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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藥事) 영역서 직업자유 제한과 한계약사(藥事)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영역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및 해당 분야에 종사하려는 사람의 직업의 자유를 불가피하게 제한하는 입법이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직업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본권입니다.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직업선택의 자유'란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좁은 의미의 직업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선택한 직업을 원하는 방식대로 영위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우리 헌법은 제37조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하여 기본권의 제한이 가능하되 그 제한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본권 제한의 한계로서 위헌성 판단의 기준이 되는 '과잉금지원칙'은 첫째, 기본권 제한의 목적이 정당하고 둘째, 기본권 제한의 수단이 그 목적 달성에 적합하며 셋째, 그 제한 수단이 기본권을 필요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어야 하고 넷째, 기본권 제한을 통해 보호하려는 공익이 기본권 제한으로 인한 개인의 불이익 보다 크거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원칙으로서 자유권적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잉금지원칙은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적용되는데,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직업의 자유 제한을 그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하는 단계이론을 확립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기 이전에 그 보다 낮은 수준의 제한인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합니다. 즉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합니다. 영업 장소를 제한하거나 영업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둘째,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하는 경우 주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이 먼저 고려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주관적 사유에 의한 제한이란 그 직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일정한 자격, 경력 등 개인의 노력으로 갖출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킨 경우에만 그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약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약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셋째, 가장 큰 제한은 객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입니다. 개인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객관적 조건을 설정하여 이를 충족하는 사람에게만 일정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에 한하여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비시각장애인에 대하여는 객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입니다. 이와 같이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갈수록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커지고 위헌성 판단에서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비하여 언제나 덜 엄격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은 단계 구분에 절대적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헌법재판소가 단계이론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직업의 자유 제한을 단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관련 판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위에서 직업의 자유의 제한과 그 한계에 대하여 간략하게 개관하였는데 이를 토대로 약사(藥事)와 관련된 대표적인 헌법재판소 판례를 살펴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입니다. 의약품 도매상 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창고면적의 최소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약사법 제45조제2항제2호 중 창고면적과 관련된 '264제곱미터' 부분과 기존의 허가를 받은 의약품 도매상으로 하여금 법 시행일부터 2년 이내에서 이 시설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부칙 제5조가 면적이 187.4제곱미터인 창고를 보유한 의약품 도매상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법익의 균형성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로 인해 기존에 264제곱미터 미만의 창고를 보유하고 의약품 도매업을 운영하고 있던 청구인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창고를 법률에서 정한 새로운 기준에 맞추어 확장하여야 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가 다소 제한됨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의 정도가 의약품 도매업소의 난립을 막고 과당경쟁을 방지하여 의약품 도매업의 건전한 육성을 유도하고, 의약품 유통질서와 거래질서를 개선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공익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지 않는다."(헌재 2014. 4. 24. 2012헌마811) 반면에, 헌법재판소는 약사가 아닌 자연인 및 일반법인은 물론이고 약사들로만 구성된 법인의 약국 설립 및 운영도 금지하고 있는 구 약사법 제16조제1항(현행 약사법 제20조제1항에 해당)이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하고 다만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는 계속 적용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2. 9. 19. 2000헌바84). 직업의 자유 침해에 대하여 판단한 부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는 국민보건을 위하여 의약품의 조제와 판매는 그 분야의 전문가인 약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인바, 구성원 전원이 약사인 법인에 대하여까지 약국의 개설·운영을 금지하는 것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으로서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위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입법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로 약국을 관리하며 약을 취급하는 사람이 약사이면 되는 것이지, 약국의 설립과 경영 자체를 반드시 자연인 약사에게만 허용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입법목적 자체에서 약국의 소유자를 자연인 약사로 한정할 합리적 이유가 도출되지는 않는 것이다. 입법자가 앞서 검토한 법인화의 여러 장단점을 참작하여 약사가 아닌 일반 개인과 법인에게 약국의 개설·운영을 허용하지 않는 부분은 정당한 입법형성권의 행사로 인정할 수 있지만, 본래 약국의 개설권이 있는 약사들이 모여 구성한 법인 즉, 구성원 전원이 약사들인 법인에게까지 약국의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이러한 법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법인의 구성원인 개개의 약사들이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직업을 수행하는 자유를 합리적 이유 없이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직업수행의 방법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할 수 있는 자유는 그 직업수행의 자유 속에 내포된 본질적 부분의 하나인데, 이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공익상의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자연인 약사에게만 약국의 개설을 허용하여 약사들만으로 구성된 법인의 약국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국민건강의 보호와 증진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적정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며, 구성원 전원이 약사인 법인 및 그러한 법인을 구성하여 약국업을 운영하려고 하는 약사 개인들의 헌법상의 기본권인 직업선택(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입법형성권의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넘어 제한의 방법이 부적절하고 제한의 정도가 과도한 경우로서, 헌법 제37조제2항 소정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헌법 제15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약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에는 법인을 구성하여 약국을 개설·운영할 수 있는 자유도 포함된다고 보면서, 기본권 제한의 방법이 적정하지 않고 침해를 정당화할 공익상의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제도는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크게 발전하고 활성화되어 있으며, 약사(藥事) 영역에 대한 판례도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직업의 자유는 대부분의 약사(藥事) 관련 사건에서 쟁점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업무를 함에 있어 헌법적 시각을 겸비하고 관련 판례를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2014-12-29 06:14:48데일리팜 -
[칼럼]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공짜는 없다도미노 게임의 마지막 칩이 쓰러지게 될지 관전자들은 늘 조마조마하다. 첫 번째 칩을 건드리면, 다음 칩을 치고, 두 번째 칩이 기울며 세번째 칩을 때리는 연쇄작용이 일어나려면 치밀한 계산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긋나면 어디선가, 멈추고 만다. 사슬이 많은 정책도 마찬가지다. 최근 던져진 화두 '동일성분 동일제형 동일함량조제, 그러니까 대체조제'가 그런 유형일 것이다. 현재 약국이 대제조제를 하면 받을 수 있는 장려금 대상 약제는 2014년 11월 말 기준으로 7918품목에 이르지만 대제조제 실적은 미미하다. 2012년기준으로 약국이 대제조제한 건수는 40만6000건으로 약국 한곳당 19건에 불과하다. 대체조제로 약국이 받은 인센티브 총액도 겨우 1억8000만원이었다. 병의원들의 잦은 처방 변경으로 불용재고가 양산된다고 약국이 주장하며 대체조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도 정작 대체조제가 미미한 이유는 무엇일까. 약국의 주장처럼 사후통보 부담 때문인가, 대체조제 인센티브가 작아서 인가. 침체 국면에 화두 던진 기획재정부와 최동익 의원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내년 4분기까지 제네릭 대체조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생활물가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면 소비자 지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민주당 최동익 의원도 대체조제 때 갖는 약국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병의원 사후통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도 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중이다. 최 의원이 준비한 방안이 '심평원 사후통보 내용을 병의원들이 알게되는 것인지, 아닌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매우 중요하다. 약국이 사후통보에 부담 갖는 것은 절차의 번거로움보다, 의사들과 빚을지 모르는 갈등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대체조제...정부가 깔아놓은 인프라가 미흡하다 기재부가 던진 정책의 공은 결국 복지부가 받게될 것이다. 그런데 복지부가 이를 풀어낼 동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둘러싼 의정간 막힌 정국이 상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조제를 위해 복지부가 한걸음 움직이면 의료계는 당장 '제네릭 의약품의 불신'을 전파하고 나설 게 뻔하다. 제네릭 문제를 관장하는 식약처가 소비자들에게 '제네릭이 무엇인지' 제대로 홍보 한적 없으니 정보 비대칭에 놓여있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기도 여의치 않다. 정부는 의료계의 저항을 견뎌내며 과연 제네릭 홍보를 펼칠 수 있을까. 더욱 현실적인 문제는 소비자들이 가격정보를 모른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지갑에 영향을 주는 싼 가격의 제네릭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이는 '오리지널-제네릭 동일가' 정책 아래서 제약회사들이 최근 자발적으로 '판매예정가'라는 이름으로 최저가 보험약품을 내놓고 있는 호기조차 활용할 수 없게 만든다. 판매예정가를 통해 싼 제네릭을 내놓고 앞으로 제약사간 한층 치열한 가격경쟁이 예견되는 기류에 정책이 부드럽게 올라타려면 가격정보는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참조가격제 논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소비자 주권 차원의 소비자 단체 역할도 필요한 시점이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정부 역할과 약국의 신념 투쟁 앞서 언급한대로 정부는 대체조제가 활성화돼 궁극적으로 소비자 부담 감소와 건보재정 안정화로 귀결시키려면 제네릭 의약품의 전략적 홍보와 함께 소비자들이 대체조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정부 스스로 이 정책에 대한 신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치밀하게 계산해 도미노 칩들을 배치해야 한다. 법안하나 툭던져 놓고, 의료계와 줄다리기하다 지리멸렬해지는 전철을 되 밟아서는 안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건드려 분란만 자초하려면 애초에 시작도 않는게 낫다. 약국의 역할도 있다. 처방전이 경영의 원천이 되는 현실에서 대체조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오리지널이 특허만료되면 모든 제네릭을 갖춰야하고 이로인해 구매자금 부담은 물론 끝내 불용재고로 남아 반품과정서 또 손해를 떠안는 현실이 지긋지긋 하다면 모든 약사들이 참여하는 신념의 투쟁이 필요하다.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이를 다시한번 살펴보는 의약분업 정신으로 돌아가 약사직능의 전문성을 건 투쟁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체조제라는 도미노 게임의 첫 번째 칩은 약국의 신념에 있는지 모른다. 몸통이 움직이면 머리가 따라오듯 대체조제를 한건 두건 늘려가면 정책도, 소비자도 바뀔 수 있다.2014-12-26 12:25:00조광연 -
성상철 공단 이사장의 '통' 전략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이 입성한 지 보름이 갓 넘었다. 전직 병원협회장, 종합병원장 등 그를 따라다녔던 화려한 경력들은 이사장 하마평과 함께 우려와 비판으로 치환됐다. 각계 반대 여론과 거센 저항을 무릅쓰고 수장 자리에 앉게 됐지만 노동조합의 출근저지로 며칠동안 출근을 못하는 등 우여곡절은 아직 진행형이다. 최근 보건의약계 전문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아직 완전히 편하다고 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볼 때 가시방석은 여전한 것 같다. 이를 의식하듯 그는 논란의 쟁점이었던 수가협상 편파 우려와 건강보험제도 과제, 보험자의 아이덴티티 등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가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운영위원회의 권한으로 자신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시스템이라며 보험자 입장에서 공급자와 갈등을 중재할 것임을 분명히 했고, 보장성강화와 재난적 의료비 해소, 의료체계 정립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건보공단 안팎에 수차례 피력한 것도 이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색한 언론들에도 역대 이사장들과 달리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이미지로 다가가는 모습이다.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있는 건보공단 내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임원들에게는 권위를 벗고 소탈함으로 조직에 녹아드는 자신을 피력하고, 노조에는 계속 대화를 시도할 계획도 세웠다. 심사평가원이 정립한 '구매자'에 대해서도 "구매자는 보험자인 건보공단"으로 못박아 내부 정서에 부합하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논란과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도 전에 거대 단일보험자 조직의 수장 자리를 앉게 된 만큼, 그의 해명은 신속했다. 그리고 임기가 시작됐으니 어찌됐든 그의 행보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내년 국회 업무보고에 이어 곧바로 이어질 요양기관 수가협상에서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그의 진심이 '통'할 지, 전략에 그칠 지 말이다.2014-12-22 06:14:52김정주 -
정책은 어떻게 실현되는가?좋은 정책이 마련되었다고 하여 언제나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며 정치적 동력이 형성돼 '기회의 창(windows of opportunity)'이 열릴 때 가능하다고 튜오이(Tuoy,2003)는 그의 저서 'Accidental Logics'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정치제도, 정치적 유산, 정치문화, 정당, 여론, 조직화된 이해, 그리고 전략적 판단이 모두 보건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요소지만 그것이 권력을 움직여 정책이 변화하는 것은 특별한 기회의 창이 열리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분석은 모든 정책이 자체로서 훌륭하다는 것만으로 다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되지만 바꾸어 말하면 기회의 창이 열렸을 때 정책의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 실현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정책은 자신만의 흐름을 유지하고 준비되어 있을 때 정치적 모멘텀이 생기고 정책 당국자가 새로운 정책을 구하는 시기에 실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에게 의약품정책연구소 일이 맡겨지고 당면한 첫 번째 이슈는 연구소의 지속성에 대한 것이었다. 회원들이 매년 1만원씩 갹출해 마련한 지원금으로 한 해 한 해 연명되는 정책연구소를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자체 경쟁력으로 재정적 독립을 하는 것은 언제나, 혹은 과연 가능하기는 한가? 이다. 두 번째 의문에 대하여 구한 자문의 답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책연구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토대가 약하고 원가를 보상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념과 근거주의 그리고 조작주의 정책연구소가 기반하는 토양은 근거주의이다.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필자가 이 지면을 이용해 비판한 조작주의가 자라는 환경이다. 근거주의가 권력이나 지배, 재분배의 논리에 종속되었을 때 조작주의(원래는 operationalism이지만 manipulation으로 발전한)로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고 이 비판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 이전에 근거주의가 자라온 한 축이 관념(觀念)과의 지난한 투쟁이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관념은 '보다'와 '생각하다'가 접합된 용어이지만 내용적 구조로 들어가 보면 '보다'를 '생각하다'가 억누른다.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같은 현상도 달리 보인다. 이런 생각을 형성하는 것이 이론(Theory)이기도 하고 편견이기도하고 이데올로기 이기도 한 것이다. 근거주의는 이러한 이론과 편견이 가설을 형성하는 데까지 허용하지만 경험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참으로 인정될 수 없는 원칙을 가진다. 또한 이 경험은 이해당사자보다 주로 일반인의 경험으로부터 비롯하는 것이다. 근거주의가 가지는 미덕은 이렇게 경험주의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 때문에 매우 다른 관념을 가진 사람들조차 동의하는 콘센서스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연구소가 가진 유용성은 펀드를 제공한 주체가 이러한 콘센서스에 기반한 발언을 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정제되지 않은 관념적 주장을 순화하고 일반의 이해를 반영하는 기능을 가진다. 이런 점은 때로는 펀드 주체의 조급한 요구에 미흡하게 비칠 수도 있고 따라서 펀드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근거주의 역시 연구자 윤리와 연구 일반화의 한계, 그리고 다원주의를 차단해서는 안되는 점을 여전히 비판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정제되지 않은 관념적 주장을 방어하고 보다 많은 사람의 경험을 모으고 컨센서스를 형성한다는 미덕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정책연구소, 유지돼야 하는가? 정책연구의 성격이 이러하다면 그것이 한해 단위의 수입지출구조라는 재정적 판단으로 지속성을 판단해서는 안되며 그것이 지니는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가치를 충분히 숙고하여야 한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제약과 유통분야에서 초기 자본형성에 기여한 초심을 이어가 정책연구의 한 축을 유지해야할 필요를 강조하고 싶다.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도 그 컨센서스를 정책으로 형성하는데 소극적이라면 그것인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2014-12-22 06:14:50데일리팜 -
서울시의사회장의 선택분업 발언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이 18일 잘못된 의약분업 재평가와 선택분업 쟁취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임 회장의 이번 기자회견은 서울시의사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격의료 및 의료계 현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개업회원 1733명과 특별분회(병원) 회원 82명 중 각각 1074명, 40명이 선택분업을 선호하자, 내년에 서울시의사회가 의약분업 재평가와 선택분업 쟁취의 최선봉에 서겠다는게 임 회장의 입장 발표였다. 하지만 임 회장은 내년 3월을 끝으로 서울시의사회장 임기를 마무리 한다. 의약분업 재평가와 선택분업 쟁취를 위해 최선봉에 서기에 4개월은 너무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선택분업 쟁취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유독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어 기자회견이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임 회장은 내년 3월 19~20일 예정된 제39대 대한의사협회장 입후보 일순위 인물로 점쳐지고 있다. 결국 임 회장의 이번 발언은 '만에 하나' 차기 의협회장에 선출되면 2015년을 의약분업 재평가와 선택분업 쟁취의 최선봉에 의협이 나서겠다는 의미로 재해석 할 수 있다. 겉으로는 서울시의사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그에 따른 행동강령을 발표하는 모양새지만, 속내는 천천히 차기 의협회장 입후보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임 회장의 "2015년 의약분업 재평가, 선택분업 쟁취 원년의 해" 선언은 약업계 입장에서 그냥 흘려보내기엔 위험한 발언이다.2014-12-19 06:14:50이혜경 -
상처만 남긴 숙명약대 학제개편 논란"상처 뿐인 영광이라 해야 할까요. 약대가 졸지에 미운오리새끼가 돼버려서…." 최근 숙명여대 약대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의미 심장한 한 마디를 던지고는 말끝을 흐렸다. 약대를 이공계에 편입시킨다는 내용으로 논란이 됐던 숙명여대 학제개편안이 결국 무산됐다. 약대 동문과 교수, 학생은 물론 약사회까지 나서 반대한 학제개편안이 무산됐는데 정작 약대 내부에서 씁쓸한 심정을 내비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 학제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한 학제개편안이 무산되기까지 무엇보다 약대 동문들의 힘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대한약사회 차원의 발빠른 지원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동문회의 강한 단결력은 지난 7일 저녁 열린 약대 동문의 밤 자리에서 빛을 발했다. 선후배간 화합을 다지기 위해 마련된 자리는 학제개편안 반대 붉은 티켓과 동문들의 성토로 가득했고,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숙대 황선혜 총장은 졸지에 청문회 자리에 서는 꼴이 됐다. 일부 동문은 그 자리에서 황 총장에게 학제개편안을 무산시키겠다는 각서를 쓰라는가 하면 확답이 있기 전까진 황 총장을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면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부 논의 중인 단계로 얼마든지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숙명여대 황선혜 총장의 거듭된 발언이 동문들에게는 허울에 불과한 듯 보였다. 결국 대학은 동문과 교수, 학생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고 학제개편안은 없었던 일이 됐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대학도 자리를 지켜낸 약대도 상처는 남았다. 6년제인 약학대학의 체계와 특수성에 대한 이해 없이 대학 운영 효율성을 위해 약대를 이공계열에 포함시키려 했던 대학도 이번 논란을 겪으며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을 법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논란으로 적지 않은 상처를 받은 것은 약대 교수와 학생들이고, 당분간 그 상처는 계속될 듯 하다. 숙대 한 약대 교수는 "이번 논란으로 학교 내부적으로 약대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숙명여대 학제개편 논란이 향후 숙대 약대에, 나아가 다른 약학대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볼 노릇이다.2014-12-18 06:14:50김지은 -
간호사 조제허용은 매우 부적절하다'의약품을 조제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으나 의사·치과의사가 직접 조제하기 어려운 경우 예외적으로 의사·치과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가 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이 대표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의사·치과의사가 불합리하게 범범자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환자의 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을 제안 이유로 제시했다. 의약품 조제와 관련한 현행 약사법 23조 1항은 '약사 및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으며, 약사 및 한약사는 각각 면허범위에서 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근간으로 삼아 의약품을 조제하되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해 같은 조 4항은 '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자신이 직접 조제할 수 있다'고 예외 사항을 명시했다. 이번에 발의된 약사법 개정안은 4항에 대한 또다른 보완사항을 8항에 신설하자는게 골자다. 4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응급환자를 진료 중인 경우(1호)나, 환자를 수술 또는 처치중인 경우(2호), 그 밖에 직접 조제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3호) 지시에 따라 간호사가 조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장에서 응급환자를 진료하거나 처치하면 처방을 발행해야만 하는 동시 상황이 얼마나 일어나는지 파악된 건 현재로선 없다. 3호의 경우는 더 애매모호하다.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조제하는 의약분업'이 보건의료체제의 근간으로 움직이는 나라에서 조제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간호사에게 이관시키는 문제는 결코 작은 사안일 수 없다. 현장의 실질적인 어려움 때문에 의사·치과의사가 범법자로 몰릴 수 있다고 주장은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해법은 약사를 두는 합목적 방향에서 찾아야 한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된 후엔 규정에 맞춰 약사를 두고 있지 않은 병원들에 대해서도 간호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만들 것같은 의구심이 들정도다. 현재 병원들도 경영이 어렵다거나, 구인난 때문에 약사를 둘 수 없다고 아우성치는 현실이 있으니 말이다. 큰 틀의 보건의료 및 법체계 아래서 문제를 바라봐야지 임시방편식으로 문제를 풀려다보면 직능간 갈등만 유발하고 전체 시스템을 꼬이게 만들 뿐이다.2014-12-16 10:47:53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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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특허 무임승차는 제약산업 발전의 걸림돌한미FTA 연장선에 있는 '제네릭 우선판매권(일명 퍼스트 제네릭 독점권) 허용 여부 논쟁이 뜨겁다. 정부 제출안과 의원 입법안이 시소(SeeSaw)의 정반대쪽에 앉은 모양새다. 논쟁의 결과에 따라 시소는 한쪽으로 기울거나 두 법안의 '묘한 병합'으로 어정쩡한 수평을 이룰지 모른다. 내년 3월15일 시행 예정인 허가특허연계제도와 맞물려 정부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갖고 있는 특허를 무효시키는 등으로 제네릭을 내는 경우 이 제약회사에게 12개월간 우선판매권을 주겠다는 약사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반면 국회는 제네릭 우선판매권을 인정하지 않고 기존 특허 중 부실한 내용을 재평가하는 '등재의약품관리원'을 식약처 산하에 두는 약사법 개정안을 냈다. 한마디로 정부 안은 우선판매권이라는 유인책으로 허가특허연계제도 안에서 '특허권자(대개 오리지널사)가 갖는 1년간 제네릭 발매금지라는 우월적 권한'에 대처하려는 것이며, 대신 국회 안은 정부가 직접 개입해 오리지널사의 특허를 정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오리지널사가 든 방패에 맞서 창을 쥐어주는 방식의 차이나 한가지다. 퍼스트 제네릭 우선판매권이 약사법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고는 하나, 결국 그 뿌리가 특허법에 닿아 있으니 특허법을 들여다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허법 1조는 이렇게 말한다. "이 법은 발명을 보호 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 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조항을 국내 의약품 산업에 대입해 보면 '발명을 보호장려한다'는 말은 발명자, 특허권자, 신약개발자(대개 오리지널보유사)에 해당되는 것이며 '그 이용을 도모함'은 특허도전자, 즉 제네릭사를 일컫는다 할 수 있다. 이 문구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특허는 보호돼 마땅하지만, 동시에 그 이용이 도모되도록 해야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해치-왁스만 법을 둬 오리지널 특허 보호와 무력화를 동시에 권장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허로 보호하지만, 대신 독점권도 줄테니 특허의 헛점을 찾아내 해당특허가 널리 쓰이도록 종용하는 셈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대목이다. 그 이용을 어떻게하면 더 효율적으로 도모할 수 있을까? 정부안처럼 우선권을 줌으로써 더 많은 도전자(제약사)들이 등록특허 무효화에 나서도록 유인책을 제시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국회 안처럼 또다른 행정기구를 만들어 기존 특허당국이 심사해 등록시킨 특허를 재평가해 무효화시키는 것이 나을까. 우선판매권을 반대하는 측은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 중 이러한 제도를 두는 곳은 없으며, 우선판매권을 갖게된 제약회사 때문에 다른 제약회사들이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게되고, 우선판매권이 꼭 국내 제약회사에게만 유리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줄여 말하자면 부실특허를 정부가 앞장서 무효화해 모든 기업들이 자유롭게 제네릭을 내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제네릭 우선판매권은 'R&D를 촉진시키는 방아쇠' 산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제도가 새로 도입될 때 이 제도는 반드시 산업에게 어떤 발전적 요소로 작용하는지, 혹은 폐해로 작동하는지 측면에서 검토돼야 옳다. 물론 산업에 도움이 되지만 공익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다면 이 제도는 도입되기 힘들 것이다. 사회적 이익에 부합한다해도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면 이 또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책은 다른 나라의 사례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우선해 우리나라 환경 위에서 검토되고 수용돼야 한다. 우선판매권이 없는 현행 제도를 살펴보자. A라는 회사가 B사의 특허를 무효화시켰다고 쳐보자. 이외 나머지 회사들은 모두 B사 제품의 제네릭을 낼 수 있다. 해당 특허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모든 제약회사들이 무임승차 하게된다. 그 결과 수 많은 회사들이 허가요건을 갖추기 위해 최소 10만정 이상 생산하는 과도한 중복투자로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며, 만들어진 의약품 판매를 위해 제약회사들은 과도한 경쟁을 하거나 결국 팔지 못한 의약품을 폐기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광경 그대로다. 무임승차하려는 곳이 많은데 우선판매권이 없어도 특허무효화에 나서는 곳이 많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산 신약을 20여개를 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네릭 비즈니스를 캐시카우 삼아 혁신신약 개발이라는 발전의 단계를 밟을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이 처한 환경을 보면, 제네릭 우선판매권은 'R&D를 촉진시키는 방아쇠'가 될 것이다. '겨우 특허를 들여다보는 게 R&D의 범주에 속하기는 하냐'는 반론도 있으나 남의 특허를 들여다보고 빈틈을 찾는 것은 R&D의 첫걸음이나 다름없다. 이스라엘 테바나, 인도 랜박시나 탁터레디가 엄청난 특허팀을 가동하며 미국에서 제네릭 독점권을 갖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강력한 특허팀을 가동하는 기업들이 폄하될 이유는 전혀없다. 특허인력 한명 두지 않고 무임승차하려는 곳이 더 문제다. 물을 마시고 싶다면 우물을 팔 일이지, 땀흘려 우물파는 사람들을 향해 침을 뱉으며 함께 마시자고 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에 뿌리박힌 기존 게임의 룰은 바뀌어야 한다. 무엇인가 투자하고, 도전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가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 R&D의 역동성이 생기고, 이런 다이내믹이야말로 글로벌 진출로 가는 첫걸음이다. 기업들이 기 등록된 특허에 대해 무효 요소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연구가 오리지널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엄연한 R&D 실력중 하나다. "특허무효시키는게 R&D냐"는 비아냥도 산업계 내부에 있는 게 사실이다.그렇다면 묻고 싶다. "왜, 당신은 그 까짓것 하나 못하냐"고 말이다. 정부안이든, 국회 안이든 관점의 문제일 뿐 일리가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관점의 차이가 있더라도 우선판매권 만큼은 산업의 R&D 역동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안과 국회안이 병합심사될 때라도 우선판매권은 교집합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회가 제기한 특허정비도 비록 부분적 성과를 거두는데 그쳤지만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처럼 점검하고 넘어가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특허 등록시점의 기술적 한계 등 지금시점에 비춰보면 재고할 소지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2014-12-16 06:14:53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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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약가정책 관련 연구보고서"정부는 뭔가 새로운 것을 제안할 때마다 근거를 달라고 한다. 부정의 의미도 있겠지만 당위성에 대한 기대도 묻어 있다. 누구든 근거 중심으로 판단하고 무언가에 기대 평가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 만큼 주관적 판단에 의한 실수를 줄일 수 있고 객관적인 전문가의 분석을 통하면 공감대를 쉽게 이룰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안에 대한 근거로는 학회발표 논문이나 연구보고서가 많이 인용된다.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남을 설득하기에도 용이해 보인다. 마침 정부도 3.0 시대를 표방하면서 비공개 정보를 최소화하고 공공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 힘이란 말이 대세인 것처럼 느껴진다.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제약산업에도 참고문헌이나 연구자료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러 단체가 다양한 연구결과를 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도 있고 많이 부족하다. 반면 정부주도로 진행된 건강보험제도 관련 연구보고서는 다수 발표되고 있다. 대부분은 보건의료관련 연구기관 또는 부속 연구소에서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해 연구한 것들인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유독 제약 정책의 현안을 분석한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렵다는 느낌이다. 내 기억으로도 위험분담제, 선별급여 5년 평가, 사용량연동제개선, 예상사용량설정, 협상 투명성 등 듣기만 해도 솔깃한 주옥 같은 제목의 보고서들이 공단이나 심평원 등을 통해 외주로 연구됐지만 정작 제약업계에 공개된 것은 거의 없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유지한 채 토론에 불려 나가기도 하는데 답답할 때가 많다. 국가기밀도 아닌데도 어쩌다가 그런 보고서를 얻으면 마치 대학교 때 시험문제 족보라도 얻은 듯 뿌듯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 마다 마음 한구석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국회의 국감자료나 언론기사를 통해 듣는 단편적인 수치는 오히려 연구자의 의도를 왜곡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불편해 보인다. 제약 종사자는 공급자이지만 근본에는 지불자의 몫도 있다. 하물며 보험료나 세금으로 시행하는 공익목적을 위한 연구는 공적재산이므로 자료에 대한 접근성으로 치자면 우리에게도 권리가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조(정보공개의 원칙)에 의하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다. 물론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된 정보의 분석을 목적으로 수집하거나 작성한 정보에 대해서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금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제8조의2(공개대상 정보의 원문공개)에 의하면 전자적 형태로 보유·관리하는 정보 중 공개대상으로 분류된 정보를 국민의 정보공개 청구가 없더라도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정보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공개하도록 돼 있다. 한편, 제9조1항5호에서는 비공개 대상 정보를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약가정책과 관련된 연구보고서의 공개가 정부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언제부턴가 제약사는 자사 임상결과도 유리하든 불리하든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결과를 공개하면 파장도 있겠지만 오히려 연구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비판을 넘어 연구결과의 활용을 통해 더 나은 연구를 위한 선행자료 역할도 한다. 당연히 유사연구에 대한 중복도 피할 수 있어 비용도 절감된다. 결점이 전혀없는 완벽한 제도란 없기에 소통과정을 거치면 오히려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자료가 공개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 연구자와 발주자 모두 연구절차와 자료분석에 더 신중하고 충실해지지 않을까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 3.0시대다. 너도 나도 융합을 통한 창조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제약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정보공개가 절실하다.2014-12-15 06:14:50데일리팜 -
약사회의 행사장 빈자리 공포증오는 18일 백범김구회관에서 '약사제도 미래발전 방향과 약사법'을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약사법 제정 60주년을 맞아 대한약사회가 의욕적으로 준비한 행사다. 약사법 개정을 위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약사들과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사회에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 바로 토론회 인원동원이다. 이미 약사회는 18일 토론회 장소인 백범김구회관에 상임이사회를 잡아 놓았다. 여기에 약사회는 서울, 경기, 인천시약사회에 인원동원령(?)을 발동했다. 지부, 분회 임원과 회원약사 등을 포함해 서울시약 77명, 인천시약 20명, 경기도약 49명 등 총 146명을 토론회에 참석시키라는 것이다. 상임이사회에 참석해야 하는 대약임원과 서울, 인천, 경기지역 임원·분회장 등 200여명의 토론회 참석 인원을 미리 확보한 셈이다. 이미 수도권 지역 분회장들과 임원 사이에서는 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우리냐는 반응이다. 경기지역 한 분회장은 "지난 약사회 60주년 행사에서도 과도한 인력동원으로 자리가 없어 그냥 돌아간 임원들도 있었다"며 "약사회 자체 토론회라면 토요일로 일정을 변경해 토론회에 참여하고 싶은 회원약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약사들이 주중 오후에 하는 행사 참여가 힘들기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인 것은 이해하지만 약사회가 너무 인력동원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아쉽다. 지금 약사회 집행부는 토론회장의 빈자리가 너무 무섭다. 인원동원이 토론회 성공의 잣대가 아닌데도 말이다.2014-12-15 06:14:49강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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