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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대면 진료, 산업 논리 보다 공공성이 먼저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다이어트 주사제 최저가 검색', '원하는 전문약 골라 담기'. 전자상거래 쇼핑몰의 프로모션 문구가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뤄야 할 민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현주소다. 환자 편의성을 앞세워 출발한 비대면 진료가 비급여 전문의약품의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무분별한 소비를 유도하는 약 쇼핑 창구로 변질된 지 오래다. 물론 비대면 진료 확대와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일리는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춘 대한민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유망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산업적 논리 역시 무시할 수만은 없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도서·산간 지역 주민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제공하는 접근성의 가치 또한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혁신의 방향성이다. 일선 약국들이 플랫폼 제휴를 철회하며 등을 돌리는 이유는 기술 혁신 자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뒤 공급자를 옥죄어온 '빅테크 잔혹사'의 기시감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뼈아프게 목격했다. 배달의민족은 무료배달 유료 멤버십으로 소비자를 묶어둔 뒤 중개 수수료 인상과 배달비 전가로 자영업자를 코너에 몰았다. 카카오택시 역시 무료 배차로 시장을 장악한 뒤 과도한 가맹 수수료와 유료 멤버십으로 기사들의 부담을 키웠다. 약국가가 민간 헬스케어 플랫폼을 바라보며 느끼는 공포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닥터나우방지법으로 도매 유통을 통한 우회 수익이 막히면 플랫폼은 결국 병·의원과 약국에 중개 수수료와 시스템 사용료를 물리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공산이 크다. 더욱이 보건의료는 배달이나 택시와 같은 일반 상업 서비스와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의료와 의약품은 자본의 논리로 소비되는 상품이 아니라, 빈부나 지역에 상관없이 국민 누구나 차별 없이 안전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 공공재다. 만약 준비 없는 약 배송 전면 확대가 강행된다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는 막대하다. 본인 확인의 허점을 파고든 외국인·타인 명의 도용 '약 쇼핑'으로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심화돼 결국 국민의 건보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질병 내역과 처방 정보, 국가 의약품 유통 통계 등 민감한 의료 데이터가 민간 기업을 통해 해외로 무단 유출되거나 상업적으로 남용될 위험도 도사린다. 여기에 약 변질이나 오배송 사고가 발생해도 플랫폼과 배송기사는 책임을 회피하는 책임 공백 문제, 플랫폼 독점으로 인한 동네 약국의 연쇄 폐업, 중개 수수료와 과잉 처방 유도로 인한 환자 의료비 부담 극대화까지 겹치며 결국 '편리함의 탈을 쓴 의료 민영화'의 길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의 대처는 무책임하다. 식약처는 전문약 명칭·가격 노출을 두고 모호한 법 해석으로 플랫폼에 면죄부를 줬고, 약 배송 완화를 추진해 온 인사의 입각 소식까지 겹치며 정책의 무게추가 공공성이 아닌 산업 논리로 기울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 편입 시한인 12월 24일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스타트업 육성과 IT 산업 진흥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국민 건강과 의료 공공성이라는 기본 토대를 흔드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정부는 비급여 의약품 가격 노출 및 환자 유인 행위에 대한 엄격한 규제, 민간 독점을 견제할 공공 전자처방전달시스템 구축, 명확한 배송 사고 책임 소재 명시 등 제도적 안전망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 배민과 카카오의 전철을 밟아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마저 민간 플랫폼의 수익 놀이터로 넘겨준다면, 12월의 제도화는 의료 공공성의 붕괴를 알리는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될 것이다.2026-09-03 06:00:40강혜경 기자 -
[전문가 칼럼] 탈락한 후보물질이 넓은 특허의 경계를 만든다좋은 후보물질을 찾는 것과 넓은 특허범위를 설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렇다면 권리범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떤 데이터를 확보하고,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 연구결과를 학회나 투자자료로 발표할 때는 가장 우수한 후보와 긍정적인 결과가 중심이 된다. 특허 명세서 역시 발명의 효과를 보여주는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출원 전에 권리범위를 검토할 때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도 함께 읽어야 한다. 특정 구조를 변경했을 때 활성이 사라졌다면 그 구조는 단순한 선택사항이 아니라 효과에 관여하는 핵심 요소일 수 있다. 치환 위치만 바꿨는데 선택성이 크게 낮아졌다면 위치적 특성이 후보군을 정의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탈락한 후보가 경계를 보여준다 이때 유용한 접근 가운데 하나가 매치드 몰레큘러 페어(matched molecular pair) 분석이다. 나머지 구조는 유지하면서 특정 부위가 달라진 화합물 쌍을 비교해 해당 변형과 활성 변화의 관계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공개 화합물 데이터에 이 방법을 적용한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구조 유사도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액티비티 클리프도 확인됐다. 권리범위를 설명하기 위한 비교군도 이러한 관점에서 달라질 수 있다. 리드 후보에서 하나의 구조 요소만 바꾼 물질, 치환 위치나 입체구조가 다른 물질, 청구하려는 구조 범위의 경계에 있는 물질과 가장 가까운 선행물질을 함께 비교하는 방식이다. 그래야 리드 후보의 우수성이 어떤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됐고, 그 효과가 어느 범위까지 반복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구조가 상당히 달라졌는데도 효과가 유지된다면 당초 예상보다 넓은 공통 원리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서로 다른 후보가 공유하는 구조적·기능적 특징을 다시 정의하고, 추가 실험을 통해 그 범위의 대표성을 확인할 수 있다. 실패 결과를 모두 명세서에 공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출원서에 포함할지는 영업비밀, 후속 연구와 추가 출원 계획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다만 내부 분석에서 긍정적인 결과만 남겨두면 현재 데이터가 실제로 설명하는 범위를 과대평가하거나, 반대로 권리화할 수 있었던 공통 원리를 놓칠 수 있다. 연구팀에서 탈락한 후보라도 IP-R&D 관점에서는 구조와 효과 사이의 경계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된다. 성공한 후보는 개발할 물질을 알려주지만, 성공과 실패가 갈라지는 지점은 특허로 설명할 수 있는 후보군의 범위를 보여준다. 실시예는 숫자보다 배치다 넓은 권리를 확보하려면 가능한 많은 후보물질을 실시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비슷한 구조와 긍정적인 결과만 반복하면 실시예 수는 늘어도 후보군의 기술적 경계는 여전히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치환기를 공유하는 유사체 여러 개가 모두 활성을 나타냈더라도, 청구하려는 범위가 위치·크기·전자적 특성과 입체구조가 다른 치환체까지 포함한다면 기존 데이터가 그 범위를 고르게 대표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같은 골격을 공유하더라도 치환기 변화에 따라 활성뿐 아니라 선택성·용해도·대사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시예 수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구조적 변형의 서로 다른 지점에 배치돼 있다면 후보군의 공통성과 경계를 설명하는 데 더 유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몇 개의 물질을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기술적 질문에 답하도록 물질과 비교군을 배치했는가다. 결국 데이터의 특허상 가치는 절대적인 개수보다 배치에서 나온다. 최고 성능 후보 주변에 유사한 성공 사례를 추가하는 것보다, 청구하려는 범위의 서로 다른 지점과 효과가 달라지는 경계를 보여주는 비교실험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청구항보다 데이터 지도가 먼저다 출원 단계에서는 확보하고 싶은 사업영역을 기준으로 청구범위를 넓게 설계하려는 유인이 생긴다. 경쟁사가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치환기와 유사체를 최대한 포함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이 희망하는 사업범위와 현재 데이터가 설명하는 기술범위는 구분해야 한다. 청구항의 문언을 넓히는 것만으로 데이터가 보여주지 못한 구조와 효과의 관계까지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확인된 후보 하나만 지나치게 좁게 보호하는 것도 최선은 아니다. 현재 데이터로 공통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범위, 추가 비교실험을 통해 확장 가능성을 검토할 범위, 후속 연구와 별도 출원으로 남겨야 할 범위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출원서를 작성하기 전에 데이터의 지도를 먼저 그려야 한다. 어느 구조군에 실시예가 집중돼 있는지, 어떤 변형까지 효과가 유지되는지, 어디에서 액티비티 클리프가 나타나는지, 가장 가까운 선행물질과의 비교가 비어 있는지를 한 화면에 놓고 보는 것이다. 이 지도는 현재 확보할 수 있는 권리만 보여주지 않는다. 다음 합성에서 어떤 구조를 우선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비교군이 추가되면 후속 후보군의 범위를 설명할 수 있는지, 어느 영역은 별도의 발명으로 분리해 검토해야 하는지도 보여준다. 특허를 위한 추가 실험은 실시예 수를 무작정 늘리는 작업이 아니다. 현재 데이터가 대표하지 못하는 영역을 찾고, 효과가 유지되는 범위와 무너지는 경계를 효율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판단이 연구 후반에 이뤄지면 필요한 비교물질을 다시 합성해야 할 수 있다. 초기 후보의 시료나 시험조건이 남아 있지 않거나 개발 일정상 비교실험을 반복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반면 리드 최적화 단계에서 권리범위에 관한 질문을 함께 설정하면, 기존 평가계획에 필요한 비교군을 배치해 후보 선정과 권리 설계에 필요한 데이터를 함께 축적할 수 있다. 출원 후 확보한 데이터가 기존 설명을 보강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취급은 국가와 구체적인 법적 쟁점에 따라 달라진다. 최초 명세서에 없던 기술적 내용과 새로운 후보군을 후속 데이터만으로 언제나 최초 출원의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논문·학회·IR 공개와 후속출원 일정 역시 데이터 확보 계획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리드 후보를 선정하는 데이터는 어느 물질을 개발할지 알려준다. 권리범위를 설계하는 데이터는 그 물질이 속한 후보군을 어디까지 하나의 기술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두 목적을 구분한다고 해서 특허만을 위한 실험을 무한정 늘릴 필요는 없다. 확보하려는 범위를 먼저 정하고 구조적 대표성, 효과의 연속성, 선행기술과의 비교 가능성 가운데 무엇이 비어 있는지를 판단하면 된다. 유사한 성공 사례를 반복하는 대신 범위의 공통 원리와 경계를 확인할 수 있는 비교군을 선택하는 것이다. 좋은 후보물질은 가장 높은 성능값에서 발견될 수 있다. 그러나 넓은 권리는 최고점 하나가 아니라, 구조가 달라져도 효과가 유지되는 구간과 그 효과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경계를 데이터가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에서 결정된다. ◆글: 석종헌 변리사(특허법인 린) 바이오·화학 분야의 특허 포트폴리오 설계와 IP-R&D를 자문한다. 신약 후보물질과 바이오 플랫폼의 연구데이터, 경쟁사 특허와 사업 확장 경로를 연결하는 IP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2026-09-03 06:00:38데일리팜 -
[전문가 칼럼] 최고의 후보물질이 넓은 특허가 아닌 이유신약개발팀이 수십 개의 후보물질을 합성하고 평가한 끝에 가장 높은 활성을 보이는 물질을 찾았다고 가정해 보자. 선택성과 약동학적 특성도 양호하고 동물모델에서 효능까지 확인됐다면, 개발 후보를 정할 근거는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특허를 설계할 때는 질문이 달라진다. 최고 성능을 보인 물질 하나가 아니라, 그 물질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후보군을 어디까지 하나의 기술적 범위로 설명할 수 있는가. 구조가 달라져도 효과가 유지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어느 지점부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는가. 리드 후보를 선정하는 실험은 가장 좋은 물질을 찾는 데 초점이 있다. 반면 여러 후보물질을 포괄하는 권리를 설계하려면 구조가 달라질 때 효과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좋은 후보물질을 찾았다는 사실이 곧 넓은 특허범위까지 뒷받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고점은 범위를 설명하지 않는다 후보물질을 최적화하는 과정에서는 활성, 선택성, 독성, 용해도, 대사 안정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압축한다. 여러 평가항목을 종합했을 때 가장 우수한 물질이 리드 후보가 되고, 성능이 낮거나 개발성이 부족한 후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이 데이터는 어떤 물질을 개발할지 결정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하나의 후보물질이 우수하다는 사실만으로 그 주변의 구조적 변형까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한 화합물 사이에서도 작은 변화로 활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액티비티 클리프(activity cliff)’는 구조가 유사하지만 효능에는 큰 차이가 나는 화합물 쌍을 의미한다. 이러한 화합물 쌍은 작은 구조 변화가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구조활성관계, 즉 SAR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작은 변형이 언제나 작은 효과 차이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2024년 11월 온라인 공개된 연구는 ChEMBL 34의 고신뢰도 생물활성 데이터를 이용해 37만4979개의 단일 원자 변형 화합물 쌍을 구성했다. 연구진은 탄소와 질소, 산소와 탄소의 치환뿐 아니라 수산기와 수소, 메틸기와 수소, 할로젠과 수소 사이의 변형 등 10가지 유형을 분석해 7400개가 넘는 액티비티 클리프를 확인했다. 이 결과가 곧 특정 특허의 적정 권리범위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하나의 우수한 후보에서 확인된 효과를 구조적으로 유사한 후보군 전체로 확장할 때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이유는 보여준다. 공통 골격을 공유한다는 사실과 그 후보들이 공통된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 최고 후보와 넓은 권리 사이에는 데이터의 간극이 있다 출원 단계에서는 확보하고 싶은 사업영역을 기준으로 청구범위를 넓게 설계하려는 유인이 생긴다. 경쟁사가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치환기와 유사체를 최대한 포함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이 희망하는 사업범위와 현재 데이터가 설명하는 기술범위는 구분해야 한다. 청구항의 문언을 넓히는 것만으로 데이터가 보여주지 못한 구조와 효과의 관계까지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확인된 후보 하나만 지나치게 좁게 보호하는 것도 최선은 아니다. 현재 데이터로 공통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범위, 추가 비교실험을 통해 확장 가능성을 검토할 범위, 후속 연구와 별도 출원으로 남겨야 할 범위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넓은 권리를 확보하려면 가능한 많은 후보물질을 실시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비슷한 구조와 긍정적인 결과만 반복하면 실시예 수는 늘어도 후보군의 기술적 경계는 여전히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치환기를 공유하는 유사체 여러 개가 모두 활성을 나타냈더라도, 청구하려는 범위가 위치·크기·전자적 특성과 입체구조가 다른 치환체까지 포함한다면 기존 데이터가 그 범위를 고르게 대표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같은 골격을 공유하더라도 치환기 변화에 따라 활성뿐 아니라 선택성·용해도·대사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시예 수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구조적 변형의 서로 다른 지점에 배치돼 있다면 후보군의 공통성과 경계를 설명하는 데 더 유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몇 개의 물질을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기술적 질문에 답하도록 물질과 비교군을 배치했는가다. 데이터의 특허상 가치는 개수보다 설명력에 있다 후보군의 권리범위를 검토할 때 필자는 데이터를 세 가지 축으로 나눠 본다. 첫째는 구조적 대표성이다. 확보한 데이터가 청구하려는 후보군의 일부에 집중돼 있는지, 서로 다른 구조적 변형을 실제로 대표하는지를 본다. 둘째는 효과의 연속성이다. 구조가 달라져도 목표 효과가 일정한 경향으로 유지되는지, 작은 변화에서 급격히 무너지는지를 확인한다. 효과가 비교적 연속적으로 나타난다면 후보군을 관통하는 공통 원리를 설명하기가 수월하다. 셋째는 선행기술과의 비교 가능성이다. 자사 후보 중 어느 물질이 가장 좋은지를 보여주는 것과, 가장 가까운 선행물질보다 왜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새로 도입한 구조적 차이가 활성·선택성·독성·안정성 또는 생산성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판단할 비교군이 필요하다. 세 기준은 서로 연결돼 있다. 구조적으로 다양한 물질을 확보했더라도 공통된 효과가 보이지 않으면 하나의 넓은 후보군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반대로 효과가 우수하더라도 가까운 선행물질과의 비교가 없다면 그 결과가 새롭게 도입한 구조적 특징에서 비롯됐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데이터의 특허상 가치는 절대적인 개수보다 배치에서 나온다. 최고 성능 후보 주변에 유사한 성공 사례를 추가하는 것보다, 청구하려는 범위의 서로 다른 지점과 효과가 달라지는 경계를 보여주는 비교실험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리드 후보를 선정하는 데이터는 어느 물질을 개발할지 알려준다. 권리범위를 설계하는 데이터는 그 물질이 속한 후보군을 어디까지 하나의 기술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좋은 후보물질은 가장 높은 성능값에서 발견될 수 있다. 그러나 넓은 권리는 최고점 하나가 아니라, 구조가 달라져도 효과가 유지되는 구간과 그 효과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경계를 데이터가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에서 결정된다. ◆글 석종헌 변리사(특허법인 린) 바이오·화학 분야의 특허 포트폴리오 설계와 IP-R&D를 자문한다. 신약 후보물질과 바이오 플랫폼의 연구데이터, 경쟁사 특허와 사업 확장 경로를 연결하는 IP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2026-09-02 06:00:40데일리팜 -
[기자의 눈] 10년에 걸친 약가인하, 반품·정산 대책 마련을[데일리팜=정흥준 기자]내년부터 10년에 걸친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매년 일선 현장에서는 약가인하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4월 재평가에 따른 약가인하가 시작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약가 인하에 뒤따르는 반품과 정산의 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 역시 이번 약가제도 개편이 책임져야 할 과제다. 내년부터 2033년까지 이뤄지는 1단계 약제와 2030년부터 2036년까지 이뤄지는 2단계 약제는 매년 2%의 단계적 약가인하가 예정돼 있다. 53.55%의 약가가 45%로 서서히 인하되는 구조다. 기준요건을 미충족한 품목은 해당 연차의 인하율에 80% 약가로 떨어진다. 각 품목별로 보자면 인하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문제는 규모에 있다. 사후관리 정례화에 맞춰 매년 4월 또는 10월에 수천개 품목의 약가인하가 예상된다. 아직은 약가인하 대상 품목을 분류하는 데 모든 행정적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그 뒤에는 약가 조정에 따른 현장의 혼란이 기다리고 있다. 또 4월과 10월에 약가인하되는 품목은 기등재 재평가뿐만 아니라 사후관리 정례화에 따른 사용량-약가연동 품목도 포함된다. 수천개 약제가 한꺼번에 약가인하되면 약국은 재고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대대적인 차액 정산에 나설 것이다. 기존 약가인하 방식처럼 촉박한 일정으로는 현장에서는 반품 전쟁이 벌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최소 1개월 전 인하 대상 품목과 인하율을 투명하게 확정 공고해, 약국과 유통업계가 차액 정산 등의 절차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지난 2012년 일괄인하 때에도 서류상 반품 원칙을 마련하고, 차액 보상이 이뤄졌지만 품목수가 많아 현장 혼란이 불가피했다. 기등재 재평가는 무려 10년이라는 긴 호흡으로 시장을 흔들게 된다. 일회성 충격이 아닌 10년간 매년 현장에 영향을 미칠 연례 행사가 된 만큼, 당장 내년 첫 단추를 꿰기 전에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완충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제약바이오협회, 유통협회, 약사회 등과 협의를 거쳐 대책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약가제도의 완성도는 새로운 가격을 결정하는 정교한 산식뿐만 아니라 현장의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혼선 없이 작동할 때 결정된다.2026-09-02 06:00:40정흥준 기자 -
[특별기고] 약국 인테리어 계약 전 확인해야 할 것들좋은 공사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인테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 업체랑 계약해도 괜찮을까요?" 사실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업체마다 장점도 다르고 운영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좋은 계약은 좋은 업체를 만나는 것보다, 좋은 질문을 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약국 인테리어는 완성된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아닙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수많은 선택과 의사결정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계약 전 몇 가지는 반드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첫 번째는 공사 범위입니다. 견적서의 총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포함되어 있는지입니다. 철거는 어디까지인지, 냉난방과 간판은 포함되는지, 전기와 급·배수 설비는 별도인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금액의 견적이라도 포함된 공사 범위에 따라 실제 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은 철거 후 예상하지 못했던 배관이나 누수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변수는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추가 공사가 왜 필요한지, 비용은 어떻게 산정되는지 충분히 설명해 주는 업체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의사소통 방식입니다. 좋은 디자이너는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라, 더 좋은 결과를 위해 질문하는 사람입니다. "왜 그렇게 사용하시려고 하나요?", "운영 방식은 어떠신가요?"라는 질문이 많을수록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테리어는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A/S 기준입니다. 인테리어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완제품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드는 작업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작은 하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자가 발생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응하느냐입니다. 그래서 A/S 기간과 대응 기준을 계약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은 신뢰입니다. 계약 전에는 충분히 비교하고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계약을 결정했다면 끊임없이 의심하기보다 같은 목표를 가진 한 팀이라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듭니다. 계약은 도장을 찍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날부터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약속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좋은 인테리어는 시공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좋은 질문과 좋은 의사소통이 좋은 공간을 만듭니다.2026-09-02 06:00:32데일리팜 -
[기자의 눈] 기등재 약가인하, 다른 출발선의 불공평[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두 사람이 100m 달리기 시함을 한다고 가정하자. 처음에는 같은 출발선에 섰다. 그런데 경기를 앞두고 심판은 한 사람에게 여러 차례 뒤로 이동하도록 했다. 다른 사람은 그 자리 그대로 서 있다. 두 사람이 서 있는 위치가 달라졌다. 이때 심판이 마지막으로 명령한다. “지금 서 있는 곳에서 똑같이 뒤로 20m 물러나서 출발하라”고. 얼핏 같은 규칙이 적용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출발선은 같지 않다. 약가도 그렇다. 2012년 약가개편 이후 14년 동안 품목별 약가는 같은 경로를 밟지 않았다. 실거래가 약가인하나 사용량-약가 연동 등 여러 제도를 거치며 수차례 가격이 조정된 품목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었던 품목도 있다. 같은 시점에서 출발했지만 2026년 현재 서 있는 위치는 달라진 셈이다. 그런데 정부는 기등재 품목에 새로운 산정률 45%를 적용하면서 ‘현재의 약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표면적으로는 모든 품목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과거의 차이가 다시 문제가 된다. 이미 여러 차례 약가가 조정된 품목은 그 인하가 반영된 가격에서 새로운 산정률을 적용받는다. 상대적으로 약가 변동이 적었던 품목 역시 같은 45%를 적용받는다. 산정률은 같지만, 그 산정률을 적용받기 전의 출발점은 같지 않다. 이번 개편을 단순히 ‘약가를 또 깎는 중복 인하’로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2년 이후 이미 여러 차례 약가 조정을 거친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에 동일한 45%의 산정률을 적용하는 게 과연 형평에 맞는지 따져야 한다. 결국 관건은 어디를 새로운 산정률을 어디에서부터 적용할 것인가다. 2012년 약가개편 직후의 가격을 출발점으로 볼 것인지, 이후 14년간의 각종 약가 조정을 모두 거친 2026년 현재 가격을 출발점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같은 45%라는 산정률이 가져오는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방식은 제도 운영 측면에서는 명료하고 단순할 수 있다. 하지만 약가가 현재 수준에 이르기까지 거친 과정까지 단순화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지금의 약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2012년 이후 각 품목이 거쳐온 약가 조정의 결과가 누적돼 있다. 이 누적된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현재 가격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제도 적용의 편의성은 확보할 수 있어도 품목 간 형평성까지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과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온 품목을 어디에서 다시 출발시킬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행정 편의성이 정책적 형평성보다 앞선 것은 아닌지, 정부가 답해야 할 문제다.2026-09-01 06:00:42김진구 기자 -
[전문가 칼럼] 약사들을 위한 현지조사 대응 해설최근 보건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현지조사가 부쩍 늘고 있다. 이미 환수 처분까지 받은 약국이 적지 않고, 그에 따라 필자에게 문의를 주시는 약사님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반복된다. 조금만 다르게 대응했다면 충분히 다퉈볼 여지가 있었을 사안이, 조사 당일 작성한 서류 한 장 때문에 손쓰기 어려워진 경우다. 바로 사실확인서다. 이 글에서는 조사관이 약국에 찾아온 바로 그 순간, 약사님께서 무엇을 하셔야 하는지를 실무적 관점에서 정리한다. 1. 현지조사는 무엇을 위한 절차인가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인 약국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이 관련 법령에 맞게 청구되었는지를 직접 방문하여 확인하는 절차다. 조사 결과 부당청구로 판단되면 부당이득 환수에 그치지 않는다. 부당금액과 비율에 따라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이 뒤따르고, 개설약사에 대한 면허 자격정지, 사안에 따라서는 형사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사안의 출발점이 되는 사실관계는 대부분 조사 당일, 현장에서 확정된다. 2. 약국에서 실제로 문제되는 유형들 약국 현지조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유형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처방 내역과 다른 의약품의 조제 및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 누락, 약사가 아닌 종업원에 의한 조제 관여, 조제기록부·처방전 등 관계 서류의 미작성 또는 미보존, 본인부담금의 임의 할인·면제, 야간 조제 부당청구 등이 대표적이다. 3. 사실확인서는 한번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조사관이 예고 없이 방문해 사실확인서를 내미는 상황에서, 당황한 나머지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서명하는 경우가 많다. 조사관과 얼굴을 붉히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일단 협조하면 좋게 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사실확인서에 상당한 증명력을 인정하고 있다. 작성 과정에 위법한 강압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지 않는 한, 본인이 직접 서명한 문서의 내용은 쉽게 뒤집히지 않는다. 그 결과 이후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 단계에서 '그때는 상황을 잘 몰랐다', '사실은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진술하더라도 이미 서명한 사실확인서를 번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조사 당일의 짧은 순간이, 이후 수개월, 수년의 절차를 좌우하게 되는 셈이다. 4. 사실과 다른 부분은 현장에서 분명히 부인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당황스럽고 조사관과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부담스럽더라도,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은 그 자리에서 명확하게 부인해야 한다. 이는 조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기록으로 남기는 정당한 권리 행사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현지조사 자체를 거부·방해하거나 관계 서류의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제재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의 정정을 요구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함께 기재하는 것은 조사 거부와 전혀 다른 문제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사실관계는 정확하게 남기면 된다. [주의사항] '부당청구 사실을 모두 인정합니다'와 같은 포괄적·추상적 문구는 특히 위험하다. 개별 건별로 사정이 다름에도 조사 대상 전체를 한 번에 인정한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정할 부분이 있다면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기재해야 한다. 5. 기재된 사실이 맞더라도 경위는 함께 남겨야 한다 나아가 기재된 사실관계 자체는 맞더라도, 그렇게 조제하거나 청구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다면 이 역시 반드시 사실확인서에 함께 남겨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남겨둔 한두 줄이 이후 이의신청이나 소송에서 약사님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출발점이 된다. 반대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면, 이후에 아무리 타당한 설명을 하더라도 '처분을 받고 나서 만들어 낸 주장'으로 평가받기 쉽다. 6.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소명 기록은 필요하다 소송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소명 자료가 남아 있어야 복지부 단계에서 환수 범위가 조정될 여지가 생긴다. 아무런 이의 없이 조사 결과를 그대로 인정해 버리면 사실상 청구 내용이 전부 부당청구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고, 부당금액이 확정되면 그에 연동되는 업무정지 기간과 과징금, 자격정지 기간도 함께 자동으로 확정된다. 법적으로 다툴 생각이 없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기록은 남겨두어야 하는 이유다. 7. 서명 전 실무 체크리스트 ①조사관의 소속과 성명, 조사 대상 기간과 범위를 먼저 확인한다. ② 사실확인서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읽는다. ③ 사실과 다른 부분은 그 자리에서 정정을 요구하고, 정정된 부분에는 서명 또는 날인을 한다. ④ 사실관계가 맞더라도 그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약국 측의 경위와 의견을 함께 기재해줄 것을 요청한다. ⑤ 내용이 채워지지 않은 백지나 여백이 남은 문서에는 서명하지 않는다 맺음말: 조사 당일이 사실상의 1심이다 정리하면, 현지조사가 갑자기 들어오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말고 ①사실과 다른 부분은 명확히 부인하고, ②약국 측 입장은 사실확인서에 함께 기재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면(예를 들면, 억울하게 면대 의심을 받는 경우 등) 조사관에게 요청하여 당일이라도 변호사의 입회를 요구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이러한 내용들만 지켜도 이후 절차에서 다툴 수 있는 폭이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최근 들어 보건소, 심평원의 현지조사 빈도와 강도가 세지는 추세이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약사님들께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잘 숙지하셔서 갑작스러운 조사로 인해 억울한 일을 당하시지 않으시길 소망한다. ☆ Disclaimer: 위 내용은 참고용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위 내용의 정확성에 대해 작성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필자 소개 이일형 변호사는 대한민국 변호사·약사·변리사 자격을 보유하고 미국 회계사(Maine) 시험에 합격하였다. 셀트리온, 법무법인 그루제일, 법무법인(유한) 대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 법률사무소 리오(RIO Law Office) 대표변호사로 있다. 약국·의료기관 관련 임대차·권리금·형사·민사 사건 전반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2026-09-01 06:00:40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같은 오너 2세, 서로 다른 시대의 숙제[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오너 2세들을 만났다. 모두 1990년대생이다. 젊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눌수록 나이만으로 이들을 판단하는 건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젊었지만 생각까지 어리지는 않았다. 공식적인 경영 경력은 길지 않았다. 그렇다고 회사와 업계를 접한 시간까지 짧은 것은 아니었다. 오너 일가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며 회사의 부침을 지켜봤고, 가족들의 대화를 통해 경영과 업계의 고민도 자연스럽게 접해왔다. 직함을 달기 전부터 나름의 경영 수업을 받아온 셈이다. 이들도 자신보다 어린 세대와의 차이를 느끼고 있었다. 2000년대생 직원들과 일하다 보면 생각하는 방식과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고 했다. 흔히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을 MZ세대로 묶지만 그 안에서도 세대 차이는 생기고 있었다. 반대로 이들은 1950년대생 업계 원로를 찾아 의견을 구했다. 자신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제약업계에 몸담은 사람에게 회사와 경영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새로운 세대라는 이유로 과거의 경험을 밀어내지 않았다. 한쪽에는 1950년대생 원로가 있고 다른 쪽에는 2000년대생 구성원이 있다. 그 사이에 1990년대생 오너 2세들이 서 있다. 위 세대의 경험을 이해하면서 아래 세대의 생각도 읽어야 하는 자리다. 오래된 방식을 무조건 따를 수도, 새로운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 문득 ‘오너 2세’라는 말이 너무 많은 것을 하나로 묶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약업계에는 196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까지 서로 다른 2세들이 있다. 나이 차이만 30년에 달한다. 부모가 창업주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회사를 물려받은 시대와 그때 회사가 처한 상황은 같지 않았다. 누군가는 선대가 일군 회사를 지켜야 했고, 누군가는 제네릭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연구개발과 외형 확대를 고민해야 했다. 지금 등장하는 젊은 2세에게는 앞선 세대의 경험과 새로운 세대의 요구를 함께 담아야 하는 숙제가 놓였다. 필요한 것은 변화 그 자체가 아니다. 선대의 경험 가운데 무엇을 이어가고, 달라진 환경에 맞춰 무엇을 바꿀지 결정하는 일이다. 결정은 결국 이들의 몫이다. 원로의 조언을 듣고 젊은 직원과 소통한다고 경영 능력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들은 것을 자신의 판단으로 바꾸고 실제 경영에 담아야 한다. 그 선택이 맞았는지는 회사의 변화와 성과가 말해줄 것이다. ‘오너 2세’는 출발점을 설명할 뿐이다. 경영의 결과까지 말해주지는 않는다. 같은 이름으로 불려도 이들이 넘겨받은 회사와 마주한 시대는 다르다. 답해야 할 질문도 같을 수 없다. 이날은 ‘젊은 2세’라는 말보다 그들이 서 있는 자리가 먼저 보였다.2026-08-31 06:00:44이석준 기자 -
[전문가 칼럼] 여성 탈모, 미녹시딜부터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최근 여성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성 탈모는 단순히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여성형 탈모의 경우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고 모발의 밀도가 감소하면서 가르마와 정수리 부위의 두피가 눈에 띄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탈모가 의심된다면 단순히 빠지는 머리카락의 숫자만 확인하기보다는 모발의 굵기와 밀도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여성형 탈모를 비롯해 휴지기 탈모, 출산 후 탈모, 급격한 체중 감소, 스트레스, 수면 부족, 영양 불균형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갑상선 질환이나 철분 부족 등 전신적인 건강 상태와 관련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탈모가 지속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갑자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여성형 탈모가 아니라 일시적인 휴지기 탈모 등의 가능성도 고려해야한다. 여성 탈모 치료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성분이 바로 미녹시딜(Minoxidil) 이다. 미녹시딜은 탈모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성분으로, 모발의 성장기 유지와 모발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형 탈모에서는 모발이 가늘어지는 과정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미녹시딜을 이용해 가늘어진 모발의 성장을 돕고 모발의 밀도를 유지·개선하는 방향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미녹시딜은 바르는 제형과 경구 제형이 있으며,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는 탈모의 유형과 정도, 연령, 기존 질환, 복용 중인 약물 등을 고려해 의료진이 결정해야 한다. 바르는 미녹시딜,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바르는 미녹시딜은 2%, 3% 또는 5% 제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제품에 표시된 사용법과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탈모가 나타나는 부위의 두피에 직접 도포, 규칙적으로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 치료제는 며칠 사용한다고 바로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모발에는 성장 주기가 있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평가할 때도 일정 기간 꾸준히 사용하면서 모발의 굵기와 밀도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처음 사용했는데 머리카락이 더 빠진다면? 미녹시딜을 사용하기 시작한 초기 일부 사람에게서는 일시적으로 모발이 더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흔히 초기 쉐딩(shedding)이라고 부른다. 미녹시딜 사용 초기 약 2~8주 동안 일시적으로 탈모가 증가할수 있으며, 이후 모발이 다시 성장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미녹시딜 사용 후 탈모가 갑자기 심해졌거나 두피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먹는 미녹시딜은 어떨까? 최근에는 여성 탈모 치료에서 경구 미녹시딜(먹는 미녹시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경구 미녹시딜(Minoxidil 5mg)은 원래 혈압 치료에 사용되던 약물이지만, 모발 성장 효과가 알려지면서 탈모 치료에 저용량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탈모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구 미녹시딜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치료법은 아니다. 혈압이나 심혈관계 상태 등에 따라 주의가 필요하며, 부종, 두근거림, 어지럼증, 다모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먹는 미녹시딜은 반드시 의료진의 판단과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약물 사용 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한다. 미녹시딜은 '꾸준함'이 중요하다. 탈모 치료에서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치료를 시작하고 짧은 기간 안에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중단하는 것이다. 모발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성장주기가 있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미녹시딜은 사용하는 동안 모발 성장을 돕는 치료이므로,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따라서 미녹시딜을 약 6~12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단기간의 변화보다 장기적인 모발 상태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탈모, 샴푸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탈모가 고민되면 가장 먼저 탈모 샴푸부터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탈모 샴푸는 두피와 모발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이지, 모든 유형의 탈모를 치료하는 의약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형 탈모가 의심된다면 샴푸에만 의존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탈모는 초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탈모는 하루 아침에 심해지는 경우보다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요즘 머리가 조금 빠지는 것 같다” 정도로 생각하다가 가르마가 넓어지고 정수리 두피가 눈에 띄게 된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다음과 같은 변화가 지속된다면 탈모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가르마가 예전보다 넓어졌다 ▲정수리 두피가 점점 잘 보인다 ▲머리카락이 예전보다 가늘어졌다 ▲머리를 묶었을 때 모발량이 줄어든 느낌이 든다 ▲머리카락이 지속적으로 많이 빠진다 ▲가족 중 탈모가 있는 사람이 있다 등이다. 여성 탈모는 원인과 유형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에 노출되는 개인의 후기성 치료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현재 자신의 탈모 유형을 정확하게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성 탈모 치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관리이다. 여성 탈모는 더 이상 숨겨야 할 문제가 아니다. 여성형 탈모부터 휴지기 탈모까지 원인은 다양하고, 치료 방법 역시 개인마다 달라질 수 있다. 미녹시딜은 여성 탈모 치료에서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이지만, 바르는 제형과 경구 제형의 사용 방법과 주의점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인지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꾸준한 관리와 적절한 치료가 여성 탈모를 관리하는 첫걸음이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자세한 의약품 및 치료는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을 요청드립니다. 필자 약력 분당365일의원 박성창 원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석사 전남대학교병원 본원 내과 전공의 수료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교수 수료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외래교수 전남대병원 부설 류마티스 연구소 수석 연구원 역임 현) 분당365일의원 대표원장2026-08-31 06:00:36데일리팜 -
[기자의 눈] 플랫폼 최저가 전문약 판촉, 정부는 뭐하고 있나[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켜면 특정 비만치료제의 상품명은 물론, 용량, 1개월분 가격 등이 최저가 순으로 나열된다. 비대면진료 이용자(환자)는 의사와 비대면으로 만나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고 약을 처방받는 비대면진료를 받기보다 원하는 약을 장바구니에 담듯 선택한 뒤, 의사에게 처방을 요구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대중광고가 엄격히 금지된 전문의약품이 온라인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창구로 마치 공산품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같은 편법성 비대면진료 운영을 관리하고 규율해야 할 정부부처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행 약사법이 규정하고 있는 '전문의약품 대중 광고 금지' 조항를 비대면진료 앱 운영 실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놓고 부처 간 시선이 엇갈리는 모습까지 드러내고 있다. 약사법 제68조6항에 따르면 전문의약품은 감염병 예방용 의약품 즉, 백신을 제외하고는 대중광고가 전면 금지된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플랫폼의 상품명·가격 노출 행위의 위법성을 두고 명확한 근거나 기준을 내놓지 못한 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곧 비대면진료 환자 알 권리를 위한 단순 상품명·용량가격 정보 안내라는 플랫폼 주장과, 특정 약물 처방을 유도하는 사실상의 불법 전문약 광고·홍보 의료계·약계의 주장이 맞부딪히는 현상을 야기중이다. 비대면진료가 처음으로 시행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 시범사업 단계에 놓여있다는 이유만으로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플랫폼 운영 행위를 없는 듯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주무부처의 흐릿한 기준 제시는 비대면진료 이용 환자는 물론, 보건의료·의약품 전문가인 의사와 약사의 불신과 혼란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대중 인기가 높은 GLP-1 계열 비만치료 주사제나 탈모약, 여드름 치료제 등 오남용 위험이 큰 비급여 전문약에 대한 비대면진료 과잉 처방 문제는 시범사업 시행 초기부터 의·약사가 해소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이슈다. 지금처럼 전문약이 비대면진료 시행 의료기관들의 가격 경쟁 마케팅 수단으로 광고·소비되는 행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의료 접근성을 향상하고 대면진료 보조 수단으로서 비대면진료를 연착륙시키겠다는 정부 취지는 훼손될 수 밖에 없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플랫폼 내 허용 가능한 의료행위, 전문의약품 정보 등의 범위와 방식을 구체화해야 한다. 오는 12월 24일 비대면진료 본사업 전환에 앞서 이뤄질 의료법 하위법령 개정 단계에서 불법과 편법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행정이 동반되길 기대한다. 정부부처의 명확한 기준 수립과 법령 설계는 환자 건강과 생명, 비대면진료 산업을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를 동시에 지키기 위한 필수조건이다.2026-08-28 06:00:42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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