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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산스즈껜, 유통업계에 나침판될까?요즘 의약품 도매유통업계를 보면, 격세감(隔世感)이 든다. 지난 7월7일, 부산의 복산그룹이, 일본에서 매출규모 25조원(2015년)을 자랑하는 초대형 도매유통업체인 '스즈껜'으로부터 거금 520억원(지분 45%)의 출자를 받아 자본금 규모 국내 제1위(1,155억 원)의 '복산나이스'라는 도매유통업체를 탄생시켰다는 소식에도, 그저 잠깐 놀라는 기색이었을 뿐, 종전과 같은 외자도매 진출에 대한 집단적인 거부반응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4월 쥴릭(Zuellig)이, 한독약품에 업혀 본격적으로 들어 왔을 때는, 도매업계가 똘똘뭉쳐 쥴릭투쟁위위원회를 결성해 사생결단의 투쟁을 벌였고 협회장이 단식농성을 감행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으며, 8년 전(2008년) '알엠에스(RMS)'가 대구의 경동사를 인수하자 도협(당시)이 36년간 충실했던 회원사 경동사를 일호의 가차(假借)도 없이 전 회원사의 이름으로 제명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이변이라 아니할 수 없다.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그 이유는 무얼까, 그동안 쥴릭이 끈질기게 전국 각지의 200처 내외나 되는 다수의 국내 도매업체들과 협업적(담보부담 제거 등) 도도매거래 전략을 통해 매출액의 거의 전부라 할 90%정도를 올리면서 파트너십(partnership)을 끈질기게 강화시켜 왔고, 2009년 7월 다국적 공룡 금융재벌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국내 최대의 의약품 유통업체인 '지오영'에 거액(250억 원, 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2009.7.9.)을 간접출자하면서, 도매유통업계의 외자(外資)에 대한 이해와 적응도 등이 높아졌기 때문은 아닐까? 이렇듯 세월과 자본 및 파트너십 등은, 국내 도매유통업계의 업권에 대한 공통적 가치관까지도 변화시키는 강력한 마력(魔力)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나 굳게 닫혀있을 것만 같았던 그 철옹성 같았던 국수주의적(國粹主義的) 철문을 완전히 열어 제치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젠, 설사 미국의 저 거대한 3대 유통업체인 '아메리소스(Amerisource Bergen)'나 '맥케손(Mckesson Corporation)' 그리고 '카디날(Cardinal Health)' 등이 국내에 들어온다 해도, 종전과 같은 하등의 마찰이나 분란 등은 일어나지 않게 됐다. 그런데, 외자도매가 들어 온 후, 토종 도매유통업계는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1) 대형화 바람을 일으켰다. 국내 도매업계가 외자도매에 맞서려면 몸집이 그와 걸맞게 커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自覺)을 갖도록 강한 자극을 줬다. 대형화는, 인수합병(MnA) 또는 자체 영업조직 확대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2002년, 쥴릭의 대항마로 탄생된 지오영을 비롯한, 동원약품과 지오팜 등은 인수합병 방식을 선택했다. 지오영은, 포항의 청십자그룹, 대전의 대동약품, 춘천의 연합약품 및 서울의 가야약품 등과 삼성재벌 소속이었던 병원 진료재료 구매대행사인 '케어캠프'를 인수(引受)했고, 동원약품은, 서울의 석원약품, 영신약품 및 경림실업과 제주의 조일약품 등을 합병했으며, 그리고 지오팜도, 서울의 태경약품, 대전의 대흥약품, 광주의 알파약품 및 승주약품 등을 사들였다. 그러나 백제약품과 태전약품 등은 다른 대형화 방식을 선택했다. 백제약품은, 긴세월 쌓아 논 내부유보와 도매유통 노하우(know-how) 등을 활용해 자체 영업조직 확대로 몸집을 최대한 부풀렸다. 2000년 이후, 부산 및 대구 등 전국 각지의 요로(要路)에 무려 13개의 영업지점을 개설했다. 또한 태전약품은, 분사(分社) 형식을 통해 자체 역량을 극대화시켰다. 티제이팜, OnK 및 AOK, TJHC 등이 그것이다. (2) 의약품 물류시설 현대화 경쟁에 불을 지폈다. 여기서 현대화란 기계화를 뜻한다. 의약품 물류과정(입고, 보관, 출고, 운송 등)에 효율성이 월등한 자동 또는 반자동 기계 등을 설치하고 이를 컴퓨터를 통해 제어(制御)하는 시스템(system)이다. 지오영과 위드팜이 앞장서서 현대화된 물류시설을 도입 했다. 태전(TJ팜)약품과 백제약품 등이 뒤 따랐다. 이들 시설은 KGSP(의약품유통품질관리기준)를 기반으로 하는, 최첨단 물류시설이다. 따라서 이제 의약품 물류시설 견학을 위해 구태여 선진 미국이나 일본 및 유럽 등에 돈과 시간을 들이면서 나갈 필요가 없게 됐다. (3) 도매유통업의 본분(本分)인 상류(판촉)기능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망각(忘却)시켰다. 미워하면서도 배운다고 아이러니(irony)하게도, 외자도매의 대형화 기계화된 구미(歐美, 유럽 및 미주)식 물류 일변도의 경영을 접하면서, '아, 이런 것이 바로 우리 국내 도매업계가 지향(志向)해야 할 선진국 스타일(style)의 유통 방식이구나'하는 '롤 모델(role model)'이 되어줬다. 이로 인해 상류(판촉)기능의 중요성과 그 육성의 필요성 등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안중(眼中)에서 사라져버렸다. 요 몇 년 새, 잘나가던 SA약품, YDP약품 및 SJ메디칼 등이 도매업계의 이러한 물류일변도 신풍조에 희생양이 됐다는 점은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세계 의약품 유통시장에는 두 가지 유형의 큰 흐름이 있다. 하나는, 구미식(미국과 유럽)의 '물류기능 중심의 도매유통' 방식과, 또 하나는 일본식의 '판촉(상류)과 물류 기능의 조화로운 균형적 도매유통' 방식이 그것이다. 이들 양자 간에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기능상의 차이점이 있다. 바로 판촉활동의 유무(有無)다. 일본 도매는 상류기능에서 판촉활동을 핵심으로 삼고 있으나, 구미 도매는 이것이 없다. 일본 도매의 MS(Marketing Specialist, 영업사원)는 약국과 의사를 상대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구미의 도매는 이 활동이 없는 것이다.(의약품도매의 기능별 국제비교 보고서 4쪽, 2011,6. 일본의약품도매업연합회) 이에 따라, 도매기능 수행 대가(代價)인 도매마진율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엔 평균 6.9%인데, 미국은 겨우 3.1%이고 유럽은 5.3%에 불과하다.(다국적제약사 의약품유통비용 이대로 좋은가? 11쪽, 2014.8.20.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이와 같은 일본 의약품도매유통업계의 판촉(상류)기능 수행활동은, '제약은 연구개발 생산, 유통은 도매'라는 이상적(理想的)인 의약업계의 역할분담 시스템(system)이 견고하게 구축되는 결정적 토대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모든 의약품이 도매를 통해 97%이상 유통되고 있지 않은가.(의약품도매의 기능별 국제비교 보고서 3쪽, 2011,6. 일본도매연합회) 유통기능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면, 판촉(상류)기능이 제대로 살아 있는 일본식 도매유통의 유형이 정통성을 갖는다. 상류(판촉)기능 수행에 따라 주문(注文)이 성사(成事)되어야만, 비로소 그 주문의 대상물인 의약품의 물류행위가 뒤따라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 국내 토종 도매유통업계는 판촉활동이 없는 물류 일변도의 구미식으로 변모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상태가 완전히 고착돼 버린다면 도매업계에 어떠한 현상이 벌어질까? (1) 유통마진율(유통비용)은, 도매업계가 계속 조직적으로 강한 반발과 방어를 하겠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구미 수준인 5%~3%까지 필연적으로 점점 더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유통마진율은 '기능 수행(하는 일)'의 대가(代價)인데, 현재 도매유통업계는 판촉기능 없이 물류기능만 수행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판촉기능이 없는 미국과 유럽의 평균 도매유통마진율은 고작 3.1%와 5.3%밖에 되지 않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은 7.1%나 된다는 점 등 때문이다. 도매유통업계는, '현행 평균 유통마진율 7.1% 가지고는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적어도 8.8%를 내놔라'하고 주장하고 있지만(유통협회 2014.8. 정책토론회),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판촉활동은 제약이 다하고, 도매가 해주는 일(기능)은 물류활동이 거의 전부이고 게다가 경영이 안 된다는 7.1% 가지고도 뒷% 등을 여전히 난발(亂發)하고 있는 걸 보면, 현행 7.1%도 너무 많은 것 아니냐'라는 여론이 제약업계에서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널리 퍼져있지 않은가. (2) 도매업계와 제약업계 간, 유통마진율 갈등이 심하면 심할수록, 제약업계는 갈수록 도매거래를 철수하고 직판조직이나 전자상거래 수단 등을 활용해 요양기관 직거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외자 제약사들은 그들의 전통적인 유통경로 전략 때문에, 직거래 전환이 쉽지 않겠으나, 토종 제약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직거래를 확대하는 일은 여반장(如反掌)일 것이다. 그 이유는, 1965년 약업계에서 DSC(동아 Sales Circle)라는 직판조직이 최초로 탄생된 이래, 제약업체들은 지금까지 50여 년 동안 직거래의 장단점 체득과 노하우(know-how) 등을 축적해 왔을 뿐만 아니라, 도매유통업체가 아니더라도 직거래 의약품에 대한 물류업무는, 경쟁에 따른 경제적인 비용으로 용마로지스, 고려택배, 쉥거코리아, 티엔티익스페스, 볼로레로지스틱스코리아 등과 같은 KGSP적격업소로 지정된 물류 전문업체들에게 손쉽게 아웃소싱(outsourcing)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물론 유통이론상, 직거래를 위한 총비용이 도매유통마진으로 지출되는 비용보다 더 비싸게 먹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밑지는 비용에 대해서는, 잘 육성된 우수한 영업인재들로 구성된 직판조직을 가지고 강력한 판촉활동과 차별적인 영업정책 등을 전개하여 매출증대를 도모함으로써, 충분히 충당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을, 제약사들이 왜 하지 않겠는가. (3) 상류기능의 핵심인 판촉능력 등이 완전히 도태됨으로써, 머지않아 의약품 도매유통업은 허울은 남아 있되, 실질적으로는 창고운수업과 같은 의약품물류업으로 전락(轉落)하고 말 것이다. 상기한 3가지의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종합해 볼 때, 작금의 의약품 도매유통업계가 주된 기능인 판촉(상류)기능을 망각한 채 구미(歐美)를 따라 물류 일변도의 길로 빠져 들어간 것은, 가까운 미래(3~5년 후)에 닥칠 크나큰 불행을 자초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현 의약품도매유통업계를 '위기(危機)'라 진단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시점에 때마침, 판촉(promotion)과 물류 기능을 함께 중시하는 일본 의약품도매유통업계의 선두 그룹(leading group)인 '스즈껜'이, 영남지역의 맹주 복산그룹과 손을 잡고 들어 온 것이다. 기대되는 바가 참 크다. 오늘의 의약품 도매유통업계가 위기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길은 잊어진 상류(판촉)기능을 하루빨리 일깨우고 육성시키는 것이 유일(唯一)한데, 이 판촉(상류)기능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고 실천해 오고 있는 일본의 '스즈껜'이 상륙(上陸)했으니, 그 영향으로 판촉기능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국내 도매유통업계에 널리 퍼져 활성화됐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화답하듯, '스즈껜'의 글로벌사업본부장인 '가미따니 다까시'상무는 "복산나이스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스즈껜이 복산나이스에 지원 가능한 범위는, 유통기능과 프로모션(판촉)기능이다. 고품질 상품관리와 원활한 유통체계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하우(know-how)를 전수(傳授)하고, 제약사와의 프로모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약사 판매대행이나 의료기관 및 약국의 구매대행 등을 지원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다.(데일리팜, 정혜진기자의 단박인터뷰기사, 2016.9.28.)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필히 빨리 실천됐으면 좋겠다. '복산스즈껜', 위기의 국내 의약품도매유통업계에 나침판이 돼 주기를 기대한다.2016-12-05 06:14:48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제약산업 7대 강국과 식약처 인력난정부가 우리나라를 2020년까지 제약산업 7대 강국 반열에 올리겠다고 공표한지 수 년이 흘렀다. 이 비전은 헬스케어 관련 부처 움직임을 바쁘게 만들었다. 의약품 인허가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다르지 않았다. 국산 신약·복제약·백신·바이오시밀러의 개발을 지원하고 시판허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제약계 민원소통 업무량을 늘렸다. 제품개발 맞춤형 협의체, 팜(Pharm)나비 사업, 해외수출 민관협의체 등이 제약산업 지원을 위한 도구들이었다. 높아지는 세계 인허가 장벽을 국내 산업이 따라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선진화 했다. 국내 제약산업 국격 향상에도 집중했다. 의약품상호실사협력기구(PIC/s)에 이어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 가입도 성공했다. 의약품 생산 품질과 허가심사 능력이 선진국 수준임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제약산업 종사자들과 식약처 의약품 허가심사 공무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부족한 식약처 인력 탓이다. 곧 은퇴가 가까워질 국과장급 공무원들 중에서는 업무량에 치여 사직이나 이직을 고민하는 사례도 종종 눈에 띈다. 능력좋은 연구관, 사무관들이 업계로부터 스카우트되는 케이스도 있다. 식약처로서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유능한 인재들을 잃는 셈이다. 제약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미국FDA와 유럽EMA에 견줘 국내 식약처 인허가 담당 인력은 1/10 수준에도 못 미치는 현실은 이미 통계나 세계 현황 등으로 확인된 팩트다. 이 때문에 제약계 전문가와 식약처 내부 공무원들은 새로운 민원(제안)을 시도하거나 신규 업무를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업무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매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야 하는데다, 시시각각 터져나오는 이슈까지 대응하려면 현 인력으로는 역부족이란 한탄만 나오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의약품 허가심사 면허료·수수료 인상으로 76억여원 예산을 증액하고 이 돈으로 내년도 비정규직 심사관을 50~100명까지 확대키로 했지만 이마저도 긴급수혈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사결정이나 중요도 높은 실무를 처리하는 인력이 아닌, 비정규직 심사관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실무자들의 짐이 조금 덜어지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식약처가 세계 수준에 걸맞는 의약품 인허가 기관으로 커지려면 사무관·연구관 급 이상 제약전문가들이 공무수행 인력으로 보강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히 예산이 확보돼야 하는데, 식약처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행자부와 기재부 등 다부처 협력이 필요해 녹록치 않다. 이를 방증하기나 하듯 손문기 식약처장이 연내 신설을 추진했던 '제약산업 원스탑 컴플레인센터(가칭)'도 일시정지 신호가 켜졌다. 센터를 이끌 허가심사 인력이 없어 진척이 늦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산업계에서는 기초 허가심사 업무인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자들만이라도 빨리 늘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언감생심 컴플레인센터와 같은 새로운 조직 탄생은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심리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심사 공무원 1명을 추가 배정받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귀띔했다. 세계 제약산업은 이 시간에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파머징 마켓'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제약산업이 우리나라 턱 밑까지 쫓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진정 생각한다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산업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식약처 인력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객관화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서둘러 적정 수준의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도 오랜 숙원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스스로 근거와 논리를 단단히 만들도록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척박한 땅에 거름도 주지 않고 제약 강국만 기대하는 건 난센스다.2016-11-28 06:14:50이정환 -
"비아그라는 고산병 특효약 아니다"청와대 구입 의약품 목록에 다량의 실데나필 제제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고산병 치료를 위해 구입했다'고 밝히면서 실데나필 제제의 고산병 증상 치료 효과에 대해 많은 약사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군포 편한약국 약사이자 '데일리팜 부작용 리포트'를 연재하는 엄준철 약사가 미국질병관리본부(CDC) 정보 토대로 '고산병 예방과 치료 약물'에 대해 리포트를 보내왔다. 엄준철 약사의 리포트를 질의응답 식으로 정리했다. ◆고산병에 대해서 먼저 알고 가면 좋겠다. =고산병은 해발 2500m 이상 여행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급성고산증(AMS), 뇌부종(HACE), 폐부종(HAPE) 3가지 증상으로 나뉜다. 보통 AMS가 가장 흔하고 경미한 증상이다. 두통, 피로, 식욕감소, 구토 등을 동반한다. 뇌부종은 AMS가 악화되어 나타나고 폐부종은 AMS와 같이 나타나거나 AMS 없이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고산병 발병자의 0.0001% 확률로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비아그라, 즉 실데나필이 고산병 예방약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추천하는 공식 고산병 예방약은 아세타졸아미드(상품명 아세타졸)이다. AMS와 뇌부종을 예방하고 치료해주는데, 혈액을 산성화시켜 호흡 시 동맥에 산소 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실데나필(상품명 비아그라·팔팔 등)은 가장 흔한 고산병 증상인 AMS에 효과가 없고 뇌부종에도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없다. 단지 폐부종에만 효과가 있을 뿐이다. 폐부종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니페디핀이 선호된다. 실데나필, 타달라필은 니페디핀을 구할 수 없을 때 차선책으로 선택되는 약이다. 덱사메타손은 예방으로 쓰이는 약물이 아니고 일단 고산증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쓰는 약이다. ◆그럼 가장 효과적인 예방제이자 치료제인 아세타졸아미드 약물 투여법은? =급성고산증, 뇌부종 예방 및 치료를 위해 1일전부터 머무는 기간 동안 125mg(반알)를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증상 완화 효과만 있는 덱사메타손 투여법은? =예방보다는 치료를 위해 투여하는 것이 좋다. 4mg를 6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니페디핀(아달라트) 투여법과 효과는?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30mg 서방정을 12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한다. 혹은 20mg 속효성 제제를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흔히 알려진 시알리스와 비아그라 투여법도 설명해달라. =타달라필(시알리스)은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10mg 하루2번 투여하며, 실데나필(비아그라) 역시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50mg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그밖의 관련 제제가 있다면. =살메테롤은 125mcg를 폐부종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하루 2번 흡입한다. 다른 약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은행잎 제제도 언급하고 있다. 120mg를 하루 2번 투여하는데, 고산병 예방에 대해서는 효과가 불분명하다.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은 600mg를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면 고산병 예방에 도움을 주지만, 아세타졸아미드보다 효과는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나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관련 약물로 안내되고 있다.2016-11-24 06:14:53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국개설 논란, 보건소에 쏠린 눈"자본주의 사회 매입한 상가에 어떤 점포를 넣든 뭐가 문제냐. 설사 그게 약국이라도." 유력 도매업체가 대학병원 재단 부지의 건물을 매입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 건물은 100억원대에 매각됐고, 기존 입점 매장들에는 다음달까지 점포를 비워달라는 내용증명서가 날라왔다. 최근 기존 대학병원 부지 내 상가를 용도변경해 A도매업체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천안단국대병원 이야기다. A업체 측은 기자와 통화에서 건물 매입 사실은 인정했다. 잔금 처리가 남아있어 내년 1월까지는 계약이 완료됐다고는 볼 수 없다는 말과 함께였다. 하지만 이어진 관계자의 말은 기자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 자본으로 건물을 매입하고, 그 건물에 어떤 성격의 점포를 입점하는 게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그것이 약국이라 할지라도.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개인이 상가를 매입하고 그 상가에 약국을 입점시키거나 분양하는게 뭐가 문제겠나. 하지만 이번 사안은 분명 그 성격이 다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건물의 특징을 보자. 이 건물은 최근까지도 단국대 재단 소유로 학교용 부지에 해당됐다. 2003년, 20010년 두 번에 걸친 A도매업체의 매입 시도가 교육부의 불허로 실패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최근 이 건물은 학교법인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용도가 변경됐고, 별다른 제재없이 도매상에 팔렸다. 여기에는 여전히 병원 기숙사를 비롯해 광역치매센터, 병원의 다수 팀들이 위치해 있다. 병원용 시설에서 완벽히 분리됐다고 볼 수 있을까. 이번 건물 매입 대상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지역 약국가에 따르면 A도매업체는 천안단국대병원에 적지 않은 비율의 의약품을 납품하고 있다. 관계자 말대로 의약품을 유통하는 도매업체가 병원과 전혀 무관한 '자본주의 사회의 개인'이라고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잔금 처리만 남은 상태에서, 계약을 무효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병원 인근 약사들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선 일정 부분 자포자기 한 상태라고 했다. 남은 것은 그 건물에 과연 약국이 개선될 것인가이다. 공은 이제 약국 개설 허가 여부를 결정할 지역 보건소로 넘어왔다. 천안시보건소 측은 최근 "아직 약국 개설 허가 신청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는 뜻을 지역 약사회와 인근 약사들에 전해왔다. 이번 사안은 단순 병원 인근 약사들의 생존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약분업 근간의 훼손 여부를 둔 전체 약사사회 이슈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앞으로의 천안시보건소 입장이 궁금해 지는 이유다.2016-11-21 06:14:50김지은 -
"공보험사기의 적용법조에 대해"보험은 많은 사람이 위험에 대비하여 미리 금전을 갹출하여 공통의 재산을 형성해 놓은 것이어서 민간보험, 공보험을 떠나 누수가 발생하게 되며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기에 보험사기방지의 필요성은 언제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실비보험이 늘어나면서 이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러한 보험사기에 대한 우려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에 이르게 하였다. 그런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민간보험사기를 겨냥한 특별법이라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사기범에 대하여는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은 민간보험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사기범들도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하고 있는데 오늘은 이러한 공보험사기의 적용법조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수사기관이 첩보를 받아 자체적으로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건복지부장관의 고발에 의해 보험사기가 적발되기도 한다. 그 동안은 공보험, 사보험 가리지 않고 보험사기로 인정이 되면 형법 제347조 제1항(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을 적용하여 사기죄로 고발하거나 기소하여 왔다. 그런데 2013. 5. 22. 국민건강보험법 제115조 제3항 제5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보험급여를 받게 한자」에 대하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신설된 국민건강보험법 제115조 제3항 제5호에서 쓰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거나’라는 문구는 같은 법 제57조(부당이득의 징수) 제1항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 의료법 제66조(자격정지 등) 제1항 제7호 「관련 서류를 위조& 8228;변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에서 쓰인 문구와 유사하다. 그렇지만 필자가 아는 한 의료인이나 환자가 보험사기로 기소된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제115조 제3항 제5호를 적용하여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 법제처가 제공하는 자료에 의하면 위 국민건강보험법 제115조 제3항 제5호의 신설배경은 건강보험증 부정사용 등을 통한 부정수급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형법을 적용할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었던 것이 신설조항에 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신설 조항이 처벌을 강화한 것인지에 대하여 의문이 있다. 나아가 위 신설조항이 건강보험증 부정사용 등 부정수급행위에 대한 처벌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이는 의료인이 요양기관에서 허위청구하여 보험사기로 처벌되는 때에는 적용하지 않을 의도인데, 필자의 소견으로는 환자의 보험사기나 의료인의 보험사기 불법성의 질과 양에 차이가 없다고 느껴지기에 의료인의 보험사기에는 형법을 적용하고, 환자의 보험사기에는 위 신설조항을 적용하여 처벌한다는 것이 형량의 차이가 너무 커 형평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민건강보험법 제115조 제3항 제5호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과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7호와 유사한 문구를 사용하고 있어 신설의도와 달리 의료인의 보험사기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적용법조에 대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건강보험증 부정사용 등을 통한 부정수급행위에 대한 처벌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15조 제3항 제5호의 신설이 아니어도 부정수급행위자에 대하여는 형법상 사기죄로, 건강보험증을 빌려준 사람에 대하여는 사기방조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더욱이 민간보험에 대한 환자의 사기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여 처벌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마당에 공보험에서만 굳이 별도의 조항으로 처벌의 수위를 낮출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있다. 관계조문들의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2016-11-21 06:14:49데일리팜 -
"의약계 특정 사안에 대한 합리적 의심"온나라가 온통 최순실게이트로 대혼란이다. 참다못한 100만이 넘는 민심이 광화문광장에서 촛불로 박근혜대통령을 향하여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적법한 절차와 방법으로 행하지 아니하고 비선라인을 이용하는 비정상이 작동해온데 대한 대다수의 국민의 저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청와대는 변명같은 해명을 늘어놓기만 해 민심은 갈수록 더 불안해하고 비등해 간다. 왜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비 정상적인 방법과 절차로 결정한 일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져야하건만 오히려 옹색한 변명으로 이 국면을 모면하거나 탈출하려고 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는 사람들의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촛불을 드는 이유는 우리의 미래와 역사에 대한 양식있는 국민적 충정 때문이다. 여기서 돌이켜보면 혹 그동안에 있어왔던 의약계의 특정 사안들도 이렇게 유발 된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껏 의약계가 그토록 반대하고 속썩어온 원격의료와 화상투약기 등의 현안들도 혹시 이와 같은 메카니즘으로 진행된 건 아닌지 하는 합리적의심이 지금 의약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무릇 의약은 극히 전문분야로 배타적 권리인 면허를 주어서 관리하고 그에 따른 엄격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해서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상황이다. 그런데도 툭하면 의약에 관한 주요사안들을 결정하고 추진함에 있어 주무부처의 판단이나 전문적 관점 보다는 외부로부터 시발하여 진행해왔던 것이 현실이었고, 관련 단체의 의견이나 주장들은 마치 직능이기주의으로만 치부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져 왔다. 우리는 발전적 미래를 지향하는 정책들의 방향에 대해 추호도 반대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중대한 정책 결정을 함에 있어 전문성을 외면한 채 편의성과 경제 논리로만 해결하려는 정책 추진에 대하여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전문성 그 중에서도 특히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정책추진은 관련 단체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수렴하여 이른바 밀어부치기 식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또한 그러한 절차를 밟지 않은 정책 결정이야말로 관련단체의 공감을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공 할 수도 없다. 요즈음 국가적 혼란을 겪으면서, 더 이상 합리적의구심이 생기지 않는 정책 추진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빨리 오늘의 혼란이 수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2016-11-19 06:14:48데일리팜 -
[기자의 눈] OTC 몰락 이대로 지켜 볼 것인가3분기 집계 결과 박카스, 우루사, 케토톱 등 주요 OTC 브랜드들이 작년보다 매출이 늘었다. 보건당국의 약가인하 공세로 제약사들이 비급여의약품인 OTC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체 OTC 시장은 계속 제자리 걸음이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일반의약품 생산실적은 2.78% 감소했다. 무엇보다 신제품 실적이 저조하다. 그나마 박카스, 우루사, 케토톱 등 20년 이상 판매된 장수 브랜드들이 OTC 시장의 침몰을 막고 있는 것이다. 고령인구 증가로 약제비 적정화 문제는 모두가 풀어야 할 공통된 이슈가 됐다. 조금이라도 재정을 절감하기 위해 비급여의약품, 특히 OTC 시장 활성화에는 이견을 다는 사람이 많지 않다. 어려운 말로 '셀프 메디케이션(자가 치료)'란 용어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는 현상이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OTC 발전에 한계가 도사리고 있다. 셀프메디케이션 확대, 즉 소비자 스스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의약품을 더 잘 알고, 더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흔히들 의약품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직역간 갈등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문제나 일반의약품을 약국외 장소에 판매하는 방안들이 그렇다. 특히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 논의를 앞으로 끌고가기가 더 어렵다.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셀프 메디케이션 활성화를 부르짓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허가기준을 낮추고, 마케팅 문턱을 낮춰 제약회사로 하여금 OTC 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시장 활성화가 전제돼야 성과를 장담할 수 있다. 시장구조나 제도개선없이 산업계에만 분발을 요구해서는 작금의 OTC 침체기를 벗어날 수 없다. 재정 건전화 차원에서 OTC 활성화가 당위적이고 필요하다면 지엽적인 지원에 그쳐선 안 된다. 동일한 목표를 갖고 정부와 산업계, 의약사, 소비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우리 수준에 맞는 장기적이고 실제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OTC 시장이 활성화된 선진국의 예를 참고해 우리나라 환경과 수준에 맞춰나가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무엇보다 관련 직업군, 단체들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의약분업 15년이 지났다. 매년 OTC를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정말로 의지가 있었을까? 그냥 현상유지가 서로에게 더 나았던 게 아닐까? 한국 시장에서 OTC 몰락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2016-11-17 06:14:50이탁순 -
[사설] ICH 가입 효과는 기업의 피눈물로 완성된다불과 몇해 전만 해도 의약품 인허가 및 생산 관련 규제분야에서 세계 변방에 머물던 우리나라가 최근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가입을 계기로 새 지위를 갖게 됐다. 의약품 시장규모 세계 10위권에 자리하면서도 규제 추종국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당당히 규제 주도국 위상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진출이 숙명인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제약기업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제약협회가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들여 일간신문에 'ICH 가입 환영 광고'를 발빠르게 내고, 아울러 식약처에 뜨겁게 감사를 표명한 것도 ICH 가입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의약품에 관한 세계 규제 정책을 주도하는 ICH에는 미국, EU, 일본 등 제약선진국이 정회원 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해서 ICH 가입은 그들과 대등한 위치에 서게됐다는 단선적 평가를 넘어 '세계 의약품 정책의 공동 기획자가 됐다'는 묵직한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공짜 점심은 없다.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와 최근 ICH 가입으로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국제 신뢰와 지위가 높아져 나라마다 쳐 놓은 높은 장벽을 넘기가 다소 수월해질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려면 지위와 위상에 걸맞게 국내 규제를 끌어올려야 한다. 당연히 이를 따라가야만 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힘겨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람직한 이상이지만, 이를 현실화시키려면 기업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2016년 국내 의약품 규제 정책은 ICH가 요구하는 규제 정책에 완벽하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식약처와 제약산업계는 이 간극을 가급적 빠르고, 부드럽게 줄이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ICH 정회원국가로서 발언권도 생기고, 국제 무대에서 한국 의약품의 프리미엄도 붙게될 것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기업들이 ICH 규제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촘촘한 프로그램을 세워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동참을 이끌어 내도록 해야한다.2016-11-16 12:14: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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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처방액 통계표 어디에 쓰나요최근 부산경찰이 부산지역 보건소 출신 의사 몇명이 '처방내역'을 영업사원에게 보내고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당시 처방액 통계표가 리베이트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처방액 통계표는 매월 영업실적을 확인하는 용도로 영업사원들이 의사들에게서 받아가는 자료다. 기업에서도 별도로 '처방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업사원들이 직접 가져오는 처방액 통계표만큼 가장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그런데 이 통계표가 리베이트 외에도 여러 문제와 관련된다. 바로 통계표 조작이 심심찮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에선 이 통계표를 받아오지 못할 경우 영업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실적압박을 받는 영업사원의 경우 '퇴사'를 무릅쓰고 위조 통계표를 만들기도 한다. 인센티브를 노리는 경우도 있으며, 팀장 지시 하에 조직적으로 이뤄진다는 소문도 돈다. 특히 손으로 적어 제출하는 경우도 있는데 약 10% 정도 높게 매출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의사들이 조작한다는 믿지 못할 얘기도 들린다. 이런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데도, 처방액 통계표 가져오기를 고수하고 있는 제약사는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까지 들 정도다.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선 리베이트와 통계표 조작 등 여러 문제가 있는 통계표 받기를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이 문제가 리베이트와 관련되었다고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다. 다만 리베이트 제공을 위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제약사와 의사가 서로를 의심하고, 영업사원과 의사 간 신뢰 아래 처방액을 확인하는 과정이 리베이트라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시장은 다국적 제약사에서 도입한 오리지날 품목과 그 제품을 카피한 제네릭 의약품 위주이다. 여기에 '상품명 처방'이다보니 의사와 제약사 영업사원간 밀접한 관계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가장 최근 PMS(시판 후 조사)가 지난 8월 만료된 베링거인겔하임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판매: 유한양행)' 제네릭 허가건수만 119개가 된다는 본지 보도(2016년 11월 3일자)도 있었다. 트윈스타 제네릭 판매사만 40~50개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의사들 책상에는 같은 성분 의약품을 홍보하는 팜플릿이 층층이 쌓여 있을 것이고, 실제 처방을 끌어내기 위해 수많은 방법들이 난무할 것이다. 단순히 실적 확인용이라면 해당 지역 의약품 주문량과 유통량을 확인해, 영업실적으로 인정해주는 방법도 있다. 꼭 영업사원이 실적표를 받아와야만 하는 것은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의사와 영업사원간 만남이 상당히 줄었다고 한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서라기보단 그저 몸사리기에 나서는 것이다. 청탁금지법이 점차 유명무실해진다면 다시금 '만남'이 잦아질 것이다. 처방액 통계표를 받는 것으로 생기는 장점보다 부작용이 크다면 그만두는 게 제약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2016-11-14 06:14:50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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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그리고 MR의 미래김영란법이 시행된지 벌써 한달이 넘어갑니다. 김영란법이 사회 곳곳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이상으로 큰 듯합니다. 더치페이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음식점, 골프장, 학교, 대학병원, 국공립병원 등 김영란법에 맞게 많은 변화를 취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국공립병원 내에서는 '김영란법 적용받는 공공기관(의료기관)으로서 환자나 환자가족으로부터 제공되는 감사의 선물도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의 안내문을 곳곳에 붙여놓기도 하였습니다. 제약영업사원(MR)의 방문 제품디테일 후 제공했던 소액 판촉(판촉물, 커피, 간식)도 이제는 거부하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제품설명회 역시 취소를 하거나, 새로 잡기가 좀처럼 어려워졌습니다. 당분간은 자제하자는 분위기입니다. MR들은 고객에게 김영란법에 맞게 3만원 이하로, 혹은 약사법에 맞게 10만 이하로 제품설명회를 진행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말씀을 드리지만 아직까지 김영란법, 약사법 중 어떤 적용이 과연 합법적인지 모호하고, 설령 합법적이더라도 주위의 시선과 허위신호 등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제품설명회 등을 개최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병원, 국공립 병원을 담당하는 MR들은 요즘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할게 없네요!!” 결국 면담시 제품디테일 위주로 얘기를 해야하지만 이마저 외래진료실이나 연구실 방문을 꺼려하는 선생님들이 상당수 계십니다. 그럼 앞으로 제약영업은 어떻게 변하고 MR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김영란법이 단기간에 조용히 사라질것으로 보지않는 견해가 큽니다. 아마 확고히 정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결국 MR의 역할은 점점 줄어들것입니다. 몇년전 외국계 메이저 제약회사에서는 고객 맞춤형 의료정보 서비스를 도입하였습니다. 굳이 MR이 병원을 방문해서 제품을 디테일 하지않아도 고객인 의사가 원하는 제품, 논문, 임상자료 등 학술적인 자료를 스마트폰이나 PC로 검색할수 있고, 온라인으로 1:1상담을 받을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이미 일본 등에서는 보편화 되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와 같은 영업방법은 타 영업군에서도 이미 보편화 되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 보험을 가입할 때 고객이 직접 온라인으로 꼼꼼히 검색해서 견적을 비교하고, 상품을 선택하고, 홈쇼핑을 통해 가입을 하기도 합니다. 과거 보험 영업사원을 일일이 만나 설명을 듣고 사은품을 받고 하는 모습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고차를 구입할 때 온라인으로 자동차 상세 정보가 오픈되었기에 소비자가 우선 검색을 하고, 가격 비교, 차량 이력을 열람하고 최종 구입은 매장에서 가서 온라인으로 이미 본 상품으로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의약품도 의사가 온라인 전문의약품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고, 그 약이 필요하다면 직접 약제과나 약국에 준비 요청을 할수 있을것입니다. MR의 역할을 온라인 전문 사이트에 모두 담아놓고 의사가 열람할수 있도록 하고, 상담이 필요할때만 MR이 방문을 하던지, 1:1 온라인 상담을 하게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2014년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될 당시 어느 거래처 개원가 원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손과장~ 앞으로 병원에 자주 안와도 되요. 필요한 약이 있거나, 정보 요청이 있으면 연락드릴게요. 앞으로는 이렇게 제약영업사원의 역할이 많이 줄어들거 같아요. 필요한 전문의약품 정보는 제가 인터넷상으로도 검색 가능하고, 학회에서도 충분히 얻을수 있거든요." 그 당시에는 원장님의 이 말씀이 크게 와닿지도 않고, 신경을 안썼지만 지금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제약영업의 페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것을 보면 어쩌면 원장님께서는 앞으로의 이런 현상을 예측하고 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MR의 역할은 의약품의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과거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의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의약품의 정보를 MR이 굳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서 전달하지 않아도 고객은 누구보다 더 빨리 정보를 얻을수 있습니다. 그동안 MR은 자사의 제품 처방 증대를 위해 활동에 더욱 집중을 했던 것입니다. 이제 앞으로가 중요할것입니다. 김영란법으로 인해 정말 MR 본연의 역할인 전문성을 갖춘 Medical Representative으로 거듭날지, 아니면 우리의 역할이 새로운 온라인 시스템으로 대체될지…. 제약업계, 제약사의 선택과 대처방안을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그리고 MR스스로도 변화의 제스처가 필요할 듯 합니다.2016-11-14 06:14:49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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