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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첩약급여서 약사·한약사 빼자는 한의사[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의사, 약사, 한약사, 시민단체 등이 협의중인 한약(첩약)급여 시범사업이 난항에 빠졌다. 지난 4월 구성된 한약급여화협의체 첫 회의 이후 5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협의체는 아무런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표류중이다. 회의 초반부터 가시밭길을 예고했던 첩약보험은 예측을 한 뼘도 비껴나가지 않고 한의사, 약사, 한약사 직능갈등을 심화하고 있다. 갈등 배경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첩약보험 시범사업 내 약사와 한약사 비중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한의사 주장이 갈등 악화에 한 몫 톡톡히 했다. 사실상 '한의사의, 한의사에 의한, 한의사를 위한 첩약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일부 강성 한의계 인사들과 대한한의사협회 생각이다. 약사·한약사 비중을 최소화하겠다는 한의협 최혁용 회장 집행부의 입장 표명에도 일부 한의사들은 "우린 약사·한약사와 같이하는 첩약보험을 허락한 적 없다"며 한의사 단독 정책이 아니면 협의체를 파기하란 식의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한의사들이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첩약보험 정책을 제 입맛대로 주무르려 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군다나 한의협은 이미 한약제제 분업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한약제제 분업이 자칫 미래 한방완전분업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한의계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한의사는 '한약제제를 포함한 한방분업 절대 반대'와 '약사·한약사 낀 첩약급여 절대반대'를 외치고 있는 셈이다. 직능 간 이해관계를 떠나 일부 한의사들이 이같이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은 약사·한의사는 물론 환자와 국민 비판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첩약보험은 특정 직능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꼭 필요한 한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해 부담을 낮춰 건보적용률을 높이는 게 첩약보험의 목표다. 애초 오는 10월 시범사업을 예고했던 첩약보험은 연내 협의체 합의안 도출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빠졌다. 한약사는 한의사 중심의 첩약급여 시범사업이 도입된다면 차라리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약사 역시 첩약 안전성 문제 해결을 필두로 한약제제와 한방완전분업이 이행될 때 바른 한약급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결국 한의계가 한약사와 약사를 배제하고 한약급여 등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일방적인 계획을 철회하고 상호 합의안 도출에 협력할 때 협의체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 첩약급여는 지난 2013년 약사·한약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한의계 반대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7년여만에 재결성된 협의체가 갈 길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자 과거와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감이 곳곳 감지된다. 만약 이번에도 무산된다면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 복지부 역시 치명상을 입게 된다. 협의체 참여 직능단체들이 타 직능을 배제하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지엽적 회무를 철회하고 '국민 한약 안전성·보장성 강화'란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합의안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기대한다.2019-09-20 06:13:16이정환 -
[기자의 눈]계약해지에도 쿨한 렉시콘의 여유[데일리팜=안경진 기자] 프랑스 제약기업 사노피와 미국 제약사 렉시콘 파마슈티컬스가 끝내 결별했다. 7월말 사노피의 계약해지 통보 이후 렉시콘사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진퀴스타(성분명 소타글리플로진)' 공동개발 계약을 둘러싼 양사 갈등이 극에 달했는데, 2개월 여간의 협상을 거쳐 합의점을 찾은 모양새다. 렉시콘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9월 9일부로 양사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진퀴스타'의 1·2형 당뇨병 적응증 관련 글로벌 판권을 전부 되찾았다고 밝혔다. 사노피가 진퀴스타 관련 임상시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대신 총 2억6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된다. 합의 조건에 따라 사노피는 계약종료와 동시에 2억800만달러를 렉시콘에 건내고, 12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러야 한다. 렉시콘은 계약해지 과정에서 확보된 위약금을 진퀴스타 개발에 전격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1형 당뇨병 환자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프로그램을 비롯해 '진퀴스타'의 핵심임상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짓고,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에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사의 결별과정을 지켜보다보면 기술수출 계약해지라는 악재 가운데서도 당당하게 잇속을 챙긴 렉시콘사의 여유가 인상적이다. 사노피는 지난 2015년 3상임상 단계의 당뇨병 신약후보물질 소타글리플로진을 도입하면서 렉시콘사에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3억달러를 지급했다. 또한 최대 14억달러의 경상기술료와 10% 이상의 판매로열티를 보장했다. 간판제품인 '란투스'를 대체할 차기 성장동력이 그만큼 절실했단 얘기다. 구체적인 계약해지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뇨병 시장 입지가 4년 전보다 한결 좁아진 사노피가 위약금까지 물어가며 진퀴스타를 반환한 데는 시장성공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올해 초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당뇨병성케톤산증(DKA)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진퀴스타의 1형 당뇨병 치료제 허가를 거부한 점이 계약해지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향후 진퀴스타가 당뇨병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계약성사부터 해지에 이르기까지 렉시콘이 사노피와 일방적인 갑을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의 파트너사였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로넬 코츠 렉시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종료와 관련 "지난 4년간 이어온 사노피와의 파트너십이 상당히 생산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아름다운 결별은 없다지만 이 정도면 꽤나 성공적인 계약해지가 아닐까. 렉시콘이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계약체결 당시부터 해지에 대비한 조항을 철저하게 마련한 덕분일 것이다. 이미 파이프라인 상업화가 임박했고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냈을 가능성도 높다. 아직은 기술수출 계약 성사 자체만으로도 반가운 게 현실이지만, 언젠가는 결별에도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도 생겨나길 기대해본다.2019-09-18 06:10:53안경진 -
[기자의 눈] '코리아 패싱' 기획 취재 에필로그[데일리팜=어윤호 기자] "기사 잘 봤습니다." 참 중의적인 피드백이다. 같은 말이지만 기사에 공감할 때도, 반감을 애둘러 표현할 때도 사용된다. 지난달 의약품 코리아 패싱 현상을 다룬 3편의 기사(관련기사 참조)는 유독 취재와 작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제도를 둘러싼 정부와 산업계와 첨예한 입장차는 항시 존재한다지만 '코리아'라는 단어에서 비롯되는 '애국'의 경계가 자칫 밸런스(balance)에 영향을 미칠까하는 우려 탓이었다. 제약업계 역시 조심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기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다국적제약사 대상 설문조사는 20개 업체의 대답을 받아내는데, 한달의 시간이 소모됐다. 아직까지 '신약=다국적사'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약가가 낮아, 이대로는 우리회사가 약을 안 팔 것이다"라는 말은 부담을 준다. 해당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라는 계층을 내려놔야 한다. 단순히 한국법인을 떠나 본사 차원에서 난감함을 표했다는 여담도 있었다. 같은 '익명' 담보라 하더라도, 댓글과는 성격이 다르다. 한 제약회사의 대표성을 지닌 의견은 업계 대표성의 일부가 된다. A7을 A10으로 바꾸고 ICER값 상향, 제도의 근본적인 조정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비공개 약가 비중을 높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음을 보더라도, 정도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들이 엿보인다. "자국민 건강을 위해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는 한 다국적사 약가담당자의 말은 진심을 담고 있었다. 재정부담을 늘리는 것이 아닌데, 비공개 약가 문제에 선비처럼만 접근할 수는 없다. 참조하기 좋지만 시장이 작은 우리나라의 딜레마는 짊어져야 할 짐이다. 시민단체 눈치보기는 여전하지만 정부가 위험분담계약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확대의 첫발을 뗀 것도 고무적이지만 잔존하는 갈증을 위한, 패싱 최소화를 위한 움직임은 지속돼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바라고 당부하게 되는 것은 '약'이라는 재화에 대한 책임감. 제도개선 과정의 중간에, 본사 설득의 논의 과정에 '우리회사의 약을 우리나라에 가져오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 수반됐으면 하는 가치이다. "약이 잖아요. 벤츠 자동차가 아니라, 샤넬 가방이 아니라 약이 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씁쓸해요." 기사에 나왔던 문구는 정부 측의 코멘트가 아닌, 어느 다국적사 약가 담당자의 고백이었다.2019-09-16 06:12:04어윤호 -
[데스크 시선] 조국 장관 블랙홀과 약사회 6대법안[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오는 17일부터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개막된다.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내년 4.15 총선모드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야당은 조국 법부무장관 해임건의안와 조 장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특검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당은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며 민생법안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13조원대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과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 장관 국정조사와 법안 심의를 연계할 경우 파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약사회도 혼돈의 여의도를 바라보며 중점 처리법안 심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7.13 전국 주요 임원정책대회에서 여야대표가 약속했던 약사회 건의 6대법안 추진 약속의 기세를 몰고 가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6대 법안은 ▲불법·편법 약국개설 근절 ▲면허허신고제 도입 ▲전문약사 자격인정 법제화 ▲약학교육 평가·인증 도입 ▲약국& 8231;한약국 명칭 및 업무범위 명확화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차단 등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이 아닌 모법을 개정하기가 이래서 힘들다"면서 "법무부장관 이슈가 블랙홀처럼 버티고 있어 법안 처리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일단 약사회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열릴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일괄 처리되는 방식을 기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이 전체의 약 30%라는 점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야에 정치적 부담이기 때문에 무더기 법안 처리가 이뤄질 수 있다. 이때 약사회 중점 법안이 포함되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특히 지부, 분회, 반회로 구성되는 약사회의 조직력도 총선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여야의원 모두 약사회 요구법안을 무시하기 힘들다. 약사회가 약사회원 1인 1국회의원 후원 동참 등을 독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약사사회에서도 국회의원 잘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생을 외면하고 '내로남불'식의 정쟁 구도로 몰고가는 모습에 지칠 대로 지쳤다.2019-09-15 22:17:49강신국 -
[칼럼]판례 통한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들여다보기의료기술은 발전한다. 그리고 새로운 의료기술은 기존 기술이 가진 단점을 보완하여 개선된다는 속성이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이처럼 기존 기술에 비하여 발전적인 속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행위에 제공되는 의료기술 역시 의학적인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될 필요성이 있는데 최근 판결을 중심으로 법원이 신의료기술 해당 여부를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의료행위는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료,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340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의료행위에 제공되는 의료기술 역시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에 터 잡아야 하므로 아직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아니한 새롭게 기술된 의료시술에 대하여는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그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1도8694 판결 등 참조).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2항, 및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관한 평가(이하 ‘신의료기술평가’라고 한다)를 하여야 하고, 이 경우 평가의 대상이 되는 신의료기술은 새로 개발된 의료기술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 및 이에 해당하는 의료기술 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잠재성의 평가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의료기술을 말하며, “신의료기술로 평가받은 의료기술의 사용목적, 사용대상 및 시술방법 등을 변경한 경우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평가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의료기술”도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는 2006. 10. 27. 법률 제8067호로 의료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도입되어 2007. 4. 28.부터 시행되었는데,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전부 개정된 의료법 부칙 제14조는 법률 제8067호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의 시행일인 2007. 4. 28. 당시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4항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한 요양급여비용으로 정한 내역에 포함된 의료행위(비급여 의료행위를 포함한다)에 대하여는 제53조의 개정규정에 따라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시행일인 2007. 4. 28. 이후에 새롭게 개발된의료기술이 시술의 목적, 대상, 방법 등에서 기존 의료기술을 변경하였고, 그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신의료기술평가의 대상이 되어, 법령의 절차에 따른 평가를 받지 않는 이상 더 이상 비급여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변경의 정도가 경미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법원은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의료법의 목적, 의료기술평가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려는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입법 취지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6두34585 판결)은 원고 A가 자신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에서 항암혈맥약침 등의 치료를 받은 환자로부터 본인부담금을 수령하였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혈맥약침술에서 이용되는 혈맥이 한의학적으로 경혈과 같이 치료의 대상이기는 하나, 전통적인 치료방법을 고려할 때 혈맥약침술의 치료 원리와 방법은 혈관(혈맥)에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약침술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으며, 신의료기술 신청이 선행되어야 한다"라는 이유로 항암혈맥약침술 비용을‘과다본인부담금’으로 확인하고 환급을 명하는 처분을 한 사안이다. 결국 혈맥약침술이「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보건복지부 고시 제2010-123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에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 되었다. 즉, 만약 혈맥약침술이 이 사건 고시에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된 약침술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술로 평가된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아도 비급여 의료행위에 해당하게 될 것이나, 만약 그러하지 아니하다면 혈맥약침술은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은 ‘혈맥약침술’은 기존 의료기술인 ‘약침술’과 약침술과 비교할 때 시술의 목적, 부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아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A가 수진자들로부터 비급여 항목으로 혈맥약침술 비용을 지급받으려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하는데도, 혈맥약침술이 약침술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전제에서 위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였다. 법원의 판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약침술’은 한의학 고유의 침구이론인 경락학설[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을 통하여 물리적 자극을 전달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근거로 하여 침과 한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방 의료행위로 치료 경혈 및 체표 반응점에 약 0.1~수 ml 전후로 시술한다. 관련 교과서에서 “약침술은 혈관 등을 피해서 주입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는 반면, 혈맥약침술은 산삼 등에서 정제·추출한 약물을 혈맥에 일정량을 주입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설명되며 ‘산삼약침’이라고도 소개되고 있으며, 한의학에서 혈맥(血脈)은 해부학에서의 동맥이나 정맥 그리고 모세혈관을 총칭하는 용어로 혼용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산삼약침에서의 혈맥은 정맥에 국한된다. 혈맥약침술은 고무줄로 상박을 압박하여 혈맥을 찾은 뒤 산양삼 증류·추출액을 주입하고, 20~60ml를 시술하므로, "약침술은 한의학의 핵심 치료기술인 침구요법과 약물요법을 접목하여 적은 양의 약물을 경혈 등에 주입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의료기술이므로, 침구요법을 전제로 약물요법을 가미한 것과 달리, 혈맥약침술은 침술에 의한 효과가 없거나 매우 미미하고 오로지 약물에 의한 효과가 극대화된 시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대법원은 혈맥약침술은 기존 의료기술인 ‘약침술’과 비교하여 시술의 목적, 부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고, 변경의 정도가 경미하지 않아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요양기관이 수진자들로부터 비급여 항목으로 혈맥약침술 비용을 지급받으려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생각건대, 최근 다른 사건에서도 법원은 해당 의료기술이 기존의 비교대상기술과 치료의 목적, 치료의 원리 및 효과 등에서 일부 같거나 유사한 점이 있더라도 ‘치료 방법’에만 차이가 있더라도 해당 의료기술은 비교대상기술에서 정한 의료기술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고 신의료기술평가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 의료기술은 의료행위와 결부되어 국민의 생명과 신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본다면, 이러한 신의료기술평가 제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새롭게 도입된 의료기술과 기존에 허용된 의료기술과의 비교는 비교적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할 것이다.2019-09-09 06:15:20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부작용 보고로 본 약사의 역할[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최근 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지난 2분기 의약품 안전성정보 보고동향을 발표했다. 이 기간동안 수집된 전체 6만건 규모의 의약품 부작용보고 중 전체 15%에 달하는 9673건이 (한)약사에 의해 이뤄졌다. 간호사가 전체 49.7%라고 하지만 간호 직능이 원내 환자 케어 담당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가 전체 보고자 21.5% 수준이라는 점을 미뤄볼 때 이 같은 약사의 의약품보고량은 유의미하다. 보고 주체 중 거의 대부분이 병원이나 제조업체, 지역 의료기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의약품안전센터(병원) 원내가 3만3499건(51.6%), 제조(수입업체)에서 1만3416건(22.4%), 지역 병의원 5174건(8.6%), 약국 7067건(11.8%) 등 순이었다. 약국은 원내 중증환자를 제외하고 외래 환자 대부분이 복용하는 다품종 다량의 약제에 대한 조제와 복약지도, 투약 이후의 피드백을 점검할 수 있는 교두보다. 약국 부작용보고는 병원의 임상, 연구 개발 등과 현저히 다른 색깔로, 질환 경중에 상관없이 시판하는 의약품의 대다수 영역에서 관찰된다. 조제 전문기관으로, 의약품 소매점으로, 복약지도 전문기관으로 약국을 한정해 활용하기엔, 환자와 소비자의 니즈가 한 층 더 성장하고 그 폭은 넓고 깊어졌다. 정부가 환자 투약 사후관리 영역에서 의약품 부작용 수집과 보고, 더 나아가 관리기관으로서 약국의 영역을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의약품 투약에 있어서 편의성과 긴급성을 위해 안전상비의약품이 만들어졌다면, 얕아진 허들만큼 관리영역에 있어 약사직능과 약국의 쓰임새도 더욱 고도화돼야 한다. 보건의료인도 일종의 국가 자원이라는 점에서 지역의약품안전센터도 약국을 지역거점화로 더 확장하고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약국의 강점인 전산 네트워크 등 제반도 충분한 현재, 약국의 잠재력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약국, 약사단체, 더 나아가 정부가 인식해야할 시점이 됐다.2019-09-09 06:12:31김정주 -
[기자의 눈]유한이 이끈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유한양행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타법인 투자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주로 바이오벤처 투자)은 불과 1년 전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5년부터 23개 기업에 2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서도 기술 수출 등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180도 변했다. 유한양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수출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이에 유한양행 타법인 투자에 반신반의하던 제약사들도 바이오벤처 지분 투자에 경쟁하듯 뛰어들었다. 올 상반기만 봐도 제약업계 타법인 투자는 활발했다. 유한양행(아임뉴런, 신테카바이오 등) 물론 한독(레졸루트, 트리거), 대웅제약(Immplacate), 대원제약(티움바이오), 일동제약(이니바이오), 일동홀딩스(아이디언스), 광동제약(KD인베스트먼트 등), 동아에스티(티와이레드) 등이 바이오벤처 지분을 확보했다. 타법인 투자 오픈이노베이션 대중화는 유한양행 성공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스파인바이오파마(물질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 규모 2억1815만 달러), 11월 얀센(항암제 레이저티닙, 12억5500만 달러), 올 1월 길리어드(NASH1, 7억8500만 달러), 7월 베링거인겔하임(NASH2, 8억7000만 달러) 등 1년새 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따냈다. 이중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 레이저티닙은 각각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오스코텍 물질을 라이선스 인 후 임상을 거쳐 라이선스 아웃한 사례다. 베링거인겔하임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도 제넥신 기술을 탑재했다. 물질이 아닌 기술 도입이지만 오픈이노베이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3곳 모두 유한양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에 정답은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유한양행의 타법인 투자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이 어느새 한국 제약사들의 하나의 경영 수단이 됐다는 점이다. 유한양행의 성공 경험이 오픈이노베이션 다양화에 기인한 것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의 다양화는 중요하다. 여러 가능성의 오픈이노베이션 방법을 알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과 모르고 못하는 것은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유한양행의 타법인을 활용한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은 한국 제약산업에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2019-09-09 06:10:04이석준 -
[칼럼] 건기식 소분 허용, 약국 절멸의 '시한폭탄'건강기능식품은 이미 편의점에서 판매 가능하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기식의 소분포장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같은 식약처 계획은 소분포장 판매란 허울을 씌워놨을 뿐, 편의점 등지에서 건기식의 낱알판매와 유사조제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약품 외 다수 숙취해소제가 편의점에 풀린것과 마찬가지로 간장약 등 건기식까지 편의점 구매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푸는 셈이다. 이는 결국 편두통 등 건기식으로 대응 할 수 있는 제품이 있는 일부 질환의 경우 약국이나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편의점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생기게 됨을 의미한다. 전국 약국 갯수를 훌쩍 뛰어 넘은 편의점이 약사 없는 건기식 판매소가 될 판이다. 식약처 건기식 시행규칙 개정안의 더 큰 문제는 겉포장에 유효기간을 인쇄하도록 의무화하는 점이다. 개봉 후 조제약의 유효기간은 개봉 전의 그것과 다르다. 복지부 역시 개봉을 기점으로 의약품 유효기간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건기식도 마찬가지다. 결국 소비자의 건기식 유효기간 혼란을 야기하고 개봉혼합(사실상 유사조제)된 건기식의 오남용은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을 높인다. '모든 규제는 악'이란 논리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기의 것이다. 당시 규제 완화 정책은 국민 보호막을 누더기로 만들며 위험에 빠뜨렸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역시 규제 파괴 정책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과거 정부가 손대지 않았던 규제마저 망가뜨리고 있다는 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정자본주의의 핵심은 규제다. 당연한 상식이 이렇게 망가지면서 약국절멸의 시한폭탄 초침이 돌아가기 시작했다.2019-09-09 06:03:53데일리팜 -
[기자의 눈] RSA 대상 확대와 '듀피젠트'[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중증 아토피 환자들이 지난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찾았다. 8월 29일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안건에 사노피아벤티스의 중증 아토피 치료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상정되지 않았다는게 이유다. 환자 20여명은 약제관리실에서 한 시간 가량 면담을 진행한 이후 돌아갔다. 따로 집회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집회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심평원을 찾으면서 가졌던 '답답함'이 해소된건 아니라고 했다. 그들은 막막했고, 연내 약평위에 듀피젠트 안건이 상정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환자들이 돌아간 이후, 심평원 약제관리실을 들렀다. 박영미 약제관리실장을 만났다. 고민이 많아 보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말 이외 확답을 줄 수 있는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사실, 심평원 입장에서는 시위나 집회를 예고한 환자들과 직접적인 대면을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만나 본 박 실장은 확실히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다. 지난 2017년 약제기준부장 시절 '심평원, 너희가 저승사자냐'는 피켓을 들고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집회를 하던 암환자와 보호자 30여명이 찾았을 때도 박 실장은 그들과 1시간 20분 동안 면담을 가졌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환자들을 만났고, 그들이 떠난 후 "중증 아토피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왔다"고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환자들의 입장을 '공감' 한다고 해서 절차를 무시하고 급여절차를 밟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심평원은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거짓은 아니었다. 심평원은 지난 8월 6일 '신약 등 협상대상 약제의 세부평가 기준'을 개정했다. 이 개정안으로 듀피젠트가 위험분담제(RSA)를 활용해 급여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기존 기준대로라면 듀피젠트는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나 희귀질환치료제로서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RSA 대상이 될 수 없다. RSA 두 번째 조건이었던 '기타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질환의 중증도, 사회적 영향, 기타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부가조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하는 경우'는 거의 사문화된 조항었기 때문에 이를 적용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기준 개정을 통해 기타 부분을 세분화 하면서 ▲암질환 또는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 의 '희귀질환 및 중증난치질환자 산정특례 대상' 및 이에 준하는 질환에 사용하는 약제로 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삶의 질 개선을 입증하거나 위원회에서 인정하는 경우 ▲ 미국 FDA의 획기적의약품지정(BTD) 또는 유럽 EMA의 신속심사(PRIME)로 허가됐거나 이에 준하는 약제로 약평위가 인정하는 경우에 대한 조건을 맞추면서 듀피젠트의 급여논의가 본격화 됐다. 결국, 사노피가 지난 2월 급여신청을 했더라도 듀피젠트의 급여기준은 8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지난 8월 약평위에 듀피젠트가 상정됐더라면 RSA 대상 확대 이후 1호 약물로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인데, '초고속' 이나 '수혜'라는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어려웠던 절차라는 의미다. 만약 RSA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면, 듀피젠트는 경제성평가소위원회, 급여기준소위원회 '허들'을 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을 지도 모른다. 심평원은 환자들에게 듀피젠트를 4개의 RSA 유형(조건부지속치료와 환급혼합형, 총액제한형, 환급형, 환자단위 사용량 제한형) 중 어떤 유형으로 적용할지 논의 등이 끝나야 약평위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듀피젠트가 연내 약평위에 상정된다면,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명령으로 건강보험공단과 60일간 약가협상을 가진다. 건보공단은 사노피와 환급률 등을 협상하고 담보금액, 제공방법과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과 사노피가 약가협상에 실패한다면, 듀피젠트는 경제성평가부터 다시 심평원 급여 단계를 밟아야 한다. 건보공단과 사노피가 약가협상을 타결하면, 협상 당월 또는 익월에 열리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돼야 급여 처방이 가능해진다. 여전히 듀피젠트 급여 관련 안건이 언제쯤 약평위에 상정될 지는 미지수지만, 환자들은 RSA 대상 약제 확대라는 기준 개정으로 듀피젠트 급여화에 한 걸음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었다는 배경 또한 인지했으면 한다.2019-09-06 16:47:08이혜경 -
[기자의눈] 항바이러스 비축사업 참여 기회 넓혀야[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비축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비축량 1090만명분이 내년 1월 유효기간 만료로 폐기된다. 현재 비축량은 인구 대비 34% 수준인 1748만명분이나 폐기 이후에는 20% 수준으로 떨어진다. 질병관리본부는 내년 6월까지 항바이러스제 비축률을 인구 대비 30%(1554만명분)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859만명분을 추가 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8월 21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서 2019년도 항바이러스제 국가비축사업 관련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 개최에 참석했던 제약사 관계자는 질본의 계획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질본의 기본적 계획은 비축량 30% 수준을 유지하면서 3년 동안 895만명분을 시장비축(유통)량, 완제비축량, 원료비축량으로 다양화 해 단계적으로 구입한다는 안이다. 우선 올해 예산으로 280~320만명분(약 6%)을 비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조건이 달렸다. 질본은 올해 12월까지 사업자 선정을 끝내려고 하는데 단일 제약사가 3개월 안에 완제약 기준 130만명분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기준 중 하나로 내세웠다. 이렇게 될 경우 타미플루 주성분인 오셀타미비르 원료 또는 완제약을 생산·제조하는 국내사 중 선정 자격을 갖춘 기업은 몇 되지 않게 된다는 제약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비로 145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비축사업인데 외국계 제약사 로슈나 국내 대형사 등 특정 기업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얘기다. 제약사 개발팀 한 관계자는 "국내사 제품도 생물학정동등성을 입증받아 오리지널 제품과 동일하다. 국민 혈세로 추진하는 사업인데도 단일 제약사가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지 조건을 한정해 실질적으로 외국계 제약사가 우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국내사 여러 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대규모 생산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며 질본이 잘못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질본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구매 계획을 진행 중이기에 여러 안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비축사업 공고에 앞서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취지로 만든 자리인 만큼 확정되지 않았단 것이다. 질본 관계자는 "실적(조건)을 제시한 목적은 비축·납품 규모가 크고 긴급 상황 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납품 능력과 품질 관리 등 비상상황에서 문제없이 가동(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회사를 선정하는 게 국가사업"이라고 말했다. 질본은 단일 기업이 좋은지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게 나은지 검토하고 있다지만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중 조달청을 통해 국가 항바이러스제 비축사업 공모가 나올 예정이다. 국가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국민에게 안전하고 믿을 만한 의약품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PCI/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와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회원국이다. 자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의약품을 해외 다른 나라에서 좋은 시선으로 볼지 의문이다. 국가 비축사업 입찰 조건을 넓혀 최소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줘야 한다.2019-09-04 16:35:37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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