB 전환가액을 1만1100원에서 8325원으로 25% 내렸다. 아리바이오LAB은 제5회차 CB 전환가액을 4622원에서 4604원으로, 제6회차는 3210원에서 3198원으로 조정했다. 아리바이오LAB은 시가보다 낮은 주당 2725원에 110만917주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제5회차와 제6회차 전환가액이 각각 조정됐다. 프로젠은 제8회차 CB 전환가액을 6085원에서 4260원으로 30% 낮추면서 전환가능주식 수가 230만739주에서 328만6384주로 늘었다. 이수앱지스는 CB 전환가액을 4445원에서 4130원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524원에서 2474원으로 내렸다. 라메디텍은 제1회차 CB 전환가액을 7043원에서 5635원으로 20% 낮췄고 퓨쳐켐 역시 30%가량 전환가액이 낮아졌다. CB는 발행 후 특정 시기가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달린 채권이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는 점에서 메자닌(Mezzanine)으로 분류된다. 전환가액은 CB를 주식으로 바꿀 때 적용하는 주당 가격이다. 통상 메자닌 채권에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이 붙는다. 리픽싱은 주가 하락 시 전환가를 낮춰주는 하향 리픽싱과 일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전환가를 다시 올릴 수 있는 상향 리픽싱으로 구분된다. 시장 변동성에 따라 투자자와 발행 기업 간 이해를 조율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최근 들어 하향 리픽싱이 속출한 배경에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가파른 주가 하락이 있다. KRX헬스케어지수는 지난해 7월 11일 4144포인트에서 이달 13일 3616포인트로 최근 1년간 13% 하락했다. 올해 2월 27일 기록한 기간 중 고점 5678포인트와 비교하면 36% 밀렸다. 업종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개별 종목 주가와 단기·중기 평균주가가 함께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하향 리픽싱이 이뤄지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돼 보유 주식 한 주당 가치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CB 전환가액이 낮아질 경우 CB 투자자가 같은 금액으로 받을 수 있는 주식은 늘어난다. 전환된 주식이 시장에 대량으로 풀릴 시 매물 부담도 커진다. 전환권 행사 후 CB·BW 투자자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빠르게 매도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향후 기업 주가가 더 하락하면 전환가액이 추가로 조정될 여지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미전환사채 잔액이 크고 조정된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을수록 잠재적인 희석과 오버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전환가액 인하 폭뿐 아니라 전환가능주식 수와 전환청구 가능 시점, 최저조정한도 도달 여부, 보호예수 조건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2026-07-15 06:00:48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소아 지사제 혼란, 깜깜이 행정이 키운 참사[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의 불통과 행정 편의주의가 보건의료 현장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 적응증 전면 삭제는 식약처와 제약사, 의약단체간 소통 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단면이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맹점은 철저한 현장 소통의 부재다. 성인은 물론 소아·청소년 환자의 설사 등에 가장 많이 사용되던 지사제의 소아 투여 금지 조치는 그 어떤 사전 예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내려졌다. 어제까지 아무 문제 없이 먹이던 약이 갑자기 '만19세 미만 복용금지 약물'이 됐음에도 정부와 제약사는 선제적 예방 조치라는 명분만 내세울 뿐 유예기간이나 대안에 대한 일언반구 안내도 없었다. 결국 폭탄은 일선 병의원과 약국이 맞았다. 처방을 급히 수정하고 제품마다 19세 미만 복용 금지 스티커를 일일이 붙이며 구슬땀을 흘린 것은 의사와 약사의 몫이었다. 최후의 보루여야 할 DUR 시스템 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금지된 약이 처방·조제되는 대혼란까지 야기됐다. 제약업계의 안일한 대응도 혼란을 부채질했다. 허가 변경 사항을 가장 먼저 파악했어야 할 제약사들은 뒷짐만 진 채 일선 유통망과 약국에 관련 사실을 신속히 공지하지 않았다. 약국가에는 소아 용량이 버젓이 기재된 구 패키지 제품이 그대로 방치됐고, 제약사가 약속한 스티커 제작·배부는 일주일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았다. 소아 보호자들의 정보 공백도 적지 않다. 가정 내 구비하고 있는 스타빅·포타겔 제품을 복용하거나, 성분과 연령에 따라 세분화된 지사제는 약사들 조차 가이드를 헷갈릴 처지다. '만약 스멕타가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확대됐더라면 어쩔 뻔 했나'라는 성찰도 나왔다. 그나마 병의원과 약국처럼 전문적인 스크리닝 기능이 작동하는 공간에서 벌어진 혼란이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 수습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만약 가이드라인 없이 유통되는 편의점 매대에 약이 올려져 있었더라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됐을 수 있다. 또한 역설적으로 '안전하고 무해한 약은 없다'는 진실 또한 깨닫게 해줬다. 식약처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꽤나 억울함을 토로해 왔다. 기습, 방치 같은 용어에 집착하며 의약단체에 안내가 이뤄졌다는 입장만 수차례 반복했다. 하지만 소아 적응증 삭제는 단순히 문서상의 의약품 허가 사항이 변경되는 문제가 아니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국민 안전을 핑계로 행정 편의주의적 통보만 툭 던지는 식약처의 관료적 태도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철저한 사전 예고제 도입과 DUR 실시간 연동 체계 고도화, 제약사의 책임있는 유통 관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지사제 소아 적응증 삭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식약처의 존재 이유가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있다면 행정의 칼날을 휘두르기 전에 현장과의 소통부터 챙겨야 할 것이다.2026-07-15 06:00:46강혜경 기자 -
[특별기고] 면허대여의 뿌리, '자본 종속 구조' 해부1편에서 우리는 면허대여가 몇몇 약사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구조의 산물이라고 짚었다. 그 구조의 심장부에는 냉정한 사실 하나가 자리한다. 자본은 조제실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약사법이 세운 그 문턱을 넘는 단 하나의 열쇠가 바로 약사의 면허다. 그래서 자본은 약국을 사는 대신, 약국을 열 수 있는 '사람'을 산다. 이번 편에서는 자본이 왜 하필 약사의 이름을 탐하는지, 면허대여의 뿌리인 '자본 종속 구조'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본이 넘지 못하는 문턱, 약사의 면허 이 매력적인 사업에는 자본이 결코 넘을 수 없는 조건이 하나 붙어 있다. 약국의 문은 오직 약사의 이름으로만 열린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매입하면 되고 설비는 리스하면 되지만, '개설할 자격'만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면허는 양도할 수도, 상속할 수도, 담보로 잡을 수도 없는 인격적 권리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오직 약사 개인에게만, 그것도 평생에 걸쳐 부여한 신뢰의 증표인 까닭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제목의 질문에 답이 나온다. 자본이 하필 약사의 이름을 탐하는 것은, 그것이 약국이라는 사업에 진입하는 유일한 열쇠이면서 동시에 시장에서 결코 살 수 없는 유일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살 수 없으니 빌리려 하고 온전히 빌릴 수 없으니 사람을 붙잡아 두려 한다. 자본이 원하는 것은 약사의 손끝 전문성이 아니라, 약사만이 남길 수 있는 그 '자격의 서명'이다. 약사의 이름이 찍힌 개설 자격만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희소 자원이다. 자본은 약국을 소유하지 않고 '지배'한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짚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면허대여를 소유권 다툼으로 여기지만, 자본의 진짜 목표는 등기부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서류상 주인은 약사여도 상관없다. 자본이 원하는 것은 소유가 아니라 지배, 곧 약국을 실제로 움직이는 의사결정의 실권이다. 소유하지 않고도 지배할 수 있다면, 자본으로서는 법적 위험은 줄이면서 실익만 취하는 가장 영리한 방식이다. 그리고 그 지배는 요란하지 않게, 단계적으로 완성된다. 처음에는 개설 자금과 시설 비용을 대는 투자자로 등장한다. 이어 의약품의 발주처와 매입 조건을 정하고, 인력 채용과 근무표를 조율하며, 진열과 동선까지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표준화한다. 계약서 곳곳에는 지분과 의결권, 위약금과 물품공급 조건이라는 장치가 촘촘히 심긴다. 어느 순간 약사에게 남는 것은 조제대 앞의 판단뿐, 그 밖의 결정은 이미 자신의 손을 떠나 있다. 약국의 간판은 그대로인데, 그 안을 흐르는 결정의 물줄기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는 것이다. 그 입구에는 늘 달콤한 제안이 놓여 있다. '매달 고정 수입을 보장하겠다', '함께 동업하자', '투자를 받아 크게 시작하자'. 처음에는 대등한 파트너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계는 뒤바뀐다. 자본이 주인이 되고, 약사는 그 밑에서 이름을 빌려주는 하청의 처지로 내려앉는다. 월 고정수입이라는 미끼 뒤에는 반드시 낚싯바늘이 숨어 있다. '동업'이라는 이름의 인수, '투자'라는 이름의 예속 이 모든 과정은 결코 험악한 얼굴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다정한 단어를 앞세운다. 문제는 그 관계의 저울이 처음부터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데 있다. 자본은 언제든 발을 뺄 수 있지만, 이름을 건 약사는 발을 뺄 수 없다. 계약이 어그러지면 자본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약사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서류와 그 이름이 짊어질 책임만이 남는다. 그래서 겉으로는 대등한 동업처럼 보이는 이 거래의 실질은, 약사의 자격을 빌려 이루어지는 조용한 인수합병에 가깝다. 우호적인 계약서일수록 그 안에 숨은 통제 장치를 더욱 꼼꼼히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호의의 탈을 쓴 조건일수록 값이 비싼 법이다. 세상에 대가 없이 흘러 들어오는 자본은 없다. 자본의 목표와 약사의 의무는 결국 충돌한다 자본 종속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자본의 목표와 약사의 의무가 근본적으로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 바로 거기에 있다. 자본의 언어는 수익 극대화이고, 약사의 의무는 국민의 안전이다. 평온할 때 두 가치는 공존하는 듯 보이지만, 이해가 충돌하는 순간 종속된 약국에서 우선순위는 이미 정해져 있다. 재고와 마진이 판단의 잣대가 되면,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약보다 이윤이 많이 남는 약이 먼저 권해질 확률이 커진다. 약국을 떠받쳐 온 전문성과 양심의 자리를 손익계산서가 슬그머니 대신하는 것이다. 면허대여가 한 개인의 위법을 넘어서 국민 보건 전체의 문제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본에 넘어간 약국에서 가장 먼저 위협받는 것은 결국 환자다. 결국 자본이 탐하는 것은 약을 판매하는 능력이 아니라, 약을 판매할 수 있게 해 주는 약사의 이름 그 자체다. 이름을 내주는 순간 약국의 주인은 조용히 바뀌고, 그 이름에 실려 있던 국민의 신뢰까지 함께 저당 잡힌다. 그러나 이 구조는 결코 끊어 낼 수 없는 숙명이 아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자본의 침투를 막아 낼 제도적 장치가 하나씩 마련되고 있다. 이어질 3회에서는 자본이 넘지 못하도록 개설·운영·광고, 세 단계에 걸쳐 걸어 둘 '세 개의 빗장'을 짚어 보고자 한다. [약사에게 한마디] 누군가 내 면허의 값을 먼저 계산해 온다면, 그 거래의 손해는 이미 내 몫이 된다. [필자약력] -성균관대 약대 -전 중랑구약사회장(3선) -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현 서울시약사회장2026-07-15 06:00:44데일리팜 -
일반약 부작용 보고 보니 …"감기약·진통제도 병용약 확인 필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에서 쉽게 구매하는 일반의약품도 환자가 복용 중인 처방약이나 기저 질환 여부에 따라 심각한 이상사례를 유발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 환자안전약물관리원(원장 이모세) 지역의약품안전센터(이하 센터, 센터장 최은경)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부작용보고 활성화 이벤트 수상자 선정 및 ‘이상사례 보고시스템’을 통해 보고된 일반의약품 부작용 및 이상사례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센터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접수된 일반의약품 부작용 사례 283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보고된 약물 군은 감기약·경구 항히스타민제·비충혈제거제 등 ‘호흡기계’ 약물로 나타났다. 이어 경구용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국소용 파스류를 포함하는 ‘근골격계 작용 약물’, 비타민제와 위장관계 약물 등 ‘소화기관 및 대사 약물’ 순으로 다빈도 부작용이 보고됐다. 주요 이상사례 유형으로는 소화불량·오심·복통·변비 등의 ‘위장관 장애’가 가장 많았고, 졸림·불면·수면장애 등 ‘정신 장애’, 소양증·발진·홍반·안면부종 등 ‘피부 및 피하 조직 장애’가 뒤를 이었다. 실제 약국 현장에서 수집된 위험 사례로도 확인됐다. 센터에 따르면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던 한 환자가 일반 감기약을 함께 복용한 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낙상하는 사고를 겪었다. 또 과거 인후 부종 병력이 있던 또 다른 환자는 일반 진통제를 복용한 후 인후 부종과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응급 병원 조치를 받기도 했다. 실제 사례를 보고한 김태용 약사(서울 스마일약국)는 “일반의약품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돼 환자가 자의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처방약과의 상호작용이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늘 존재한다”며 약국에서의 중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은경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은 “종합감기약, 진통소염제, 비타민제 등은 여러 성분이 복합되어 있어 환자가 성분을 알지 못한 채 복용하기 쉽다”며 “일반의약품을 선택할 때도 환자의 기저질환, 병용약물, 과거 이상반응 병력을 약사에게 알리고 세심한 복약상담을 거쳐야 안전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일반의약품의 부작용 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약사의 전문적인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자 지난 2013년부터 ‘이상사례 보고시스템’운영을 통해 일선 약국으로부터 부작용 보고를 받고있다.2026-07-15 06:00:42김지은 기자 -
경기도약 "약국 표시광고 규제 반대하는 공정위 규탄"[데일리팜=강신국 기자] 경기도약사회(회장 연제덕)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국명칭, 표시 광고 규제에 대한 반대입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도약사회는 14일 성명을 내어 "국민건강을 시장 논리로 훼손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한 개입을 규탄한다"며 "약사법상 약국 유인행위 무력화하는 공정위는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도약사회는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약국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입법 예고한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체 없이 공포하고 즉각 시행하라"며 "국회도 국민의 건강과 약사의 전문적 독립성을 보장하여 창고형 약국 규제 및 편법 유인 행위를 근절할 약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심의,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약사법 시행규칙에 대해 "객관적 근거 제시가 어려운 '창고형, 마트형, 성지' 표현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약국개설자의 표시·광고행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경쟁 제한성이 있다"면서 복지부에 개정안 수정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2026-07-14 23:06:19강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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