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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플랫폼기술 보유 기업들의 재발견[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약개발 플랫폼기술 보유 기업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1~2년새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약물전달을 도와주는 플랫폼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넘기면서 조단위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알테오젠은 작년 11월과 올해 6월 2차례에 걸쳐 정맥주사용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했다. 플랫폼기술 사용권한을 넘기면서 글로벌 제약사 2곳으로부터 계약금으로만 350억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챙겼다. 작년 매출 29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약물-항체결합(ADC) 기술로 작년부터 총 3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약물단백질과 항체를 연결하는 링커의 불안정성을 개선해 약물을 암세포까지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 기술이다. 레고켐은 작년 3월 다케다 자회사인 밀레니엄파마슈티컬즈와 ADC 플랫폼기술을 적용한 항암신약 3건의 판권을 이전했고, 올해 4월과 5월에는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와 ADC 기술 자체 사용권리와 ADC 항암신약을 각각 이전하는 별도 계약을 맺었다. 플랫폼기술이란 신약개발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의미한다.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바꾸고, 정맥주사를 자가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로 바꾸는등 투약 편의성을 개선하거나 약물효능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 신약개발 플랫폼기술의 가장 큰 매력은 확장 가능성이다. 신약후보물질이 전임상부터 1상~3상임상을 거쳐 상업화에 성공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일반적으로 1상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이 시판허가를 받을 확률은 평균 10.4%, 2상 물질은 16.2%, 3상 물질은 50.0% 수준으로 집계된다. 여러 개의 신약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중간에 실패할 확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플랫폼기술을 보유한 경우 하나의 후보물질이 실패하더라도 또다른 후보물질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가령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가 반환되는 아픔을 맛봤지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연내 미국식품의약국(FDA) 판매허가를 받는다면 랩스커버리 플랫폼기술의 잠재력을 재평가받을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 레고켐바이오나 알테오젠의 계약처럼 플랫폼기술 고유 사용권한과 해당 기술을 적용한 신약을 별도로 넘기거나 동일 기술의 사용을 여러 제약사에 비독점적으로 허용하는 형태로 기술이전 계약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건 최근 몇년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성과가 가시화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업체에 뒤지지 않는 플랫폼기술을 보유한 기업들도 많다. 플랫폼기술에 대한 관심이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대해본다.2020-07-03 06:10:34안경진 -
[기고] 공적마스크를 마무리하며 쓴 약사의 편지몇달 째 이어지는 코로나와의 전쟁, 이 끝은 언제일까? 과연 코로나19는 종식되는 걸까? 최첨단 무기와 과학, 의학을 앞세운 인류가 위대 하다고는 하지만,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이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있습니다. 백신, 면역, 바이러스, 변형체 등등의 학술 용어들이 이젠 일상 용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의 마스크 착용이 최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상 국가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가 이례적으로 공적마스크 판매처를 사단법인 대한약사회를 믿고 선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우리 약사들은 힘들고 어려울거라 짐작했지만, 국가 재난 극복에 앞장서고 정부에 신뢰받는 집단으로 자리매김하고, 국민에게는 믿음과 봉사정신으로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반드시 좋은 성과를 이루어 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임했습니다. 약국의 하루는 오늘 판매할 마스크 수량 체크 하는 일로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간절한 바람이 된 오늘, 이 무더운 날씨에도 우리 약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민감염 예방과 확산을 막고자 열심히 피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경제 활동, 최소한 학업을 위한 등교, 최소한 체면을 위한 방문. 마스크는 이제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또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필수품이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한 장의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수십 군데 약국과 편의점을 돌아다녀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작한 것은 1인당 구매 수를 제한하고 공급망을 일원화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공평하게 방역 용품을 나누자는 목적이었습니다. 처음 마스크 대란이 시작되었을 땐 약사로서 매번 안타까운 순간들을 마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급량도 그리 많지 않았고, 판매 절차도 복잡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약국 앞에 신분증을 들고 줄을 서 계시고, 최대한 많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 가족이 총출동해야 하는 진풍경들이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차차 공급량이 늘면서 상황은 점점 나아져, 매주 마스크를 두 장씩이나마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미리 준비하셨던 손님들은 마스크가 정말 필요한 다른 분들에게 양보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처음 1인당 2매에서 시작해 지금은 10매까지 살 수 있고, 5부제가 폐지되고 편리한 날에 살 수 있고, 또 가족 대리 구매도 한층 수월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마스크 덕분에 이웃 분들의 얼굴을 자주 뵐 수 있었고, 다양한 건강 상담도 해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창기에 마스크 부족으로 아우성일 때 우리 약사회는 구청, 경찰서, 노인정, 어린이집, 차상위계층 등에게 마스크와 소독제를 공급해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도 보람이었습니다. 지난 4개월 간 저희 약사들은 국가재난에 준한 감염병을 이겨내기 위해 공적 마스크를 공급 하는데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때로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문을 여는 약국이 많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예방과 국민 보건의식 향상에 도움이 됐다면 그것으로 보람 있다고 여겨집니다. 최근 수도권에서 끊임없이 늘어나는 확진자 수로 불안감은 계속되지만, 이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마스크 공급량과 다양화 된 마스크 종류 및 판매 경로, 가격 안정화, 무엇보다도 까다로운 판매 규칙을 잘 지켜주신 국민 덕분에 우리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 공급에 대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적 마스크는 7월 11일까지만 여러분의 이웃인 약국으로 공급됩니다. 전국의 약사들은 한편으로는 기다렸다는 듯이 추억이 되어버린 공적 마스크와 이별을 반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 시원섭섭한 마음 그대로입니다. 그간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의 단합과 양보, 따뜻한 말씀에 깊은 감동을 받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 덕분에 우리 약사들도 힘들고 어려운 날들을 버텨 왔고, 개인적인 보람과 약사로서 사명감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마스크는 충분히 공급되는데 점진적인 코로나 확산이 계속 불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엄청난 코로나가 세계 인류의 삶을 덮쳤고, 우리의 생활 속에 경제는 더욱 어려워 져가고, 풍속은 물론 식사 문화와 사회 전반적인 생활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조금 더 방역당국의 노력과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씻기,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등등 방역수칙 지키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세계의 재앙 속에 우리나라는 방역당국의 철처한 대처와 저력이 있는 우리 국민들의 높은 의식수준과 약사는 물론 의료인들의 희생과 봉사로 세계에서 모범사례로 꼽혀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우리 약사회는 공적 마스크와 이별을 고하면서 풀어야할 숙제들만 남아 있습니다. 정부가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약국을 지정하였고, 처음에는 공급처로 지오영 1곳을 지정했습니다. 이에 전국 유통망이 없는 지오영 한곳에 독점 지정한 것에 대한 의욕이 난무했습니다. 대한약사회의 상황 설명이 없는 것에 서울시 분회장 회의에서도 불만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저 또한 회원의 한사람으로서 대한약사회에 성의있는 답변을 기대합니다. 공적 마스크 비과세나 또는 그와 유사한 세법계산이 잘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과세 폭탄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그래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니 기대해 볼만 합니다. 이번 공적 마스크의 약사회 참여가 약사들은 상당히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약사회를 신뢰하고 함께하는 파트너로 지정하여 임무를 맡겨준 이상 이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국가의 재난 사항이 닥쳐올 때 약국이 참여 할 수 있도록 반드시 제도화 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수 만명 약사들이 흘린 땀과 눈물과 희생이 한 때의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도 대한약사회의 몫이 아닐까요? 분회와 시·도 지부와는 달리 정책을 다루는 대한 약사회는 공적마스크 대란 속에서 5개월 동안 회원들을 전쟁터에 밀어 넣고, 회원들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마스크가 2장에서 5장으로 5장에서 10장으로 바뀔 때마다 언론을 통에서 먼저 보고 실행했고 5부제가 없어질 때도 언론에서 보고 해지했습니다. 나중에 대한약사회나 서울시 약사회에서 날아오는 문자는 뒷북치는 격이였습니다. 우리는 어미 잃은 어린새 처럼 허둥지둥 하며 하루하루 주민들과 사투를 버렸습니다. 이때 대한 약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물론 대한 약사회도 나름대로 노력하셨겠지만, 마음대로 안돼는 고충은 이해합니다. 일선 약사들의 바램은 대한약사회가 속시원하게 약사들을 대변해 주고 정부와 긴밀한 협조 하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고, 적극적이고 위풍당당한 자세가 필요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민초 약사들이 박수를 쳐주고 고생한 보람을 느끼며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적 마스크 마무리도 멋지게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으련만 정부의 일방적인 통보로 이 상태에서 공적 마스크와 아름다운 이별도 아니지 않습니까? 앞으로 대한약사회는 좀 더 적극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으로 일선 약사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바이러스 감염의 두려움 없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함께 노력하며 힘을 냅시다.2020-07-02 13:22:15윤종일 약사 -
[기자의 눈]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이제 시작일 뿐[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보건당국의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축소 발표는 시작일 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지난 6월 11일 그동안 보험 급여 적용을 받았던 콜린알포 제제의 '뇌대사질환과 감정 및 행동변화와 노인성 가성 우울증 등'에 대한 효능·효과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30%에서 8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환자 본인부담률이 늘어난다는 의미는 해당 약제의 급여 적용 범위를 축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인부담률 80% 선별급여로 전환된다. 기존 급여가 유지되는 효능·효과는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환자 중 중증치매나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에 한한다. 심평원은 교과서와 임상진료지침, HTA 보고서와 임상연구문헌(SCI, SCIE) 등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과 대체 가능성과 투약비용으로 콜린알포 제제의 비용효과성을 검토했다. 또 재정영향과 의료적 중대성, 환자 경제적 부담 등을 골자로 임상적 근거 외 기타 고려가 필요한 사항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요구도까지 검토한 결과, 치매질환만 제외하고 나머지 적응증에 대한 선별급여를 결정했다.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의 경우 급여 조정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회사로부터 30일 동안 이의신청 접수를 받기로 한 만큼, 최종 급여 축소는 약평위 재상정 및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빨라야 8월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이미 건강보험종합계획이 발표되면서부터 예상됐다. 복지부는 그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이 삭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상적 유용성을 반영한 급여 적정성 재평가 기전이 없었다면서, 급여의약품 중 임상적 유용성, 재정영향 및 제외국 등재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예고했다. 1년 가까이 재평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급여 재평가 의약품의 첫 타깃에 대한 말이 많았었다. 이미 지난 가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콜린알포 제제에 대한 재평가 이야기가 언급됐고, 당시 함께 재평가 이야기가 나왔던 제제는 점안제였다. 하지만, 점안제의 경우 현재 약가인하 소송이 진행 중으로, 첫 타깃은 치매약 단독 제제가 됐다. 제약업계는 심평원 약평위 결과 발표 이후, 뒤 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시 집행정지를 위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일 수도 있다. 심평원은 이미 콜린알포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제제를 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효능·효과' 보다 끼워넣기 처방 등으로 급여 범위 안에 있는 다음 의약품이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 제약업계는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제도에 대한 후속 조치로 다음 타깃 대상 의약품을 예측하고, 어떻게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사회적 요구도를 증명할 수 있을 지 그 이후를 준비하는데 더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2020-07-01 15:52:46이혜경 -
[기자의 눈] 예측 불가능한 '제네릭' 허가 정책[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조만간 민관협의체를 통해 논의된 '제네릭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공개할 방침이다. 일부 협의된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다만 제네릭 정책의 큰 줄기는 최종안이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업계에서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내용들도 담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릭 상품명의 '국제일반명 도입' 같은 과제들이 그것이다. 현재로선 '제네릭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것이 규제완화인지, 규제강화인지 큰 줄기에 대해 알 수가 없다. 맨처음 언론에 공개된 '위탁 제네릭의 본청-지방청 심사 일원화'는 업체가 중복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민관협의체에서 논의한다는 '제네릭 경쟁력 강화 방안'이 규제완화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그래서 공동생동 제한 정책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좌초된 이후 식약처가 정책방향을 전환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에 공개된 내용은 규제완화보다는 규제강화에 방점을 찍어 혼란을 주고 있다. 생동 품질평가 지표 개발이나 평가결과 공개, 생동성시험 실시 제약사 표시·정보공개 강화 등 민관협의체에서 도출한 과제는 제네릭에도 서열을 부여하자는 규제강화 정책이다. 식약처의 정책방향이 공유가 안 되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을 막상 추진하기 어렵다. 특히 위탁 제조사업을 확대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공동생동 제한 방안이 좌절됐지만, 이후 정책 기조가 예측 불가능해 섣불리 투자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식약처가 민관협의체 틀 속에서만 논의내용이 공유가 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식약처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일방소통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공고된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 경우, 관련 업체들도 공고되기 전까지 정확한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 채널부족도 문제지만, 정책 소통 의지도 없어 보인다. 언론에도 배포되는 보도자료 외에는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책방향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되도록 많은 의견을 듣고, 비판도 감수해야 하는 게 정부부처의 숙명이다. 정책추진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득하면 된다. 이런 과정이 축소·삭제된 정책이라면 오히려 후폭풍이 클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코로나19로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하더라도 공개할 것은 공개하고, 소통을 원하는 사람과는 소통해야 한다.2020-06-29 11:03:10이탁순 -
[데스크시선] 마스크 도둑과 아름다운 용서[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절영지연(絶纓之宴). '갓끈을 끊고 즐기는 연회'라는 뜻으로, 남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해주거나 어려운 일에서 구해주면 반드시 보답이 따름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코로나19 환란이 정점을 이룬 지난 2~3월경 국내 한 바이오기업연구소에서도 이 고사성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생각을 곱씹게 한다. 연구소 특성상 연구원들은 안전과 위생을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아울러 화학약품이나 세균·바이러스를 취급하는 연구소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상관없이 상당량의 마스크를 비축해 놓기도 한다. 대량 구매 시, 할인 혜택 등도 재고 확보의 이유기도 하다. 당시 구매팀장은 당해 연구소 비품실에 KF94·덴탈마스크 등을 포함해 3000매 가량의 재고를 확보해 둔 상태였다. 이 마스크 비축분은 코로나19 쇼크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말경이었다. 그러던 중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경보로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 마스크 품귀현상과 가격폭등 영향에 국민 정서가 극한으로 치닫을 무렵, 이 연구소에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바로 재고 마스크 3000매가 며칠새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연구소는 나름 보안이 철저한 시설이라 도둑이 들었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했다. 내부 연구원들의 소행이 유력했다. 구매관리 책임자는 이 같은 사실을 대표이사에게 직보했다. "대표님! 실험실 비품인 마스크 3000매 전량이 없어졌습니다. 연구원들의 집단 일탈행위로 보이는데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 보고를 받은 대표이사의 대답은 명쾌했다. "연구원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마시고, 모르는 일처럼 함구하고 뭍고 갑시다." 지난해 기준 3000매 마스크 구입비용은 200만원 내외지만 올해 공적마스크제도 도입 전 폭등가로 환산하면 1000만원에 달한다.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금액일 수 있겠지만 그냥 묵과할 금액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이 기업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는 '돈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택했다. 만약 경찰서에 신고를 하거나 CCTV 판독 등의 조사과정을 거치고, 끝까지 범인을 찾아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결과는 자명하다. '얼마나 불안했으면…. 부모님, 아내, 자녀, 친지분들에게도 나눠드리려고 그랬겠지'라는 CEO의 대발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리라. 이렇듯 가슴을 뜨겁게 하는 미담이 있는가 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최고경영자도 있다. 실명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중견제약사의 한 오너는 코로나19 쇼크가 극에 달했을 무렵, 본사와 공장 직원은 배제시키고, 중국 거래처 기업에 마스크 1만장을 송달해 내부에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상당수의 제약기업이 코로나19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성금과 위문품을 보낼 무렵에도 이 회사는 '기회는 이때다'라며 수십억원을 주식에 투자해 50%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코로나19가 뜻하지 않게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시대정신을 가진 CEO와 천민자본주의 사상을 가진 CEO를 명확히 구분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2020-06-29 06:15:49노병철 -
[사설] 마스크 줄 세우기 자초한 정부4개월간 유통사와 약사들의 공적마스크 공급으로 마스크 줄 세우기를 없앴더니 비말차단용마스크와 공적마스크보다 가격이 저렴한 KF마스크로 또다시 마스크 줄 세우기가 시작됐다. 문제는 마스크 줄 세우기의 원인이 모두 정부에 있다는 점이다. 먼저 식품의약품안저처는 아직 유통 준비가 돼 있지도 않은 비말차단용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고, KF 보건용 마스크를 대체할 수 있다는 홍보를 너무 쉽게 했다. 여기에 유명 마스크 업체가 자사 쇼핑몰에서 비말차단마스크 500원 공급을 선언하고 나서자, 공적마스크 체제 붕괴를 촉발했다. 시중에 식약처가 인증한 비말마스크가 500원에 유통된다는데 1500원짜리 공적마스크를 거들떠 보겠는가? 국민들은 약국에 충분한 재고가 있는 KF마스크를 외면하고 구하기 힘든 비말차단용마스크 구매에 혈안이 됐다. 비말차단마스크 하루 생산량이 100만장 내외인데, 식약처와 업체들은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렸다. 마트마다 비말마스크를 사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는 동행세일이라는 명목으로 공영쇼핑에서 KF80 마스크를 75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는데 어이없는 정책이다. 7월 12일까지 공적마스크 유통체제가 유지되고 있는데 사기업도 아닌 정부가 나서 공적마스크 가격을 파괴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다. 750원짜리 마스크 판매를 기다리는 국민들이나, 또 구매하지 못하는 국민들은 어찌할 셈인가? 또다시 국민 마스크 줄 세우기를 정부가 자초했다. 아무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인기 영합 정책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마스크는 세일 품목이 아니다. 안정적으로 적정가격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정부 역할이다. 이게 공적마스크 도입 이유였다. 마스크는 이제 공공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난 4개월간 공적마스크 유통이 남긴 교훈이다.2020-06-28 17:20:07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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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사-한약사 문제 성숙한 대응을[데일리팜=김민건 기자]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the Romans)는 말이 있다. 그런데 법이 애매하게 돼 있어 사람마다 각자의 해석이 맞다고 주장한다면 그 사회는 어떨까. 현재 약사와 한약사 간 직능갈등의 현주소가 이렇다. 지난 1993년 한의사와 약사 간 한약 조제권을 놓고 벌어진 한약분쟁은 아직까지 한방의약분업이라는 문제로 남아있고, 이는 한약사 제도라는 불씨를 낳아 약사와 한약사가 20년 넘게 면허범위를 놓고 다투게 만들었다. 한약사 업무범위를 한약과 한약제제로 규정하면서도 약국개설권자에게 일반약 판매 권한을 명시한 지금의 약사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셈이다. 약국과 한약사 개설약국을 분리하고, 면허범위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벽에 부딪치다 사라지고 마는 메아리가 된 지 오래다. 결국 약사와 한약사는 상호 비방을 넘어 인신공격까지 하고 있다. 근래에는 약사와 한약사가 서로 손님인척 몰래 촬영하고 불법 행위를 했다며 보건소에 민원을 넣고 있다. 한쪽이 파괴되어야만 한다는 상당히 공격적인 행위이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글은 물론 욕설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특정 약사와 한약사에 대한 신상털이까지 나서 '공공의 적'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악성 댓글과 신상노출이라는 공격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 약사와 한약사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우울증을 앓고 자살까지 하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크나큰 문제다. 국가 보건의료 한축을 담당하며 사회를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인 양 직능은 비난(非難)과 비방(誹謗)이 아닌 비판(批判)으로 성숙한 대응을 해야 한다. 비판은 비평할 비(批)에 판가름할 판(判)자를 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는 뜻이다. 비방은 남을 비웃고 헐뜯는 행위, 비난은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는 것을 말한다. 비난과 비방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없다. 약사와 한약사 분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오류를 명확히 짚어내면서 대안을 제시할 줄 아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지난 2월 24일 한시적이지만 비대면 처방과 조제, 복약지도를 허용했다. 사실상 원격의료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정부의 원격의료 정책 대응에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처럼 소모적 싸움으로 시간을 소비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차산업시대를 대표하는 카쉐어링,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는 단 몇 개월 만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약사와 한약사가 싸울 동안 지난 24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첩약급여 시범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성숙한 자세로 한약사와 분쟁을 이끌어나갈 시기다.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2020-06-25 17:07:17김민건 -
약사가 바라보는 은행엽 추출물의 의미얼마 전 친구와 동네 단골 순댓국집에 갔다. 10평 남짓 되는 가게 한편에는 영업시간이 긴 가게들이 으레 그러하듯 사장님이 자주 쓰시는 물건들이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는데, 역시나 여러 물건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평소 복용 혹은 사용하시는 것으로 보이는 약통들이었다. 아아, 그렇지. 이제 이분들 연세가 되면 그들의 생활에서 ‘약’이란 존재를 빼놓고 살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던 차에 사장님께서 “아차 깜빡했네!” 라고 하시며 선반에 있던 약상자에서 하나를 꺼내셨다. 직업병 탓일까. 무슨 약을 드시는지 궁금해서 살짝 보니 모 회사의 은행엽 추출물 제제였다. “사장님 그거 왜 드시는 거예요?” 라고 나도 모르게 묻고 말았다. “아니 내가 요새 자꾸 깜빡깜빡 해서, 이러다가 치매 올 것 같아 약국에 갔더니 이걸 먹으면 좋다고 추천해주더라고.” “아 그렇구나, 네 맞아요. 그거 꾸준히 잘 드시면 좋으니까 잊지 말고 잘 챙겨 드세요.” 그렇다. 보통 요즘 깜빡깜빡 한다며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약국을 방문하시면 약사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은행엽(Ginkgo Biloba) 추출물 제제’일 것이다. 은행엽(Ginkgo Biloba)는 1950년대 처음으로 에탄올 추출에 의한 플라보노이드 분리에 성공한 이후, 1965년 독일 연구진에 의해 뇌 및 말초 순환 개선 효과가 입증되어 이후 Tebonin이란 이름으로 의약품으로 발매된 이래 그 효능과 효과에 관해 여러 연구를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경우 SK케미칼에서 발매된 기넥신F가 지난 1991년 국산 은행엽 제제로는 최초로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등 3개국에 진출하였으며, 당시 세계 최초로 은행잎 혈액순환개선제를 개발한 독일에 역수출해 약효를 인정받으면서 화제가 된 의약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Ginkgo biloba는 크게 Free radical scavenging 효능을 가진 Ginkgoflavone glycosides와 Anticoagulation, Antioxidants 및 Anti-ischemic 역할을 하는 Terpenoids인 Ginkgolides와 Bilobalides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Hemodynamic improvement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개발 초기와는 달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최근에는 은행엽 제제가 임상적으로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제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콜린 알포세레이트 성분 제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항목이 축소됨이 발표되었는데, 그동안 이 성분은 「치매 증상」을 비롯하여 「감정 행동 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의 증상에 대한 급여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심평원은 콜린 알포세레이트가 경도인지장애를 개선한다는 학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재평가 이슈를 금번에 확정 지었다. 그에 따라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은 Ginkgoflavone glycosides의 Free radical scavenger 효과이다. 약국에서 은행엽 제제를 ‘스스로’ 찾으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기억력 감퇴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Ginkgoflavone glycosides의 작용은 세포내 metabolism 및 신경계를 보호하는 작용으로 이어져, 기억력 감퇴 및 집중력 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 기질성 뇌 기능 장애에 효과적이므로, 이러한 부분의 개선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은행엽 제제는 동맥확장 작용 및 혈관 탄력성을 개선시키고, 혈소판 응집 억제와 더불어 말초 혈액순환을 개선해 현기증, 어지러움 및 두통, 청력 개선과 이명 증상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최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이명, 어지러움 등으로 약국을 찾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은행엽 제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recommendation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엽 추출물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 분류상 ‘기억력 개선 및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그 기능성 내용을 표기 가능하다. 이에 기능성 원재료 및 부재료로 은행엽 추출물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이 2020년 6월 현재 7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제품이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안전성 및 안정성이 입증되지 못한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기도 하는 등 오히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그들에게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약국’이야말로 은행엽 제제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수도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효능 효과가 확실히 검증된 은행엽 추출물 성분의 일반의약품을 통해 환자의 불편을 해소해 준다면, 신뢰감 상승과 동시에 약사와의 rapport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2020-06-24 05:56:57이현정 약사 -
[기자의 눈] 공적마스크 이후를 대하는 약국의 자세[데일리팜=김지은 기자] 5개월여 간 약사들을 울고 웃게 했던 ‘공적 마스크’ 제도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장 상황 점검 등을 이유로 정부가 이달 말로 예정됐던 관련 고시 유효기한을 다음달 11일까지로 연장했지만, 사실상 약국은 공적 마스크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도 약국가의 반응은 갈리는 것 같다. 한 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격하게 이별을 반기는 모습이지만 다른 한편에선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는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서울시약사회와 부산시약사회가 각각 진행한 공적 마스크 제도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6월 이후에도 공적 마스크 제도가 지속된다면 계속 참여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서울 지역의 약사 61%가, 부산 지역 약사 56%가 ‘지속하겠다’고 응답했다. 각 문항의 어떤 단서나 조건이 붙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각 지역에서 절반 이상의 약사가 공적 마스크 취급 연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단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실상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과 함께 약국가에 깊이 파고든 ‘공적 마스크’ 제도는 지난 5개월 간 약사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변화도 가져왔다. 시민들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던 제도 시행 초기부터 마스크 색, 종류, 브랜드를 따지고 값싼 비말마스크와 비교하는 최근까지, 약사들은 단순 인근 병의원에서 온 조제 환자가 아닌 약국이 속한 지역의 주민들을 어느 때보다 밀접하게 접해 왔다. 그 속에서 약사들은 실망도 많았지만, 전에 없던 보람도 컸던 것 같다. 주민들이 약국의 역할을, 약사의 노고를 먼저 알고 던지는 한마디와 건네는 작은 정성에 약사들은 다시 힘을 내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 제도 시행 주체로서 지역 사회에, 감염병 예방에 공적으로 기여한단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개인적 보람과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약국가에는 잊지 못할 사건이자 역사가 될 ‘공적 마스크’ 제도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자양분으로 발전시켜 가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물론 고시 만료일까지 제도의 틀 안에서 최대한 원칙을 지키는 약국의 모습은 기본 중 기본일 것이다. 여기에 그간 말로만 거듭했던 약국, 약사의 노고에 대한 정부의 정당한 보상도 빠져서는 안 될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공적 마스크 제도로 증명된 감염병 방역, 예방 체계에서의 약사, 약국의 역할은 명확한 평가를 통해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제도적인 뒷받침도 마련돼야 하겠다. 전국 수 만명 약사들의 땀과 눈물이 그저 지나간 사건으로만 묻히지 않도록 하는 혜안이 필요할 때다.2020-06-23 17:24:37김지은 -
[데스크 시선]신라젠과 SK바이오팜 그리고 투자광풍[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코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내달 중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라젠의 상장폐지나 개선기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신라젠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신라젠은 2017년 11월 시가총액이 8조원대를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각광받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이후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실패 소식으로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최근에는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체면을 구긴 상태다. 신라젠 전·현직 임원들은 자기자본 없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191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라젠은 임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임상 실패 발표 전 주식을 미리 팔아치운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받기도 했다. 현재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8000억원대로 최고점 대비 10분의 1 가량에 불과하다. 공교롭게도 이날 SK바이오팜은 코스피 상장 관련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내달 코스피 시장 상장 예정인 SK바이오팜이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결과 국내외 총 1076개 기관이 참여해 무려 835.66대 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는 최상단인 4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기관투자자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8373억원으로 계산된다.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자마자 시가총액 4조원 규모의 대형 바이오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애초부터 SK바이오팜은 올해 상장 시장 최대어로 지목됐다. 뚜렷한 연구개발(R&D) 성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시장에 2개의 신약을 배출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에만 수면장애신약 ‘수노시’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따냈다. 기존에 국내기업의 기술로 개발한 신약 중 FDA 관문을 통과한 제품은 ‘팩티브’, ‘시벡스트로’, ‘앱스틸라’ 등 3종에 불과했다. 엑스코프리의 경우 국내 기업이 연구부터 개발, 허가까지 모두 담당한 첫 신약으로 기록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신약 기술수출 계약금 등으로 1238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그동안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미래가치 반영으로 주가가 치솟았던 것과 달리 SK바이오팜은 R&D성과를 들고 주식 시장에 입성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SK바이오팜이 모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다른 바이오기업들의 상황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신라젠이 위기를 딛고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도 있고 SK바이오팜도 탄탄대로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그만큼 신약 성과는 워낙 변수가 많다. 다만 많은 바이오기업들의 우여곡절을 보면서 한국 제약바이오업계가 위치한 현실에 비해 과도한 기대를 품은 건 아닌지 자성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부진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R&D 실체가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간 성패가 엇갈리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최근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보면 또 다시 불안감이 커져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 소식에 기업들의 주가는 치솟는 현상이 반복됐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가 제약바이오기업에게 주가 부양의 기회로 작용한 듯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우기 위해 코로나19와 연관된 호재성 뉴스를 내놓는다는 의심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신라젠과 SK바이오팜의 상반된 뉴스가 등장한 지난 19일 KRX헬스케어지수는 4242.72를 기록하며 3달 전보다 2배 가량 상승했다. KRX헬스케어는 거래소가 선정한 주요 제약바이오주 83개로 구성됐다. 지난 3달 동안 웬만한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는 평균 2배 가량 상승했다는 의미다. KRX헬스케어지수는 바이오 투자 광풍으로 주가가 동반 급등한 2년 전 수준에 근접했다. 빠른 시일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관련 R&D성과를 내놓는다면 당연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임상실패 등의 소식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돌아왔다.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R&D기대감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나 투자자들 모두 냉정해질 때다. 실체 없는 호재로 주가를 띄우는 시대는 지났다.2020-06-22 06:10:16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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